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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31화 (231/517)

- 10권 11화

236화

목표는 확실했지만, 애석하게도 곧바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입었던 부상을 확실하게 치료해 야 하는 탓에 어느 정도 회복 시간 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그사이 서준은 나라연천에게 다 듣지 못했던 우주와 지구에 관한 비밀들을 계속해서 들을 수 있었다.

“이곳이 수호자를 표방하는 용의 둥지여서인지, 아니면 주군께서 완

벽한 신격에 오르신 탓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이라면 말하기가 어렵지 않을 듯합니다.”

실제로 나라연천은 막힘없이 자 신이 알고 있는 비밀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작금의 우주에는 뿌리에 닿기 위 해 나아가고 있는 무수히 많은 가 지가 존재하며 최초로 뿌리에 닿은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 다.

그 사건은 콧대가 높고 오만했던 상위 종족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 운 사태였고 더는 인간을 방치할 수 없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윽고 인간을 감시하고 억압해 가능성을 억지로 닫았다.

모든 것이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 는 것 같았지만, 그 어떠한 존재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끼어들었다.

“그것은 바로 갑자기 지구에 포 스 시스템이 주어진 것입니다.”

본래도 지구는 탐이 나는 차원이 었다.

그런데 포스 시스템이라는 위대 한 존재의 축복이 내려졌다.

어떻게든 품고 가거나 정복해야 만 했다.

욕심 가득한 천사와 악마들의 시 선이 일제히 지구로 향했다.

허나 직접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포스 시스템은, 위대 한 존재라고 일컬어지는 자가 만든 것이었다.

정확하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지 구에 시스템을 내려 주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함부로 취할 수가 없던 것이다.

함부로 지구를 건드려 위대한 존재를 적으로 돌리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몇몇 어리석은 종족들 이 지구를 넘보고 침공을 하려 했 지만 위대한 존재는 그 막대한 힘 으로 제약을 가했다.

때문에, 천사와 악마를 포함한 그 어떤 상위 종족도 지구를 넘볼 수가 없던 것이다.

허나 그중에서 가장 욕심이 많았 던 천사는 지구를 그냥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우선 휘하에 있던 차원에 지구의 우방을 자처하고 트리니티 연합으로 흡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직후, 가진 권능과 자신들이 숭 배하고 있는 위대한 존재, 신의 힘 을 빌려 지구라는 한 차원에 제한 을 가하고는 집단 최면을 걸었다.

성장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아야 할 이야기 들을 기묘하게 끼워 넣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구의 미래가 어 두워졌지만, 천사들은 만에 하나의 일을 생각하여 차원의 수호자 역할 올 자처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가진 권한으로 무능하고 욕심이 많으면서 능력이 없는 자들을 수뇌부에 앉혀 지구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포스 시스템을 가지고 있긴 했지 만, 빠른 속도로 썩어가고 있는 지 구의 모습에 악마들도 더 이상 무 리하지 않았다.

당시의 지구는 큰 피해를 감당하 면서까지 욕심을 부릴 이유가 없었 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레 악마들은 지구에 관련 된 일에 손을 떼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구는 거짓된 평화를 손 에 넣은 것이었다.

“이후에는 주군께서 알고 있으신 그대로입니다.”

“천사가 일선에 나섰을 뿐, 결국 상위 종족은 모두 침묵으로 우리를 속여 왔다는 거네?”

서준의 물음에 나라연천이 고개 를 숙인다.

“예, 이로 인해 주군의 기분이 언짢아지셨다면 남도 차원과 저는 어떠한 벌이라도 받겠습니다.”

“됐어, 그 상황에서라면 나도 별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거니까.”

혼자서 숭고한 척 진실을 말하고 다니며 최면을 풀어내려 했다면, 지구를 주시하고 있던 모든 상위 종족의 적이 되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을뿐더러, 지금 당장은 그 누구보다도 충직한 수하였다.

서준은 알지도 못하는, 지난 과 거의 일로 책임을 물게 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서준의 입가에는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이제야 조금 상황이 이해가 가 네.”

그간, 지구의 각성자들이 어째서 제대로 된 성장을 못 했는지.

천사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세뇌 를 가해 왔는지까지 말이다.

흩어져 있던 퍼즐들이 이제야 하 나둘씩 끼워지기 시작했다.

‘옥황은 실수하지 않았어.’

서준은 격과 힘을 잃을지라도 온 전한 육신과 정신을 가지고 귀환을 바랐고, 옥황은 그를 수용했다.

그렇기에 한창 세뇌가 진행되고 있던 대격변 초기의 지구로 귀환할 수가 없던 것이다.

옥황의 힘과 천사들이 사용한 권 능과 충돌하며 어긋나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충돌로 인한 시간의 어긋남은 서준에게 ‘가능성을 제한

당하지 않게 되는’ 막대한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나라는 변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겠네.”

권능, 위대한 신의 힘을 빌려 제 약과 세뇌를 가하던 때에 지구에 존재하지 않았으면서, 인간이 가진 적응능력과 포스 시스템을 활용해 낼 수 있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존재.

천사의 입장에는 매우 황당한 변 수가 생긴 것이다.

살짝 웃어 보인 나라연천이 고개 를 끄덕였다.

“예, 그래서 놓칠 수밖에 없었고 주군의 성장 속도에 제대로 된 대 응을 할 수가 없었죠.”

과거의 상황들이 완전히 이해가 되었다.

