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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70화 (270/517)

- 11권 25화

275화

분주히 움직여 서준이 향한 곳은 각국의 정상을 소집한 회의장이었다.

‘리벨리온 쪽은 알아서 잘할 거 야.’

모두 충성심이 높고, 천사들에 대한 증오가 극에 달했기에 잡음이 나올 리는 없었다.

하지만 지구의 권력가들은 달랐 다.

이들은 욕심이 많았다.

주제에 넘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자유를 가지고 있었다.

리벨리온이라는 이름 아래 결속 했지만, 그들에게 자치권과 같은 자유를 억제한 것은 아니었다.

자그마치 70억에 달하는 지구의 인구.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질 수는 없었기에, 모난 생각을 지닌 이들 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때문에, 세계 각국을 완전히 제 어할 도리가 없었다.

물론, 서준이 하고자 한다면, 하 지 못할 것도 없었다.

한때 우주를 지배, 수호하고 있 는 천사와 악마들마저 능가하는 절 대적인 힘이란, 그 정도로 막무가 내식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었다.

재력, 무력, 권력 그 어느 것도 부족할 것이 없는 서준이 마음먹는 다면, 그 과정에서 다소 불만은 쌓 일지언정 반항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서준은 그들을 통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유롭게 놓아두고 지켜

보았다.

대신하여 적합한 인재들을 붙여 그들의 행동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개인의 의사와 자유를 존중했으 나, 뒤통수를 맞는 건 영 질색이었 으니 말이다.

‘요즘 특별한 동태를 보이는 국 가는 없었다고 보고받았다만……

실제로도 강석호의 연락을 받고 한자리에 모인 각국 정상들의 눈동 자는 이번 싸움에 대한 기대를 내 비치고 있었다.

“이번 전쟁에서만 이긴다면 정말 로 저희 인류가 완전한 독립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군요.”

“우리 인간의 시대가 오는 겁니 다.”

마음이 아주 일치하진 않았지만, 서준을 중심으로 점점 뭉쳐가는 지 구의 분위기에 반하고자 하는 인물 은 누구도 없었다.

덕분에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 되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민 간인이 대피할 수 있도록 인구 밀 집 지역에는 마나를 이용한 이동 장치들을 개설해 놓겠습니다.”

“언제 어떤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최정예의 각성자로 기동대 를 편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상위 종족의 침공이라는 현실, 예고된 전쟁에 각국의 정상은 현실 적으로 가능한 최상의 대책들을 내 놓았다.

물론, 서준이 각국 정상을 모두 를 한자리에 불러 모은 것은 단순 히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만은 아 니었다.

‘영악한 천사 놈들이 아무런 정 보도 없이 무작정 침공을 벌여올 리가 없지.’

호시탐탐 지구, 리벨리온을 노리

고 있던 놈들이다.

심어놓은 정보원이 있을 것이다.

당연하지만, 일반 시민은 논외였 다.

‘요직에 앉아 있으면서도 제 주 제를 넘는 욕심을 탐하는 존재.’

거름망을 좁히고 나자, 눈에 띄 는 것은 두 사람이었다.

일본의 하뉴 마사토와 교황청이 있던 바티칸의 아벨 마르코세스.

대격변 이후 많은 권력과 힘을 가쳤었으나,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여 급격히 몰락하게 된 나라.

그중 가장 먼저 시선이 간 곳은 서준의 등장으로 급격히 쇠퇴하게 된 바티칸의 아벨이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얼추 회의는 끝난 것 같으니 이만 물러가도 되 겠습니까?”

자리 자체가 불편한 것인지 아벨 은 성급히 회의장을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어차피 의장님께서 잘 지켜주실 것인데 괜히 저희끼리 힘을 뺄 필 요는 없지요.”

시선은 곧 상석에 앉아 있는 서준에게로 향한다.

“부디, 이번에도 잘 부탁드리겠 습니다.”

아벨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피 어나고 있었다.

오히려 이렇게 노골적인 쪽이 의 중을 알아내기가 더 쉽다.

서준은 아벨을 조금 더 유심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 그러기 위해 창설한 연합이고 앉은 의장이니까.”

