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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44화 (344/517)

- 15권 2화

352화

“고대의 존재를 죽이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이레귤러로군.”

“쓸데없는 말은 필요 없어……

“됐네, 됐어, 그냥 믿을 수가 없 을 정도로 놀라서 헛나온 말이네.”

서준의 두 눈동자가 아포피스를 응시한다.

“내우주로 향하는 문을 열어 줘.”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아포피스가 고개를 주억이며 수 긍했다.

무릇, 세상에는 역시 영원한 적 도 아군도 없는 법이었다.

한때는 서로를 죽이기 위해서 싸 워왔지만 제거해야 할 공공의 적이 생긴 지금은 굳이 자존심을 내세워 가며 전쟁을 이어갈 필요가 없었다.

애초에 수호룡의 존재 의의는 균 형을 지키는 것이다.

파멸을 부르는 고대의 존재들은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 었다.

“좋아, 하지만 문을 열 생각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주샤콘의 죽 음으로 고대의 존재들이 이 우주를 주시하고 있을 텐데 문을 열어 연 결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지.”

“내우주로 가는 다른 방법이 존재하는 건가?”

“문이라는 형태는 그저 눈속임에 불과한 법. 내우주로 이동한다는 것 은 그저 정확한 좌표와 우주를 이동 할 수 있을 정도의 대이동 마법을 구축해낼 수 있냐 없냐의 유무다.”

“시간이 얼마나 필요하지?”

살짝 실소한 아포피스가 다시 입 을 열었다.

“방금 의식을 차린 참이다. 이런 상태로 대이동 마법을 구사했다가 는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잡설은 필요 없어, 정확한 날짜 만 말해.”

“역시 악명 높은 마신님이라 그 런지 자애로움이 조금도 없으시군.”

말과 다르게 너털웃음을 터트린 아포피스가 두 눈을 감으며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듯했다.

제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팔과 다리, 불안정한 심장의 상태까지.

무엇 하나도 좋은 상태라고 볼 수 없었다.

‘쉽지는 않겠군.’

계산을 이어가던 아포피스가 두 눈을 뜨며 서준에게 물음을 던졌다.

“지금 이 방에 있는 마나를 얼마 나 유지해줄 수 있지?”

“네가 원하는 만큼.”

“......좋아.”

놀라더니 이내 흡족한 표정을 지 은 아포피스의 입가로 긴 웃음이 떠오른다.

“사흘.”

아포피스가 서준을 응시한 채로 단호한 어투로 말을 내뱉는다.

“시간이 없는 듯하니 사흘 안에 회복을 끝마치겠네. 단 방 안의 마 나 농도를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해줘야 하네.”

“그건 걱정하지 마.”

구존이 다시 주석에 오른 이상 더는 중국과의 마찰은 없을 것이다.

물론, 워낙 다량의 마정석이 사 용되는 만큼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물량만으로는 충당해내기에는 역부 족이었다.

세계 각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긴 해야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이다.

구존이 주석 자리에 오르며 공표 한 것 때문이라도 세계 어느 국가 라 할지라도 한국, 정확히 말하자 면 서준과 마찰을 빚고 싶을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동면 상태로 회 복에 들어가 볼 테니 사홀 후에 찾 아오도록 해.”

“잠깐, 물어볼 것들도 몇 가지 있어.”

“주신에 오른 네가 나에게 물어 볼 게 있나?”

아포피스의 고개가 갸웃 젖혀진 다.

“시치미 떼지 마, 우주 협회는 어느 세력보다도 많은 지식과 정보 를 가지고 있잖아.”

옥황부터 시작하여 감사관과 정 복왕까지 모두 우주 협회가 방대한 세력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을 해줬었다.

하나같이 강자로 분류되었고, 오 랜 세월을 살아온 존재들인 만큼 허투루 말을 내뱉었거나 과장된 말 을 했을 리가 만무했다.

“으음, 확신에 찬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이미 이야기를 듣고 왔나 보군……

얕은 신음을 흘린 아포피스가 서준의 두 눈동자를 웅시한다.

“우선 미리 말해 두지, 내우주에 있던 본부가 부서져 통신이 원활하 지 않은 만큼 원하는 답변을 해주 지 못할 수도 있네.”

“ 대답은?”

“임시라지만 동맹 관계를 구축하 고 있는 만큼 몇 가지 정도는 답변 을 해주도록 하지.”

