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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69화 (369/517)

- 16권 2화

377화

아직은 상상에 불과한 것이었지만, 무결과 혼돈의 힘을 동시에 다 룰 수 있단 건 꽤나 큰 성장을 가 져다줄 것이 분명했다.

완성을 추구하는 무결의 힘과 어 떠한 형태로든 정의되지 않은 혼돈 의 힘이 뒤섞이게 된다는 것이다.

혼돈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빛과 어둠과 같이 서로 상극이 되 는 힘이었다.

헌데 이 두 가지 힘을 동시에 다 뤄내고 섞어낸다면?

형용할 수 없는 기괴함과 혼란스 러운 힘이 빚어지게 될 것이다.

혼돈의 근간에 더욱더 가까운 힘 을 다뤄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생각이 이어지며 자연스레 심장 이 크게 박동하는 것을 느낀 서준 은 고개를 내젓는다.

‘우선 무극부터 완성한 이후에 할 이야기지.’

어쩌면 새로이 빚어낼 이 힘이 무극에 도달할 수 있는 답을 알려 줄지도 몰랐지만 당장으로서는 복

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었다.

모든 상황은 현실로 당도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서준이 할 일은 최대한 좋은 결 과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 력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더 홀렀을 무렵이었다.

평소와 같이 습격을 해오는 혼돈 인과 혼돈의 야수들을 쓰러뜨리고, 조금씩이지만 성장을 해나가고 있 던 시점이었다.

“……이건 또 특이한 케이스네.”

다른 녀석들과 크게 다를 바 없

는 모습의 혼돈인.

허나 평범한 생김새와 달리 내면 의 감정은 여지껏 마주했던 혼돈들 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 공포?’

두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는 혼돈 인을 마주한서준의 눈매가 찌푸려 졌다.

‘인간인 나를 보고도 적의가 발 산되지 않는 건가?’

여지껏 관찰해왔던 혼돈인들은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언행을 보이 고 있었다.

다른 지성체, 인간들이 그렇듯이 혼돈인들도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 는 것이 마냥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상황을 다소 납득한서준은 자신 을 바라보며 공포에 잠긴 채 알 수 없는 언어로 뇌리를 강하게 때리는 혼돈인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쉰다.

‘이러면 죽일 수가 없잖아.’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무슨 나쁜 침략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었다.

그간은 혼돈인들이 계속 먼저 공 격해오니 싸우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겁에 질린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다.

물론, 그 감정에 휘둘려 무너지 기엔 이미 서준은 너무 많은 전쟁 을 겪어 보았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었을 거 야.’

내 목숨을 앗아가려 하는 대상에 게 자비를 베풀 수는 없다.

애초에 그동안 계속 혼돈인들을 죽여 왔던 것은 서준의 머릿속에 있는 방침 때문이었다.

‘먼저 살기를 뿜어내고 달려오면 절대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달리 말하자면, 먼저 살기를 뿜 어내지 않는다면 굳이 먼저 공격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혼돈인들은 서준만 보면 눈이 뒤집어져서 회색빛 광선을 쏘아 대고 쫓아온단 것이다.

“내 천성에 감사하며 살아가라.”

공포에 떨고 있는 혼돈인을 응시 하고 있던 서준은 피식 미소를 보 이더니 등을 돌리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이후, 하루가 더 흘렀올 무렵이 었다.

고된 하루를 끝마치고 휴식을 취

할 준비를 하고 있던 서준의 눈매 가 가늘어졌다.

‘누가 오고 있어.’

숫자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 둘?’

그리고 그중 하나의 기운은 상당 히 익숙한 것이었다.

‘어제 살려줬던 그 혼돈인.’

기껏 살려줬더니 제 발로 되돌아 오고 있었다.

‘이제 와서 살의가 싹튼 건가?’

자살 행위와 다를 바 없었다.

처음 혼돈의 세계에 떨어진 날에 도 서준은 홀로 천에 달하는 혼돈 인을 학살했다.

그런데 고작 둘이서 이렇게 찾아 오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리가 만 무했다.

‘상대가 주신에 준하는 격을 갖 추고 있다면 모르겠다만……

그리 생각하고 있던 찰나, 두 가 지 기운 중 하나가 숨이 막힐 정도 로 무겁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 서준은 저도 모르게 몸을 홈칫- 떨게 되었다.

