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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33화 (233/517)

- 10권 13화

238화

쿠구궁…….

때마침 동공이 크게 뒤혼들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지축을 때린 듯한 거대한 울림.

동공에서 이런 요란을 벌일 존재 는 많지 않았다.

“놈들이 움직였군요.”

바그너, 레지스탕스의 수장.

그가 결계석을 향해 달려가고 있 는 것이 느껴진다.

요란한 소음이 연달아 이어지고 성역을 둘러싸고 있는 타키온의 권 능이 약해져간다.

그럴수록 위디아의 입가에 피어 난 미소가 더욱 진해져간다.

“아아……. 제가 알드노아 님의 힘을 망각하고 있었군요.”

위디아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성역에서 수련해온 마 법사, 최초의 황제 알드노아는 아 주 강하다.

그저 적수가 없어서, 힘을 보일 일이 없었을 뿐이었다.

“이제야 알겠느냐, 이것이 나 알 드노아, 상격에 오른 술신(術神)의 힘이다.”

쩌릿쩌릿, 피부를 울려오는 감각 에 위디아가 소리가 연달아 들려오 는 동공을 바라보았다.

“어리석은 것들, 결계석을 파괴 해대며 무덤을 파고 있는 꼴이라 니.”

*

“이거 너무 쉬운 거 아니야?”

거대한 진동의 근원지인 곳, 결 계석의 앞에 당도한서준의 고개가 갸웃 젖혀진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몇 몇 숭배자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긴 했지만, 강자라고 볼 만한 적수가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도들, 그중에서도 제국을 건국한 황제이자, 최

고의 마법사라 칭송받는 알드노아 의 방해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펼쳐진 것은 마치 새벽의 고속도로처럼 뻥 뚫린 길의 모습이다.

의문투성이인 광경에서준이 고 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원래 이렇게 경비가 허술하나?”

“당연히 아니지, 내가 이 결계석 을 파괴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도 전했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인걸.”

서준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봐도 무언 가 이상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부러 길을 열어준 거라는 말 이지?”

본래의 계획대로라면 곧장 눈앞 의 결계석을 파괴했을 것이다.

그러나, 적이 파놓은 함정임을 알면서 의도대로 움직여줄 수는 없 었다.

잠시 움직임을 멈춘 바그너가 물 음을 건네 온다.

“놈들이 함정을 판 것 같은 데……. 어떻게 할까?”

바그너가 미간을 찌푸린 채로 큰 고민에 빠져 있었지만, 서준은 대 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답한다.

“당연한 걸 물어보네.”

“역시 일단 보류하고 퇴각을 하 는..”

바그너의 말이 잘린다.

어느덧, 서준의 입가에는 진한 호선이 그려지고 있었다.

“놈들이 바라는 대로 부숴줘야 지.”

“함정이라는 게 뻔한데 부숴?”

“당연하지.”

이미 계산은 끝마쳤다.

기운의 제약이 사라진다면 본래 의 힘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서준은 감히 확신할 수 있었다.

‘사도 놈들이 무엇을 준비해왔다 할지라도 상관없어.’

용족, 타키온이 갑작스레 돌아오 는 것이 아닌 이상 변수는 존재치 않는다.

계획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말이

었다.

“어차피 내가 이겨.”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은 서준이 손을 말아 쥐며 내뻗는다.

쩌적-!

허공에 뜬 회색빛의 돌덩이, 결 계석에 구멍이 뚫리고는 휘감기고 구속되어 있던 마나가 일대로 퍼져 나간다.

자연스레 서준의 입가에는 미소 가 피어난다.

“답답해 죽을 뻔했는데, 이제야 좀 살 만하네.”

잊고 있었던 감각들이 되돌아온 다.

몸에 남아있던 작은 자상들이 빠 른 속도로 회복되어 간다.

천 근처럼 무거웠던 몸이 깃털처 럼 가벼워졌다.

서준이 용솟음치는 힘을 만끽하 고 있던 때였다.

“아무리 봐도, 마냥 좋아하고 있 을 때는 아닌 것 같은데.”

눈매가 가늘어진 바그너의 시선 이 동공의 천장, 그 너머를 향했다.

쿠구구궁…….

동공이 뒤흔들릴 정도의 거대한 지진과 같은 진동이 울려 퍼진다.

단순한 진동이 아니다.

막대한 양의 기운이 응집됨에 따 라 그 힘의 여파가 일대에 퍼져나 가고 있는 것이었다.

“누가 봐도 함정이었다만. 스케 일이 예상보다 크네, 동공과 함께 우리를 파묻어 버릴 생각인가 본 데.”

