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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51화 (351/517)

- 15권 9화

359화

정복왕의 성역.

한때 내우주의 패자의 땅으로 찬 양받던 세계는 지속된 침묵을 지키 는 중이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성 역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정복왕 이 자취를 감추었다.

이례 없는 공백의 기간인 만큼 어쩌면 다시는 정복왕이 영영 돌아 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정복왕이라는 존재가 사 라질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고대의 존재들로 인하여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있는 정복왕의 친위대들이 한자리에 모 여 회의를 반복하며 시간을 보내었다.

“지금은 대혼란의 시기입니다, 이렇게 방관을 하고 있을 때가 아 니라는 말입니다.”

“더 늦지 않게 확실하게 노선을 정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만약 정복왕님께서 돌 아오신다면 추후의 일들은 자네가

모두 감당할 것인가?”

어느 날과 같이 끊임없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을 때였다.

근래 한 번도 느껴지지 않았던, 정복왕의 힘이 일대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우우웅-!

동시에 성역 전체가 진동했으며, 하늘에는 회색빛 섬광이 번쩍인다.

매일같이 모여 미래에 대한 근심 과 걱정으로 회의를 하던 정복왕의 친위대들은 단숨에 성역의 중심지 로 달려간다.

허나 그들의 기대와 달리 차원의

중심지에서 서 있는 것은 정복왕이 아니었다.

다소 멍한 시선으로, 회색빛 하 늘을 바라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당황스러운 현실에 모두의 고개 가 갸웃 젖혀진다.

“이게 무슨……

“분명 방금 전 힘은……

“정복왕님의 것이 틀림없었거늘.”

회색빛 혼돈, 그중에서도 공허의 힘이 깃든 것은 정복왕의 상징이다.

헌데 어째서인지, 눈앞의 인간에

게서 정복왕님의 힘이 느껴지고 있었다.

자리에 모인 이들의 의문이 커져 가던 찰나였다.

들려오는 소란에 자극된 것일까?

다소 멍한 것 같던 두 눈동자에 선명한 검은빛이 떠오르기 시작했 다.

시선은 자신의 손과 발을 향한 다.

그리고 곧 주변을 둘러본다.

정복왕의 친위대, 그리 불리는 충직한 존재들이 의문이 섞인 목소 리를 흘리고 있는 것이 더욱더 선

명하게 귀에 박혀 들어왔다.

“ 정복왕.”

계속해서 들려오는 수많은 단어 중, 가장 마음에 깊이 와닿은 말이 다.

당연한 것이다.

정복왕은 목숨을 던져, 고대의 존재의 공격을 막아내어 자신을 지 켜주었다.

이후 세상이 회색빛으로 가득 차 며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의식의 세계를 헤매던 영 혼은 오랜 유영 끝에, 다시금 육신 으로 돌아왔다.

“인간이여! 우리의 목소리가 들 리나!?”

수많은 친위대들 중 가장 충직한 수하라 할 수 있는 집사, 아벨이 질문을 던져왔다.

깔끔한 정장 차림과 다르게 피폐 해 보이는 얼굴을 한 그를 향해 서 연은 미소를 보였다.

“들려요.”

그 대답에, 기다렸다는 듯이 질 문이 되돌아왔다.

“그렇다면 혹시 정복왕님이 어디 로 가신지 아느냐?”

“저도 정확하게는 알 수 없어 요.”

서연의 대답에 친위대들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온다.

“ 아아......

친위대들에게 있어 정복왕은 곧 신이다.

모시고 있는 신, 절대적인 존재 의 위치를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로 인한 불안감과 초조함은 이 루 말하지 못할 정도였다.

“……걱정하실 거 없으세요, 반 드시 돌아오실 거니까.”

이어진 서연의 말에 친위대들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어린다.

정복왕을 찾아내기 위해 수색을 벌이는 동안, 이미 수없이 들어 온 말이기 때문이었다.

무작정 내뱉은 말에 희망을 가지 기에는 지금 우주의 상황이 좋지 못했다.

이제 조금 더 시간이 지체된다면 다가온 파멸을 막아낼 수 없게 될 것이다.

