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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50화 (250/517)

- 11권 5화

255화

자연스레 서준의 손이 혼돈의 파 편을 쥐었다.

물론, 지금도 정확한 용도는 알 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느껴지는 혼돈의 힘만으로도 이 파편이 품고 있는 가능성 에 대해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었다.

‘혼돈의 파편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언제나 강한 힘을 갈망하고, 쟁 취하길 원했고, 그렇기에 이 자리 까지 도달한서준이었다.

서준이 강한 힘을 원하는 건 집 념이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그 때문일까?

생각만으로 온몸이 저릿하고 입 안이 바싹 말랐다.

당연하지만, 단순히 이런 감정에 휘말려 바알을 만나러 가는 것은 아니다.

‘내 것을 건드린 대가를 확실하게 치르게 해야지.’

큰 성장을 이루어내긴 했지만, 성정까지 변한 것은 아니다.

서준은 여전히 동료와 신하들을 상당히 아꼈다.

바알의 만행을 지켜보고만 있을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 당장 무작정 파탈라 대륙으로 달려갈 생각은 없었다.

‘바알에게는 무수히 많은 군단과 옆을 지키는 마왕들이 존재해.’

홀로 그들을 상대하는 게 불가능 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의 서준은 혼자 모두 감당할 필요가 없었다.

‘리벨리온 연합의 힘을 이용한 다.’

파탈라 대륙으로 향할 수 있던 한강의 게이트가 닫히긴 했지만, 이동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지금 지구, 리벨리온 연합은 게 이트를 열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 하고 있었고, 차원 이동 장치에는 파탈라 대륙으로 향하는 좌표가 있었다.

준비만 끝마친다면, 언제든지 돌 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건 알지 만, 많은 시간을 줄 수는 없어.”

지금 이 순간에도 파탈라 대륙의 사람들, 수많은 신도가 악마들의 손에 죽어 나가고 있는 것이 느껴 진다.

“정확히 이틀, 그날까지 회복을 끝낼 수 있도록 해.”

바그너 또한 레지스탕스의 수장 으로서 타키온이 세운 자이로스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던, 상당히 영리한 편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구태여 다른 말을 할 필요는 없 었다.

서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읽어 낸 바그너는 말 그대로 전력으로 회복 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틀 후.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바그너는 서준이 기억하고 있는 멀끔한 모습 으로 돌아와 있었다.

두 눈동자에는 전에는 보지 못했

던 강한 열망과 투지가 어려 있었다.

“생각 이상이네.”

인간이라고는 볼 수 없는 회복력 이었다.

단순히 마나를 다루는 능력뿐만 이 아닌, 용족 특유의 재생 능력 또한, 어느 정도 자기 것으로 만든 것 같았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짐이 되진 않을 거야.”

“이게 전부가 아니란 말이야?”

서준은 가는 눈으로 바그너의 상 태를 확인한다.

느껴지는 기운은 이전에 헤어지 기 직전과 큰 차이가 없다.

딱히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게 전력이 아니라면 또 이해가 되기도 했다.

“내 목표는 모든 용족을 사냥하 는 것. 수많은 혈투를 앞두고서, 정 체되어 버린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지.”

생각해보면 과거의 바그너는 이 런 재생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흡수한 타키온의 피에 적응하면

서 성장을 해온 것일 터다.

“확실히 그 정도라면 짐이 되지 는 않겠네.”

“절대로 실망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테니까.”

“듬직하네.”

바그너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서준은 빠른 걸음을 옮겨 곧장 우 주선의 중심지, 차원 이동 장치가 있는 곳에 당도했다.

“오셨습니까.”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숙인 나라 연천의 옆에는 최정예로 구성된 연 합의 구성원들이 함께 있다.

자칼, 에우레시아, 무명신의, 마 지막으로 서연까지.

그들은 서준을 향해 고개를 숙여 보이며 인사를 건넸다.

“준비는 끝났겠지?”

서연이 고개를 주억인다.

“확실하게 검토했어.”

상당히 꼼꼼한 성격의 서연이 이 렇게까지 당차게 대답한다면, 더 이상 캐물을 필요 없었다.

“그럼 바로 가볼까?”

“감히 저희 연합의 땅을 침범한 것에 대해 심판을 내려주도록 하

죠.”

서준의 물음에 답변을 한 이는 나라연천이었다.

이후 그는 석판 위에 무언가를 기입하기 시작한다.

우웅-

얼마 가지 않아서 차원 이동 장 치의 바로 아래, 파탈라 대륙으로 향하는 게이트가 열려가기 시작한 다.