“역시나 고귀한 희생정신을 가지 신 영웅이시군요.”

웃음을 홀리는 서준을 향해 곁눈

질한 아벨이 볼을 긁적였다.

“보아하니, 저희의 힘이 필요하 다기보다는 괜한 일을 벌이지 않을 까 싶으셔서 모은 것 같은데, 저는 의장님을 적대할 생각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한 나라의 수장일 뿐입니 다. 수많은 차원을 거느리고 있는 의장님에게 어찌 반기를 들겠습니 까.”

아벨의 말에서준이 눈을 반짝였 다.

“제법 눈치가 빠르네.”

“뭐, 여태까지 눈치만으로 살아 남은 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까요. 저희 바티칸보다는…… 저기 동쪽의 섬나라인 일본, 하뉴 쪽이 더 의장님에 대한 분노가 크겠지 요.”

“너무 함부로 말을 내뱉는군.”

아벨이 눈초리를 날카롭게 뜨고 는 하뉴의 말을 받아쳤다.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한서준 의장님의 등장 이후로 외교 관 계에서 큰 피해를 입은 것은 한국 과 척을 지고 있던 일본 아닙니 까‘?”

“천사라는 존재 자체의 부정으로 관광업으로 연명해왔던 바티칸의

교황청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걸로 아는데요?”

눈을 부라린 아벨이 하뉴를 응시 한다.

눈동자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마찬가지로 아벨을 바라보는 하 뉴의 눈동자에도 날카로운 기세가 피어나고 있었다.

“둘 다 그만.”

연신 웃으며 상황을 방관하던 서준이 입을 열었다.

“진짜로 상대를 죽일 용기도 없 으면서 허세만 부리는 꼴을 보고 있자니, 너무 유치하고 지루해서

말이야.”

이후, 두 사람 모두를 향해 도발 적인 말을 내뱉은 이후 비웃음을 보인다.

자연스레 하뉴와 아벨, 두 사람 의 얼굴이 동시에 붉어졌다.

“왜, 나에게도 허세를 부려 볼 생각인가?”

둘을 바라보며 코웃음을 친 서준 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거칠게 일 어난다.

일대를 짓누르고 집어삼키는 그 흉폭한 기세에 아벨의 얼굴이 먼저 창백하게 변했다.

....

놀란 표정을 한 아벨은 펄쩍 뛰 어 제자리로 돌아오며 양손을 내저 었다.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다른 누구도 아닌 의장님에게 허세를 부 리려 하겠습니까.”

겁에 잔뜩 질린 그를 향해 웃음 을 남긴 서준의 시선이 이번에는 하뉴를 향했다.

마찬가지로 창백해진 안색에 양 팔과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었지만 하뉴는 여전히 서준의 모습을 계속 해서 응시한 채로 서 있었다.

“감히 의장님께 허세를 부릴 생 각은 없습니다만, 이 자리에 있으 면 괜한 분란만 일어날 듯도 하니, 이만 자리를 떠나도 되겠습니까?”

“편한 대로 해.”

서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하뉴는 곧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회의 실을 빠져나간다.

뒤이어, 서준도 가볍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이고는 자리에서 일어 났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당장 회의를 더 진행하기는 힘들 것 같으니 잠 시 휴식을 취했다가, 내일쯤 다시

모여서 대화를 나누도록 하죠.”

그렇게 회의장을 빠져나온 서준 은 굳이 하뉴의 뒤를 쫓지는 않았다.

대신하여 금룡흑포 안에 보관해 두었던 카구야의 거울을 꺼내들어 분신을 빚었다.

분신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어, 분신은 빠른 속도로 하뉴 가 빠져나간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 작했다.

그에 반해서 서준은 천천히 걸음 을 옮기며 밖을 향한다.

‘일본과 바티칸.’

머릿속으로는 방금, 마주했던 두 정상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벨은 영악해, 하지만 주제를 모르는 건 아니야……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여 무례를 보이긴 했지만, 선을 넘어서지는 않았다.

능력 밖의 욕심을 부릴 만한 작 자는 아니었다.

‘그리고 일본.’

