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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71화 (371/517)

- 16권 4화

379화

“……그렇다면 제가 해야 할 일 은, 카터 님이 그 혼돈제라는 녀석 과 싸울 수 있게 돕는 건가요?”

“역시 눈치가 빠른 친구군. 승부 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주변에 있는 혼돈왕들이 상당히 걸리적거 리거든. 평화자 친구들에게 도움도 요청해놨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머릿수가 한참이나 부족하네.”

서준의 눈빛이 반짝인다.

“돕겠습니다, 지금 바로 출발하 시는 건가요?”

강자의 싸움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큰 성장을 도모해낼 수 있는 법 이다.

그간 막연하게 느껴져 있던 길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마법사로서준비하는 자 네. 마음만 앞서서는 안 되는 법이 네.”

설레는 눈동자를 한서준을 보며 고개를 내저은 카터가 말을 이어갔 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의

자네는 별 도움이 안 돼. 보아하니 혼돈의 세계로 넘어오면서 격도 꽤 나 잃어버린 것 같고, 그렇다고 순 수한 무력으로 실력을 가늠하자면, 냉정히 말하여 일반적인 영주 셋 정도가 동시에 덤벼들어도 감당하 기 힘든 수준이네, 지금의 자네는 혼돈왕 하나만 나타나도 당할 것이 란 뜻이지.”

“ 으음......

서준은 침음을 흘린다.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카터의 말에 반박하기가 힘든 탓이다.

혼돈인들의 도시에서 느꼈던 영

주와 같은 존재 셋이 동시에 달려 들 경우, 승리는커녕 살아남는 것 조차 장담할 수 없다.

“자네에게는 준비가 필요하네.”

서준은 묵묵히 고개를 주억인다.

주신의 격에 오른 것도 어디까지 나 행운의 요소가 컸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 탓에 무와, 격의 조화가 다소 맞지 않았었다.

현실을 부정하며 피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침착하게 숨을 가다듬은 서준은 눈을 반짝이며 카터를 웅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도움 을 요청하신다는 것은……

“맞네, 자네가 가진 가능성이 어 마어마하기 때문이지.”

평온한 표정을 하고 있는 서준을 바라보며 한차례 미소를 지은 카터 가 말을 이어나갔다.

“행운이든, 실력이든, 오랜 우주 의 역사 전체를 통틀어도 혼돈의 세계에 균열을 일으킨 이는 드물었 네, 스스로를 혼돈제라고 칭하는 녀석과 나도 쉽사리 해낼 수 없는

일이네.”

온전한 본인의 힘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수많은 아티팩트들과 시스템 창 의 도움, 그리고 엄청난 행운이 있 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는 해냈죠.”

“맞네. 아직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 하다는 거지, 그리고 때마침 이 몸 을 만났지.”

카터가 싱긋 웃으며 허공에 네 개의 회색빛 기운을 띄워낸다.

그 안에는 각기 다른 불, 물, 풍,

땅의 속성들이 깃든다.

당장 느껴지는 기운 자체는 미약 하다고는 하나 혼돈의 기운에 각기 다른 원소들을 담아내고 있었다.

지금 서준의 능력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능력이다.

“혼돈을 다룰 수 있는 수련을 도 와주도록 하지, 자네가 혼돈의 세 계를 빠져나갈 때쯤에는 혼돈왕 셋 은 홀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강해 지게 만들어 주겠네, 다른 곳이라 면 힘들었겠지만……

“이곳에서는 가능하겠죠. 내공심 법으로 혼돈기를 쌓을 수 있으니까

요.”

서준이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 던 혼돈의 힘을, 카터는 어떻게 활 용할지 알고 있다.

“정답이네. 그리고 자네는, 누구 한테 물려받았는지 모르겠지만 혼 돈만큼 굉장한 힘이 하나 더 있네.”

“공허......!”

“자네는 굉장한 존재가 될 걸세. 혼돈과 공허를 다뤄낼 수 있으며 대마법사라 칭송받던 이 몸에게 훈 련을 받은 이레귤러. 전 우주의 역 사상 이런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네.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나?”

“수련의 대가로써, 함께 싸우면 되는 건가요?”

“그게 우리가 맺을 계약이네, 괜 찮겠나?”

씩 웃은 카터가 손을 내민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거절할 이유 가 없었다.

