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330화 (330/517)

- 14권 12화

337화

인상을 찌푸린 앙그라 마이뉴의 손짓에 어둠이 비산하며 움직인다.

사아아...

일대에 퍼져나가는 파공음과 함께 서준의 무결의 어둠이 거짓말처 럼 허공으로 분산되었다.

쏘아지는 어둠을 감지한서준이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

시선은 곧 날카롭게 변했다.

“가만히 있었어도 곧 찾아갔을

텐데, 빨리 죽고 싶어 안달이 났나 봐‘?”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무거운 기 운이 일어나 대기를 짓누른다.

그 중심에 위치하게 된 앙그라 마이뉴는 코웃음을 쳤다.

“애송이가 주신이 되었다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구나……

쿵-!

주신의 자리에 오르기도 힘들지 만, 그에 걸맞은 격 또한 쉽게 쌓 아지는 것이 아니다.

아주 오랜 시간 역사를 다지고, 그 위로 전설을 쌓아 올려 신화를

이룩해야지만 힘겹게 성취를 얻는 것이 바로 주신의 격이었다.

‘같은 주신이라 할지라도 100년 도 살지 못한 인간과는 격이 다르 단 말이다.’

앙그라 마이뉴보다 조금 더 빨리 주신의 위에 올랐다고 하여도 역사 를 쌓아온 시간이 다르다.

이렇게 직접 격이 부딪친다면 유 리한 쪽은 앙그라 마이뉴일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앙그라 마이뉴는 마력과 함께 동시에 오랜 역사가 쌓은 격 을 불러일으켰다.

비록 주신이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과거 쌓아놓은 앙그라 마이뉴의 격은 결코 얕지 않았다.

한쪽으로 쏠리던 대기의 무게감 이 단숨에 방향을 전환했다.

말했듯, 신의 격이란 그 존재가 쌓아온 역사를 말한다.

앙그라 마이뉴는 악의로 점철된 주신이었다.

세상 모든 것들의 파괴를 원했으 며, 파멸을 바라고 있었다.

쿠구궁-!

세계가 뒤흔들리는 굉음에 앙그

라 마이뉴의 입가로 만족스러운 웃 음이 떠올랐다.

“어떠냐. 애송이, 이것이 바로 영 겁에 가까운 시간 동안 쌓아온 격 이다.”

한쪽으로 쏠리던 대기의 무게감 이 단숨에 방향을 전환했다.

오히려 압박감올 느끼게 된 서준 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강해.’

주신에 올랐기에 적어도 쉽게 밀 리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런데 기운을 먼저 쏟아냈음에 도 상황이 역전되었다.

‘역시 격의 싸움으로는 이길 수 없단 말인가.’

애초에 살아온 세월이 다른 만큼 이런 식의 싸움으로 승리를 점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싸움의 승자는 이런 격으로 정해 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혼돈의 힘을 사용한다.’

어둠의 힘으로는 악의로 태어난 앙그라 마이뉴를 대적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한서준이 혼돈의 힘 을 끄집어내려 할 때였다.

“혼돈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것 이 너뿐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 지‘?”

차갑게 내뱉은 앙그라 마이뉴의 몸에서 눈이 멀 것 같은 광채가 피 어난다.

그 광명은 일대를 뒤덮고 있던 칠흑과 뒤섞이며 하늘을 탁한 회색 빛으로 물들였다.

아니, 세상 전체가 회색빛으로 뒤덮인 듯했다.

서준은 긴장감에 마른침을 꿀꺽-삼켜냈다.

‘이건…… 의외네.’

앙그라 마이뉴가 혼돈의 힘을 다 룰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그 힘이 예상을 한참이나 벗어난 범주 에 속해있다.

마치 처음 정복왕을 마주했을 때, 보았던 거대한 혼돈을 다시 한 번 마주한 느낌이었다.

긴장감에 입안이 바짝 마른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그 안에 자리 잡은 감정은 두려움과는 다른 것이 었다.

‘앙그라 마이뉴의 힘마저 내가 집어삼킬 수 있다면?’

혀끝으로 입술을 핥는 서준의 눈

가에 탐욕이 가득 차오른다.