‘진짜 주신급이라고?’

도시에서 발견했던 놈들처럼 대 놓고 존재감을 표출하고 있지는 않 았다.

허나 주신과 필적할 정도의 무게 감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서준은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며 제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실수했네.’

생각해보면 강자의 자비를 베푸 는 것도 그만한 무력, 자격을 갖추 어야 가능한 것이었다.

힘을 잃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는 오만에 불과한 행동이었다.

‘너무 오만했었네.’

그렇다 해도 다시 과거로 돌아간 다 한들 서준의 선택은 크게 바뀌 지 않을 터였다.

‘적의가 없는 이를 죽이는 건 상 당히 찝찝하니까.’

게다가 잘 생각해보면 오히려 기 회일지도 모른다.

도시에 있는 혼돈의 주신들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부담됐지만, 가 장 큰 위협은 혼자가 아니란 것이 었다.

하지만 지금 다가오고 있는 존재 는 단둘이다.

‘심지어 옆에 있는 하나는 완전 히 제쳐둘 수 있는 수준.’

실질적인 전력은 주신 하나뿐이 라는 것이었다.

혼돈의 세계에 주신에 오를 정도 의 강자와 일대일의 싸움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로 극한의 위험 속에 빠 지게 된다면, 내면에 가진 잠재성 이 깨어날 확률이 농후했다.

물론,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만 큼 최대한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 고 천천하지만 확실하게 성장해나 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상황이 찾아왔으 면 다른 방도가 없었다.

어차피 이렇게 바로 뒤까지 쫓아 온 이상 전투 자체를 피할 수는 없 었다.

‘정말 위험하다 싶을 때는 도망 치면 되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서준이 전 투를 위해 몸의 긴장감을 조금씩 올리고 있을 때였다.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기척이 확연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기 이함이 느껴진다.

‘뭐지?’

멀리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가 까이 다가올수록 확연히 다른 사실 을 하나 인지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 이상해.’

혼돈인이 가지는 특유의 난폭한 살의와 적의, 살기 등이 전혀 느껴 지지 않는다.

지금 다가오고 있는 존재는 오히 려 잘 정제된, 숙련된 무인의 내공 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기운이 갈 무리되어 있다.

상대가 접근 전에 어느 정도 존

재감을 드러내주지 않고, 꽁꽁 감 추고 다가오려 했다면 서준은 상대 의 격조차 판단하지 못했을 정도로 깔끔하게 갈무리되어 있었다.

‘이런 존재가 혼돈의 세계에 있 다고?’

심지어 여태껏 마주했던 혼돈인 들과는 명확히 다른 느낌도 존재했 다.

당황 속에서준의 머릿속이 복잡 해질 때였다.

파앗-!

회색빛 기운에 휩싸인 긴 머리의 사내가 육망성의 마법진을 허공에

띄워놓은 채로 서준의 앞에 번쩍이 며 나타났다.

이어서 서준은 진짜 깜짝 놀란 표정이 되어 외칠 수밖에 없었다.

“ 인간?”

분명히 성인 남자의 모습이었다.

성별도 알아보기 힘든 혼돈인들 과는 다르다.

인간 기준의 남자.

그 사실에 깜짝 놀란 서준이 눈 을 동그랗게 떴고, 상대 또한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끄웨룩?”

놀란 화답에 돌아온 답변은 혼돈 인들이 쓰는 언어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뇌리에 직접 울려오지 않고 목소리를 통해 나온 다.

이윽고 남자 또한 본인의 실수를 눈치챘는지 재빨리 육망성의 마법 진을 그려낸다.

“인간? 정말 인간이 맞나?”

인간, 심지어 한국어가 들려오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통역 마법을 사용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혼돈뿐인 세 상에서 한국어를 듣게 되니 상당히

반가웠다.

심지어 눈앞의 남자에게는 일말 의 적의나 살의도 보이지 않는다.

오랜만에 마주한 대화가 가능한 인간의 모습에서준의 얼굴은 저도 모르게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사람을 보게 될 줄 몰랐네요, 저는 한서준이라 합니 다.”

마찬가지로 당황하고 있던 남자 가 어이없게 웃으며 말한다.

“반갑네. 나는 카터라고 하네. 내 친구가 뭔가 나랑 비슷한 생명체를 봤다고 말하길래 혹시 해서 뛰어왔

는데, 정말로 인간을 만날 줄이야.”

