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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43화 (343/517)

- 15권 1화

351화

주눅 들지 않은 둘의 시선을 보 고 있던 서준이 헛웃음과 함께 입 을 열었다.

“그런데……. 눈이 너무 높아. 고 개를 조아려라.”

쿠궁-!

음성에 실린 기운이 공간 전체를 뒤흔들고는 커다란 진동을 일으켰 다.

동시에 뻗어져 나온 격은 눈치를

살피거나, 겁에 질려 떨면서도 살 아날 방도를 찾던 모들 이들의 무 릎을 강제로 굽혀버렸다.

그 힘은 조화경의 끝자락에 달해 있는 고수인 천주용, 끝까지 콧대 를 높이고 있던 마진성 역시 벗어 날 수 없었다.

마치 어깨와 머리를 짓누르는 보 이지 않는 손이라도 있는 듯한 기분.

의지와 다르게 무릎을 꿇고 고개 를 조아리게 된 이들의 몸이 파르 르 떨리기 시작했다.

격의 행사를 처음 겪는 그들은 통제권을 벗어난 육체에 대한 공포

를 우선적으로 느꼈다.

“마지막 선물이라 치고 네놈들이 이렇게 된 이유를 알려 줄게, 첫째 내 앞길을 막았다는 것, 둘째로 주제 를 모르고 함부로 덤벼들었다는 것,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셋째, 마정 석의 수출을 막아 내 가족의 안전과 관련된 일에 훼방을 놓았다는 것.”

“그, 그 문제라면 우리도 최대한 빠르게 마정석을 확보하여 수출을 준비……!”

마진성이 머리를 조아린 상태로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순간에도 할 말은 다 하

겠다는 듯한 태도다.

서준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걱정할 거 없어, 난 너 희처럼 살인마가 아니라 죽일 생각 은 애초에 없었거든.”

비릿한 미소를 지은 채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서준의 모습에 과거 에 보았던 간신배들의 얼굴이 사색 이 되어간다.

탐욕에 눈이 멀어 망각하였지만, 막다른 골목에 처하자 과거의 기억 들이 떠오른 것이다.

“제, 제발……

다급한 목소리로 용서와 자비를

구하고 있었지만 서준의 걸음은 멈 추지 않았다.

어느덧, 서준의 신형이 그들의 코앞까지 와있었다.

동시에 손이 빛살과 같이 움직여 진다.

움직임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밀려오는 고통은 분명 무 언가 일어났음을 확신하게 했다.

“끄아악-!”

“엄살 피우지 마. 이제 시작이니 까.”

끔찍한 고통과 끝없는 절망 속에 갇혀 고개를 숙인 채 벌벌 떨고 있 던 이들의 귀가 서준의 목소리를 향해 기울었다.

“앞으로 영겁에 달하는 세월 동 안 이 고통을 달고 살게 될 거야.”

무결의 기운이 가득 차 있는 이 방은 극심한 피로와 고통과 부족한 영양분마저도 회복시켜줄 것이다.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영겁의 세월을 이 안 에서 고통받으면서 살아가게 될 것 이다.

천주용이 목소리를 높이며 묻기 도 전이었다.

“이게 너희가 치러야 할 대가야, 이 좁은 방 안에서 평생 그 고통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거. 그러니까 잘 참아가면서 살아봐.”

“차라리 죽여라......!”

일그러진 표정으로 죽음을 갈구 하고 있는 마진성을 향하여 서준은 코웃음을 친다.

“말했잖아, 너희들은 절대 죽지 않을 거라고.”

이윽고 서준이 씨익- 웃으며 등 을 돌린다.

“열심히 살아보라고.”

이후 눈앞에 있던 서준의 기척이 사라진다.

찬란한 금빛 공간에는 마진성과 천주용을 비롯한 중국 고위 간부들 만이 남았다.

이어지는 대화는 없었다.

“끄아악-!”

“끄으읍!”

간부들은 저마다 비명을 내지르 며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기 때문이 었다

서준은 마진성의 집무실을 빠져 나온 직후, 구존을 데리고 구룡문 으로 향했다.

“마진성을 포함한 중국 간부들은 평생 바깥세상으로 나오지 못할 거 다.”

“결국…… 아니, 잠……, 그들을 살려주신 겁니까?”

“차라리 죽는 것이 편했겠지, 끝

이 없는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면서 살아가느니 말이야……

피식 웃으며 답한서준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냥 죽었다고 봐도 될 거다.”

