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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80화 (280/517)

- 12권 10화

285화

잠시 후.

서준은 하데스가 마련해준 방 안 에 홀로 남아 손에 턱을 괸 채로 고민에 빠져있었다.

‘승리를 확신할 수 있을까?’

하데스의 요청을 자신 있게 승낙 하긴 했지만, 감히 장담할 수는 없 었다.

애초에 티탄이라는 종족과 싸워 본 적이 없었던 탓이다.

어떤 능력과 힘을 지니고 있는지 모르기에 승리를 장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러나 모든 변수의 상황을 아우 를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존재했 다.

‘힘.’

어떠한 힘,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압도적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강력한 힘 말이다.

다행히도 지금 서준은 그런 힘을 갖출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마신의 근원.’

어느 정도 그 힘을 다뤄낼 수 있 게 되었지만, 천상의 대군주라는 것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약한 탓에 사용할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용하지 않은 것이었다.

‘불완전했었어.’

마신의 근원에 대해서 끊임없이 연구했지만, 아직까지도 안전하게, 또 완전하게 다룬다고는 말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마기(魔氣)는 오랜 세월 다뤄 아 주 친한 친구와도 같았기에 본능에 잡아먹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룰 수 없 었던 이유는 마신의 근원에 담겨 있는 힘이 너무나도 막강하여 육신 이 견디지 못한 탓이었다.

‘가이사의 환상에서 실험했기에 다행이었다만……

애초에 가이사의 환상이 없었다 면, 이런 무모한 도전을 하지 못했 을 것이다.

물론, 지금 중요한 것은 푸념 따 위가 아니었다.

‘뭐, 지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우리엘과 요피엘의 신격을 강탈 하고 그로 인해 이룬 성장은 상당

한층 더 강인해진 육신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이었다.

실제로 고민하기 전, 가이사의 환상에서 직접 마신의 힘올 다뤄보 았고, 결과도 썩 나쁘지 않았다.

‘조금 무리를 해야 하는 게 흠이 지만……

승리를 장담하기 위해서는 다른 수가 없었다.

‘마신의 근원……. 완전히 내 것 으로 만들겠어.’

수없이 많은 연구와 도전을 거듭 했기에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었

서준은 가부좌 자세를 취하고는 심장에 똬리를 틀고 있는 마신의 근원의 힘을 서서히 이끌어낸다.

서서히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마신 의 힘을 느낀 서준은 마음의 준비 를 했다.

‘방심하면 잡아먹힌다.’

가이사의 환상 속에서 성공을 해 보았다고 해서 아주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틈을 보인다면, 마신 의 근원은 곧장 정신과 육신을 집 어삼키려 할 것이다.

마침내 마신의 힘이 전신으로 퍼 져 나가는 순간, 서준의 눈이 번쩍 뜨인다.

“흐읍..

기본적으로 마기로 이루어진 힘 인 만큼 상당히 포악하면서도 아찔 한 고통을 동반했다.

전신을 짓누르는 중압과 당장이 라도 육신이 터져버릴 것 같은 격 통이 밀려온다.

‘모든 마(魔)의 종주가 되는 힘.’

상식을 아득히 초월하는 힘이 바 로 이 근원이었다.

이 막강한 힘을 품으려는 지금,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 로 위험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예리한 칼로 포장한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찰나의 실수는, 지옥의 고통과 함께 거대한 마기가 육신을 집어삼 키게 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준의 표정에는 한 치의 불안함도 존재치 않았다.

‘마기는, 내가 천 년 간 다뤄왔던 힘이야.’

어느 힘보다도 익숙하면서도, 헤

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힘이었다.

“크읍……

때문에서준은 신음을 삼키며, 폭발할 듯이 퍼지는 힘의 압박에도 결코 집중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서서히, 그리고 확실하게 내 품 으로.’

마기가 근간이었기에 마신의 근 원은 주인마저도 집어삼키려는 위 협을 가해오고 있었다.

조용히 숨을 죽이며 기회를 노리 고 있던 적에게 틈을 보여준 상태 란 말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한번 길들일 수만 있다면……

강자에 대한 절대복종, 강력한 힘을 내어줄 것이다.