“빈말이라도 감사합니다.”

친위대들을 대표하여 아벨이 고 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

온다.

“위로차 건네는 빈말이 아니에 요, 확실하게 느껴지고 있어요.”

서연의 말에 아벨은 저도 모르게 반문을 내뱉었다.

“느껴지신다고요?”

“네, 확실하게 느껴지고 있어요, 침묵을 지킨 채로 오롯이 회복에만 몰두하고 있으시니까 머지않아서 돌아오실 거예요.”

당당한 서연의 대답에 친위대들 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당연하지만 우주의 패자로 꼽히 는 정복왕이 작정하고 숨어 있는다

면 그 누구도 쉽사리 감지할 수 없 었다.

당장 강자의 반열에 든 아벨마저 도 정복왕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 고 있지 않았던가?

허나 서연은 대수롭지 않게 정복 왕의 존재를 느끼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렇게 정복왕을 쉽사리 감지해 낼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혹시 정복왕님의 사도가 되신 겁니까?”

서연은 질문에 쉽사리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눈을 떴을 때에만 해도 평

소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감각이 되돌아올수록 몸 속에 차오르는 거대한 힘이 확연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물론, 대가가 없는 힘은 아니었다.

누군가 말했듯, 강한 힘에는 그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정복왕이 사도의 직위를 내려주

고 이런 힘을 내려준 것에는 그에 따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혼자서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다.

사도가 된 덕분인지, 당장 정복 왕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쉽사리 예측이 가고 있었다.

지금 정복왕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케메트 신화체를 지켜내는 것뿐.

‘이유는 알 수 없다만……

은혜를 받았다면, 갚는 것이 도 리다.

서연이 고개를 돌리어 케메트 신

화의 신격들이 모여 있는 차원, 오 벨리스크의 상황을 웅시한다.

회색빛 기운이 퍼져나가며 오벨 리스크를 뒤덮어 가고 있었다.

이렇게 지체하고 있을 시간이 없 었다.

곧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서연 은 생각했다.

‘막아야 해.’

물론, 혼자서라면 막아낼 수 없 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서연에게는 정복왕 을 따르고 있던 친위대들이 존재했 다.

거기에 더불어 서연의 머릿속에 는 비슷한 생각을 할지도 모를 만 한 인물이 떠오르고 있었다.

‘오빠도 오고 있겠지……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다.

문제는 라를 비롯한 케메트의 신 격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냐는 것 이었다.

서연이 오벨리스크 차원의 상황 을 주시한 채로 빠른 속도로 머릿 속으로 계산을 이어가고 있을 때였 다.

정복왕의 친위대들은 그런 서연

의 모습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

제자리에서 차원, 오벨리스크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별것 아닌 듯하지만 굉장히 어려 운 일이었다.

당장 오벨리스크와 떨어진 거리 가 멀뿐더러, 주변에 수많은 장막 들이 둘러져 있었다.

앞선 모든 것들을 가벼이 파훼해 냈다는 것이다.

이런 능력을 보일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정복왕이 가진 공허의 힘 뿐이었다.

“ 사도.

아벨이 저도 모르게 낮은 목소리 를 흘렸다.

“맞아요.”

서연은 당당하게 고개를 주억였 다.

이후 허공을 향해 다시 손을 뻗 었다.

뿌드득-!

정복왕의 성역이 일그러지더니 회색빛 검의 형태가 되어 그녀의 손에 잡힌다.

공허검.

정복왕의 무기이자, 공허의 힘으로 빚어진 무기에서 회색빛 기운이 불꽃처럼 일렁거린다.

화르륵-!

그 모습을 본 친위대들의 눈이 부릅뜨였다.

정복왕의 친위대들은 직접 두 눈 으로 본 현실을 부정할 정도의 바 보는 아니었다.

공허의 힘을 다룰 수 있는 것은 정복왕과, 그의 뜻을 집행하는 위 대한 사도뿐이었다.

지금 눈앞의 인간은 대혼란이 찾 아온 우주, 이 은하를 수호하기 위

해 정복왕께서 보내주신 대리인이 었다.

