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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33화 (333/517)

- 14권 16화

341 화

‘역시, 말에는 힘이 있었어.’

당연한 이야기였다.

마법과 스킬, 무공 하나하나에도 이름이 존재하는 이유였다.

식(式)을 만들고, 외치고 내뱉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언어의 힘을 궁극적으로 끌어올 린 것은 용언, 그리고 언령 등이 있었다.

종의 정점인 용족과 위대한 신은

이런 말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심 상의 힘을 발현해내고는 하지만 가 장 큰 위력을 만들 때는 무조건 언 어의 도움까지 빌리는 쪽이 좋다.

서준은 시스템의 내용을 수정해 그 사실을 다시 확신할 수 있었다.

‘단 한 글자만 바꾸어도 뜻 자체 가 완전히 달라져.’

그렇기에 소모되는 신성력도 상 당히 컸다.

하지만 위력을 생각한다면 바꿔 서 손해 볼 것은 없었다.

이미 패자의 사기적인 능력이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느

꼈기 때문이었다.

그보다 더 좋은 ‘패황’의 능력은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었다.

[태초 등급 스킬, 시스템 변환이 적용됩니다.]

신성력을 소비하여 칭호를 패황 으로 만든다.

그 소비량만도 자그마치 5만. 그 러나 그간의 활약 덕분인지 5만을 소모하고도 남은 신성력이 3만을 넘어서고 있었다.

서준은 남아있는 신성력을 사용 할 만한 곳을 찾기 위하여 스테이 터스 창을 홅어본다.

‘추가 칭호 칸을 열어야 하나?’

스테이터스를 수정하거나, 새로 운 것을 만들어내기에는 신성력의 양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현재 시스템 변환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새로운 칭호 칸을 만 드는 것 정도뿐이었다.

그러나 말했듯,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칭호는 많았지만, 그중에서 유의미한 성장 혹은 효과를 얻을 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고민에 빠진 채로, 눈을 흘기며 스테이터스 창을 확인하던 서준은 결국 고개를 내젓는다.

“굳이 시스템 변경에만 신성력을 소모할 필요는 없지.”

서준에게는 원하는 물건을 신물 로 만드는 방법 또한 존재했다.

대상을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신물로 만들 것은 분명해.’

지금이야말로 과거부터 힘이 되 어주고 도움이 되어 준 ‘정복왕의 수투’를 신물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여태껏 보여 왔던 정복왕의 수투 의 능력을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결 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 치 않았다.

결단을 내린 서준은 눈앞의 스테 이터스 창을 밀어내고는 손아귀에 차고 있던 수투에로 시선을 옮겼다.

‘신성력 부여.’

띵-!

[신성력을 부여하여 ‘정복왕의 수 투’를 신물로 만들 경우, 특수 효 과, 능력이 추가됩니다.]

과거와는 조금 달라진 메시지 창 이 눈앞에 떠오른다.

‘혼돈의 힘이 아닌 무결의 힘이 더해지겠지.’

그 까닭도 충분히 납득 가는 상 황이었다.

신격을 대표하는 힘이 바뀌었으 니 말이다.

설명으로 보자면 스테이터스의 상승률에 대한 것이 사라지긴 했지 만, 불안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서준의 눈동자에는

확신이 깃들고 있었다.

‘결코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 야.’

예지에 가까운 본능과 직감이 말 해주었다.

남은 신성력을 모두 소모하게 되 었지만, 결단코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서준은 망설임 없이 선택을 내렸 다.

“정복왕의 수투를 신물로 만들겠 어.”

띠링-!

[정복왕의 수투에 신성력을 부여 하여 고유 신물(神物)로 변환시킵 니다.]

손의 정복왕의 수투가 공명하듯 떨림을 일으킨다.

뒤이어 회색빛 기운을 토해내던 정복왕의 수투에서 찬란한 금빛이 터져 나왔다.

[보유한 능력이 변화함에 따라 정복왕의 수투의 명칭이 ‘정복된

무결의 수투’로 변경됩니다.]

[정복된 무결의 수투(手휴)]

둥급 : 태초(太初)

분류 : 반영구 아이템

특수 효과.

1. 태초 등급, 정복의 힘.

모든 스테이터스가 5배 상승합니 다.