“모두 알고 있겠지만, 나는 내 동료 혹은 훌륭한 부하들의 비극을 절대로 방관하지 않을 거야, 그건 군주의 도리가 아니거든.”

서준이 리벨리온 연합원을 직시 한다.

“그런데 악마 놈들은 아직 그걸 모르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해.”

말재주가 있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기 모여 있는 연합원 들은 서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고 있었다.

그들 역시 서준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주억인다.

다들 파탈라 대륙과 비슷한 상황 을 겪어봐서일까?

분노로 점철된 시선.

그 눈빛이 썩 마음에 든다.

‘괜한 걱정은 필요 없겠네.’

지난 6개월이란 시간 동안 고된 수련을 해온 것은 비단 서준뿐만이 아니었다.

모두가 무섭도록 성장을 했다.

실제로도 여기 모여 있는 일원들 은 모두 신격에 달했거나, 끝자락 에 걸치게 되었다.

바알을 지키고 있는 마왕(魔王) 들과 악마 군단들을 상대하기에 충 분한 전력이라는 것이다.

파지 직-

때마침 차원 이동 장치가 파탈라 대륙으로 향하는 게이트의 입구를 완전히 개방했다.

이런 곳에서 왈가왈부하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긴말하지 않을게, 동료들의 피 값을 받으러 가자.”

눈동자에서부터 으스스한 살기를 뿜어낸 서준이 발걸음을 딛고 게이 트를 넘어선다.

두 번째 파탈라 대륙 행이었다.

독기(毒氣)로 똘똘 뭉쳐 있지만, 잔꾀로 가득 찬 속 모를 놈.

서준이 생각하는 바그너의 인상 이 바로 그러했다.

허나 어느 순간부터 바그너는 변 했다.

여전히 잔꾀를 부리지만, 누구보 다도 파탈라 대륙을 아끼고 있었다.

때문에, 대륙을 반드시 되찾아내

리란 의지가 강했다.

실제로 바그너는 망설임 없이 몸 을 던지고 있었다.

“바알-!!”

파탈라 대륙으로 되돌아온 그는 당당하게 리벨레의 수도, 이제는 악마의 것이 되어버린 황성의 앞에서 목소리를 드높였다.

하나하나 되찾아가기에는 파탈라 대륙의 땅이 너무나도 넓었고, 오 히려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들 뿐이 다.

어차피 바알을 쓰러뜨리지 못한 다면 파탈라 대륙은 평화를 맞이할

수 없었다.

악마왕만 쓰러뜨린다면 사실상 나머지 군단과 마왕들은 문제가 되 지 않는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쌔액-!

성 주변을 배회하고 있던 악마들 이 날개를 펼치며 바그너를 향해 달려든다.

마구잡이로 달려드는 것처럼 보 이지만, 모두가 바알을 따르는 군 단으로 치밀한 협공이었다.

하지만, 두려워할 것은 없었다.

분노로 점철된 바그너가 입술을 달싹인다.

“갈라지고 찢어져라.”

타키온이 사용하던 용언의 힘으로 펼쳐진 마법들이 악마들의 머리 를 가르고 사지를 불태운다.

“바알! 이런 조잡한 것들로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상처를 회복한 바그너의 마법을 막아내기에는 바알의 군단원들은 너무나 나약했다.

성을 휘감은 짙은 마기의 결계조 차 그의 발걸음을 막을 수 없었다.

‘나는 명예로운 지크프리트의 후 예.’

그가 흡수해낸 타키온의 힘은, 어떠한 마나라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마나의 종주였다.

마기라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기 운, 마나로 분류된 힘이다.

침입자를 제거하기 위해 쇄도해 오는 마기들을 손아귀로 낚아채고 찢어발긴 바그너의 신형이 황성의 내부로 당도하는 순간이었다.

“설마 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구 나.”

하늘 위 날개를 펼친 채로, 기다

란 뱀 꼬리를 늘어뜨린 악마의 모 습.

악마왕, 바알은 아니다.

그러나 얕볼 만한 상대 또한 아 니었다.

바알을 보좌하고 있는 서열 18좌 의 마왕이자 지옥의 대공 중 한 명 인 바신이 바그너를 맞이해주고 있었다.

“역시 폐품이라 사리 판단이 잘 안 되는 건가?”

비릿한 미소를 홀린 바신이 바그 너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린다.

내뻗어진 주먹에서 퍼져 나온 기

파는 바그너의 몸을 강하게 타격했 다.

그러나 물러나지 않는다.

“막아라.”

