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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98화 (298/517)

- 13권 5화

305화

서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전 력을 낼 수 없는 수호룡과 천사와 티탄의 공세를 막아내는 것은 어렵 지 않았다.

물론, 여전히 강력하긴 했으나 생각 이상으로 성장한 리벨리온 연 합군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힘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기회를 엿본다.

놈들이 본격적인 힘을 보이기 전

에 최대한 빠르게 담판을 지어내야 만한다.

그러나 놈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전력을 보여 왔다.

사실, 본신의 힘이 있었어도 대 신에 오르고 한계를 부순 옥황에겐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이 약한 것은 아니었으나, 일대일의 상황이라면 영멸시키는 것도 가능할 정도였다.

하다못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서준이 도착하기 전까지 방어선을 유 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문제는 우라노스를 비롯한 내우

주의 신격들이 전장에 참여한 이후 부터 였다.

생각했던 모든 계획이 꼬이고 말 았다.

그렇기에 가진 모든 대권능을 사 용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당 할 수 없는 자가 “광명”이었다.

그의 이름은 야훼.

사라졌던 위대한 천신의 힘은 대 권능을 펼친 옥황을 확연히 압도했 다.

옥황은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1551겁의 고행.’

대신, 옥황이라는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해준 한계를 또 한 번 초월해 고행을 쌓는다.

성공한다면, 분명 눈앞의 야훼를 상대할 수 있게 될 터였다.

문제는 1551겁의 고행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을 뿐 이었다.

실패한다면 헛된 죽음에 불과하 다.

오히려 진짜 최악의 상황을 불러 올 뿐이다.

절로 한서준을 향한 불만이 튀어 나온다.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게 냐.’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자취를 감 추었다.

연락이 닿기는커녕, 연락을 할 수 있는 방도조차 알 수 없는 곳으로 사라졌다.

속이 터지다 못해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때, 허공에서부터 회색빛이 거 짓말처럼 내려왔다.

그 모습이 육안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신형 의 모습에 옥황의 입가에 헛웃음이

흐른다.

“……정복왕?”

“전부 물러나.”

정복왕의 말이 일대에 울려 퍼졌 지만, 세계가 흔들리진 않았다.

지금의 지구는 생사부의 개입으로 생과 사의 경계가 흐트러진 차 원이자, 내우주의 신격이 모여 있 는 곳.

혼란 그 자체의 땅에 우주는 개 입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안심할 수 있었다.

신화 속 이야기대로라면 정복왕

은 패배를 모르는 자였다.

“염치없지만……. 뒤를 부탁하겠 습니다……

“걱정 마.”

정복왕이 고개를 주억이는 모습 에, 옥황을 비롯한 대신들이 뒤로 물러선다.

자연스레 상대하고 있던 우라노 스와 야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정복왕……

내우주의 신격 중에서도 패자(S 者)라 불리는 존재이자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폭군.

“우라노스, 야훼.”

정복왕의 차가운 시선이 우라노 스와 야훼를 향했다.

“……이거 예상이랑 너무 다른 데.”

말을 내뱉은 우라노스가 야훼의 눈치를 살핀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과 거, 내우주의 주신으로 군림하기 위해 신격들을 사냥하던 진(Gene) 에게 첫 패배의 고배를 마시게 한 것이 바로 정복왕이었다.

지금 전력을 쏟아낸다고 한들 정 복왕의 죽일 수 있을까?

판단은 빠르게 내려진다.

‘불가능해.’

고작 둘로는 정복왕을 감당할 수 없었다.

‘아쉽지만 다른 방법이 없겠군.’

결국, 우라노스와 야훼는 쓴웃음 을 지으며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 었다.

그러나 표정을 굳힌 정복왕이 순 식간에 거리를 좁히고는 야훼를 향 해 주먹을 내뻗는다.

쌔액-!

회색빛 기운이 폭발하듯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더 이상 야 훼의 신형이 남지 않았다.

가늘어진 눈을 한 정복왕이 허공

을 올려다보았다.

일렁이는 회색빛 기운이 푸른색 빛과 찬란한 광명을 쫓는다.

[다음에 무대가 갖춰졌을 때 제 대로 싸워 보자고.]

허공을 맴도는 우라노스의 목소 리가 사라지는 순간, 푸른빛과 찬 란한 광명은 허공을 유영하며, 신 기루처럼 일렁이더니 홀어져 사라 졌다.