그를 다소 떨어진 거리에서 지켜 보고 있던 앙그라 마이뉴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역시 주신의 자리에 오른 놈이 라는 건가.’

아후라 마즈다, 나눠진 반쪽을 흡수해 그가 쌓아온 격을 모두 흡 수했다.

따지자면 지금의 앙그라 마이뉴 는 주신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 로 강한 상태란 말이다.

분명 격의 차이를 느꼈을 텐데도 불구하고 서준은 겁을 먹기는커녕

일말의 두려움조차 없었다.

‘최대한 빠르게 제거하러 오길 잘했군.’

두려움을 모르는 자는 끝없이 성 장한다.

은하의 파멸을 바라는 앙그라 마 이뉴의 입장에서 한서준은 큰 위험 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골치 아픈 녀석이 성장하게 내 버려 둘 수는 없지.’

성장의 틈을 주지 않아야만 했 다.

위대한 아우터 갓으로부터 하사 받은 망각의 힘을 사용한다.

‘일격에 확실하게 제압할 뿐.’

차가운 앙그라 마이뉴의 시선이 서준의 전신을 홅는다.

그렇게 움직임을 읽고 있던 앙그 라 마이뉴의 신형이 사라진다.

뻗어진 손길에서 피어난 혼돈의 힘이 한 줄기 빛이 되어 서준의 심 장을 꿰뚫으려 할 때였다.

쾅-!

폭음과 함께 앙그라 마이뉴의 신 형이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

‘뭐지?’

분명, 막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

했다.

아우터 갓에게서 하사받은 망각 의 힘은 어떠한 힘도 소실시킬 수 있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혔다.

의문을 가득 담은 앙그라 마이뉴 의 시선이 서준에게로 향한다.

어느덧 서준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가 빛을 발산하며 망각의 힘을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반지?’

평범해 보이는 반지였지만, 앙그 라 마이뉴는 본능적인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대체 뭐지?’

망각의 힘을 먹어치우고 있다.

그저 망각의 힘뿐만이 아니었다.

앙그라 마이뉴가 공격용으로 뻗 어낸 혼돈의 힘마저 모두 일그러지 고 있었다.

서준은 당황하는 앙그라 마이뉴 를 보며 식은땀을 훔쳤다.

‘죽을 뻔했어.’

탐욕을 보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하여 위기감조차 없는 것은 아니었다.

눈앞의 앙그라 마이뉴는 부정할 수 없는 강자였다.

느껴지는 격만 보더라도 앞서 싸 웠던 라보다 우위.

심지어 혼돈의 힘마저 흩뜨리는 위험한 능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준이 그의 공격을 막아설 수 있던 것은 본능 적인 행동에 가까운 발상이었다.

‘디멘션 워커를 신물로 만들지 않았다면 위험했을 거야.’

3개월의 시간 동안 서준이 정신 을 잃고 있었지만, 존재감이 사라 졌다거나 사람들에게서 잊혀진 것

은 아니었다.

투쟁의 신.

용기의 신.

구원의 신.

마신.

어떠한 방향으로든 서준의 이명 과 영향력은 계속해서 뻗쳐나갔고, 생각보다 많은 신성력을 선사해주 었다.

‘자그마치 3000.’

서준은 이번 디멘션 워커를 신물 로 만드는 데 그 엄청난 수치의 신 성력을 모두 때려 넣었다.

정복왕의 수투를 신물로 방법도 있었지만, 본능이 그를 거부했다.

디멘션 워커를 신물로 만들지 않 으면 죽게 된다.

단순한 직감이라고 치부할 수 있 었지만, 언제나 이 날카로운 감각 은 서준의 목숨을 구제해 주었다.

‘현명한 선택이었어.’

서준은 주변에 모든 것을 일그러 뜨리고 파괴해버릴 듯한 기세를 보 이는 디멘션 워커를 바라보았다.

[편린의 디멘션 워케

둥급 : 금기(禁忌)

분류 : 반영구 아이템

파괴를 관장하는 존재가 우주의 바깥으로 떠나기 전, 흩뿌린 힘의 편린입니다.

특수 효과.

1. 금기, 크랙 브레이크 : 미약한 파괴의 힘을 다룰 수 있습니다.