“전 위대한 정복왕님의 사도예 요.”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대답에 화답하듯, 주변으로 몰아친 회색빛 기운이 일대에 퍼져나간다.

혼돈의 힘이 서연의 의지를 따르 며 정복왕의 성역 곳곳으로 퍼져나 갔다.

“아아—!”

친위대들뿐만이 아니라, 정복왕 의 숭배자들, 세계 전체가 격동의

환호성을 불러왔다.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모두 가 알 수 있었다.

위대한 정복왕께서 본인의 뜻을 내비추시기 위해 사도를 보내오신 것이었다.

오래토록 정복왕의 옆을 지켜온 친위대들이 무릎을 꿇는다.

“따르겠습니다!”

“명을 받듭니다!”

웅장하면서도, 하늘을 찌를 듯한 감격을 담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된 위대한 사도가 첫걸음을 떼었다.

목적지는 라가 있는 차원, 오벨 리스크였다.

붉은 피가 강을 이루고 있는, 알 바론 차원.

부패하고 죽어버린, 비릿한 혈향 밖에 느껴지지 않는 세계에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청년이 우렁 찬 함성을 토해낸다.

“우리가 승리했다!”

“고대의 존재를 물리쳤다!”

거친 숨을 내몰아쉬고 있던 연합 군들은 기쁜 표정으로 함성을 터뜨 린다.

우레와 같이 쏟아지는 환호성의 중심에서있던 서준을 향하여 나라 연천이 조심스레 다가온다.

“다친 곳은 없으십니까?”

다소 걱정된 음성을 내뱉는 나라 연천은 서준의 몸 상태를 살핀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다지 좋지 않기는 해.”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고대의 존재와의 싸움은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었다.

헌데 그가 이끌고 온 군세 또한 만만치 않았다.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적극 적으로 전장에 나섰음에도 쉽게 승 리를 점해낼 수 없었다.

얼굴에 짙은 그늘이 져가는 나라 연천의 모습에서준은 피식- 미소 를 홀린다.

“걱정하지 마, 내가 염려할 정도 는 아니니까.”

애써 웃으며 말을 해보았지만 나 라연천의 얼굴에 핀 그늘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당연한 것이었다.

‘이번 싸움은 시작에 불과해.’

이제 더 많은 군세, 고대의 존재 들을 마주해야 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내우주는 그들의 땅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글룬의 패배 소식은 빠르게 전파 될 것이고, 고대의 존재 쪽에서도 분명 무언가 반응을 보일 것이었다.

‘어떠한 변수도 부숴버릴 수 있

는, 대처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해.’

일반적인 존재라면 단기간에 전 력을 증가시킬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준에게는 시스템이 존재했다.

‘마침 포인트도 넉넉해.’

과거, 주샤콘에게서 흡수한 힘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글룬을 사냥하여 얻은 포인트가 더해졌다.

분명,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머릿속에 어느 정도 방향성

도 정해둔 상태였다.

‘스텟 포인트 분배는 불확실해.’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의 능력을 보자면 적지 않은 상승폭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고작 그 정도 변화로는 고대의 존재들을 수월하게 상대해 낼 수 있는 유의미한 성장을 보인 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티팩트, 신물이라면 이 야기가 달라진다.

괜히 템발이 최고라고 칭송받는 것이 아니었다.

과거, 수투와 디멘션 워커만 보

더라도 한 단계 너머의 힘을 펼쳐 낼 수 있게 해주는 뛰어난 기능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끊임없는 수 련과 수많은 경험, 마지막으로 가 진 재능이라는 토대가 있기에 가능 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아티팩트의 능력들이 뛰어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문제는 신성력이 부족하다는 거 였지.’

기본적으로 신물로 만드는 데에 만 많은 신성력이 소모된다.

거기에 더불어 추가적인 능력을 추가, 변환시키려 한다면 추가적인 신성력이 소모되었다.

수만 년을 살아온 이들에 비하자 면 신격에 오른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만큼 신성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서준의 입장에서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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