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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68화 (368/517)

- 16권 1화

376화

‘혼돈의 힘도 적고, 공격도 단순 해.’

정확히 말하자면, 제자리에서 움 직이지 않고도 싸워도 이길 수 있 는 수준이었다.

서준은 임시로 혼돈의 늑대라고 지칭한 녀석들과 가장 많은 싸움을 했다.

그 외로 나타난 생명체들은 혼돈 의 코끼리와 혼돈의 새 등이 있었

지만 마찬가지로 어려운 상대는 없 었다.

‘지구의 몬스터에 비하자면 상당 히 강하긴 하다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는 너무나 도 부족한 수준에서준의 마음속에 아쉬움이 차오르던 때였다.

사람의 상반신을 하고 기이하게 여러 갈래로 뻗어진 촉수의 다리를 가진 생명체가 갑작스럽게 나타나 며 서준의 머릿속에 대고 다소 경 악이 느껴지는 음성을 흘렸다.

-끄웨로과어……

“ 뭐?”

이해할 수 없는 말에서준이 고 개를 갸웃거렸고, 그 즉시 다리의 촉수들을 펼쳐 회색빛 광선을 쏘아 보냈다.

‘어, 이건……?’

이전까지 보았던 혼돈의 야수들 의 공격과 달랐다.

정면에서 맞는다면 위험할 수도 있는 수준의 위력이다.

놀란 서준이 살짝 뒷걸음질 친 후, 뻗은 팔에 태극의 묘리를 담아 쏟아진 기운을 흘.려 되돌려 보낸다.

당황한 얼굴을 한 괴물이 그 자 리에서 폭발하듯 터져나가며 죽음

을 맞이했다.

“공격력은 상당했는데, 방어력은 보잘 것 없네.”

아마도 이런 식으로 공격을 되돌 려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확률이 높았다.

서준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한번 걸음을 옮기려던 때였다.

푸른빛 색으로 가득 차 있던 하 늘에서 기이한 음성과 함께 방금 전 쓰러트린 반인반수의 모습을 한 혼돈의 생명체와 비슷한 외모를 가 진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한다.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생명체들 중에는 사람처럼 병장기를 착용하 고 있는 이들도 몇몇 보였다.

‘이들이 혼돈의 세계의 주민들인 가?’

아니, 지금 중요한 것은 이들의 정체가 아니었다.

서준은 기척도 없이 자신을 포위 한 그들을 보며 조심스레 눈을 흘 긴다.

‘척 봐도 백은 넘네.’

하나는 우스웠지만, 숫자가 백에 달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들 하나, 하나가 방금 전 보았 던 녀석과 같은 파괴력을 가지고 있 다면 서준도 부상을 각오해야 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수련 상대는 되겠네.’

흥미 가득한 표정을 지은 서준은 곧 주변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훨씬 더 많아지는 것을 느꼈다.

‘......뭐지?’

머릿속에 방금 전 들었던 이해할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오며 기이한 감정이 마음을 파고든다.

똑바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곧 장 미쳐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좋지 않네……

머릿속을 가득 메우는 소리와, 갑작스레 피어나는 감정들만이 문 제가 아니었다.

주변을 포위하고 있던 혼돈의 주 민들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 어나기 시작하더니, 얼핏 잡아도 천 명에 달하게 된다.

‘뭐 이렇게 많아?’

자연스레 입가로 쓴웃음이 흐른 다.

숫자가 많긴 했지만 개개인으로 보자면 그리 강력한 존재라고는 볼 수 없었다.

주신이었을 경우는 격만 방출해 내어도 쓰러트릴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 서준은 신격이 소실 된 상태였다.

지금 가진 신격은 기껏해야 하위 신격 정도다.

모습을 드러낸 혼돈의 주민들 또 한 모두 하급 정도의 신격을 자랑 하고 있다.

‘격으로 찍어 누르는 건 불가능 하겠네.’

오직 물리적인 힘으로 천에 달하 는 저 혼돈의 주민들을 상대해야 한다.

‘……정면 승부는 불가능해.’

수련의 상대가 될 줄 알았던 상 황은 이제는 위기가 되어버렸다.

천에 달하는 혼돈의 주민들이 촉 수를 앞으로 내뻗고, 펼쳐내는 것 을 확인한서준이 아랫입술을 질끈 - 깨문다.

