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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90화 (290/517)

- 12권 20화

295화

“이런 잔재주로 이 몸을 꺾을 수 있올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어느새 오른팔을 회복한 토르가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리며 땅을 딛고 있던 발로 바닥을 크게 내리 친다.

쿠구구궁…….

지진이 일어나는 듯한 거대한 굉 음과 함께 토르의 몸에서 다시 푸 른빛 뇌전이 홀러나온다.

“늦었어.”

그 직전, 토르를 향해 뻗어진 또 다른 개벽의 검이 두터운 갑주를 찌른다.

꽈악……!

이윽고 폭발이 일어났고, 지척에서 있던 토르의 신형이 뒤로 멀찍 이 밀려난다.

생각보다 더한 무게감과 충격.

허공에서 구르고 있는 토르의 표 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이 내가 고통을 느꼈다고?’

지금 걸치고 있는 갑주, 에기르

또한 묠니르를 제작한 드베르그 형 제가 오랜 세월 공을 들여 만들어 낸 신물(神物)이다.

그런 에기르의 방어를 뚫고 충격 까지 준 것이다.

토르의 입가로 흐릿한 미소가 흘 렀다.

‘역시 아버지께서 옳으셨군.’

한서준을 죽이는 이유는 단순히 무례를 보였다는 것 때문이 아니었다.

눈앞의 이 인간은 위험하다.

어중간한 마음으로 얕잡아 보았 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었다.

쿵-!

벽면에 처박히기 직전 다시금 푸 른빛 뇌전에 휩싸인 토르가 두 다 리로 땅을 딛고는 자세를 가다듬는 다.

멀리 있는 서준을 응시하고 있는 눈동자에 담긴 투지는 더욱더 강렬 해졌다.

“인정흐}마. 너는 외우주의 다른 미개한 것들과는 다르구나. 그럼, 나도 전력으로 상대해 주마.”

“생각처럼은 안 될걸.”

서준이 코웃음 쳤다.

토르는 분명 강하다.

분명 만만치 않은 적이 확실했 다.

하지만, 확신할 수 있었다.

여기, 차원 아비도스가 토르의 무덤이 되리란 것을.

위대한 전사이자 천둥의 신인 토 르는 오늘부로 영원히 자취를 감추 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천둥의 신이 자 패배를 모르는 위대한 전사다!”

고함을 내지른 토르가 하늘을 향

해 손을 내뻗는다.

“묠니르여, 내게 오너라!”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날아온 거 대한 망치가 토르의 손아귀에 쥐어 진다.

북구의 신화에서 천둥 신, 토르 를 상징하는 무기이자, 무엇이든 부술 수 있는 신물(神物), 묠니르가 모습을 드러냈다.

토르의 입가에 자신감이 넘치는 미소가 흐른다.

“이제부터 진정한 힘의 차이를 보여주지.”

위험하다.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던 확신 이 흩어진다.

하지만 서준은 웃었다.

“재미있겠네.”

눈동자에는 투쟁(홰爭)심이 가득 차오른다.

서준은 만물을 무릎 꿇게 했던 존재.

그리고 종국에는 모든 마(魔)의 종주가 될 수 있는 마신의 근원을 품은 자이자, 혼돈에게 스스로 힘 과 능력을 증명해낸 존재였다.

쿠웅....

기운이 몰아치며 서준의 전신을 감싼다.

회색빛 소용돌이가 서준 주변의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순식간에 세계를 뒤덮는 잿빛, 혼돈의 폭풍이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 파편의 의식이 다뤄냈던 것보다 수십 배는 거대한 폭풍.

자그마치 38갑자에 달하는 혼돈 의 힘이 벌이는 파괴는 본인, 서준 조차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하나 넘쳐 오르는 힘과 일대를 뒤덮은 혼돈의 힘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곳의 지배자는 ‘서준’이라는 것 을 말이다.

콰쾅, 콰당-!

폭풍이 몰아치는 것만으로도 하 늘이 갈라지고 땅이 무너져 내린다.

혼돈의 힘을 이겨내지 못한 검은 먹구름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다.

기세등등한 표정을 보이던 토르 의 안색 역시 딱딱하게 굳어진다.

본인조차도 당황스러워했듯이, 토르 역시 서준이 이만큼이나 강력 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 몰랐었다.

“아직도 나를 사냥할 수 있을 거

라 생각해?”

서준의 등 뒤로 혼돈의 힘이 빠 른 속도로 응집되기 시작한다.

개벽의 검.

당연하지만 여태껏 보아왔던 평 범한 크기가 아니었다.

