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권 22화
247화
즐거운 저녁 식사를 마친 이후.
모처럼 만에 찾아온 휴일이었지만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 때문인 지 마냥 편히 있을 수는 없었다.
정확히는, 반드시 확인해보고 싶 은 것이 있었다.
‘대신(大神)의 권한.’
포스 시스템이 자체로 규칙을 재 정립해 만든 존재하지 않던 W1 번 째 자리를 차지한 신위.
파탈라 대륙에서 확인을 해보고 싶었지만 자이로스 제국의 끈질긴 저항 때문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 황들로 차마 시간을 내지 못했었다.
그러나 현재, 지구에서는 간만의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런 날 점검을 확실하게 해둬 야지.’
오래전부터 대신에 오른 천사와 악마, 그리고 용족들과의 싸움까지.
하나같이 쉽지 않은 싸움일 것이 확실했다.
본래의 전력을 백 퍼센트, 그 이 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자신
의 전력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고 있을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서준은 망설임 없이 시 스템 창을 불러왔다.
[대투신 (大請神)]
기(氣)로 펼치는 무공(스킬)의 위 력이 다섯 배로 강화됩니다.
모든 스테이터스(힘, 민, 체, 내) 가 1500씩 상승합니다.
자신보다 강력한 적을 상대할 시 모든 스테이터스가 5배 중가합니 다.
적을 처치할 시 획득하는 경험치 의 양이 2000% 상승합니다.
보유한 신화를 통해 대권능(大權 能)을 한 가지 창조해낼 수 있습니 다.
대투신에 다다른 능력을 확인한서준의 입가에 미소가 흐르기 시작 한다.
‘생각했던 것 이상의 상승 폭이 야.’
기존의 효과들이 상승 폭이 뛰어 난 것은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서준의 마음 을 사로잡는 것이 존재했다.
‘대권능.’
단순히 법칙을 비트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법칙과 규율을 만들어낼 수 있는 권능.
입 아프게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옥황의 대권능을 통해 이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었다.
그 정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 는 대권능에 단순한 보조가 아닌 오롯이 파괴만을 담아낸다면 말 그 대로 차원, 세계를 부수는 것도 허 황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물론, 그를 펼쳐낼 수 있는 심, 기, 체가 받쳐주어야 가능한 일이 지만 말이다.
차원 하나를 붕괴할 힘.
당연하게도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스테이터스 창을 바라보 는 서준의 입가에는 여유로운 미소 가 흐르고 있었다.
[스테이터스]
이름 : 한서준
신명 : 대투신
서브 직업 : 중급 독극신
수식언 : 용기
레벨 : 621
보유 내공 : 8,470
보유 신성력 : 1610
힘 : 7,374, 민첩 : 7,373, 체력 : 7,374
특이사항
1. 현재 1개의 혼돈의 파편을 보 유 중입니다.
2. 아카식 레코드를 통하여 혼돈 의 파편에 관한 정보를 열람할 것 을 권장 드립니다.
사도들과 타키온을 처치하여 상 승한 레벨, 대투신에 오름으로써 획득하게 된 스테이터스가 더해진 덕에 심과 체는 충분히 갖춰졌다.
마찬가지로 기 또한 마선의 경험 과 기억이 있었기에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대권능의 능력을 전부 파괴에만 쓴다고 할지라도 감당할 수 있어.’
직접 펼치지 않았기에 확신하는 것은 금물이었다.
하지만 옥황의 대권능에서 느껴 지는 힘을 다시금 상기하다 보면,
자신도 충분히 펼칠 수 있을 것이 라는 확신이 서기 시작한다.
그 정도의 파괴라면 대신에 오른 천사와 악마, 그리고 용족과의 전 면전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방심을 보 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해야지.’
서준의 시선이 한편에 놓인 회색 빛 돌로 향한다.
‘혼돈의 파편.’
처음 보는 물건, 그렇기에 용도 를 아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저 타키온에게서 얻은 물건이 라는 명목과 파편에서 느껴지는 혼 돈의 힘 때문에 보관하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스테이 터스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혼돈의 파편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게 되 었다.
띠링-!