부상을 당할 시, 내공을 사용하여 회복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상 승시킵니다.

사용자의 최대 내공 수치만큼의 기운을 저장하여 원할 때 사용 할 수 있습니다.

수투를 원하는 형태로 변환 가능 하며 파괴 시 자연 재생됩니다.

가상의 세계를 이용할 수 있습니 다.

2. 태초 둥급, 무결의 힘.

사용 시 5초간 완전무결(完全無 缺)의 영역에 이를 수 있습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24시간)

완벽기에 대한 지배력이 5배 강 화됩니다.

입가로 씰룩거리는 미소를 감추 지 않은 서준의 시선이 수투의 정 보를 읽어 간다.

‘미쳤어.’

예상했던 대로 3만이라는 신성력 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수많은 특수 효과들이 모두 사라 지긴 했지만, 정복의 힘에는 사용 하던 모든 효과를 담겨 있었다.

심지어 스테이터스의 상승 폭 또 한 더 커진 셈이었다.

‘거기에 무결의 힘도 더해졌어.’

부여받은 능력 또한 굉장했다.

‘5초간 완전무결 상태에 도달이 라.’

사실 효과라기보다는 스킬에 가 까운 느낌이다.

과연, 태초 등급에 달할 정도의 강력함이 었다.

재사용 대기 시간이 매우 길긴 했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가진 스 킬이었다.

단순하게만 생각하면 5초라는 짧 은 시간 동안, 당장에라도 서준은 앙그라 마이뉴를 가벼이 압도할 힘 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뜻이었다.

애초에 극광속, 그 이상의 영역 에서 전투를 펼친단 점에서 5초란 시간도 단순히 짧지만도 않았다.

심지어 무결의 힘은 완벽에 도달 할 수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완벽기의 지배력도 상승까지 보 유하고 있었다.

특수 효과를 읽은 서준의 입가에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온다.

“다행이야.”

사실상 서준이 완벽기를 만들어 내긴 했지만, 그것은 본능에 가까 운 행동이자 기적에 가까운 행운인 셈이었다.

완전무결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해 도 곧장 다루기 힘들 것이라 생각 했지만, 지배력이 상승한다면 완벽 기를 어렵지 않게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앙그라 마이뉴를 상대할 때의 그 힘,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 어.’

실로 만족스러운 성장이었다.

패황의 칭호에 한층 더 강력해진 수투.

그리고 그를 이용해 펼칠 수 있 는 완벽의 힘까지 얻게 되었다.

앙그라 마이뉴가 제 발로 찾아와

주지 않았다면 이런 성장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운이 좋았어.’

강해졌다고는 하나 여기서 만족 하고 안주할 생각은 없었다.

앙그라 마이뉴가 다루던 망각은 완벽기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저 다루는 존재가 미숙하였기 에 한계점이 낮았을 뿐이다.

‘조금 강해졌다고 방심해서는 안 돼.’

서준은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상 태를 보다 확실하게 점검하기 위하

여 스테이터스 창을 띄워 레벨을 확인했다.

‘1……

처음 게임을 시작한 신규 유저가 가지게 되는 기본 레벨이다.

‘낮을수록 높은 건 당연히 아니 겠지.’

아마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며 새로운 기준의 레벨을 매기기 시작 한 듯했다.

상당히 의미심장한 수였지만, 아 마도 이 레벨이 올라갈 때 직관적 인 상승의 효과를 받을 수 있을 것 이다.

‘대신 쉽게 올리진 못하겠지?’

당장에 RPG 게임에서는 1레벨 에서 2레벨로 올라가는 건 숨쉬기 보다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자격을 충족시켜 업그레 이드 된 시스템이기에 그 기준은 매우 엄격할 것이다.

레벨 업에 필요한 경험치 또한 상당히 많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능력치 표기도 바뀌었 고.’

요란스러웠던 스테이터스 창의 표기 값이 간략화되었다.

마찬가지로 수치가 낮았지만, 한 눈에 보기는 쉬웠다.

‘지금 현재 내 능력치가 이 정도 라면…… 최상의 컨디션의 정복왕 은 대다수의 능력치가 30은 우습게 넘겠지.’

쓸데없이 숫자만 높은 것들보다 훨씬 더 정리하기가 편했다.