“계약 무르시면 안 됩니다.”

“다행이군, 서로가 만족할 수 있 는 계약이 되어서 말이야.”

마지막 카터의 말을 끝으로 서준 은 분주히 움직이던 나이프와 포크 를 내려놓는다.

어느새 접시 위에 놓여있던 음식 들은 모두 사라진 채였다.

“지금 바로 수련을 시작하는 건 가요?”

“열정적인 것은 좋지만 앞서 말 했다시피 마음만 앞서서는 안 되는 법이네.”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는 카터가 입술을 달싹인다.

“우선 여기서 한동안 있을 테니, 혼돈어를 배워둬야 하지 않겠나?”

앞으로 혼돈에서 활동하려면 필 요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문제는 서준은 도저히 혼돈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익힐 수 있는 건가요‘?”

“두 가지 길이 있네, 편안하지만 느린 길과 빠르지만 과격한 길. 어 떤 길을 선택하겠나?”

당연하지만, 직접적인 단련이나 수련이 아닌 괜한 곳에 시간을 허 비하고 싶지 않았다.

“과격한 길이요.”

“언어의 정보를 머릿속에 직접 주입하겠네, 지금 바로 준비한다면 내일 아침쯤이면 바로 혼돈어를 할 수 있게 될 걸세.”

“……괜찮을까요?”

“걱정할 거 없네, 나 스스로에게 도 사용한 마법이니 믿어도 좋네. 자네에게 해가 될 일은 절대 없을 걸세.”

다른 마법사라면 사기꾼이라 욕 을 했을 것이다.

허나 두 눈으로 혼돈을 다루는 능력과, 당당한 카터의 표정을 보 니 묘한 신뢰가 가기 시작한다.

‘애초에 내가 선택한 방식이기도 하니..J

서준이 천천히 고개를 주억인다.

“좋네, 그러면 곧장 마법을 준비 하도록 하겠네, 자네는 오늘이 마 지막 휴일이라 생각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게나.”

하위라고는 하나 신격에 오른 만 큼 육체적인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허나 정신적인 피로는 달랐다.

서준은 매일매일 혼돈인과 혼돈 의 야수들과 싸우느라 일 개월간 단 한 번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 었다.

매일매일이 살얼음판과 같은 상 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무리 신격에 오른 강인한 정신 이라 해도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바심을 낸 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결단을 내린 서준은 고개를 주억 였다.

“그러면 내일 찾아뵙도록 하겠습 니다.”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음식을 충 분하게 먹고 편안하고 안전한 휴식 공간에서 휴식을 취했다.

말 그대로 배부르고 등 따셨다.

지구에서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혼돈의 세계에서 이런 호사를 누리 니 감정이 상당히 색달랐다.

덕분에서준은 그간 쌓여 있던 피로를 풀듯 깊은 잠에 빠져 들어 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카터가 준 비해놓은 마법을 통하여 혼돈인들

이 사용하는 언어들을 머릿속에 주 입받아냈다.

그렇게 잠깐 푸른빛에 휩싸인 후, 정신을 차려 보니 반갑게 손을 흔드는 혼돈인이 하는 말이 번역이 되어 뇌리로 전해진다.

-제 말이 들리시나요?

서준은 놀란 표정이 되어 카터를 바라본다.

“들려, 완전 신기하네, 굉장하네 요, 두통 같은 것도 전혀 느껴지지 도 않고……

“말하지 않았나, 스스로에게도 사용한 마법이라고.”

카터가 입가에 미소를 피워낸 채 로 콧대를 높인다.

실제로도 정말 너무 대단한 솜씨 인지라 서준은 몇 번이고 감탄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발음하는 건가…… 어디 보자, 너도 내 말이 이해되나?”

-정확하게 이해돼요, 축하드려 요! 이름이……. 서준 님 맞으시죠? 정식으로 인사드릴게요, 저는 구로 그라고 해요.

“반가워, 구로그.”

미소를 지으며 구로그와 인사를 끝마친 서준은 고개를 돌리어 카터

를 응시했다.

두 사람의 인사를 다소 떨어진 곳에서 듣고 있던 카터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로써 혼돈의 세계에서 생활하 기 위한 1차적 문제는 해결된 것 같으니, 이제는 두 번째로 나아가 보도록 하지.”

“혼돈기의 수련.”