정복왕은 그 광명을 향해 어깨를 으쓱인 후 고개를 돌린다.

사실, 마음먹는다면 우라노스와 야훼의 뒤를 쫓는 것이 불가능하지 는 않았다.

그러나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까지 쫓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시간은 진의 편이 아니었다.

도망치는 우라노스와 야훼를 외 면한 정복왕의 시선이 자연스레 서준을 향했다.

감사관은 경탄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검집, 아발론(Avalon)은 완벽에 가까운 이상향이다.

실제로 위대한 티탄, 우라노스와 위대한 천신, 야훼조차도 꺼리고 무너뜨릴 수 없는 하나의 세계였다.

그런데 눈앞의 사내는 그런 아발 론을 대단할 것도 없는 주먹질과

발길질을 통해 박살 내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서 감사관 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내저었다.

‘저건 단순한 주먹질이나 발길질 이 아니야.’

아발론과 맞닿는 주먹에는 폭발 하는 듯한 패도(W道)가 담겨있었다.

그리고 가볍게 흐르는 듯한 발길 질에는 유(流)의 묘리가 숨어있었 고 세계선을 타고 홀러 빛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다.

압도적이고 경이로운 힘, 진정한 무예라고 해도 손색없었다.

“인정하지, 전과는 확실히 달라 졌구나.”

전처럼 혼돈의 힘만 믿고 날뛰는 애송이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감사관의 얼굴에는 조 금의 당황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입가에는 흉흉한 미 소가 흘렀다.

“그러나 넌 결국 나의 이상향을 깨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검집, 아발론의 힘을 끌어내자 그의 주변으로 기운이 호위하듯 펼 쳐진다.

이상향이라 불리는 완벽에 가까 운 기운은, 불과 얼마 전의 서준으로는 감당해낼 수 없을 정도로 강 렬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

서준은 정복왕과의 수련으로 얻 었던 깨달음을 되새겼다.

감사관은 수련의 성과를 확인하 기에 썩 안성맞춤인 상대다.

‘우선은 기본부터.’

고요하게 뻗어지는 일권(一S).

그 안에 담긴 혼돈의 힘은 이상

향에 이른 방어를 무참히 부순다.

쩌적-

위협을 느낀 감사관이 재빠르게 검집의 힘을 폭발시켰다.

머리 위로 벼락이 내려쳤지만, 담담한 표정을 하고 있는 서준이 몸을 반회전시켜 발끝을 허공에 긋 자 번개가 갈라진다.

파악-!

냉정한서준의 손이 다시 뻗어진 다.

흔들림이 없는 마음으로 침착하게 전투를 이어간다.

그러나 또 역설적으로 혼돈을 폭 발시켜 포악하게 물어뜯는다.

침착한 듯 강하고, 여유로운 듯 하면서 포악하다.

서준의 무(武)는 혼돈의 힘을 완 벽히 제어해 이전까지와는 다른 경 지로 발을 디뎠다.

조화경, 조율경.

이런 경지로 설명할 수 없는 경 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무극(武極).’

오롯이 그 하나를 보며 성장한 무예가 아발론이 쏟아내는 이상향

적인 힘을 부수고, 망가뜨리고 있었다.

감사관의 눈빛에 경악이 스친다.

‘강해.’

토르를 이길 때부터 어느 정도 수준급의 강자가 되었다는 것은 알 고 있었지만, 그 예상을 한참 벗어 나 있었다.

‘이놈도 역시나 괴물이었군.’

한서준은 정복왕과 같은 부류의 ‘ 괴물’이다.

고작 몇 개월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아발론에 대적할 수 있는 성장을 이루어냈다.

심지어 아직 전력을 보인 것도 아니었다.

당장 여기서 자리를 벗어난다고 해도, 한서준이라는 비수는 결국 감사관의 목을 조여 올 것이다.

시기와 질투가 치솟아 올랐다.

서준의 성장은 빨라도, 너무 빨 랐다.

다행인 건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 음이 분명하다는 점이었다.

‘또 다른 괴물이 탄생하기 전 에…… 죽여야 한다.’

지잉-

짧은 공명음과 함께 솟아난 예기 가 단숨에서준의 혼돈을 갈라버린 다.

