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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35화 (235/517)

- 10권 15화

240화

서준이 알드노아와 대화를 나누 고 있을 시기.

그 반대편, 나머지 사도와 용족 숭배자들을 처리하러 갔던 나라연 천도 전투를 이어 가고 있었다.

물론, 승자는 이미 정해진 싸움 이었다.

“끄아아악-!”

바닥을 구르며 고통에 몸부림치 고 있는 사도, 위디아의 모습에 용

족 숭배자들과 또 다른 사도 멜디 아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흔 들렸다.

“어, 어떻게……

“벌써 심마를 털어냈다고?”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눈앞에 벌어진 현실을 부 정할 수는 없었다.

투신, 나라연천은 다시 한 번 일 어섰다.

신격에 도달하지 못한 자신들이 상격의 투신에게 대적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심지어 유일한 희망이라고 볼 수 있는 알드노아의 사정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알드노아 님이 전투에서 밀릴 줄이야……

그렇다면 저쪽도 마찬가지로 상 격의 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도저히 승산이 보이지 않는다.

‘도망쳐야 해……

일대의 용족 숭배자들은 약속이 라도 한 것처럼 서로의 눈.치를 보

기 시작한다.

부정적인 분위기는 쉽게 퍼져 나 가는 법이다.

연신 눈동자를 굴려대던 숭배자 들이 결단을 내리며 등을 돌리려던 순간이었다.

나라연천의 입에서 한겨울에서 린 얼음장보다 시린 냉기를 머금은 말이 흘러나왔다.

“나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 고 생각하나?”

앞서 위디아를 압도적으로 제압 하는 힘을 두 눈으로 목도했기에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불가능해.’

도망을 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맞서 싸울 수도 없었다.

꿀꺽-

용족 숭배자들이 할 수 있는 일 은 떨리는 두 다리를 억지로 부여 잡아 가며, 눈치를 보는 것이 전부 였다.

압도적인 힘이 선사하는 공포에 전의가 완전히 상실되었지만, 아무 것도 해 보지 못한 채 위디아와 같 은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는 않았다.

숭배자들을 대표해 멜디아가 조 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 살려 주십시오! 저희가 잘못 했습니다. 나라연천 님께서 원하는 게 있으시다면 뭐든 드리겠습니다! 한 번만, 한 번만 넓은 아량을 베 풀어 주십시오!”

타 차원에 쳐들어와 납치해서 갖 은 고문과 협박을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 용서를 바라고 있었다.

실로 이기적이고 비열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나라연천의 입가에 피식- 웃음이 흐른다.

“그래. 자네들도 나를 죽이지 않 았으니, 나 또한 같은 자비를 베풀 어 줘야 도리겠지.”

언뜻 듣자면 자비를 베풀어 주겠 다는 것 같은 말이 나라연천의 입 에서 홀러나온다.

그러나, 멜디아는 그리 멍청하지 않았다.

‘같은 자비……

죽이지 않았을 뿐이다.

대신해서 죽는 것이 편안하다고 느낄 정도의 끔찍한 고통을 선사해 주었다.

느꼈던 고통만큼의 복수를 하겠 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곧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는 걸 증명하듯 나라연천의 시선에 는 진한 살기가 어려 있었다.

비릿한 미소를 흘린 나라연천의 입에서 서슬 퍼런 말이 흘러나온다.

“살려는 주도록 하지. 내가 그랬 던 것처럼 고통에 죽고 싶다고 소 리를 쳐도 절대로 죽지 않게끔 해 주도록 하마.”

피에는 피 값이 따르는 법이다.

상대를 고문하고 괴롭혀 왔다면 그와 같은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당연하지만, 멜디아는 나라연천 의 자비가 마음에 들 리 만무했다.

‘결국에는 죽는 것과 다를 바 없 는 것이거늘……!’

아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것 이다.

비록 나라연천이 두려워 말을 아 끼긴 했지만, 끔찍한 고통의 나날 이 이어질 것이라면 이렇게 손 놓 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지금 당장은 무슨 수를 써도 이 길 수 없다.’