용언의 힘을 일으켜 방어막을 세 워 내는 것으로 바신의 공격을 막 아낸 바그너의 입가로 미소가 홀렀 다.

“바신이여, 슬레이어들……. 내 동족을 많이도 죽였구나.”

눈매를 가늘게 뜬 바그너가 바신 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의 주변에 풍겨 나오는 피 내 음에 담긴 마나는 바그너에게 너무

나도 익숙한 것이었다.

“그래서 뭐 복수라도 하려고 돌 아온 거냐?”

대답 대신 살기를 쏘아 낸, 바그 너가 입술을 달싹인다.

“타올라라.”

이어서 거칠게 일어난 불꽃이 바 신의 신형을 뒤덮었다.

허나, 일어난 불꽃이 덮친 것은 애꿎은 허공일 뿐이었다.

“고작 그 정도 속도로 이 몸에게 닿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 냐?”

신기루처럼 흩어진 바신의 신형 이 바그너의 등 뒤를 점한다.

“막아라!”

몸을 재빠르게 돌린 바그너의 방 어막과 바신의 주먹이 격돌한다.

콰앙-!

일대로 퍼져나가는 충격파와 함께, 황성을 뒤덮고 있던 마기의 결 계에 금이 가며 무너져 내린다.

쩌적-!

그 중심, 서로 간의 공방을 계속 주고받고 있는 바그너의 눈이 가늘 어진다.

‘역시 강하군.’

마왕, 바신이 괜히 지옥의 대공 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덕분에 전투의 파장으로 인해 일 어난 요란한 굉음에 인근을 지키고 있던 악마들이 하나둘씩 달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의도했던 결과였지만 아직 부족 하다.

‘바알이 이 정도에 모습을 드러 낼 리 없다.’

괜히 바그너가 혼자서 황성으로 쳐들어온 것이 아니다.

서준을 비롯한 리벨리온의 핵심 전력들이 황성 바깥에서 대기 중이 었다.

조심성이 많고, 항시 꾀를 부리 는 바알이 인지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당연하지만, 간악한 바알이 한서준이라는 위험을 두고 쉽게 움직임 을 보일 리가 없었다.

확실한 기회, 허점을 파고들 때 까지 몸을 숨기고 웅크리고 있으려 할 것이다.

그렇기에 바알이 반드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미가 당길 만한 미

끼를 던져야 했다.

다행히도 바그너는 그러한 미끼 를 가지고 있었다.

고개를 주억인 바그너는 망설임 없이 허리춤에 손을 올려 검집 안 에 두었던 그람을 꺼내어든다.

스릉-

검이 뽑혀 나오는 순간, 바신의 눈에는 감출 수 없는 떨림이 번져 나간다.

“이 검의 힘이라면 네놈에게 닿 을 수 있겠지……

웃음을 보인 바그너가 그람을 바 닥에 내리꽂는다.

챙-!

그 순간, 거대한 푸른빛 섬광이 뿜어져 나오며 일대를 뒤덮었다.

이어서는 주변에 가득 찬 마기들을 밀어내고, 부쉈다.

“그람?!”

이전 전투에서 바그너는 그람을 사용하지 못했었다.

쓸모가 없어서 사용하지 않은 것 이 아니다.

계속되는 바알의 일방적인 공세 에 제대로 활용할 틈이 없었을 뿐 이다.

애초에 그람은 우주에서도 손꼽 히는 명검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던 물건이었다.

오랜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람의 모습에 바신은 위기감을 느 꼈다.

그람은 비단 용족만을 약화시키 는 것이 아니다.

강한 힘을 갈망하고 탐내던 레긴 의 집념과 같은 그람이 가하는 억 제력은 우주 전체를 통틀어서도 손 에 꼽힌다.

바신은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내

지르며 양팔을 넓게 휘둘러 마기를 넓게 퍼뜨린다.

그람의 억제력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결계의 축이라 할 수 있는 그람 을 뽑아내면 그만이었다.

물론, 바그너가 그 상황을 두고 만 보고 있을 리가 만무했다.

“내리쳐라.”

바그너의 용언이 내뱉어진 순간, 바신의 머리 위로 한 줄기의 푸른 섬광이 내리친다.

원래라면 가볍게 피해낼 수 있는 공격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람이 가하는 억 제력으로 인해 나약해진 육신이 뜻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쾅! 쾅!

요란한 폭음이 일대에 울려 퍼진 다.

“끄아악-!”

바신의 입에서 터져 나온 괴성이 사방을 쩌렁쩌렁 울렸다.

뱉었던 말대로, 바그너의 공격이 바신에게 닿게 된 것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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