이어서는 바로 허공에 띄워 놓은 혼돈인의 머리를 툭툭 두드리며 말 한다.

“끄룰루?”

허공에 떠 있던 혼돈인이 의문이 느껴지는 음성을 토하자, 카터 또 한 혼돈의 언어로 답변을 해준다.

그러고는 서준을 보며 말했다.

“내 친구가 자네한테 고맙다 하 는군, 당시에 본인은 죽는 줄로만 알았다네.”

“……혼돈인들은 모두 다른 생명 체를 미워하는 것 같았는데. 그건

아니었나 보네.”

“뭐, 대다수 녀석들은 미워하는 정도가 아니라 증오하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눈앞에 있으면 찢어발 기거나 미쳐버리게 만들지 않으면 못 참는 정도겠지.”

“오랫동안 이곳에 계셨나 보네 요.”

서준의 질문에 카터가 담담히 고 개를 주억이며 말한다.

“……시간을 세는 것이 의미 없 을 정도겠지.”

돌아온 카터의 대답에서준의 표 정이 순간적으로 딱딱하게 굳어진

‘주신에 필적하는 격을 갖춘 강 자.’

심지어 정제된 기운을 생각한다 면, 카터의 힘은 주신들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강력할 것이다.

‘어쩌면 완전한 주신의 격을 갖 춘 나보다도 강할 수 있을 정도야.’

직접적으로 붙어 본 적이 없으니 확신은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것은 카터와 의 싸움에서의 승산이 아니었다.

“그……. 혹시 카터 님도 혼돈의 세계에 갇히신 건가요?”

“그건 아니라네, 내 뜻대로 들어 왔고 그저 이곳을 떠날 이유가 없 어 남아있을 뿐이네.”

서준의 얼굴에 안도가 스쳐 지나 간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만 약 카터 정도가 되는 강자가 혼돈 의 세계에 강제로 갇혀있는 것이라 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힘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혼돈의 세계를 빠져나 가는 데 더욱더 오랜 시간을 필요 로 한다는 것이었다.

“이외로도 궁금한 것들이 많아 보이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내 거처로 가서 대화를 좀 나누는 게 어떻겠나?”

굳이 거절할 필요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건 서준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바라는 일이었다.

지금 서준은 혼돈의 세계에 대해 서 알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좋습니다.”

“조금 어지러울 수도 있네.”

서준이 고개를 주억이는 순간,

바닥에 무수히 많은 마법진들이 그 려지며 빛을 폭사해내었다.

카터는 공간이동 마법을 통해 서준을 자신의 거처로 이동시켜냈다.

밖에서 보았을 때는 평범한 동굴 처럼 생겼었지만, 내부는 중세시대 의 귀족들이 살던 곳마냥 깔끔하게 잘 정돈된 공간이었다.

‘불이 붙은 화로부터 의자와 식 탁까지 있네.’

다소 삭막한 혼돈의 세계에서 1 개월간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 한서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제대로 된 먹거리가 없어서, 허 기를 달래지도 못했을 텐데, 괜찮 다면 우선 식사부터 하겠나?”

“거절할 이유가 없죠.”

“오랜만에 실력을 발휘해 보겠 네.”

카터가 고개를 주억이며 허공에 마법진을 그려내자, 주방에 놓인 식기들이 자동으로 움직이기 시작

한다.

신선해 보이는 고기부터 진한 향 을 풍겨내는 포도주까지.

빠른 속도로 음식들이 조리되고 세팅되더니, 이윽고 서준의 앞에 놓인다.

“맛은 보장하지, 요리 실력에도 제법 자신이 있으니까 말이야.”

오랜만에 마주하게 된 제대로 된 음식에서준의 눈에 감동이 어린다.

“감사합니다.”

“……이 정도로 감사할 것까지 야, 나야말로 이렇게 제대로 된 대 화를 나눌 수 있는 말동무가 되어

주는 것에 감사하네.”

싱긋 웃은 서준이 포크와 나이프 를 들어올리며 식사를 시작한다.

남의 집이었지만, 이렇게 안락한 공간이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그냥 들어선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졌 다.

그 모습을 보며 함께 마주앉아 자리한 카터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혼돈의 세계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을 텐데, 천천히 설명을 해주 도록 하지.”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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