->

[무결의 디멘션 워케

둥급 : 태초(太初)

파괴를 관장하는 존재가 우주의 바깥으로 떠나기 전, 흩뿌린 힘의 편린에 무결의 신성력이 더해져 본 래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은하 내의 최강, 최악의 무구입 니다.

특수능력.

1. 태초, 디스트럭션 제로 : 일대 의 모든 것을 파괴합니다.

2. 태초, 데몰리션 데빌 : 미약하 지만, 무구가 자아를 가집니다.

금기의 등급을 넘어서, 새로 태 초의 등급에 도달했다.

변한 점은 크게 많지 않았다.

그러나 디멘션 워커의 변화를 직 관적으로 알려주는 문장은 마지막 한 글귀로 충분했다.

‘은하 내 최강이자 최악의 무기.’

실제로도 디멘션 워커의 능력들 은 강력했다.

착용하고 있는 것만으로 앙그라 마이뉴의 공격을 막아내고 파괴했 다.

서준의 어떠한 의지도 없이 제멋

대로 이루어진 일이다.

미약하지만 자아를 가지고 있다 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의미일 터였 다.

기이한 점은 이런 자아가, 자연 스럽게 서준의 몸이 기억하고 있는 무공을 펼쳤다는 것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서준보다도 더욱더 완벽한 무결의 형태로 펼쳤 다.

최강의 무구라는 것을 쉽게 납득 할 수 있었다.

동시에 최악이라는 이명 또한 이 해가 갔다.

‘ 지독해.’

무결의 디멘션 워커가 발휘하는 디스트럭션 제로의 능력은 파괴를 행하는 범위가 적뿐만이 아닌 서준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쿵, 쿵!

신물로 만들어 냈음에도 불구하 고 제어할 수가 없었다.

다행인 것은 그럼에도 완전히 파 괴하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더 지독하게 압박을 해왔으면 나라 해도 무사하지 못했을 텐 데……

그래도 제 주인을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무결의 디멘션 워커는 서준을 더 파괴하려 들지 않았다.

대신하여 주변에 퍼져 있는 앙그 라 마이뉴의 혼돈의 힘을 집어삼킨 다.

이후로는 앙그라 마이뉴를 향하여 힘을 쏘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놈을 죽이자는 거지?’

제어가 되지 않았지만, 다행히도 합의점이 같았다.

지 잉…….

큰 떨림을 토하는 무결의 디멘션 워커가 서준의 팔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

‘그래, 한번 믿어 볼게.’

억지로 펼치는 무공이라 한들, 계속해서 분명 사용하다 보면 자연 스럽게 체득할 수 있었다.

고개를 주억인 서준은 빛과 어둠 의 기운을 동시에 운용하며 혼돈의 힘을 폭발시켰다.

무결의 디멘션 워커도 그 힘을 원한 듯, 파괴하지 않았다.

오직 적 하나, 앙그라 마이뉴만 을 바라볼 뿐이다.

‘아직 완성한 것은 아니지만……

과감히 펼쳐야만 했다.

‘혼천마공 전반부 제3식, 종언(終 W.’

본래 서준이 바라던 혼천마공의 3식은 검술과 권법이 조화된 것이 었다.

허나 서준은 무결의 주신이 됨으로써 그보다 더 많은 힘과 능력들을 손에 넣었다.

가진 힘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생각하고, 집

착했다.

하나 모든 것을 담아내기에는 벅 찼었다.

물론, 서준은 포기하지 않고 계 속해서 가진 힘들을 완벽히 하나로 묶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3식 을 만들어 낼 수가 없다고 판단했 기 때문이었다.

이런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준은 아직 모든 것을 담을 수 없 었다.

하지만 무결의 디멘션 워커라면, 서준에게 무결이라는 이름을 더욱

굳건하게 해줄 이 고대의 힘이라면 방향을 제시해주지 않을까?

기대를 담아 개벽의 검을 빚어내 며, 혼천마공을 펼친다.

그 안에 담긴 이름은 종언(終W) 이다.

무결의 디멘션 워커로부터 홀러 나온 기운이 솟구쳐 앙그라 마이뉴 의 방어를 뭉그러트렸다.