“내 동생, 한서연과 정복왕의 상 태, 마지막으로 라의 상황에 대해 서 알고 싶어.”

“마신이라는 이도 제 식구를 걱

정할 정도의 정은 남아있었군?”

코웃음을 친 아포피스의 두 눈동 자가 가늘어지더니, 허공을 응시한 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어 보이던 허 공에서 푸른빛의 홀로그램이 떠오 른다.

‘시스템?’

꽤나 익숙한 형태의 인터페이스 였다.

그를 확인한서준이 눈을 동그랗 게 떴다.

“참고로 이건 자네가 가진 시스 템과 완전히 다른 걸세. 우주협회

의 지식으로 만들어 낸 정보의 집 합체지. 대단하지 않나? 지식이 가 진 힘이 끝없는 진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 말이야.”

혼잣말을 내뱉고 있던 아포피스 의 시선이 허공을 계속해서 주시한 다.

“어디 보자. 과연……. 이렇게 된 것이로군. 그 강력했던 정복왕이 어째서 당했나 싶었더니……, 라 또한 많은 무리를 했군……. 자네 는 정말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끼 쳤어.”

아포피스는 끊임없이 혼잣말을 이어 나갔다.

주변에 푸른빛으로 떠올랐던 홀 로그램을 바라보고 있던 아포피스 의 고개가 주억여진다.

얼핏 보기에는 허공을 응시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계속해서 움직 이는 두 눈동자는 방대한 양의 정 보를 읽어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과거의 기억과 정보들을 문서화 시켜서 보관해두는 건가?’

상당히 탐이 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앞서 아포피 스가 말했던 대로 통신이 원활하지 는 않은 듯했다.

끊임없이 좌우로 움직이던 아포 피스의 두 눈동자가 갑작스레 멈추 었으니 말이다.

‘정보를 제공해주던 본부와 연결 이 약해진 건가?’

예상은 적중했다.

홀로그램 창에 스파크가 튀겨 오 르더니 이내 작은 폭음이 들려왔다.

펑-!

완전히 소멸되었다.

아포피스의 시선에 보이던 푸른 빛 홀로그램이 거짓말처럼 순식간 에 사라졌다.

“무슨 일이지……?”

“정복왕이라는 상위 등급의 존재 에 관련된 정보를 열람하려 해서 그런지, 미익하게나마 유지되던 연 결이 끊어져 버렸군.”

아포피스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 가 흐른다.

“미안하게 됐네.”

“신경 쓸 거 없네, 본부가 부서 진 이상 가만히 내버려 뒀어도 얼 마 가지 않아 연결이 끊겼을 거니.”

빠르게 체념을 끝낸 아포피스가 서준을 바라본다.

“전부는 보지 못했네.”

“작은 실마리라도 좋아.”

“자네 동생 한서연은 정복왕의 성역에서 스스로 몸을 회복 중이니 걱정할 건 없겠군.”

“ 정복왕은?”

“마찬가지일세, 한서연과 다를 바 없이 안전한 상태지만 굳이 다 른 점을 꼽자면…… 수면 상태에 들어가 있다는 것 정도일세.”

“수면 상태라면……?”

“사람이 지치면 잠을 자야 하지 않나? 그녀 역시 마찬가질세. 고대

의 존재와의 싸움에서 입은 부상에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 것뿐이지.”

“내가 도울 방법은 없나?”

서준은 정복왕에게 받은 것이 많 았다.

그러니 그녀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면,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그렇 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포피스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함부로 도우려 했다가, 모든 것 이 망가지게 될 걸세. 곤히 자는 사람 깨워서 좋은 소리 들을 수나 있겠는가?”

서준은 덤덤히 고개를 주억인다.

“정말 방법이 없구나.”

“때론…… 시간이 정답일 때가 있는 법이지. 욕심이 많은 것은 알 지만, 급하게 나아가려 하지 말게.”

“조언 고마워.”

“당연한 거지 지금 우리는 같은 적을 둔 상황이지 않은가, 자네 정 도의 강한 전력이 이성을 잃고 날 뛰어서는 손해가 막심할 텐데 어찌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있겠나?”

“생각보다 계산적인 용이었 네……. 그보다 마지막 질문에 대 한 답변은?”

“라에 관한 것 말인가?”