“ 으음......

“이제 우리들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날카로워진 서준의 눈매에 구존 이 황급히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 아렸다.

“죄송합니다! 제 욕심에 주군의 명령을 어겼습니다, 어떠한 벌이라 도 달게 받겠습니다!”

“목소리 높이지 말고 욕심이 뭐 였는지, 자세히 말해 봐.”

“무인의 한계에 부딪혀, 자신을 성장시키고 싶었습니다.”

“나한테 연락을 보냈지만 닿지는 않았을 거고, 결국 참다못해 마진 성을 대타로 세우고 폐관 수련에 들어가려 한 건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어떠한 벌을 내 리신다고 할지라도 받아들이겠습니 다.”

생각해보면 너무한 처사였다.

무인(武人)으로 살아온 구존에게

정치를 시켰으니 말이다.

심지어 계속해서 자리를 비워 마 음을 터놓고 대화조차 시도해보지 못했다.

‘나라고 해도 몸이 근질근질해서 넌더리가 났겠지.’

서준 또한 무인이었기에 누구보 다도 구존의 마음이 와 닿았다.

지금까지 욕망을 억누르고 있던 것만 해도 대견한 상황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멋대로 주석의 자리를 내어줘 혼란을 만든 구존을 완전히 용서해줄 수는 없었다.

“20년이다.”

요..2”

두서없는 말에 의문 섞인 표정을 짓고 있는 구존을 응시하고 있던 서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앞으로 20년 동안 주석의 자리 에서 내 본분을 다해라, 그게 내가 네게 내리는 벌이다.”

“……감사합니다!”

구존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솔 직히 말하자면 구존은 죽음으로 이 죄를 씻을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준은, 자신에게 반기를 든 자 는 자비를 보이지 않는 패황이었으 니 말이다.

“남은 20년 동안 계속해서 감시 할 테니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해 야 할 것이다.”

“이 한 몸 주군을 위해 불사르도 록 하겠습니다!”

충성심이 가득 찬 구존의 대답에서준은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최고의 결과야.’

사실 벌을 내리자면 더 엄한 벌 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짓 없는 구존의 모습과 무인 된 자로서 답답했을 마음을 생 각하자니 괜시리 측은함도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권이 텅 비 게 되면 국가에 혼란이 찾아올 수 있었다.

새로운 인물이 주석의 자리를 꿰 차고 빠르게 안정을 찾는다고 할지 라도 위험 요소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일면식도 없는 난생처음 보는 얼굴이 주석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면 마진성과 같이 여러 가지 국가 문 제로 마찰이 생길 수가 있었다.

그러나 구존이라면 하나도 문제 될 게 없었다.

이미 정권을 잡아본 적이 있는 인물이기에 혼란이 찾아올 염려도 없을뿐더러, 한국과 조금이라도 다 툼을 겪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 확 실했으니 말이다.

거기에 높은 충성심은 덤이었다.

“이걸로 이야기는 일단락 짓고 너에게 첫 번째 임무를 내리도록 하지.”

“한국에서 요청한 마정석은 최대 한 빠르게 준비해보도록 하겠습니 다.”

역시 구존에게 엄한 벌을 내리지 않은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뛰어난 눈치를 타고난 것인지,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것들을 정확하게 짚었다.

박수를 친 서준이 구존의 두 눈 을 직시했다.

“합당한 금액은 지불하도록 할 테니까, 빠르게 마정석을 모으는 것에만 집중해 줘.”

“그렇다면 주군께 한 가지 부탁 드려도 되겠습니까?”

“ 뭔데?”

“혹, 이번 내각의 교체에 관해서 주군의 이름을 공표해도 되겠습니 까?”

역시나 영리한 놈이었다.

세계 제일이라는 한서준이라는 이름을 내건다는 것.

압도적인 무력으로 마진성의 측 근들이 반기를 들 여지 자체를 막 아버리겠다는 것이었다.

구존의 의중을 읽어낸 서준이 고 개를 주억이며 입을 열었다.

“좋아, 대신 조건이 있어.”

“어떠한 것이든 받들겠습니다.”

“인간의 뇌란 건 말이야. 망각이 라는 축복을 받은 덕에 자주 깜빡 하곤 하나 봐, 그래서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알게 된 거지.”

서준이 검지로 자신의 머리를 가 볍게 두드렸다.

“오늘과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내가 정말 화가 나고 꼭 지 돌아버리면 이렇게 막 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 이걸 이 세상에 알 려줘야 할 거 같거든.”