[아카식 레코드, 허공록의 권한 레벨이 현재의 무위와 능력에 비례 하여 레벨 5로 상승합니다!]
[사용자 ‘한서준’이 요청한 ‘혼돈
의 파편’에 대한 정보를 열람을 시 작합니다.]
[혼돈의 파편, 그것은 ??에 닿을 수 있는 물건으로, ??한 용도로 사 용할 수 있으며…….]
[Error!]
[접근 권한이 없습니다.]
[아카식 레코드의 권한 레벨을 올려야지만 추가적인 정보 열람이 가능합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읽고 나자
확신이 들었다.
‘상당히 귀한 물건이네.’
현재 아카식 레코드의 권한 레벨 은 5.
웬만한 비밀, 지식은 모두 알아 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다.
당장 이전 레벨 3의 권한으로도 대신과 관련된 정보들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런데 혼돈의 파편은 5레벨로도 극히 일부의 정보밖에 열람이 불가 능했다.
당연하지만, 높은 레벨의 권한이
필요할수록 귀중하면서도 비밀스러 운 정보라는 건 변함이 없었다.
지금 당장은 아무짝에도 쓸모없 어 보인다고 할지라도 이 혼돈의 파편은 대신보다 더 귀중한 정보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주의 비밀에 관련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상당히 귀중해 보이는 물건인 만 큼, 대신들 혹은 용족 중에서도 이 혼돈의 파편이라는 것을 취하고 싶 어 하는 이들이 적을 것 같지는 않 았다.
‘가지고 있어서 손해 볼 거는 없
다는 거지.’
금룡혹포의 능력인 심고(深庫)의 아공간 덕분에 물건을 보관하는 것 에 전혀 불편함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혼돈의 파편에 관 한 비밀도 머지않아서 풀리게 될 것이라 장담할 수 있었다.
‘아직 만족할 수 없어. 더, 위로 나아갈 거야.’
대신에 올랐다고 해서 현실에 안 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욱 노력해 끊 임없는 성장만을 바랄 뿐이었다.
‘모든 것을 지킬 수 있을 때까
지.’
물론, 희생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막연한 희망 따위가 아니 었다.
노력과 성장으로 그에 따른 대가 를 치를 생각이었다.
‘설사 이게 과한 욕심이라 할지 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 큰 야망을 이루기 위해선 이 렇게 여유를 부리는 것도 하루면 족했다.
그렇기에서준은 잠이 드는 그 순간까지, 내일의 일과를 머릿속으로 정리해나가며 앞으로 걸어 나갈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다음 날 오전.
서준의 앞에 강석호가 보낸 보고 서가 도착했다.
“이래서 푹 쉬라 한 거였구나.”
말 그대로 산더미.
나름 꼭 확인해야 중요 정보들만 정리했다고 하는데도 너무나도 많 았다.
‘자리를 꽤나 비워둬서 어쩔 수 없나.’
보는 것만으로도 두통이 밀려 왔 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었다.
한숨을 내쉰 서준은 의자에 앉아 보고서들을 열람하기 시작했다.
‘보고서도 광속으로 읽을 수 있 으면 좋겠다만.’
높아진 집중력과 이해도 덕에 일
반적인 사람에 비해서는 월등히 나 았지만 아쉽게도 광속의 속도로 읽 어낼 수는 없었다.
때문에, 보고서를 확인하는 데는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초저녁까 지.
반나절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 해서 보고서를 확인하던 서준의 입 에서 짙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하아……, 생각보다 일이 많네.”
타 차원에서 일어난, 천사와 악 마들과 벌인 크고작은 전투와 종 족 간의 교류와 성장까지.
이 외로도 갖가지 일들이 발생되 었다.
물론 대부분 마무리된 사건이었 고 좋게 귀결되었지만, 그중에는 해결되지 못한 큰일이 한 가지 존재했다.
“ 반군?”
서준은 선계로 떠나기 전, 천사 들과 손을 잡고 있는 교황청을 완 전히 몰락시켰다.
그리고 이 사실은 전 세계에 대 외적으로 알려졌다.
몇몇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이들 이 있었지만, 각국의 정상들이 서
준의 손을 들어주며 별 탈 없이 넘 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저 때를 노리고 있었을 뿐이다.