과거처럼 음침한 분위기를 뿜어 내고 있었다.

때문일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 을 강하게 받았다.

하지만 느낌은 느낌일 뿐이다.

‘가능하다면 더 이상 지구에서 배신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는 데……

물론, 개인적인 바람일 뿐이다.

본능적인 느낌이 빗나갔던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입맛을 다신 서준은 최악의 상황 을 대비해나갔다.

처음 대격변의 시기, 일본은 변 화한 시대의 흐름을 빠르게 인지했 고, 황급히 발맞춰 쫓아갔다.

덕분에 일본은 새로운 병기이자 국력을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 는 각성자를 남들보다 많이 육성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일본은 과거, 전쟁에

서 패배한 이후 군대를 조직할 수 없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력 이 세계 랭킹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강력한 국가가 되 었다.

실제로도 한때 일본은 최강국이 라 일컬어지는 미국, 최강의 각성 자라는 크라운즈 나이트들조차도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일본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 었다.

하지만 단 한 명, 한서준이라는 인간으로 인하여 모든 것이 변했다.

나라를 부흥케 했던 시련의 산과 유능했던 일본의 각성자들까지.

모조리 다 앗아간 존재였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한서준의 사지를 찢어발기고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많은 것을 잃은 일본에 게 더 이상 그런 힘은 남아있지 않 았다.

분노를 잊은 것은 아니다.

참고 또 참으며 삭여 냈다.

중간중간, 수많은 제의가 왔었지만, 괴물과 같은 속도로 성장한 한서준을 잡아내기에는 모두 터무니 없는 것들에 불과했다.

확실한 기회의 순간이 찾아오기 전까지 참고 또 참아 냈다.

이런 노고가 하늘에 닿은 것일 까?

기다리고 있던 확실한 기회가 찾 아왔다.

‘엘리시움, 대군주님들의 신계(神 啓):

여태껏 제의를 건네 왔던 조무래 기들이 아니었다.

천사 중에서도 절대자라 일컬어 지는 열둘의 대군주.

그중에서 자그마치 셋이나 손을

내뻗어왔다.

그 조건조차 매우 구미가 당기는 것이었다.

[우리 엘리시움이 승리한다면, 지 구의 모든 나라를 멸망시키고 너희 일본이 대제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 록 해주겠다.]

그야말로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였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내 승자로 역사에 하뉴 마사토라 는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늦었군.”

들뜬 생각을 이어가던 하뉴가 대

사관에 도착해 들어서기 무섭게 소 파 위에 몸을 기대고 있던 사내가 입을 열었다.

정갈한 정장 차림에, 꽤나 고급 인 것으로 보이는 시계를 착용한 그는 일본의 대사관에서 최고 권력 자라 할 수 있는 하뉴가 왔음에도 뒤조차 돌아보지 않았다.

하뉴도 그런 사내를 향해 아무런 불만을 표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소 겸손한 자세로 사 내를 바라보며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자네 또한 체면이 있을 텐데, 이렇게 과한 충성을 보일 필요는 없네, 자네는 흔한 졸병이 아니라 곧 탄생할 대제국의 수장이지 않 나‘?”

그 말에, 하뉴의 입가로 환한 웃 음이 흐른다.

“과잉 충성이 아닙니다, 고귀한 대군주 우리엘 님에게 보이는 제 진심이자, 경의일 뿐입니다.”

“아주 훌륭한 자세야.”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린 우리 엘이 하뉴와 시선을 마주한다.

하얗다 못해 창백한 피부색, 그

리고 금빛 머리와 다르게 눈은 다 소 진한 붉은빛이다.

“한서준, 리벨리온 쪽은 침공에 대하여 어떠한 방책을 세우고 있 지?”

하뉴가 곧장 고개를 주억이며 말 한다.

“특별할 것은 없었습니다, 예상 하셨던 대로 전쟁의 여파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방도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당황스러울 것은 없었다.

우리엘의 입가에 피식- 미소가 흐른다.

“당장으로써는 마땅한 대책을 낼 수는 없겠지……

뒷말을 흐리며, 생각에 잠겨있던 우리엘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흘 렀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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