바그너가 허겁지겁 고개를 돌리 며, 근방에 탈출구를 모색하기 시 작했다.

“그렇게 멍하니 있을 게 아니라,

같이 이곳을 벗어날 방도를 찾아보 는 게 좋을 것 같지 않……

계속되는 바그너의 권유에도 서준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하여 말아 쥔 주먹의 주변으로 검은 기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출구가 없으면 만들어내면 그만 이잖아.”

물론, 바그너의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말해주는 건데, 이게 그리 쉽게 뚫릴 만한 벽이 아니야.”

심지어 결계석이 놓여 있는 이곳

은 평범한 벽, 산이 아니었다.

자그마치 용족, 타키온이 레어로 쓰고 있는 곳이다.

당연하지만, 벽 내외부에 모두 갖가지 방어 마법들이 둘러져 있었다.

“우리 계획의 목표가 벽을 부수 는 게 아니잖아.”

바깥에는 사도, 숭배자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컨디션을 생각해서라도 가능하 면 최대한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찾 는 게 어때?”

쏟아지는 바그너의 말들에도 서준은 입을 굳게 다문다.

애초에 어떠한 방어 마법들이 걸 려있다 해도 상관없었다.

힘을 되찾은 서준에게는 그 마법 들을 부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태여 입 아프게 하나하 나 답을 해줄 필요가 없었다.

백문불여일견, 말로 백 번 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 것이 빠른 법이다.

서준의 손에 휘감겨 있던 검은 기운에 찬란한 백색의 기운이 가미

섞일 수 없는 두 개의 힘이 하나 로 합쳐지며 회색빛 기운, 혼돈의 힘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서준이 가볍게 주먹을 앞으로 내 뻗는다.

팡-!

요란한 소음과 함께 벽면에 거대 한 구멍이 생겨난다.

“이, 이게 무슨……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바그너 를 바라보며 피식- 미소를 흘린 서준은 발을 놀린다.

“멍하니 있을 때가 아니라면서?”

어느덧, 서준과 나라연천은 뚫린 구멍을 통해 바깥으로 나아간다.

“같이 가!”

정신을 차린 바그너도 황급히 그 뒤를 쫓아갔다.

첫 번째 사도, 알드노아는 자신

이 있었다.

‘바그너 놈의 실력으로는 동공을 빠져나오는 건 절대 불가능할 것이 다.’

수백 개에 달하는 함정들과 마법 진을 준비해 놓았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마법이 완 성되기 전에 빠져나올 수 없을 것 이다.

활로라면, 동공의 벽면을 뚫고 나오는 것이 유일했다.

그러나 그 방법조차도 그리 순탄 치 않았다.

내외부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

의 보호 마법들이 걸려 있었다.

‘운이 좋아서 설령 뚫을 수 있다 고 해도 소모된 체력과 마나를 생 각한다면……

정상적인 상태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 소비하는 시간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마법이 완성 되는 것을 막아낼 수는 없을 것이 란 말이다.

이곳이 바그너 놈의 무덤이 되는 것은 변함없었다.

“빠르게 놈들을 처리하고 뒷수습

도 최대한 해놓는 게 좋겠어.”

비릿한 미소를 홀린, 알드노아는 발현 중인 마법에 집중했다.

조금이라도 벌을 덜 받으려면 타 키온의 분노를 줄여놓아야 했다.

생각이 닿자, 마법을 발현시키고 있는 손과 입이 빨라진다.

어느덧 알드노아의 머리 위에는 거대한 마력의 구체가 만들어져 있었다.

우웅…….

타키온의 레어가 있는 동공.

가늘어진 알드노아의 시선이 그

위를 향한다.

‘사라져라.’

전력이라고 보기에는 한참이나 부족하였지만, 바그너와 같은 놈을 소멸시키기에는 충분했다.

알드노아는 망설임 없이 빚어낸 마력의 구체를 쏘아 보낸다.

쿠구……. 쿠콰과광!

천둥과 같은 울림이 일대에 울려 퍼진다.

두 눈으로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무너진 동공과 함께 적들은 파묻

혔을 것이다.

“시시하군.”

조소를 홀린, 알드노아가 등을 돌리며 자리를 벗어나려 할 때였다.

퍼억-!

타격음과 함께 그의 머리가 띵, 하고 울려왔다.

“ 어?”

뒤이어 밀려오는 고통과 함께, 알드노아의 육신이 빠른 속도로 밀 려난다.

콰앙-!

이어서 벽면에 처박힌 알드노아

의 두 눈에, 허공에 뜬 두 명의 인 간이 보였다.