‘역시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비단, 정복왕뿐만이 아니었다.

먼저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된 이 들 또한 오랜 기간 수련을 거쳐 성 장해왔을 것이다.

뒤늦게 출발선에 선 서준이 다소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초조해서 는 안 됐다.

아니, 그런 감정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어.’

단 한 번, 앙그라 마이뉴와의 전 투로 업그레이드된 포스 시스템을 얻어냈다.

이후 벌어진 고대의 존재, 고대 의 신과의 싸움을 거치게 됨으로써 이룰 성장 또한 상당할 것이다.

‘재미있겠네.’

저도 모르게 즐거운 심경에 심장 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낀 서준은 다급히 침대 옆에 놓인 물을 한 모 금 마시고는, 다시 몸을 침대에 눕 혔다.

‘그 전에 몸을 회복해야지.’

뭐든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는 법 이다.

새로이 얻은 능력을 펼쳐보고 싶 었지만, 우선은 휴식을 취해 상태 를 모두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해가 중천에 떠오른 점심.

천천히 눈을 비빈 서준이 몸을 일으켰다.

‘또 얼마나 잔 거지......?’

아무래도 짧게 자지는 않은 듯했 다.

덕분에 포스 시스템 창을 통해 살펴보니 회복세가 70%를 넘어서 고 있었다.

실제로도 육체에서 느껴지는 피 로도 자체가 이전에 비해 월등히 줄어든 상태였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본 서준이 미간을 찌 푸렸다.

집 안에 느껴지는 기척이 없었다.

지금뿐만이 아니었다.

꽤나 오랜 시간 잠을 잤음에도 불구하고 기감에 걸린 기척이 하나 도 없었다.

‘뭔가 이상해.’

애써 부정하려 했던 불안감이 마 음 한편에서 차오르기 시작한다.

서준은 황급히 휴대폰을 찾아 부 모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제야 서준은 스스로가 느낀 불안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아직도 소식이 없다고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로부터 들 은 서연의 소식에서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말도 안 돼.’

서연을 행방을 찾기 위해서 부지

런히 정보를 수집했고, 만에 하나 의 상황을 대비하여 얻은 소식을 리벨리온 연합에게 대신 알렸다.

꼬리의 꼬리를 물며 추적하고 있 었다는 것이다.

이런 꾸준한 노력으로 서연의 행 보를 완벽히 추적해 그 윤곽을 잡 아가던 상황이었다.

알아낸 최종 목적지는 차원, 노 아의 위치까지 알아낸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노아에서도 서연의 흔적을 찾지 못했을뿐더러, 아무런 실마리조차 얻을 수 없었다 는 것이다.

무언가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 다.

직감에 가까운 본능이 외치고 있 었지만, 이 문제를 풀 단서조차 알 수가 없었다.

답답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인 거야?’

마음 같아서는 당장 뛰쳐나가서 수색에 나서고 싶었지만 애석하게 도 현재 서준은 기운을 자유롭게 다룰 수 없었다.

때문에 사라진 서연을 찾는 게 너무 어려웠다.

갑자기 몰려오는 무력감에 머리 털을 쥐어뜯고 싶은 심정이었다.

계속해서 마음을 잠식하는 불안 감을 애써 밀어낸 서준은 호흡을 가라앉혔다.

이럴수록 냉정해야 한다.

흥분과 분노로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도 서준은 이런 답답한 상 황을 타파할 수 있는, 수많은 정보 를 가진 인물을 알고 있었다.

‘가능하다면 더 이상 빚을 지고 싶지는 않았지만……

소중한 가족의 안전이 걸린 것인 만큼 빚 따위를 신경 쓸 일이 아니 다.

“ 정복왕.”

외우주에서 불린 패자의 존재.

퍼버텅-!

그를 명확히 인지한서준의 음성 에 집안 전체가 일렁이며 마치 차 원이 붕괴되는 듯한 현상을 보인다.

‘확실히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 네.’

정복왕이 강력한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고작 존재를 부른 것만으

로도 세계가 폭주하려 하고 있었다.

서준의 입가로도 잔잔한 실핏줄 이 흘렀다.

다행히도 이런 서준의 노고가 의 미가 없지는 않았다.

파직거리는 전류 사이로 흐릿한 정복왕의 신형이 비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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