사실 이보다 훨씬 더 쉬운 방법 도 존재하기는 했다.

하나 서준은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다면……

더 이상 이 세계의 가족들과 평 범한 일상을 보낼 수 없게 될 테니 말이다.

그러니 딱 이 정도의 선이 좋다.

적어도 지구에서만큼은 가족들과 함께 평범한 사람과 다름없게 살고 싶었다.

“내 이름을 확실하게 팔아서 모 두의 머릿속에 각인시켜. 무슨 뜻 인지 알겠지?”

“생각하신 바, 완전히 이해했습 니다. 반드시 주군께서 만족하실

만한 성과를 이뤄내도록 하겠습니 다.”

“좋아.”

피식- 미소를 홀린 서준이 앉아 있던 의자에서 일어나며 자리를 떠 났다.

성공적으로 중국 방문을 마친 것 이었다.

중국을 떠나 다시 돌아온 서준은 곧장 아포피스가 회복 중인 리벨리 온의 기지로 향했다.

역시나, 말을 모두 지킨 구존 덕 분에 마정석의 수급이 원활해져 아 포피스도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역시 용족이라는 건가……

수입한 마정석을 물 쓰듯이 퍼부 은 결과, 고작 이틀이라는 시간 만 에 아포피스는 의식을 되찾았다.

“으으윽……

신음인지, 혹은 어떤 음성일지 모를 말과 함께 눈을 뜬 아포피스

의 고개가 들어 올려졌다.

주변을 확인한 아포피스의 얼굴 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연한 거지.’

수호룡과 서준은 계속해서 싸움 해온 앙숙이었다.

그런데 수호룡인 자신이 눈을 뜬 곳이 적진 한복판, 리벨리온의 기 지였으니 크게 놀랄 만도 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상황일 테니, 긴장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아포피스.”

부름에, 몸을 흠칫 떤 아포피스 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다.

적군의 수장, 서준이 천천히 걸 음을 옮겨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레 아포피스의 표정이 딱 딱하게 굳어졌다.

“한서준……

“그리 긴장할 거 없어, 너를 죽 이려는 마음은 없으니까.”

아포피스가 미간을 찌푸린 채로 서준을 응시한다.

그러나 생각은 오래 이어지지 않 았다.

애초에 죽이려 했다면 의식을 잃 은 동안 목을 베어냈을 것이다.

이렇게 회복을 도와주지도 않았 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아직 완전히 경계를 푼 것은 아 니었지만, 처음 보았을 때와 비하여 확연히 긴장을 푼 상태가 된 아 포피스가 입을 연다.

“무슨…… 연유로…… 나를 살려 준 거지?”

“내우주로 가고 싶다.”

서준은 망설임 없이 바로 본론을 꺼냈다.

이미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지금 서준에게는 말을 돌려 할 이유도 시간도 없었다.

“적인 너의 부탁을 들어줄 거라 생각하는 건가?”

“너로서도 바라는 바일 텐데?”

세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우주협회에 게 수호룡이 받은 명령이다.

그런데 고대의 존재라 일컬어지 는 것들이 우주의 균형을 마구잡이 로 어지럽히고 있었다.

아니, 모든 생명체의 파멸을 바 라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죽음을 거부하는 것 은 생명체로서의 본능이다.

“과거의 일들은 잠시 잊도록 하 고 지금은 공공의 적을 제거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텐데.”

“부정은 하지 않겠다만, 헛된 희 망을 품지 마라……. 고대의 존재 들은 막을 수 없는 파멸이다.”

씁쓸한 미소를 지은 아포피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헛된 희망이라니……. 아포피스 네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거지?”

서준의 단호한 말에 아포피스의 눈이 번쩍— 뜨였다.

오랜 시간 의식을 잃고 있어서 잠시 망각했다.

분명 싸우고 있었다.

수호룡의 사명으로써 내우주로 향하는 문을 지키기 위하여, 고대 의 존재와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도 리벨리온의 기지에서 눈을 뜨게 됐다.

의식을 잃은 탓에 직접 두 눈으로 보지 못했지만 용족의 뛰어난

두뇌가 빠른 속도로 중간 과정을 파악했다.

그러나 파악할 수 있다고 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포피스는 떨리는 목소리를 애 써 가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주, 주샤콘은 어떻게 된 거지?”

“죽였다.”

“……맙소사.”

담담한서준의 대답에 놀란 표정 을 지은 아포피스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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