방금 전, 위디아를 제압할 때 보

았던 나라연천이 움직임을 생각하 면 단순히 거리를 벌리면서 도망치 는 것은 얼마 가지 못해 잡히게 될 것이다.

‘가까우면서도 안전이 확보되는 곳을 찾아야 해.’

멜디아가 눈동자를 좌우로 굴리 고 있던 순간이었다.

그러던 그의 머릿속에 번쩍- 떠 오른다.

푸른빛 균열.

지금 섬에는 타키온이 잠시 갔다 오겠다며 넘어섰던 게이트가 존재 했다.

‘그곳으로 넘어간다.’

너머의 세계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는 현명한 판단이 라 말할 수 있었다.

결단을 내린 멜디아는 푸른빛 균 열이 있는 동공을 향해 곧장 몸을 날린다.

타닥-!

나름, 반신급에 오른 강자인 만 큼 멜디아의 움직임은 재빨랐다.

하나 힘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

이었다.

“기어이 명을 재촉하는군.”

코웃음을 친 나라연천의 발이 움 직인다.

거리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다 못 해, 어느덧 나라연천의 신형은 멜 디아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급박하게 움직임을 멈춘 멜디아 가 경악 섞인 소리를 내지른다.

“오…… 오지 마!”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고 있는 위 협적인 모습과 다르게 겁에 질린 멜디아의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려 오고 있었다.

거듭 언급해도 어차피 승산이 없 는 싸움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한 가 지, 용족, 타키온의 이름을 빌리는 것뿐이다.

멜디아가 떨리는 목소리를 억지 로 가다듬으며 최후의 위협을 가한 다.

“나, 나는 타키온 님의 총애를 받는 두 번째 사도 멜디아, 내 몸 에 손을 댔다가는 용족의 심판을 받게 될 거다!”

용족이 황금을 좋아하는 일화가 괜히 퍼진 것이 아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욕심이 많은 종족이며, 본인의 것을 탐하거나 훼손한 자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았다.

그리고 총애를 내려 사도로 임명 했다는 것은 타키온의 소유가 되었 다는 것이다.

본인의 것이라 할 수 있는 사도 를 죽인 자들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심판! 심판을 받게 될 거다! 아 무리 네놈이 상격의 투신이라 할지 라도 용족을 적으로 돌리게 되면 무사할 수는 없을 거다!”

제아무리 나라연천이 강하다고 할지라도 종의 정점이라 불리는 용 족이라면 쉽게 손을 쓰지 못할 것 이라 생각했다.

아니, 실제로도 나라연천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특별히 자비를 베풀어 지금이라 도 돌아간다면 모두 없던 일로 해 주겠다. 그러니 어서 빨리 이곳을 떠나가라!”

멜디아가 부탁에 가까운 협박을 가하는 모습에 나라연천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내젓는다.

“맞서 싸울 용기조차 없다니, 타

키온이라는 용족은 보는 눈이 영 없군. 이런 쓰레기를 거두는 걸 보 면 말이야.”

당연하지만, 나라연천은 멜디아 의 죽음으로 용족의 웅징을 받는 것이 무서워서 움직이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이미 리벨리온, 나라연천 은 용족과 척을 진 상태다.

그들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다.

그저 사도로서 용기의 신앙을 만 들어내고 모으기 위해서였을 뿐이 었다.

타키온의 총애를 받은 멜디아가

용기와 투지를 싹 틔워내는 것으로 한서준이라는 신을 인지하게 된다 면 그 신앙이 빠른 속도로 파탈라 에 퍼져 나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멜디아는 생 각했던 것 이상으로 구제불능이었다.

“직접 손을 쓰는 것조차 아깝 군.”

다행히도 지금의 나라연천에게 반신 정도밖에 되지 않는 멜디아를 처리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죽어라.”

나라연천은 가볍게 손을 내젓는

것으로 무형의 기운을 멜디아에게 쐈다.

제대로 된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멜디아의 오른팔이 잘려 나간다.