검극이, 앙그라 마이뉴의 팔을 길게 스쳐 지나갔다.

터져 나온 비명은 없었다.

다만 앙그라 마이뉴의 주변의 세 계가 뭉그러진다.

이후 파괴적인 보랏빛 기운이 그 를 집어삼키듯 아가리를 벌리고, 앙그라 마이뉴의 모습이 가려졌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감각들은 물론, 존재의 모든 것 을 파괴시키는 힘.

그 힘에 적중당한 자는 아무리 강대한 힘과 격을 갖추고 있다 할 지라도 결국 파괴되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대다수는 파괴를 견디지 못하고, 고통에 가득 찬 비명을 내지르다가 영멸을 맞이할 터였다.

그러나 상대 또한 고대의 힘을

다루는 존재.

보랏빛 기운이 서서히 잊혀가 망 각의 길을 걷는다.

곧, 앙그라 마이뉴를 휘감았던 보랏빛 파괴의 힘들이 사방으로 흩 어졌다.

“선택받지도 못한 애송이 주제 에, 외부의 신의 사도가 될 몸을 뭘로 보고……

분노한 눈의 앙그라 마이뉴의 주 변으로 망각의 힘이 넘실거리며 뛰 어올랐다.

우우웅-!

무결의 디멘션 워커가 파괴할 것이 더 나타난 것이 기쁘다는 듯 더 짧게 진동을 토했다.

서준 역시 입가로 미소를 지었다.

‘과연 나의 신물이야.’

최강이자 최악으로 지칭되는 것.

생각해보면 항상 서준을 따라다 니던 이명이다.

때문에 무결의 디멘션 워커가 서준을 주인으로서 인정하는 것이고 말이다.

앙그라 마이뉴가 뿜어내고 있는 망각의 힘을 파괴해낸 무결의 디멘 션 워커가 서준의 육신을 이끌고 나아간다.

콰과광-!

그 직후 허공에서는 연이은 폭음이 들려왔다.

서준의 공격이 망각의 힘을 파괴 했을 때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파괴의 힘을 다룬다고……?’

의문은 그의 몸이 바닥으로 내던 져지며 확신이 되었다.

콰광-!

등허리를 짜르르 타고 흐르는 중 격, 숨이 막혀올 정도의 압도적인 파괴.

고대의 힘이 아니고서야 이와 같

은 공격을 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앙그라 마이뉴는 몸을 일으켜 허 공으로 날아올라 서= 바라보았다.

‘고작 백 년도 살지 않은 인간이 주신이 된 것만으로도 놀랍거늘

그 위험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 씬 심각했다.

짧게 주고받은 몇 번의 공방이었지만, 자신이 밀린다는 것을 깨달 은 앙그라 마이뉴의 심장 한편에는 섬뜩함이 차올랐다.

‘설마 무(武)에서 밀릴 줄이

야……

앙그라 마이뉴 역시 아주 오랜 시간을 살아왔고, 많은 우주를 돌아 다니며 적지 않은 무를 갈고닦았다.

검 한 자루만으로 소드마스터로 칭송받았으며 주먹을 말아 쥐면 권 왕이라 일컬어졌었다.

어떠한 우주에서는 그를 향해 그 랜드 마스터라는 칭호까지 선사하 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무의 겨루기에서 밀린 다고 말하고 있었다.

나름 적지 않은 수련을 쌓았다고 생각하던 앙그라 마이뉴의 자존심

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

그저, 단순히 그뿐이었다.

애초에 무위는 앙그라 마이뉴의 진정한 힘이 아니었다.

쾅-!

어둠을 쏟아내며 거리를 벌린 앙 그라 마이뉴의 등 뒤로 찬란한 날 개가 솟아난다.

콰드드득-!

섞일 수 없는 두 개의 힘이 하나 가 되며 세계의 혼란이 찾아온다.

“어디 한번 발버둥 쳐 보거라.”

자랑스럽게 혼돈의 힘을 피워냈

지만 한서준이 가진 파괴는 거슬리 면서도 위협적이었다.

실제로도 한서준의 손가락에 끼 워져 있는 보랏빛 반지는 이 상황 자체가 즐겁다는 듯 공명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저 반지는 위험하다.