‘티탄뿐만 아니라 우주 협회 놈 들조차도 감히 함부로 대할 수 없 는 힘을 가지는 거야.’

이 부당한 운명, 놈들의 손아귀 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마신의 근 원을 어떻게든 지배해야만 했다.

이미 수없는 연습을 거듭했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 후우......

내뱉는 심호흡과 함께 마신의 근 원을 체내의 단전에 안착시켰다.

상식을 아득히 초월하는 힘인 탓 에 당장이라도 혈관이 터져버릴 것 같은 아찔한 고통이 전신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다.

그러나 서준은 미동을 보이는 선 에서 그쳤다.

“크읍..

서준은 이 극심한 고통이 찾아올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티탄의 침공을 확실하게 막아내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확 실한 수단만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이 고통이 내가 벌인 일에 대한 책임이라면, 달게 받겠어.’

무고한 생명이 죽음을 맞이했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과거에 대한 속죄.

그리고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해 내야 했다.

‘천 년을 기다렸어. 힘겹게 다시 만난 행복한 일상……. 평화를 다 시는 잃지 않겠어.’

정체도 제대로 모르는 우주 협회 놈들에게, 어렵게 쥔 행복을 빼앗 길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전 우주에 보여줄 것이 다.

마신의 근원, 이 막강한 힘을 완 벽히 품는 것을.

나아가, 수십의 티탄들을 물리쳐 선언할 것이다.

한서준이라는 존재가 가진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말이다.

목표를 향한 집념, 의지가 서준 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끄아아악-!!’

비록, 마기에 잠식되어 육체가 뜻대로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속으

로는 비명이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끔찍한 고통이 이어지던 순간.

우웅-

무언가가 통하는 소리와 함께 막 혀있던 마신의 근원이 자유롭게 체 내를 회전하기 시작한다.

전신으로 퍼져 나가는 막대한 양 의 마기에서준의 입가에 환한 미 소가 어린다.

“......됐다.”

심장에서 조용히 똬리를 틀고 있 던 마신의 근원이 전신으로 발을 뻗고 서준의 뜻을 받들고 있었다.

마신의 근원이 가진 힘을 완벽히 품었다는 증거였다.

뒤이어 수많은 메시지 창이 떠오 르는 요란한 소리가 귓전에 울려 퍼짐에 따라 자연스레 서준의 입가 에 환한 미소가 어렸다.

레테의 왕성 테온에 돌연 요란한 굉음과 함께 지축이 뒤흔들리기 시

작한다.

오랜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일어 나지 않은 일이었다.

애초에 이곳은 지하세계였다.

이보다 더 깊은 지하는 티탄들이 봉인되어있는 타르타로스 뿐이다 .

지축이 흔들린다는 것은 타르타 로스에 둘린 봉인이 티탄의 힘이 외부로 새어 나을 정도로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가오고 있는 종말에 하데스의 입가에 씁쓸함이 묻어난다.

“곧 타르타로스의 결계가 부서질 것이다.”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었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임은 알 수 있었다.

차원의 명운이 걸려있는 일인 만 큼 절대적인 복종을 보이던 심복들 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정말 저 인간, 아니 리벨리온의 의장이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한서준이라는 존재가 약한 것은 아니었다.

대신의 신위에 오른 만큼 우주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강자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티탄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 고 있냐는 질문에는 쉽게 답할 수 없었다.

애초에 타르타로스에 봉인된 티 탄들 중에는 대신에 필적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도 여럿 있었다.

“지금이라도 올림포스에 다시 도 움을 요청해보는 것이 현명한 판단 이라 생각이 듭니다.”

본래 한 손으로는 두 손을 감당 할 수 없는 법이다.

티탄 또한 대신에 오른 힘을 가 진 만큼, 결국 수적 열세를 극복하 지 못할 것이다.

열이 넘는 대신들이 소속되어 있 는 올림포스 연합에 다시 도움을 요 청하여, 그 수의 열세를 메꾸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볼 수 있었다.

타당한 의견이었지만. 하데스는 단호히 고개를 내저었다.

“그대들도 알지 않나? 올림포스 의 신들이 얼마나 영악한 것들인지 말이야.”