“끄아악-!”

멜디아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 온다.

뒤이어 공포에 잠식된 멜디아가 황급히 거리를 벌리려 했지만 무의 미한 발악이다.

나라연천이 다시 한 번 가볍게 손을 내젓는다.

“끝이다.”

쏘아진 무형의 기운이 멜디아의 목을 갈랐다.

“커헙—r

외마디 비명과 함께 허무한 죽음 이었다.

“나머지 잔당들만 처리……

나라연천이 쓰러진 멜디아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으며 등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이내, 나라연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눈 앞에 푸른빛 머리카락, 눈동자를

가진 인간의 형태를 한 존재가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이한 외형 때문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 어떠한 오감(五感)도 눈앞의 사내를 감지하지 못했다.

아니, 당장 시야에 있는데도 그 를 감지할 수 없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마음 깊은 곳 에 각인된 공포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고 자부하 는 짐조차도 이런 광경은 또 처음 이니라.”

푸른빛의 사내는 어이없다는 헛 웃음을 흘린다.

“성역의 핵이 파손되어 급히 돌 아왔는데 설마, 짐의 레어가 이렇 게 파괴되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 말이니라.”

나라연천이 긴장감에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된다.

눈앞의 존재가 누구인지. 어째서 감지조차 하지 못했는지 말이다.

“드래곤의 레어를 파괴하려는 그

대의 용기를 높게 사줄 수 있으나, 오랜 시간 가꿔 온 집이 무너진 것 은 영 기분이 좋지 않으니, 이번 일에 대한 죗값은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야.”

용족, 타키온이 파탈라로 되돌아 온 것이었다.

알드노아를 쓰러뜨림으로써 사도

들을 모조리 다 제거했지만, 서준 의 입가에는 미소가 흐르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허공을 응시한 채로 씁쓸 한 미소를 홀리고 있었다.

“타이밍이 조금 아쉽네.”

전율이 돋을 정도로 거대한 기운 을 품은 존재가 차원, 파탈라에 모 습을 드러냈다.

당연하지만, 이런 힘을 품은 존재는 흔치 않다.

‘타키온이 돌아왔어.’

본래 계획은 타키온이 도착하기 전 사도, 숭배자들을 모조리 처치

한 후에 성역 일대에 거대한 결계 를 펼쳐 두는 것이었다.

먼저 사도와 숭배자를 처치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타키온을 억제할 수 있는 결계를 펼치기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기존의 계획들이 어그러져 버렸 다는 것이었다.

“슬레이어들한테 신호 보내 뒀 지‘?”

이미 선계에서 폐안과의 전투를 통하여 용족의 힘을 경험해 본 적 이 있었다.

더군다나 이곳은 타키온의 레어, 성역이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싸우러 가는 것은 용기가 아닌 만용이다.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활용해야 했다.

다행히도 바그너가 피식- 미소를 홀리며 자신감 있게 답해 왔다.

“진작 보내 뒀지, 이미 슬레이어 열 명 모두 준비에 들어가고 있어.”

“그러면 완성되는 동안 시간만 벌면 되겠네.”

용족을 상대로 시간을 번다는 것,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바그너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운 다.

“가능하겠어?”

서준은 묵묵히 고개를 주억인다.

“……해야지.”

애초에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 었다.

여기서 물러나게 된다면 다음 전 장은 지구, 그것도 서울 도심 한복 판이 될 것이다.

용족과의 싸움은 매번 목숨을 걸 어야 했다.

전투의 여파만으로 한국 땅 전체 가 파괴될 것이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여기서 결판을 내야만 했다.

“최대한 빠르게 준비를 부탁하 지.”

“알잖아, 어차피 계약으로 엮여 있는 거, 사력을 다해 준비할 테니 까.”

바그너의 굳은 눈동자를 확인한서준이 피식- 미소를 홀린다.

“그럼 이따 보자.”

“반드시 살아서 보자고.”

인사를 끝마친 서준은 망설임 없 이 등을 돌려 거대한 기운, 타키온 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갔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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