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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35화 (335/517)

- 14권 18화

343화

사력을 다한다.

나라연천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주군께는 너무 많은 빚을 졌다.’

힘에 취해 그 그릇조차 가늠하지 못하여 싸움을 걸었었다.

결과는 당연히 패배였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아무 런 말을 할 수 없었지만, 위대한 그릇을 가진 존재는 그마저도 포용

해주었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을 구하기 위 해 종의 정점이었던 용족과의 전쟁 도 불사했다.

빚을 제대로 갚기도 전에 주군 된 자는 파멸을 맞으려는 차원을 구원했다.

평생을 갚아 나가도 모자란 빚더 미였다.

때문에 나라연천은 늘 정진해왔 다.

보다 도움이 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왔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깎고, 고독한

수련을 해왔다.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진 뒤 로부터, 나라연천은 단 한 순간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

자신에게 뛰어난 재능과 무의 가 호가 깃들어 있다는 천운에 대해 깨달았을 때에도 크게 바뀐 것은 없었다.

자신이 쫓아가야 할 주군은 어떠 한 별들보다도 찬란하게 빛나는 위 대한 존재였으니 말이다.

노력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은혜를 보답해야 할 그 순간이 찾아왔을 때 당당히 나설 수 있도

록 말이다.

오랜 기다림과 노력의 시간에 결 실이 맺어지는 순간, 때마침 기회 가 찾아왔다.

‘드디어 그 기회가 찾아왔다.’

실패는 없다.

반드시 내려진 명령을 완수해야 만 했다.

‘설사 내 목숨이 불타 사라지는 일이 있다 할지라도.’

그야말로 죽을힘을 다해 움직였 다.

내우주로 향하는 길을 빠르게 찾

아야만 했다.

그것이 자신의 주군이 바라는 것 이기 때문이었다.

‘미약하게라도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무슨 기구한 운명이란 말인 가.’

정확하게 일주일, 가진 정보들을 모두 동원해낸 덕에 나라연천은 어 렵지 않게 내우주로 향하는 문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무사히 임무를 완성해냈음에도 불구하고, 나라연천의 입가에 씁쓸

한 미소가 흐른다.

“부디 늦지 않았길 바라야겠군.”

나라연천은 푸른빛 매를 허공에 빚었다.

란카, 나라연천의 식신은 고개를 주억이며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주군께 이곳의 위치를 전해주도 록 하여라.”

나라연천의 이야기를 들은 란카 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 늘로 날아올랐다.

이후 나라연천은 망설임 없이 문 을 지키고 있는 수호룡의 1좌, 암 룡(暗龍)의 아포피스와 마주하고

있는 고대의 존재를 향하여 공간으로 뛰어들었다.

사아악……!

시야에 어둠이 내리깔림과 동시 에 커다란 날개를 퍼덕거리는 듯한 소리가 서서히 커지면서 귓전을 강 타한다.

동시에 살이 베일 것 같은 냉기 가 위협하듯이 몰아친다.

“당연히 도망칠 것이라 생각했거 늘, 목숨이 아까운 줄도 모르는 놈 이었군.”

진작 나라연천의 접근을 눈치채 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던 고대의 존재는 의문을 토하며 고개를 돌린다.

그를 마주한 나라연천이 웃음을 흘린다.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는 법이지……

나라연천의 검지가 자신의 왼쪽 가슴을 가리켰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은혜를 갚는 다. 내가 가진 신념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이군.”

“네놈과 같은 괴물은 이해할 수 없겠지, 애초에 이해를 바란 것도 아니다, 우선……. 그 수초룡에게서

을 떼는 게 어떤가?”

문을 수호하는 존재, 수호룡 1좌, 아포피스.

세간에 알려지기를 단순히 수문 장의 역할을 하는 데 그친다지만, 그것은 잘못된 정보였다.

아포피스는 단순히 문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닌 내우주와 외우주로 향할 문을 열 수 있는 길잡이 역할 을 수행하고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아포피스가 죽게 된다면 내우주로 향하는 문을 열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돌

아가는 셈이었다.

“하찮은 것이 기어이 죽음을 재 촉하는구나.”

“그리 답할 줄 알았지.”

양손에 거대한 기운을 응집시켜 허공에 띄운 나라연천이 선공을 펼 쳤다.