“처음부터 전력으로 나오네.”

-끄웨에엑어!

이어서 서준의 머리 위로 회색빛 광선이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서준의 정신없이 쏟아지는 공격 을 피하며 혼돈의 주민들을 향해

뛰어든다.

아슬아슬하게 머리, 어깨들을 스 쳐 지나가는 회색빛 광선들도 있는 반면 스쳐 지나가며 몸을 찢어내고 꿰뚫어내는 것들도 존재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통이라는 아찔한 감각에 전신에 식은땀이 차 오르기 시작한다.

‘그립지는 않은데, 낯설지는 않 네.’

중원 대륙에서 전쟁을 겪을 당시 도 이보다 만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지구로 귀환하여 힘을 잃었던 때 에도 위기는 있었다.

하지만 서준은 그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섰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거야.’

눈앞에 있는 혼돈의 주민들은 모 두 성장의 양식들에 불과했다.

‘다 집어삼켜 성장의 양식으로 써주마.’

훗날, 혼돈의 세계에서 오래토록 악몽이자 파멸이라 회자된 인간의 여정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갔다.

그동안 서준은 혼돈이라는 세계 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냈고, 놀라 운 점들을 몇 가지 알아냈다.

우선 첫 번째로, 단순히 난폭하 고 포악하다고만 생각했던 혼돈의 생명체들은 놀랍게도 사회적인 행 동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작게는 군락 혹은 마을, 크게는 도시와 국가를 형성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들은 서로 의사소통을

하며 저들끼리의 물류 거래를 해나 가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지성이 높 아.’

단순한 혼돈의 생명체가 아닌, 혼돈인(混M人)이라고 불려도 손색 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 발견한 것은 혼돈의 세계에도 태양과 달같이 시 간을 유추할 수 있는 관측체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맑은 하늘이라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푸른빛 하늘에 둥실 떠 있는 둥

근 관측체는 시간대에 따라서 검은 색과 하얀색을 오가고 있었다.

이렇게 관측체의 색깔만 차이가 있을 뿐이지, 밤과 낮의 개념은 알 수가 없었다.

어떤 색으로 떠 있든 풍경 변화 가 없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도 관측체를 통하여 시간의 흐름 정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덕분에서준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구의 지식들로 혼돈의 관측체의 색상이 변화하는 시간으로 날짜를 유추해냈다.

‘어림잡았을 때 내가 혼돈의 세

계에 온 지 한 달 정도인가.’

그동안 정말 무수히 많은 싸움을 했다.

널리고 널린 혼돈의 야수들과 전 투는 배제하더라도, 각양각색으로 생긴 혼돈인들과 마주칠 때마다 전 투를 벌였다.

기이한 점은 먼저 상대를 도발하 거나, 공격한 적이 없음에도 계속 해서 전투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혼돈인들은 서준을 보면 마치 철 천지원수를 보는 것마냥 미친 듯한 살기와 광기를 뿜어내며 공격성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같은 혼돈인들끼리 있을 때는 꼭 사람과 같이 행동해놓고 나랑 마주치면 눈이 돌아가 버렸지.’

멀리서 지켜볼 땐 특이하게 생긴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얼굴을 마주하기만 하면 마치 몬스터와 같이 난폭한 공격성 을 드러낸다.

대체 혼돈인들의 존재를 어찌 규 정해야 할까?

아직까지도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서준은 계속되는 고민 속에서도 자신을 공격해오는 혼돈인들에게는

일말의 자비도 품지 않았다.

‘막말로 그냥 죽어줄 수는 없는 일이니.’

살아남기 위해서 싸울 수밖에 없 었다. 실제로도 공격을 해온 혼돈 인들 중에는 일반적인 우주의 기준 으로 중격 이상의 신위에 오른 것 같은 존재감을 뿜어내는 이들도 꽤 나 많았다.

‘며칠 전에는 상위 신격과 비슷 한 느낌을 가진 놈도 만났었지.’

이 혼돈의 세계에서는 하급 신격 을 이루어낸 것이 일반적인 주민이 다.

실제로도 서로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는 주민만 되더라도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회색빛 광선을 쏘아 낸다.