“어떻게?!”

잠시 의문이 피어났지만, 금세 해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중심에서 있는 사내의 몸 주변 에 둘린 회색빛, 혼돈의 힘이 알드 노아의 눈에 들어온다.

“혼돈의 힘!”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는 알 드노아의 모습에, 차가운 표정을 지은 서준의 손에 회색빛 기운이 넘실거리기 시작한다.

일대에 퍼져나가는 혼돈의 힘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알드노아의 육신을 휘감았다.

꽈아악……

“크아아악-!”

알드노아의 비명이 일대에 울려 퍼진다.

곧 서준이 일으킨 무간(無間)이 알드노아의 육신을 집어삼키고, 갈 라놓는다.

촤악-!

마치 종이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 와 함께 처참한 비명이 울려 퍼지 고는 알드노아의 육신이 스러져 간 다.

“꺼억......

그러나, 서준의 입가는 호선을 그리지 않고 있었다.

휘오오....

방금까지 알드노아가 서 있던 자 리에서 마력의 소용돌이가 일어나 더니 삽시간에 자취를 감춘다.

“네놈 대체 정체가 뭐냐? 어째서 바그너 같은 놈과 함께 다니고 있 는 거지?!”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낸 알드노 아.

기이하게도 갈가리 찢겼던 육신

은 언제 그랬냐는 듯 본래의 형태 를 취하고 있었다.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닐 텐데.”

미소를 흘린 후, 가벼이 휘두른 주먹은 그야말로 엄청난 파괴력을 담은 채 알드노아를 향해 쏘아진다.

쿠구구궁-!

“빌어먹을!”

황급히 마법을 발현시키며 공격 의 궤도를 벗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엄청 난 충격파에, 알드노아의 신형이 다시 벽면에 처박힌다.

지면에는 마치 거대한 용이 휩쓸 고 지나간 듯한 혼적이 남아있었다.

이런 파괴를 보일 수 있는 존재 들은 극히 드물었다.

‘상격의 신……!’

나라연천을 제외하고도 상격의 신이 하나 더 존재했다는 것이다.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진 것이 었다.

계획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된 지금, 무작정 전투를 이어가는 것 은 멍청한 짓이었다.

‘도망쳐야 한다.’

제 목숨을 지켜줄 식신마저 허무 하게 소모된 상태다.

다시 공격을 허용한다면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빠르게 계산을 마친 알드노아가 쥐고 있던 지팡이로 땅을 내려찍으 려던 순간이었다.

“나를 잊으면 쓰나.”

숨어서 눈치를 보고 있던 바그너 가 끼어든다.

스룽-

휘둘러진 검, 눈을 크게 뜬 알드

노아가 황급히 손을 뻗어 방어막을 만들었다.

이후 지팡이를 앞으로 내뻗으며 마구잡이로 마법들을 쏘아냈다.

콰과과…….

폭음이 연달아 터지며 공격을 가 해온 바그너를 압박하고 몰아붙이 지만, 계획했던 도주는 실패로 돌 아갔다.

그리고 서준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재빠르게 알드노아의 앞에 당도 해내며, 둘러진 방어막을 가격한다.

쩌적-

‘기운의 크기……. 그리고 이 거 대한 파괴력. 그러나 움직임이 둔 하고 엉성해. 주의해야 할 건 마법 을 펼치지 못하도록 시간을 주지 않는 것 정도인가.’

본래 마법사, 술사라는 이들의 치명적인 약점이 바로 이것이다.

물론, 타키온의 사도인 알드노아 는 그중에서도 상당히 특별한 편이 었다.

특별한 주문 없이 손과 지팡이를 내뻗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인 마법 을 발현시켜낼 수 있었다.

심지어 그 위력 또한 발군이었

혼돈의 힘을 다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로막고 있는 방어막을 쉽게 부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이 상태면 낙승이겠네.’

쉴 틈 없이 몰아붙여지고 있는 알드노아의 상황.

비록 남은 두 명의 사도, 숭배자 들이 있긴 하였지만 나라연천이 그 상대를 하고 있었다.

비록 몸 상태가 온전하다고는 볼 수 없으나, 상격의 신위에 올라 있 는 만큼 조무래기들을 상대하기에 는 충분했다.

지금의 알드노아와 마찬가지로 별 반항 하지 못하고 쓰러질 것이 었다.

실제로도 나라연천이 향한 방향 에서 계속해서 비명이 들려오고 있었다.

알드노아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 려줘도 될 형세였다.

“시시하네.”

서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홀 렀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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