도움을 줄지 자체가 미지수였을 뿐더러 설사, 도움을 준다고 할지 라도 그에 따른 대가는 상당히 불 합리한 것일 게 분명했다.

레테는 자유와 주도권을 모두 잃

게 될 것이란 말이다.

살아남는다고 해도 사는 것이 아 닌, 지옥과 같은 일상일 것이다.

“허나, 명운을 다하는 것보단 살 아 있는 것이 좋은 게 아닙니까.”

“걱정할 거 없다, 우리는 지지 않을 것이다.”

하데스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심 복들이 아랫입술을 질끈- 깨문다.

“……위대한 제우스 님조차도 버 거워했던 존재들입니다.”

다소 무례한 말을 내뱉는 것에도 하데스는 타박하지 않는다.

모두 오랜 시간 레테에서 살아왔 고, 지키기 위해 노력을 했던 이들 이다.

지금도 필사적으로 레테를 지키 려 하기에 저런 말을 내뱉는다는 것을 하데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하데스는 씁쓸한 미소 를 흘리며 입을 열었다.

“그대들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걱 정하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일 은 결단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네.”

처음 서준에게 도움을 청할 때만 해도 하데스 또한 이런 확신이 없 었다.

하지만 직접 보고, 겪고 나자 확 신을 가질 수 있었다.

‘마신의 근원을 품은 인간……. 허나 그럼에도 그 힘에 잡아먹히지 않은 존재.’

한서준이라는 존재는 소문으로 들었던 것보다 훨씬 더 강인한 존재였다.

물론, 단순히 마신의 근원을 품 고 있는 것으로 그를 완전히 신뢰 한 것은 아니었다.

‘강대한 적들을 앞에 두고도 조 금도 움츠러드는 기색이 없었다.’

비단 티탄뿐만이 아니었다.

우주 협회와 이계의 신격 앞에서 도 주눅 드는 기세가 없었다.

이 모두가 허세라고 말할 수 없 었다.

‘분명, 한서준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견주고 계산하고 있었다.’

아무리 대신이라 할지라도 만용 을 보인다면, 영멸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영멸은 생사부나 죽음의 신들의 도움을 받아야 되살릴 수 있는 그 런 죽음이 아니다.

말 그대로 존재 자체가 영원히 사라지게 되는 그런 죽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준은 자신 감을 표출해냈다.

되도 않는 허세를 부리며 무모함 을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필요한 만큼 생각과 계산을 하고, 대신 행동을 보일 때는 누구 보다도 빠르고 과감했다.

‘대신에 오른 존재들은 모두 오 만하다고 생각했거늘.’

우주 내에서 단 100명밖에 존재 하지 못하는 강자인 탓에 아무리 겸 손한 이라 할지라도 대신에 오른다 면 자아도취에 빠지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한서준은 자신을 냉철하

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계속해서 기대감이 부풀어올랐다.

‘한서준은……: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이들 과는 다르다.

티탄을 물리쳐 레테를 구원하고, 나아가 우주 협회를 몰아내 이 우주 에 진정한 자유를 되찾아줄 것이다.

생각을 끝맺은 하데스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내뱉는다.

“리벨리온의 의장, 우리 레테와 한서준의 힘이 더해진다면 필시 티 탄을 몰아내고 이 땅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하데스의 말에도 불구하고 심복 들은 물러날 생각이 없는지 다시 입술을 달싹인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가라앉히 시고, 현실을 직시하셔야……

하지만 그들은 말을 끝맺지 못했 다.

쌔액-!

거대한 기파가 하데스와 그 심복 이 모여 있는 회의장을 뚫고 지나 간다.

자연스레 모두의 시선이 기파가 퍼져 나온 곳, 서준이 머무는 방

쪽으로 향한다.

“이 힘은……

마기와는 연이 깊은 곳이었기에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한서준에게 내어준 방에서 모든 마의 종주라 불리는 ‘마신’의 힘이 홀러나오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당황을 금치 못하는 심복들을 향 해 하데스의 입가에 미소가 어린다.

“설마 한서준, 아니 우리의 종주 이신 마신님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겠지?”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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