다만 이루어 낸 격에 따라 다소 위력이 다르기는 했다.

일반적인 녀석들이 마을 하나를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을 쏜다면 상 급 신위에 오른 느낌을 주는 혼돈 인은 지형 자체를 바꿔낼 수 있었다.

‘대한민국 정도 되는 땅의 절반 쯤은 통째로 날려버릴 위력이었지.’

게다가 신위가 높아질수록 재생

력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상위의 신격이랑 비슷한 존재감 을 뿜어내는 무수히 많은 촉수 중 한 가닥만 남아있어도 삽시간에 온 전한 형태로 회복을 해내었다.

‘뭔가 특별한 무술이나 마법을 익힌 녀석들은 없는 건가?’

지성을 가지고, 인간과 같은 체 계를 갖추고 있으면 단순히 광선 말고도 다른 공격 방법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도 서준이 얼마 전에 발견 했던 도시는 높은 성벽을 쌓고 있었다.

성을 들락날락하는 혼돈인들은 여태껏 봐왔던 주민들과는 다른 특 이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팔, 다리, 이마, 가슴 등 각기 다 른 보석이 박힌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얼핏 보아도 무기나 방어 구가 분명했다.

‘병장기들이 있다는 건 그를 다 루는 법이 있다는 거지.’

검술, 창술과 같은 갖가지 방법 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직접 겪기 전에는 확신할 수 없 지만……

마음 같아서는 직접 가서 확인을 해보고 싶었지만 직감이 경고를 보 내왔다.

물론, 단순한 감이었다면 궁금증 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서준이 느끼기에도 이 혼 돈의 세계에는 그간 상상도 못 했 던 존재들이 있었다.

‘성벽을 쌓은 도시에서는 주신의 격도 느껴졌었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궁금증을 접어두고 후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 었다.

이곳에서 지낸 1개월간 계속 힘

을 되찾을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여전히 하위 신격에 머물러 있었다.

이런 상황에 있어 주신의 존재감 을 뿜어내는 이들에게 도전하는 것 은 만용이었다.

‘힘을 찾을 때까지만 기다리라고. 혼돈의 주신.’

이유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혼돈의 세계에 들어선 이후 무공 자체는 꽤나 성장을 이뤄냈다.

이렇게 다수의 적대적인 신들과 싸우는 경험을 얻었으니 당연한 것 이었다.

대다수가 하위 신격이라고 해도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어떤 벽을 넘어서게 된 것 은 아니었다.

허나 분명 강해지고 있다.

뿐만이 아니었다.

이 혼돈의 세계에 온 이후로부터 배꼽 아래, 과거 하단전의 위치에 특이한 기운이 계속해서 쌓이기 시 작했다.

처음에는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 지 못했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부풀어가자 기 운에서 익숙함을 감지할 수 있었다.

‘혼돈.’

기존에 다루던 혼돈의 힘과는 달 랐다.

강제로, 뒤섞어내야지만 만들어 낼 수 있던 그 힘이 서준의 단전에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기에서준은 모여 있는 기운 의 명칭을 확실하게 정의할 수 있었다.

‘혼돈기 (混池氣).’

기쁨은 잠시, 사실 초기에는 당 황스러움이 더 컸다.

‘혼돈기는 내 말을 안 들으려고

했으니까.’

지금까지 다뤄왔던 방법들이 전 혀 통하지 않는 듯 혼돈기는 쌓이 기만 하고 제멋대로 움직였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펼치는 내 공에 뒤섞여 발출되곤 했다.

다소 불쾌한 부분이긴 했지만 그 래도 분명 무공의 파괴력 자체는 더 늘어났다.

‘당장으로서는 좋긴 하지만……

만약에 주신의 힘을 되찾고 난 이후에 무결의 힘과 충돌하게 된다 면?

오히려 제 자신을 갉아먹는 힘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결국 혼돈기를 완전히 다스릴 방 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혼돈의 세계에 머무는 동안 해결 해야 될 숙제가 늘어난 것이다.

복잡한 과제가 생기긴 했지만 그 로 인한 희망도 피어났다.

‘이걸 해결해내면……. 무결의 힘 과 혼돈을 동시에 다룰 수 있게 된 다는 거지.’

상상만으로도 서준의 입가에는 숨길 수 없는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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