서준이 자리를 비우기 무섭게 새 로운 교황청, 아니 ‘헤레시아’라는 반군이 창설되었다.
본래 수장이었던 요한을 대신하여 새 인물 티타니아가 그 자리를 대신해 집결, 전 세계를 타깃으로 테러를 자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때를 기다렸다는 듯 서준 이 몰락시켰던 디아볼로스, 구 각 성자 협회의 인물들이 합류하고 그 숫자를 더욱 늘려가고 있었다.
서준에게 크나큰 원한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모인 만큼 대한민국에 대테러 비율이 급상승하고 있었다.
‘이래서 강석호 협회장님의 안색 이 그렇게 초췌했었나 보네.’
웬만한 일에도 피로를 호소하지 않던 강석호가 다크서클이 턱 밑까 지 내려온 이유가 바로 여기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라면 헤레시 아의 활동만큼이나, 리벨리온 연합 의 활약도 눈이 부신 점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초창기 몇 번의 테러를 제외하고는 헤레시아의 시
도가 성공적으로 끝난 사례는 몇 없었다.
보고서를 읽어가던 서준의 미간 이 더욱 찌푸려진다.
‘그렇다고 완전히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라……
한국을 제외한 러시아, 이집트, 브라질 등 세계 각국에 헤레시아의 테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피해를 받고 있었다.
수많은 적, 집단을 몰락시킨 서준의 행보에 어느 정도 그들의 잔 당이 남아있을 거라는 건 알고 있 었지만, 그 수가 생각보다 많았다.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겠네.”
보고서에 기입된 숫자는 단순한 지표 따위가 아니다.
헤레시아라는 하찮고 별 볼 일 없는 집단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대의가 아니더라도 헤레시 아를 정리하는 행위는 반드시 필요 했다.
강적과 싸우고 있는 도중, 헤레 시아의 테러가 벌어지게 된다면 여 러모로 골치가 아플 테니 말이다.
다행히 서준은 마음만 먹으면 누 구보다 빠르게 헤레시아를 절멸시
킬 수 있었다.
‘넓은 기감으로 인한 뛰어난 감 지 능력, 그리고 광속 이동.’
숨어있는 헤레시아들을 찾아내고 제압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을 미 룰 필요가 없었다.
“바로 움직여 볼까.”
계속 책상에 앉아있느라 뻐근해 진 몸을 풀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서준은 망설임 없이 자리에서 몸 을 일으켰다.
넓게 기감을 퍼뜨려보자, 마침
서울 내에도 헤레시아로 추측되는 교황청의 천사와 디아볼로스의 악 마의 힘이 느껴지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정리해주 지.’
정확하게 수를 새어보니 서울에 숨은 헤레시아의 인원만 100명에 달한다.
“바퀴벌레 청소를 시작해볼까.”
당연하지만 무작정 움직일 생각 은 없었다.
‘찾고, 싸워서 이기는 거야 일도 아니라지만……
헤레시아가 숨은 지역을 통으로
날릴 수도 없었다.
땅이든 건물이든 다 누군가에겐 소중한 재산인 만큼 함부로 할 수 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직접 들어가 제압하는 수밖 에 없었다.
이후, 포박해둔 헤레시아의 뒤처 리까지 홀로 해야 했다.
무작정 움직여서는 일거리가 너 무나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서준에게는 이 모든 과 정을 처리해줄 사람이 있었다.
“아직 퇴근 안 하셨겠지……?”
서준은 열심히 키패드를 두드려 가며 강석호에게 한 통의 메시지를 보낸다.
발송 버튼을 누르기 무섭게, 스 마트폰이 진동 소리를 토해낸다.
“ 여보세요?”
[지금 바로 움직이시는 겁니까?]
“예, 어차피 처리해야 하는 일이 니까 미룰 필요는 없잖아요, 다른 지원은 필요 없고 메시지에 적어놓 은 대로 뒤처리만 조금 부탁드려 요.”
[맡겨만 주십시오, 깔끔하게 처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협회장님만 믿겠습니다.”
강석호로부터 확답을 들은 서준 은 마치 가벼운 산책을 나갈 때처 럼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서울 상공 을 날았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