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권 23화
348화
[포스 시스템 Ver.2 스테이터스]
이름: 한서준.
신명: 투쟁, 용기, 구원, 무결 외 (상세 정보 확인 가능)
칭호: 패황.
레벨: 2.
힘: 5.86 민첩: 5.76 체력: 5.89 내공: 6.21
보너스 포인트 : 3
보유 신성력 : 35,178
특이사항.
고대의 존재, 주샤콘으로부터 흡 수한 격과 힘을 보유 중입니다.
시스템 창을 홅어보고 있는 서준 의 시선에 신중함이 깃든다.
‘어떤 스텟을 올려야 하지……
이미 포스 시스템의 각 스테이터 스가 가진 효과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힘은 파괴력을 상승시키고 민첩 은 몸을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 빠
르게 움직일 수 있게 한다.
체력은 피부와 근육의 내구도가 상승해 기본 방어력이 상승한다.
마지막으로 내공은 말 그대로 체 내의 내공을 상승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효과를 알고 있기에 쉽게 선택을 내릴 수가 없 었다.
‘보너스 스텟이 자그마치 3개.’
그 수량만 보면 적다면 적은 수 치였다.
그러나 현재 시스템 창이 보여주 는 수의 규모를 생각한다면 결단코 적은 수치가 아니었다.
한곳에 모두 투자한다면 자그마 치 0.5배의 상승을 도모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나같이 모두 필요한 스텟이 야.’
말 그대로 전부 필요했다.
무릇 무공이란 심, 기, 체의 조화 가 이루어져야 하는 법.
저 중 하나라도 부족한 게 있다 면, 깊이 있는 무공을 펼칠 수 없 었다.
쉽게 선택할 수 없는 탓에 고민 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렇게 방 안에 침묵이 내려앉아 가던 찰나.
결단을 내린 서준은 고개를 끄덕 였다.
‘역시 처음은……!’
내공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말 했듯 제대로 된 무공을 펼치기 위 해서는 분명 심, 기, 체 모든 것의 조화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그릇을 이루고 있는 힘과 민첩, 체력은 한쪽만 상승해 서는 곧장 전력의 상승으로 이어지 기는 힘들다.
그러나 심, 내공은 전력에 즉각 적인 상승을 보일 수 있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무공의 파 괴력과 유지력을 늘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서준의 손이 홀로그램 으로 띄워진 스테이터스 창, 그중 에서도 ‘내공’이라 적혀진 글자로 향한다.
띵-!
[스텟 분배가 완료되었습니다.]
[내공이 9.21 로 상승합니다.]
순간, 서준의 일대를 휘감고 있 던 우주의 기운이 짧게 요동쳤다.
그러더니 대기 중의 기운이 이질 적인 형태가 되어 서준의 몸 안으로 빠르게 스며들어 내공을 상승시 킨다.
주신에 오른 신격으로서, 초월적 인 경지에 올라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서준조차도 집중하고 있지 않 았다면 그 움직임을 놓쳤을 정도로 은밀했다.
‘정확하게 0.5배.’
예상했던 수치만큼 내공이 상승
‘이런 식으로 쉽게 성장이 가능 하다니……
지금 서준은 평범한 무인이 아니 다.
자그마치 주신에 오른 존재.
포스 시스템은 초월적인 존재라 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존재에게 힘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 억지로 성장시킨 것이 분 명함에도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직접 몸으로 겪고도 믿을 수 없 을 정도로 놀라운 현상에서준은
내심으로 짧은 감탄을 토했다.
‘대단하네.’
포스 시스템의 능력이 뛰어나다 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한계점이 상상을 아득 히 벗어나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마음 한편에서 두려 움이 피어났고, 의문이 뒤따라온다.
‘대체 누가……. 도대체 어떤 목 적으로 만든 거지?’
당장으로서는 알아낼 방도가 없 었다.
처음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스멀 스멀 피어올랐으나, 서준은 얼마 가지 않아서 고개를 주억인다.
‘지금 확실히 포스 시스템은 내 게 적대적이라거나 무언가를 요구 하지는 않고 있어.’