서준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 덕이자 카터가 바깥으로 손짓한다.

“너무 긴장하거나 걱정하지 말 게, 대마법사라 칭송받던 이 몸을 믿게.”

어제와 달리 강한 자신감을 피워 내는 카터의 모습에 마음 한편에 불안감이 피어났다.

서준이 알기로 카터가 혼돈의 기 운과 함께 사용하는 것은 마법이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무공을 다루 는 서준을 수련을 시켜줄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이 상당히 많았다.

‘무공과 마법을 모두 섭렵한 천 재인건가?’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지만 혼자 서 고민해봤자 답을 내릴 수 없었다.

허나 괜히 걱정을 사서 할 필요 는 없었다.

더군다나 카터는 자그마치 혼돈 에 원소의 힘을 더해냈다.

근거는 없지만 믿음을 보이기로 한서준이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바로 방금 전 깨어졌다.

“……결국 무공에 관해서는 제대 로 모르신다는 거네요.”

“아닐세! 결국 기운, 마나를 다루 는 것 아닌가? 크게 다를 것은 없 네.”

천재는 맞았다.

문제는 카터가 한 번 보고 익힌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따라 해낼 수 있는 상식 밖의 엄청난 천재라 는 것이었다.

“비슷한 듯하지만……. 많이 다 르기도 하잖아요.”

카터의 훈련법은 단순했다.

자신이 혼돈의 힘을 다루는 원리 를 몸에 직접적으로 기운을 불어 넣어 가르쳐준다.

문제는 서준이 카터의 방식을 따 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심장에 만들어 둔 고리, 그러니 까 서클을 통해서 운용해야 하는데 저는 기운을 단전, 아랫배에 쌓아 두었는데요.”

“서로 살아온 방식이 다른 것을 어쩌겠나, 나는 그저 사용하는 방 법을 알려주는 것뿐이라네, 터득해 내는 것은 자네의 일이지.”

“이건 혈을 뚫어 주는 거랑 다를 바 없는 거 아닌가요.”

“그건 받아들이는 사고의 차이겠 지, 우선 다시 한번 혼돈의 힘에 대한 감각을 몸에 새겨주도록 하겠 네.”

환하게 웃는 얼굴에 더 이상 불 만을 표할 수가 없었다.

서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뒷 머리를 긁적였다.

“다시 한번 집중해보게, 일단 공 허의 힘은 배제하고 자네가 가진 무결기라는 힘과 혼돈을 합치는 데 집중해보거], 나는 그것만큼 범용적

인 에너지를 느껴본 적이 없으니 까.”

그래도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 으니, 혼자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나은 상황이긴 했다.

이런 생각으로 가부좌를 튼 채 운기조식을 하는 서준의 등 뒤에 선 카터가 손을 뻗어 기운을 홀리 기 시작했다.

혼돈의 힘이 몸 전체를 돌아 전 신으로 퍼져나가며 잠들어 있던 감 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순간적으로 우주와 소통하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사실 여기까지는 서준 또한 무결 기를 통해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다른 점은 기운이 흐르는 길과 자극 방식.’

문제는 말했듯, 서클이라 불리는 고리 였다.

중단전에 위치한 고리를 맴돌고 자극하며 힘을 이끌어내는 카터와 달리 서준은 심장에 고리들을 만들 어 두지 않았다.

‘저 고리가 있어야 혼돈기를 확 실하게 다뤄낼 수 있을 텐데……

이래서는 그냥 무결기를 쓰고 싸 우는 편이 더 편할 것 같다.

‘가르침대로 무결기의 흐름에 혼 돈기를 더해내면……

여전히 무결기와 충돌하며 싸움 을 시작한다.

결국은 계속되는 싸움에 한쪽의 힘을 거둬낼 수밖에 없었다.

과거에 봉착했던 같은 문제점에 당도하게 되어버렸다.

결국 카터와 같이 심장의 고리를 이용해내어 발현을 해내야 한단 것 이다.

이미 자리를 잡은 기운들을 새로 이 배치한다는 것, 쌓아놓은 것들을 무너뜨리고 새로이 만들어야 한

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던 무(無)에서 새로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인 만큼 현실 적으로 말이 안 되는 방법이었다.

‘아니지. 잠깐.’

문득 눈이 번쩍 뜨인 서준이 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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