마침내 감사관이 검을 완전히 뽑 아 들며 정면, 서준을 향해 겨누어 내자 검에 새겨진 문양이 빛을 뿜 어내기 시작한다.

“이제야 직접 싸우는 거야?”

그간 아발론의 힘만을 앞세운 채 방관을 하던 감사관이 처음으로 검 을 뽑아 들었다.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은 없지만,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금빛 기운 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게 했

다.

‘최소, 혼돈을 상쇄할 수 있는 힘.’

서로가 서로를 죽일 수 있다.

목숨이 걸린 싸움, 생사결(生死 決)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대와 흥분이 서준의 등줄기를 타고 올랐다.

새로이 얻은 힘을 사용해볼 만한 상대를 만났다는 생각에 미소마저 흘러나올 정도였다.

“부디 기대만큼 강하길 바랄게.”

“걱정할 거 없다. 반드시 네놈을

죽여주도록 할 테니 말이다.”

여유로운 서준과 달리 감사관에 게는 시간이 없었다.

괴물 같은 정복왕이 이 자리에 있었다.

우라노스와 야훼가 시간을 끌어 줄 수 있다면 편히 싸울 수 있겠지 만, 그들은 벌써 한 줄기의 빛이 되어 꽁무니 빠지게 도망을 치고 있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정 복왕이 싸움을 방관하고 있다는 것 이었다.

‘가능할까?’

쏟아낸다고 한들 정복왕이 개입 하기 전에 한서준을 죽일 수 있을 까?

생각 자체가 사치다.

어차피 다른 방도가 없었다.

다시 눈앞에서 폭발하는 혼돈을 보며 감사관이 아발론 안에 봉인해 두었던 검을 꺼내어 날카롭게 휘둘 렀다.

감사관과 서준의 결투가 막을 올 렸다.

공방은 처음부터 화려했다.

광속을 뛰어넘는 초광속의 세계 에서 서로의 힘을 쏟아낸다.

서준이 정복왕의 수련으로 체득 한 무극의 실마리를, 감사관 역시 이미 이해하고 있었다.

예상했던 바였다.

과거, 주신의 자리를 넘보며 내 우주의 신격들을 무참히 살해했던 존재.

감사관은 그중에서도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불패의 존재다.

과거, 정복왕조차도 무승부로 전 투를 마무리 지었던 적이 있을 정 도다.

물론, 지금이라면 다를 것이다.

하지만 감사관이 약하냐고 물어 본다면 고개를 내저을 것이다.

내우주에서 손에 꼽히는 신격조 차도 감사관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주 전체를 통틀어도 몇 없었다.

애초에 이 정도 힘이 없었다면 주신의 자리를 넘보는 진에 소속되 지도 못했을 것이다.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직접 처리하는 것이 가장 편한 길이다.

그러나 개입해서는 안 되었다.

‘성장이 필요해.’

사실 지금 서준의 몸은 언제 터 질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다.

진에 소속된 신격과 맞서 싸울 힘을 주기 위하여 혼돈의 힘을 강 제로 키워놓은 상태다.

지금 서준이 가진 그릇 이상으로 혼돈의 힘이 커져버렸다는 것이다.

임시방편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 계치를 제외하고는 모두 실타래처 럼 뭉쳐두긴 했지만, 언젠가는 풀 려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 전에……

체내의 혼돈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시켜둬야 했다.

방식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다행 히도 눈앞에 그 열쇠가 존재했다.

말했듯 감사관은 강하다.

그런 감사관과의 생사를 다투는

결투.

분명, 큰 성장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서준과 감사관의 싸움에 함부로 개입할 수 없었다.

과거 내우주의 신격들을 사냥했 던 힘을 생각한다면, 감사관은 지 금 한서준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 다는 예측이 선다.

걱정은 되지 않았다.

정복왕과 서준은 혼돈의 힘을 키 운 이후 끝나자마자 이곳으로 달려 왔다.

즉, 아직 서준은 혼돈의 힘을 제

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뜻이 다.

때문에 감사관이 자신만만하게 말한 것이다.

전투가 지속될수록, 서준은 아주 빠르게,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다.

감사관은 그런 성장에 밑거름이 되어줄 소중한 영양분일 뿐이었다.

무엇보다도 지금 정복왕은 처리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차가운 표정을 한 정복왕의 시선 이 하늘 너머, 요동치는 별들로 향 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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