빚어낸 개벽의 검은 하늘을 뒤덮 을 정도로 거대했다.

지금 서준이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빠른 속도로 완성되 고, 지상에 있는 토르를 향해 쏘아 져 내린다.

“감히 이 토르님과 힘 싸움을 벌 이려 하다니! 크하하!”

하늘에서 내려오는 개벽의 검을 바라보고 있던 토르가 광소를 터뜨 린다.

그와 동시에 손에 쥐고 있던 묠 니르에서 눈이 멀 것 같은 푸른빛 뇌전이 터져 나온다.

“좋다, 한번 겨뤄 보자꾸나!”

입가에 호선을 그린 토르, 천둥 의 신이 고함을 내지르며 하늘로 치솟는다.

뻗어진 묠니르가 낙하해오던 개 벽의 검과 맞부딪히는 순간이었다.

콰—앙

폭음과 함께 세상이 깨질 듯이 뒤흔들렸다.

“하아아-!!”

그 끝에 승리의 포효를 내지른 것은 토르였다.

지금 서준의 가장 강력한 무기를 토르가 홀로 막아낸 것이었다.

심지어 지금 토르의 상태는 멀쩡 하다.

갑옷이 부서지고 몸 곳곳에 자그 마한 자상이 나긴 했지만, 치명상 이라 볼 만한 상처는 존재하지 않 았다.

아니, 오히려 눈동자에 피어나고 있는 투지는 전보다 더 기세등등해 져 있었다.

“한서준! 이게 네놈이 가진 전부 냐!”

토르가 내지른 고함이 세계에 울 려 퍼진다.

그 위용에 자연스레 서준의 눈이 가늘어진다.

‘위대한 전사……

이제야 새삼 토르를 칭하는 말이 와닿는다.

그는 사선을 넘나들고 전투를 거

듭할수록 강해지는 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위험한데.’

마신의 힘을 가지고 있고, 많은 혼돈의 힘을 다뤄낼 수 있었지만, 마음속에서 문득 위기감이 느껴졌 다.

‘쉽지 않은 싸움이겠어……

지금, 이 싸움뿐만이 아니라 앞 으로 남은 싸움까지.

그렇기에 더욱더 성장해야 한다.

토르를 죽이고 그가 가진 신격과 힘을 강탈하며 계속해서 성장해나 가야 한다.

심장에 자리 잡고 있던 마신의 근원이 크게 박동하며 내력을 가득 채운다.

쿵.... 쿵..

일대를 뒤덮은 혼돈의 폭풍이 토 르를 휘감았다.

갑주가 부서져 피부가 드러난 곳 에 크고작은 상처가 일어나는 것 같았지만 토르는 조금도 개의치 않 는다.

오히려 전보다 더 생동한 모습으로 서준의 앞에 당도한다.

“이런 나약한 공격이 통할 것이 라 생각하느냐!”

거칠게 외친 토르가 서준을 향해 주먹을 내뻗으려던 순간이었다.

그 공격은 육신을 꿰뚫고, 심장 을 부술 것이었다.

“죽여 주마!”

서준이 일으킨 혼돈의 힘이 재빠 르게 움직여 토르의 주먹을 휘어잡 았다.

공간이 뒤혼들리다 못해 잡아먹 히고는 두터운 토르의 팔을 집어삼 키려 한다.

실제로 토르의 팔은 혼돈의 힘에 집어삼켜져 찢기고 잘린다.

“이따위 상처는 내게 아무런 피 해를 입히지 못한다!”

푸른빛 뇌전이 솟구쳐 오르며 잘 려나간 팔을 다시 한번 재생시킨다.

“죽어라-!”

토르가 괴성을 내지르며 서준의 혼돈의 힘이 미처 방어하지 못하고 있는 안면을 가격한다.

M 크 ”

밀려오는 고통에 저도 모르게 신 음 소리가 홀러나온다.

그러나 토르의 공격은 여기서 끝 난 게 아니었다.

허공을 구르고 있는 육신을 곧장 뒤쫓아와 계속해서 주먹을 꽂았다.

혼돈의 힘을 일으켜 간신히 방어 하고 있긴 했으나, 미처 막아내지 못한 공격이 육신을 난타한다.

쾅! 쾅! 쾅! 쾅!

마치 포탄이 쏘아지는 듯한 굉음 을 동반한 맹공들을 견디지 못한서준의 육신이 허무하고도 초라한 모습으로 지면에 처박힌다.

육체 곳곳에서 알싸한 고통이 느 껴지고 입가에서는 핏물이 흘러나 온다.

이런 고통을 겪은 게 대체 얼마

만이던가?

‘ 빌어먹을.