기록을 읽은 덕분인지, 확실히 대화가 빨라졌다.

“라는…… 고대의 존재들에게 포 위된 상태네.”

이어서 들려온 대답에도 서준은 담담히 고개를 주억였다.

애초에 테프누트에게 들었던 이 야기다.

놀랄 이유가 없었다.

“그런 상황을 물어본 게 아니라 는걸알 텐데?”

“아슬아슬하겠지만 그래도 자네

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버텨 볼 수 있을 거네. 갑자기 고대 존재의 공 세가 약해진 것이 그야말로 천운이 라 볼 수 있는 상황이야.”

“그래도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겠 지.”

계산은 계산에 불과할 뿐이다.

갑작스러운 사소한 변수 하나로 도 모든 것이 뒤틀릴 수 있었다.

자연스레 서준의 얼굴에 다급함 이 어린다.

“앞서 말했던 조언을 잊지 말 게……. 급하게 나아가려 해서는 무엇도 이룰 수 없다는 걸.”

“알았어.”

“훌륭한 판단이야.”

한결 차분해진 서준의 얼굴을 확 인한 아포피스가 두 눈을 감더니 몸을 웅크렸다.

차분한 숨소리.

회복을 위한 동면에 들어간 아포 피스의 모습을 확인한서준은 곧장 등을 돌리어 치료실을 빠져나왔다.

혹시나 싶었던 서연이와 정복왕 의 안위에 대한 걱정은 해결했다.

둘 다 상태가 좋다고는 볼 수 없 겠지만 모두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 했으니, 안도하던 차였다.

그러나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 라.’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정복왕과 마찬가지로 라에게도 도움을 받은 것들이 있었다.

애초에 라가 태양 원반을 내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서준은 의식을 잃 은 상태로 있었을 테니 말이다.

‘부디 견뎌줘.’

서준은 마음속에 피어나려는 불 안올 애써 밀어내며 사홀이라는 시 간을 버텨냈다.

그렇게 영원과 같은 사홀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이마로 흐르는 땀을 닦아낸 아포 피스가 입을 연다.

“대이동 마법진의 구축은 끝났 네.”

단순히 일회용으로 쓰고자 만든 것이 아니다.

서준의 주변에는 유능한 이들이 많았다.

우주 제일의 손재주를 가진 드워 프, 무수히 많은 지식을 가진 나라 연천과 옥황까지.

덕분에 생각했던 것 이상의 성과 를 낼 수 있었다.

나라연천이 사용하던 이동 장치 에 아포피스가 알고 있던 좌표들과 마법진을 새겨 넣었다.

우주선을 타고 이동한다면 우주 곳곳을 누비고 다닐 수 있게 되었 다는 것이다.

“출발 준비를 모두 끝마쳤습니

다.”

이어지는 나라연천의 보고에서준은 고개를 주억이며 주변을 훑어 본다.

내우주로 향하는 우주선 내부를 둘러보고 있는 서준의 눈동자에는 대견함이 모두 어려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이들이 전 쟁에 참여하기를 바란 탓이다.

하나 동시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알고 있겠지만, 위험한 싸움이 될 거야.”

나름대로 정예 중의 정예로 멤버

를 정한 것이라지만 상대는 고대의 존재들이었다.

쉽게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것 이라 생각해서는 안 되었다.

“거듭 말했다시피 최악의 경우 영멸을 맞이하게 될 거야.”

서슬 퍼런 서준의 말에도 두려움 을 보이는 이는 없었다.

아니, 애초에 영멸을 두려워했다 면 출전 의사를 밝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진정한 평화를 위하여 이 한 몸 불사르도록 하지.”

옥황, 선계의 주인이 너털웃음을

흘리자 우주선 내부에 있던 모든 이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피어 난다.

“보아하니, 다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온 것 같네.”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더 이상 말해봤자 내 입만 아프 겠어.”

피식- 미소를 흘리고 있는 서준 을 향하여 나라연천이 고개를 숙인 다.

“출전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가동시켜.”

서준이 고개를 주억이는 순간이 었다.

나라연천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 동 장치를 조작한다.

우우웅-!

이어, 우주선 내부에서 굉음과 함께 환한 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 했다.

“가자, 고대의 존재들을 사냥하 러.”

서준이 말을 끝맺는 순간 환한 빛과 함께 허공에 떠 있던 우주선 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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