강한 힘을 부여해주고 있었지만, 무언가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또한 시스템이 부여한 것 외의 또 다른 힘, 예를 들자면 서준이 쌓은 신격이나 내공에는 어떤 이질 적인 접근이나 융화를 시도하지 않 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부정적인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정체를 유추할 수 없는 어떠한 존재가 무상으로 힘을 빌려주고 있 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마음을 잡아먹던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조금씩이나마 해소되어 갔 다.
‘괜히 벌어지지 않은 일에 걱정 을 사서 할 필요도 없지.’
순간, 미지에 대한 공포가 잠시 떠올랐지만, 지레 겁을 먹고 이 포 스 시스템의 힘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부여받은 것이어도 결국은 내공
이다.
‘애초에 내 몸에 자리 잡은 이상 무결(無缺)의 힘의 통제를 벗어날 수는 없어.’
무결, 홈이 존재하지 않는 신격 을 가진 서준의 몸에 강제로 틈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해를 끼치려 한다면 그때 돼서 제거해도 늦지 않아.’
포스 시스템의 힘에 대한 입장을 깔끔히 정리한서준은 홀러들어온 내공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이어, 서준의 시선이 향한 곳은 특이사항에 적힌 주샤콘의 힘과 격
에 대한 정보였다.
‘그냥 자동으로 흡수되는 게 아 니었나?’
곧잘 사용하던 패자의 효과처럼 절로 흡수하여 적용해주는 것이라 생각한 탓이었다.
그런데 특이사항으로 분류된 채, 보관되고 있었다.
서준의 얼굴에 자연스레 의문이 피어나는 순간이었다.
띵-!
[보유하신 고대의 존재, 주샤콘의
힘과 격을 사용자 ‘한서준’의 특성 에 맞게 변환시킨 후 흡수할 수 있 습니다.]
[고대의 존재, 주샤콘의 힘과 격 을 보너스 포인트 2개 혹은 신성력 3만으로 변환이 가능합니다.]
순식간에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 를 읽어 가던 서준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피어난다.
“생각 이상이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본래 패자의 능력은 가진 능력을 본래대로 흡수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의 능력에 맞 춰 흡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다면, 레벨 업 이외로도 다 른 성장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다.
환한 미소를 지은 서준은 다시 초록빛 홀로그램 창을 바라보며 고 민에 빠졌다.
‘신성력으로 변환시켜야 하나?’
이제는 평범한 생명체를 넘어 신 들의 경외를 받아서인지 단기간에 엄청난 양의 신성력이 상승했다.
덕분에 지금 모여 있는 신성력에 주샤콘의 힘을 홉수한다면, 자그마 치 6만을 넘어서게 될 수 있었다.
시스템 변환을 시도할 수 있을 정도의 막대한 양이었다.
미간을 찌푸린 채로 고민을 이어 가던 서준은 얼마 가지 않아서 고 개를 내저었다.
‘일단 보류.’
신성력의 상승량이 대단하긴 했 지만 당장 벽을 부술 수 있을 정도 는 아니었다.
스테이터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2개의 포인트가 적은 것은 아니 었지만 지금 당장 눈에 띄는 변화 를 주기에는 힘든 수치였다.
‘우선은, 때를 기다린다.’
어차피 사냥해야 할 고대의 존재 는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그들을 차례차례 사냥하고 확실 한 성장을 끌어내는 것, 이것이 서준이 내린 결론이었다.
포스 시스템 창에 대한 정리를 끝낸 서준은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스테이터스 창을 닫았다.
일주일 뒤.
최대한 침착한 마음으로 테프누 트의 소식을 기다리려 했지만, 시 간이 지날수록 초조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더는 방관하고 있을 수 없을 만 큼 시간이 지나자, 서준은 직접 몸 을 움직여 테프누트를 비롯한 케메 트 신들이 모여 있는 리벨리온의 기지로 향했다.
“아직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고?”
문을 지키는 아포피스가 주샤콘
과의 싸움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종의 정점인 용족의 회 복력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오랜 시 간을 쓰러져 있는 것은 도저히 믿 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대답을 요구하는 서준의 질문에 테프누트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용족은 본래 마나에서 태어난 존재, 대기 중의 기운이 부족하다 면 회복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 입니다.”