이를 악문 서준의 눈에 독기가 차오른다.

이런 식으로 싸워서는 정말 죽음 을 맞이할 수 있었다.

서준은 분주히 머리를 굴리며 타 개책을 찾아간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곳에서 죽을 생각은 없다.

극한에 다다른 상황에서 생존본 능이 일어난 덕분일까?

서준은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맑아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계의 신격.

애초에 쉬운 상대가 아니라 생각 하고 있었다.

토르의 힘이 다소 예상을 넘어서 긴 했지만, 그렇다고 굳이 초조함 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차분하게 생각을 이어가기 시작 하자, 서준의 눈빛이 차분하게 가 라앉는다.

다소 마음을 진정하니 전투 중에 벌인 실수들이 떠오른다.

‘너무 다급했어.’

근래 일방적인 싸움만을 해와서 인지 오직 막강한 힘만으로 찍어 누르려 했다.

그것은 패도(W道)였으나, 근간이 라고는 할 수 없었다.

‘내 근간은 무공이야.’

애초에 과거 천마라 칭송받던 시 절과 최강이자 최악의 마선이라 불 리던 때, 무식하게 힘으로만 싸워 야 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열 손가락 안에 든다고 말할 수 있었다.

‘너무 바보 같았네.’

스스로를 자책하고 싶으나, 눈앞 에는 아직 토르가 있었다.

“목숨이 많이 질기구나. 이만 끝 을 내도록 하자.”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혀오는 토 르의 기척에서준이 눈을 반짝이고 고개를 주억이며 자세를 다잡는다.

방금처럼 폭발적인 힘을 쏟아내 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침묵이 돌 정도의 고요함 이 느껴진다.

“아니, 그렇게는 안 될걸.”

피식- 미소를 홀린 서준이 토르

를 향해 달려들었다.

“무의미한 발악에 불과하다, 어 차피 결과는 변하지 않을 것이거 늘!”

토르의 입가에 홍흉한 미소가 흐 른다.

천둥의 신이라는 이명을 증명하 기라도 하듯이 푸른빛 뇌전이 솟구 쳐 오르며 토르의 몸을 호위하듯이 펼쳐진다.

특히 묠니르에서 흘러나온 뇌전 은 혼돈의 힘으로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강렬하다.

그러나 두려워할 필요 없었다.

서준은 지금 전면에서 힘겨루기 를 하려는 게 아니었다.

시행착오를 겪고 과오를 극복한서준은 한층 더 강해져 있었다.

‘가장 기본부터.’

내뻗는 일권(一쏘).

그에 맞춰 토르가 묠니르를 휘두 른다.

쾅-!

요란한 굉음과 함께 벼락의 힘이 쇄도해왔지만, 서준이 내뻗은 주먹 을 살짝 옆으로 꺾어내자 쏘아지던 번개가 애꿎은 허공을 향해 쏘아진

파직-!

유능제강(柔能制剛),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제압한다.

물론, 단순히 부드러움만으로 제 압해낼 만한 힘이 아니다.

지금 서준의 움직임은 부드러운 듯 강하고, 강하면서도 여유롭다.

자신의 근간에 대하여 되짚은 서준의 무(武)는 한발 더 나가 있었다.

조화경, 생사경, 신격, 대신.

더 이상 어떠한 경지로도 설명할

수 없었다.

오롯이 본능에 가까운 무에 대한 감각이 쏟아지는 토르의 공격을 막 아내고 흘린다.

토르의 눈빛에 경악이 스쳐 지나 갔다.

‘ 변했다.’

분명 방금과 같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느껴지는 기세뿐만 아니 라 움직임 자체가 변했다.

‘……위험하다.’

가진 능력, 힘뿐만이 아니었다. 고작 몇 번의 공방을 통해 성장

을 이루어냈으며, 지금 이 순간에 도 계속해서 성장해나가고 있었다.

지금 이 자리가 아니라면 한서준 이라는 인간을 죽일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본능에 가까운 경고가 엄 습한다.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 다.

한서준의 성장은 빨라도, 너무 빠르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아직 완성되지는 못했다.

‘성장을 마치기 전에…… 죽인 다.’

거리를 좁혀오는 서준을 바라본 토르는 손에 쥐고 있던 묠니르를 꽈악- 말아 쥐고서, 전력을 다해 휘두른다.

콰쾅-!

천둥이 우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묠니르의 몸체가 단숨에서준의 머 리 위로 떨어져 내린다.

그러나, 손끝에 느껴지는 감각이 존재치 않는다.

전력을 다한 묠니르가 허공을 갈 랐다는 것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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