영겁의 세월을 살아온 경험으로 만들어진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다.

반지가 있는 한 승리할 수 없었다.

부정적인 상황에 자연스레 앙그 라 마이뉴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어쩔 수 없나.’

솔직히 말하자면, 가장 손쉬운 사냥감이라 생각하여 곧장 움직인 그였다.

그러나 이제 와서는 크나큰 착각 인 것을 깨달았다.

한서준은 예상을 아득히 넘어서 는 강자였던 것이다.

손에 꼽을 정도로 위협적인 주 신, 그게 바로 서준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패배를 생 각하지는 않는다.

어떠한 변수가 있다 할지라도 승 리할 수 있을 것이라 계산했기에 움직인 앙그라 마이뉴였다.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보는 것이 뼈아프다만……

망각의 힘을 완전히 개방하여 저 거슬리는 보랏빛 반지를 먼저 완전 히 무효로 되돌린다.

같은 고대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 인 만큼 사용할 수 있는 망각의 힘 이 모두 소실되겠으나, 지금으로서 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한동안 정양을 함으로써 바라던 계획이 늦춰지긴 하겠지만 이 손해 는 한서준이 차고 있는 저 반지를 빼앗기만 한다면 충분히 메꿀 수 있는 것이었다.

“반드시 죽여, 내 것으로 만들어 주마.”

“아무리 봐도 힘들 것 같은데.”

서슬 퍼런 앙그라 마이뉴의 경고 에서준이 코웃음을 치고 있던 순 간이었다.

혼돈의 힘을 폭발시킨 앙그라 마 이뉴의 신형이 서준의 앞에 당도한 다.

무결의 디멘션 워커가 곧장 서준 의 몸을 움직이며 방어에 나서려던 순간이었다.

“늦었어.”

앙그라 마이뉴가 손을 내뻗는 순 간 잿빛 기운이 보랏빛 힘을 휘감 아낸다.

서준이 황급히 무결의 디멘션 워 커에 쏘아지던 잿빛 기운을 떨쳐내 려 노력하였지만, 앙그라 마이뉴가 가지고 있던 망각을 받아낼 수는 없었다.

결국 얼마 가지 않아서 무결의 디멘션 워커는 쏘아내던 빛을 잃으 며 침묵에 잠긴다.

“방해꾼은 사라진 것 같군.”

비릿한 미소를 흘린 앙그라 마이 뉴의 신형이 다시 움직인다.

이윽고 회색빛 기운을 폭발시킨 앙그라 마이뉴의 주먹이 서준의 가 슴팍을 가격한다.

“커헙—!”

방심했다.

아니, 너무 욕심을 부렸다는 편 이 옳은 표현이었다.

무결의 디멘션 워커가 보여주는 모든 힘을 묶고, 진정한 무결의 힘 을 빚어내는 방식을 머릿속에 기억 해두고 몸으로 익혀두는 것에만 관 심을 두었다.

때문에 주도권이 돌아왔을 때 순 간적인 앙그라 마이뉴의 움직임에

반응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너무 직격으로 당했는데……

상반신의 절반이 뜯겨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상 처 였다.

허나 서준을 놀라게 하는 것은 끈질긴 생명력뿐만이 아니었다.

‘회복하고 있어……?’

분명 혼돈의 힘에 가격당하였음 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회복되

어간다.

말 그대로 찰나의 시간이라 불러 도 되는 짧은 순간이었다.

서준은 이 말도 안 되는 치유의 힘이 어디서부터 기원했는지 알 것 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건……. 내가 가진 힘, 정확히 는 신격.’

상단전을 통해 번져나가는 회복 의 기운에 음성이 동시에 섞여 들 어온다.

-의장님은 절대 쓰러지지 않아.

-패배를 모르는 압도적 실력자.

-마신께서 패배하는 모습을 상상 해 본 적이 있냐?

-어떠한 적이 와도 쓰러지지 않 고, 절대 포기하지 않아.

-단 한 번도 좌절하지 않은 진정 한 절대자!

사람들의 생각, 또는 실제로 뱉어 진 말. 무엇이든 그 모든 것이 힘이 되어 서준에게 작용하고 있었다.