순식간에 쏘아진 기공포의 숫자 가 오백을 넘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그들 하나, 하 나가 벼리고 벼린 순수한 기운으로 만들어진 옹집체다.

어지간한 하급 신격들은 닿기만 하여도 소멸할 정도의 위력을 가진

기공포가 오백이 넘게 쏟아져 내렸 지만, 전면에서 아포피스를 압박하 고 있는 고대의 존재는 고작 눈썹 하나 까딱거렸을 뿐이다.

“귀찮은 파리 같은 놈이.”

고대 존재의 혼잣말을 한 귀로 홀리며 나라연천의 시선은 검은 회 오리에 휘감겨 괴로워하는 아포피 스를 향했다.

‘남은 시간이 없다.’

때문에 목숨을 걸고 나선 것이 다.

서준이 이곳으로 당도하기까지 기다리다가는 아포피스가 소멸해버

리고 말 테니 말이다.

“죽음으로 내몰린 모습이 가엾기 짝이 없구나.”

날아드는 기공포가 끊임없이 먼 지구름을 일으키며 주변을 두들기 자, 고대 존재의 음성에 조금씩 짜 증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휘감긴 어둠의 안쪽에서 쏘아져 나온 모래 해일이 단숨에 기공포를 집어삼키고는 나라연천의 머리 위 를 덮쳤다.

후두둑…….

전신을 묻을 듯한 기세의 모래 해일을 보며 기겁한 나라연천이 기

운을 장막처럼 크게 둘렀다.

파바박-!

기운이 해일과 맞부딪히며 굉음 을 일으켰다.

내부를 진탕 내는 충격과 함께 고통이 밀려왔지만, 나라연천은 이 를 꽈악- 물며 두 다리를 붙잡는 다.

“크읍-!”

눈에 쌍심지를 세운 나라연천이 기공포를 다시 내던지고는 걸음을 앞으로 내디뎠다.

양손에는 푸른빛 기운이 응집되 어 건틀릿이 된 채였다.

그 모습에 고대의 존재는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

“어리석구나, 어둠 속으로 제 발 로 걸어 들어오다니.”

다시 쇄도해오는 기공포를 보며 코웃음 친 고대의 존재가 어둠의 장막을 또 거둬 모래 해일을 만들 었다.

‘해냈다.’

바랐던 대로 아포피스에게로 향 하던 공세가 눈에 뜨이게 줄어들었다.

하나 이 정도로 만족할 생각은 없었다.

‘아직도 위태로워.’

얼굴을 굳힌 나라연천의 몸이 달 려가던 도중 그대로 공중으로 뛰어 오른다.

“친히 길을 열어줘서 고맙군.”

이후 몸을 반 바퀴 회전시킨 후 팔을 크게 젖혀 쥐고 있던 손에 웅 집되어있던 기운을 쏘았다.

‘뇌명 (雷鳴)!’

쌔액-!

대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날아 간 응집된 기운이 벌어진 어둠 속 내부, 고대 존재의 본체를 꿰뚫기

위해 직선으로 쏘아진다.

.....

생각지 못한 위력에 놀란 고대의 존재가 아포피스를 압박하던 모래 마저 거두고는 또 다른 모래 해일 을 일으켰다.

콰과광-!

폭음과 함께 일대를 뒤덮고 있던 어둠의 일부가 물러선다.

‘ 됐다.’

그사이, 아포피스를 압박하던 힘 들이 모두 사라졌음을 확인한 나라 연천의 입가로 미소가 떠오를 때였 다.

“정녕 죽음을 맞이하고 싶나 보 구나.”

나라연천의 등 뒤에서 차가운 목 소리가 들려왔다.

움직임을 완전히 놓쳤다.

아니,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 고대 존재의 위치조차 인지하지 못 했다.

“기꺼이 네놈이 바라는 끔찍한 죽음을 내려주도록 흐}.마. 기뻐 미 쳐서 날뛰거라, 하찮은 투사여.”

바닥이 사라지고, 거대한 모래

구덩이가 나라연천의 전신을 빨아 들인다.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한 채 파 묻혀가는 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친 고대의 존재가 다시금 눈앞의 아포 피스에게로 시선을 옮기려 할 때였 다.

콰과광-!

지축을 울리는 듯한 굉음과 함께 기묘한 기운의 흐름이 잡혔다.

고대 존재의 눈이 가늘어진다.