테프누트의 말에 연합의 의장 대 리, 강석호가 황급히 고개를 숙였
다.
“죄송합니다, 근래 마정석의 수 급이 원활하지 않아 요구하신 양을 맞추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문책할 필요는 없었다.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해온 만큼 강석호의 능력에 대해서는 익히 알 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실수를 벌일 사람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의료, 세공, 과학, 예술에 이르기 까지 대격변의 시기 이후부터 마정 석은 대체 자원으로서 무궁무진하
게 사용되어 왔다.
전적으로 마정석에 의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을 때, 국가 는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여서 일정 량의 마정석을 구비하고 있었다.
애초에 마정석이 부족하여 아포 피스를 회복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서준의 질문에 강석호의 얼굴에 씁쓸함이 어린다.
“현재 마정석은…… 정부 측에서 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가장 큰 공급원인 중국이 수출을 거부하 고 있는 탓에 해결이 어려운 상황
입니다.”
“중국이 수출을 거부했단 말입니 까?”
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구존 이놈이 미쳤나?’
자연스레 중국의 실질적 지배자 인 구존의 얼굴이 떠올랐다.
분명 과거에 꽤나 고된 교육을 받은 탓에 정신을 차린 듯했는데 갑작스럽게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 가?
“예. 아무래도 가장 큰 원인은 근래 유럽 국가와 벌인 무역전쟁에
대한 보복으로부터 시작된 것 같은 데, 여기에 대해서 우리 한국의 대 통령을 포함한 각국의 정상들이 직 접 불편을 토로하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자기들도 수량이 부족하다고 만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입니 다.”
“허……
서준이 헛웃음을 홀리며 볼을 긁 적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납득이 되 지 않는 탓이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 가?
가장 강력했다는 미국조차도 눈 치를 보는 각성자 강대국이었다.
굳이 서준이 없더라도 리벨리온 이라는 차원 연합의 본부라는 타이 틀이 늘 함께한다.
그 외로도 여러모로 한국의 위상 이 달라진 점이 너무나 많았다.
불카누스에서 넘어온 휘노소프를 비롯한 드워프의 차원 제일의 공방 까지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시치 미를 떼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로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수출을 재개하겠다고 발표를
했지만, 아직까지도 시간만 질질 끌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답답한 상황이지요.”
“이런......
서준은 저도 모르게 내뱉을 뻔한 욕을 꾹 누르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강석호에게 험한 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우선 제가 직접 구존을 만나 보 겠습니다.”
가만히 두고만 볼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머리를 족치면, 알아서 해결될 일이었다.
“아, 그것이……. 근래 많이 바쁘 셨던 탓에 모르고 계셨겠지만…… 얼마 전 구존은 주석 자리에서 물 러났습니다.”
“구존이 물러났다고요?”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 진성이라고, 새로이 젊은 사람이 주석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자가 자존심이 세고 고집이 워낙 보통이 아닙니다. 본래 협조적이던 중국이 갑자기 태도를 변환한 것도 마진성이 주석 자리를 꿰찬 이후지 요.”
“이제야 납득이 가네요.”
서준은 비릿한 미소를 흘리며 고 개를 끄덕였다.
내분이 일어났고, 새로운 주석은 승리의 기쁨에 취하여 과거를 완전 히 잊어버렸다.
쉽게 말하자면, 머리가 바뀌어서 서준이 심어놓은 공포를 잊었다는 것이다.
이미 서준의 이름이 이토록 잘 알려져 있는데도 말이다.
‘중화의 자존심이라 이건가.’
서준이 속으로 헛웃음을 흘린다.
‘공포를 잊었다면, 다시 머리에
새겨줘야지.’
특히나 이런 식의 뻣뻣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국가적 문제 등으로 여전히 멀리 갈 것도 없었다.
‘감히 내 앞길을 막아?’
비단 동료를 구해내겠다는 일뿐 만이 아니었다.
가족인 서연의 행방과도 관련된 일이었다.
서준은 아직 자신에게 인간으로 서의 감정이 확연히 남아 있는 것 을 느끼며 몸을 풀었다.
“오랜만에 중국 여행 한번 다녀 와야겠네요.”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준의 선언에 강석호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흐르기 시작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