‘투쟁의 신.’

서준이 가장 첫 번째로 얻은 신 명.

현 우주에 가장 잘 알려진 이름

이었다.

그 이름에 담긴 기원과 바람이 서준에게 굴복을 허락하지 않는다.

수많은 차원, 하나의 우주가 서준의 승리를 기원하고 바라고 있었다.

육체의 수복과 함께 강렬한 의지 가 피어오른다.

‘ 이곳에서라면……

무결의 디멘션 워커의 도움 없이 도 무결의 무(武)를 펼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아니, 이건 확신이다.

‘난 투쟁의 신이면서 무결의 신 이기도 하니까.’

서준이 다시금 회색빛 기운을 일 으켰다.

“같은 혼돈의 힘으로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하늘에는 여유로운 표정의 앙그 라 마이뉴가 서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랜 세월을 살 아오고 아후라 마즈다의 빛을 홉수 한 앙그라 마이뉴는 서준보다도 더 많은 혼돈의 힘을 보유하고 있었다.

같은 힘이라면 더 많은 쪽이 승 리를 거머쥐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

다.

“적어도 이 우주에서만큼은, 난 지지 않아.”

확신에 가까운 음성과 함께 서준 의 몸에서 솟아오르던 혼돈의 힘이 용솟음치기 시작한다.

“2차전을 시작해보자.”

내달린 서준의 주먹에서 혼돈의 힘이 폭발하며 미소를 짓고 있던 앙그라 마이뉴의 육체를 밀어낸다.

콰쾅-!

세계가 비명을 내지르는 듯한 폭 음과 함께 앙그라 마이뉴의 신형이 하늘 너머로 높이 떠올랐다.

하지만 앙그라 마이뉴는 그 일격 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 않았다.

‘ 역시......

투쟁을 등에 업은 것만으로는 역 부족이었다.

그러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었다.

애초에서준이 가진 신명은 투쟁 뿐만이 아니었다.

‘구원.’

사실 구원이란 이름만큼 모순적 인 단어는 없었다.

어떠한 위기가 없다면 구원을 가 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구원이 있다 고 믿어야지만, 번뇌 속에서 견딜 힘을 주기도 한다.

구원이 있다고 믿기에 지옥 같은 고통이 찾아와도 견딜 수 있다.

지옥과 같은 고난과 고통 속에서, 마침내 구원이란 길이 피어나 는 것.

때문에서준은 강력한 힘을 가진 앙그라 마이뉴를 상대함에 있어, 조금도 절망을 느끼지 않았다.

콰과과광-!

쏟아내는 서준의 혼돈의 힘이 앙 그라 마이뉴에게 아무런 타격을 주

지 못하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힘을 쏟아낸다.

‘어차피 무결에 도달하지 않으 면……

넘어설 수 없는 힘이다.

그리고 단 한 번의 일격이나마 짧은 시간 스스로 무결에 닿은 순 간이었다.

쾅-!

폭음과 함께 서준의 주먹이 앙그 라 마이뉴의 어깨를 꿰뚫었다.

“아니.…"?!”

서준을 바라보고 있는 앙그라 마

이뉴의 두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이제 막 주신에 오른 존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능수능란한 신격(神擊)을 펼치고 있었다.

가장 경악스러운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더 강대해져 가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네놈……. 대체 어떻게!”

너무나도 빠르다.

눈앞에 있는 서준이 대신에 이르 기까지 걸린 시간은 너무나 빨랐다.

그 때문에 생긴 부작용으로 스스 로가 이룩한 신격을 제대로 다루는

법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전투가 이어질수록 서준 은 확실하게 그 방법을 깨달아가고 있다.

펼치는 무공이 과연, 무결에 점 점 더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범우주적인 문제아, 이레귤

러……!’

마치 고대의 존재를 보는 것과 같았다.

반드시 제거해야만 했다.

‘너무 위험한 놈이다.’

이러면 고대의 존재들이 넘어온

다고 할지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었다.

서준이란 존재 자체가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수준의 이레귤러인 것이다.

그 사실에 앙그라 마이뉴의 입가 로 비릿한 미소가 흘렀다.

‘불행 중 다행히도 아직은 애송 이다.’