아포피스에게조차 느껴보지 못한 강력한 힘이었다.

고작 외우주 내에서 마주했다고 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적 이다.

때문에 모래 내부에서 터져 나온 푸른빛 기운에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해버렸다.

쩌적-!

공간의 일부가 일그러지며 고대 존재의 모습이 단숨에 자취를 감추 었다.

대신하여 모래 구덩이가 생겨났 던 곳.

“앞으로 12번 남은 건가……

푸른빛 기운을 발산하던 반지가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끝내는 회색 빛 가루가 되어 사라져가는 모습에 나라연천이 씁쓸한 미소를 홀린다.

단순히 개인의 수련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었다.

힘으로는 쫓아갈 수 없었던 만큼 여러 방면에서 연구와 개발을 끊임 없이 해왔다.

한동안, 이렇다 할 소득을 내지 못하고 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정복왕이 하사한 지식으로 크나큰 성장을 맞이할 수 있었다.

충분한 격과 힘을 갖추게 된 나

라연천은 정복왕이 내어준 지식과 더불어 이동 장치를 만들어 낸 휘 노소프의 기술을 결합시켜냈다.

덕분에 이 싸움에서 보란 듯이 고대의 존재에게 한 방 먹일 수 있 던 것이다.

물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여유를 부리고 있을 틈은 없었다.

인고의 노력과 정복왕과 휘노소 프의 도움 끝에, 우주선에 있었던 위대한 존재의 차원 이동 장치의 원리를 이용해 반지의 형태로 개량 할 수 있었지만 크기가 작은 만큼 그 한계가 명확하다.

이동시킨 대상의 존재감과 가진 힘이 강력할수록,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고대의 존재는 한 참이나 먼 곳이 아닌 조금 거리가 있는 차원의 한복판으로 내던진 것 이 한계였다.

불행 중 다행히도 앞서 말했다시 피, 아직 나라연천에게는 차원 이 동 반지가 12개 남아있었다.

‘이 정도라면 도망용으로는 부족 하지 않겠지.’

물론, 여유가 있다고 해서 오만 을 보일 생각은 없었다.

다급히 걸음을 옮겨 의식을 잃어 가고 있는 아포피스를 들쳐 업고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갑작스럽게 알 수 없는 차원 한 복판에 내던져진 고대의 존재는 뒷 목이 뻣뻣해지는 감각과 함께 머리 에 분노가 들끓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정답을 알기 위한 질문이라기보 다는, 들끓는 분노의 방출에 가까 운 의문이었다.

주신도 아닌, 하물며 내우주의 신격도 아닌 존재에게 당했다는 생 각에 고대의 존재는 그야말로 눈이 뒤집혔다.

‘하찮은 것이-!’

분노를 폭발시킨 고대의 존재는 어둠을 휘감은 채로, 묵색의 섬광 이 되어 우주를 가로질렀다.

지나가는 길에 놓여있던 소행성 들은 모두 파괴되었다.

그렇게 해서 아포피스가 있던,

차원 베넷에 도착한 고대의 존재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문 채로 부풀 어 오른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주변을 훑는 데 여념이 없었다.

‘ 없다.’

당연하지만 나라연천은 이미 도 망간 이후였다.

자연스레 고대의 존재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빌어먹을……

입에서 욕설이 절로 흘러나온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귀 찮은 파리 놈뿐만 아니라 자기가 모시는 신, 황색의 왕께서 사살하

라 명한 아포피스마저 자취를 감추 어 버렸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하찮은 외우주의 존재가 전면에서 싸움을 걸어올 이유 가 없었다.

애초에 나라연천의 목표가 아포 피스란 것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실 수하고 말았다.

“으아아아-!”

분노에 가득 찬 괴성이 베넷에 울려 퍼진다.

콰과과광-!

하늘이 갈라지며, 땅이 뒤집히기 시작한다.

“하찮은…… 것이…… 감히……

얼굴이 큰 분노로 흉측하게 일그 러졌다.

“반드시, 반드시 찾아서 죽여주 마.”

분노에 점철된 고대의 존재는 단 서가 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확인 한다.

허공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고대 의 존재는 이내, 나라연천이 다루 는 푸른빛 기운의 흐름을 포착했다.

지독한 분노를 휘감은 고대의 존재가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걸음 을 옮겼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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