쾅-!

쏘아지던 서준의 공격이 앙그라 마이뉴의 힘에 막힌다.

이어서 두 개의 회색빛 기운이 빛 무리가 되어 계속 충돌한다.

극광속을 넘어선 찰나, 그 이상 의 세계에서 셀 수도 없는 공방이 오가며 끝없는 싸움이 이어진다.

쾅! 쾅!

부딪히는 두 개의 빛 무리 사이, 우주의 일부가 일그러지며 균열이 일어난다.

그 이후 펼쳐진 압도적인 홉인력 에 무결로 다가가는 서준의 몸이 처음으로 균형을 잃었다.

쾅-!

짧은 틈새 앙그라 마이뉴가 휘두 른 주먹에서준의 팔 한쪽이 터져 나간다.

“이만, 끝을 보도록 하지.”

으득-!

이를 악문 서준이 금룡흑포를 넓 게 펼쳐 몸 전체에 둘렀다.

부러진 팔이 수복되는 그 짧은 시간 앙그라 마이뉴의 주먹이 다시 한번 크게 휘둘러진다.

쾅-!

한 손바닥으로 막으며 몸을 기울 인 서준이 타락한 엑스칼리버를 뽑 아든다.

“나도 바라던 바야.”

전처럼 무결의 길로 인도해주는

특별한 힘은 없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나아가야 할 길을 확실히 봤고, 기억했으니 말이다.

수천, 수만, 수백만이 넘는 공방 을 주고받은 지금, 서준이 몸과 머 리로 기억해둔 정보를, 그 힘을 확 실히 받아들였다.

완전무결.

아니, 이건 무결을 넘어선다.

완벽(完壁)에 다가가고 있었다.

‘무공, 그리고 나 자신, 신격까 지..

주신으로 이끈 신명의 진정한 힘 이 보인다.

자연스럽게 서준의 움직임은 혼 천마공의 전반부 3식인 종언을 펼 쳐냈다.

아니, 이건 더 이상 혼천마공이 라 볼 수 없었다.

혼돈의 힘이 아닌 오롯이 자신, 무결의 힘으로 펼쳐내고 있는 무공 이기 때문이다.

서걱-!

거기에 베인 앙그라 마이뉴의 오 른쪽 팔 끝 감각이 완전히 상실되 었다.

찰나의 순간.

하나 세계의 균열이 요동치고 있 는 이 공간 내에서 그 감각의 소실 은 앙그라 마이뉴조차도 우습게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푸욱-!

타락한 엑스칼리버가 앙그라 마 이뉴의 어깨를 꿰뚫고 지나가며 그 의 힘을 부정하려 한다.

완벽의 길을 엿보고 있는 서준의 두 눈에 잠시 이채가 감돌 때였다.

“ 감히……

얼굴을 일그러뜨린 앙그라 마이

뉴의 혼돈이 타락한 엑스칼리버를 강하게 튕겼다.

쩌엉-!

그 소리가 서준의 귓가를 넘어 뇌리까지 때리며 모든 기운을 흩어 버렸다.

“크읍-!”

입가에서 붉은 선혈이 터져 나온 서준은 황급히 앙그라 마이뉴와의 거리를 벌렸다.

어느덧 상처를 모두 수복하고, 부정당하였던 힘과 감각까지 되찾 은 앙그라 마이뉴가 서준의 눈앞에 도달하여 다시 한번 주먹을 거칠게

휘둘렀다.

쾅-!

주고받는 공방이 속도를 더해간 다.

그럴수록 서준의 두 눈에는 나아 가야 할 길이 명확하게 보인다.

진정한 무결, 완벽에 가까이 다 가갈수록 서준은 스스로의 부족함 이 보인다.

‘이런 식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 어.’

앙그라 마이뉴가 가진 혼돈의 힘 은 여태껏 마주했던 어떠한 적보다 강대하다.

가까스로 투쟁과 구원의 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한계는 찾아올 것 이다.

‘보다 완벽해야 해.’

품고 있는 힘들을 모두 혼돈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만큼 힘의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훔쳐보았던 길에 있던 완 벽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서준은 품고 있던 힘 을, 본래 형태로 이끌어 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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