“이렇게 뒤에 숨어서 미래를 좀 먹는 벌레들이 있었으니까, 초기의 지구가 개판이었지.”

피식 미소를 흘린 나라연천이 고 개를 주억인다.

“벌레라……. 아주 옳은 표현이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천사와 악마들만큼 이나 용족도 아니꼬워.”

자칭 우주의 균형을 수호한다고 자처하고 있는 용족은 서준이 되돌 아오기 전, 과거 지구의 상황을 그 냥 지켜보고만 있었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용족들 또한 천사와 악 마들과 다를 바 없는 위선적인 종 족일 뿐입니다, 그저 가진 힘이 강 력하여 어떠한 차원도 별다른 이의 를 제기하지 못할 뿐인 거죠.”

그만큼이나 용족은 위험하다.

그러나 싸움을 피할 수는 없었다.

“애초에 놈들을 거느리고 있는 윗선부터가 썩었는데 그 아랫물이

맑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때쯤, 몸을 회복하는 데 전념 하고 있던 바그너가 말했다.

“용족이 가진 사상은 위험해. 지 금 당장은 수행할 명령이 없어서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이지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든 차원을 집어삼키 려 할 거야. 그러니까 그 전에 최 대한 개체 수를 줄여 놓는 게 좋을 걸.”

“어차피 내 목적은 변하지 않을 테니, 그렇게 스스로의 계획을 포 장하지 않으려 해도 괜찮다만?”

“난 연합의 일원으로서 우리 의

장님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했을 뿐이야, 뭐 믿고 말고는 자네의 자 유겠지만 말이야.”

피식 미소를 흘린 바그너는 걸음 을 옮기어 은신처의 구석편으로 모 습을 감추었다.

‘진심 어린 조언?’

아무런 근거 없이 꺼낸 말이 아 닐 것이다.

지크프리트와 관련된 일화들을 알고 있는 만큼 무언가 다른 이야 기가 숨어있을 수 있었다.

‘아니면 애초부터 내게 이런 혼 란이 오길 바랐을 수도 있지.’

성향 자체가 선하다고 볼 수 없 었다.

여태껏 지켜봐 온 바그너는 굳이 치자면 상대를 이용하려는 악인에 가까운 인물이기도 했다.

서준의 이런 고민을 보기 위해 굳이 없는 말도 던질 이유도 다분 하다는 뜻이었다.

비록 적의는 보이지 않았지만, 속내가 검게 물들어 있었다.

굳이 바그너의 말에 깊게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흘 려들을 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괜한 생각 말고 우선은 회복을 끝마쳐 둬야지.”

계획이 시작되는 시간은 바로 내 일, 20시간 후였다.

비록 패배를 염두에 두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능하다면 최상의 컨 디션을 준비해두는 편이 좋았다.

후작과 공작을 포함한 제국의 주

축들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이 갑 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

당연히, 자이로스 제국은 큰 혼 란에 빠졌다.

레지스탕스에게는 큰 기회이기도 했지만, 마냥 상황을 즐기고 있을 수는 없었다.

지금 제국의 원한과 칼끝이 향할 곳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었다.

정보가 유출된다면 제국의 군대 가 곧장 기습을 가해올 거라는 말 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레지스탕스의 움 직임을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히 유력 슬 레이어 후보로 대두된 셀리우스가 속해있는 팀은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셀리우스는 상부의 지시 대로 레지스탕스의 은신처로 몸을 숨기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은신처로 향하는 마차를 몰고 있던, 고든이 성난 목소리를 홀린다.

“나름 팀장인데……. 나한테 이 런 잡일을 시키다니.”

마차에 몸을 싣고 있던 셀리우스 가 어르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건

네 온다.

“교대로 몰아도 상관없다니까.”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깊은 한숨을 내쉰 고든이 정면을 바라본다.

목적지는 레지스탕스의 숨겨진 은신처 중 한 곳이다.

길을 아는 것은 팀장인 자신뿐이 었다.

아니, 설사 다른 사람들이 길을 안다고 할지라도 마차를 몰게 할 수는 없었다.

‘당연히 셀리우스한테는 맡길 수

는 없고.’

그렇지 않아도 제국군이 칼을 갈 고 있는 상황에, 외부에 셀리우스 의 얼굴이 유출되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마차에 타고 있는 도복 의 남자와, 기이한 복장의 여자에 게 부탁할 수도 없지 않은가?

잠시 그들의 얼굴을 떠올린 고든 은 몸을 부르르 떨며 고개를 내저 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특히 그 여자는……

하얀 도복을 걸친 남자는 특별한

말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온화한 말투와 성격 덕분 에 조금도 위협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쉽사리 다 가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은연중에 풍겨 나오는 위압감 때 문이었다.

‘슬레이어님들에게도 느껴보지

못했던 압박감이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혀 올 정도의 강함이다.

이러한 본능적인 감각이 고든에 게 하얀 도복의 남자를 대함에 있

어 조심스럽게 만들었다면, 기이한 복장의 여자는 달랐다.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아주 난폭 하고 파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앞길을 막아서는 이들에게 절대 자비를 보이지 않는다.

앞선 제국군의 죽음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고든이었기에 그 공포심 이 더욱 강렬했다.

‘그 마나…… 대체 뭐였지?’

일방적인 학살이 계속되던 전장 에 나타난 검은 마나를 둘러 낸 여 자는 귀족이 포함된 제국군의 사지

를 가벼운 손짓으로 찢어발겨 놓았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 어진 일이던 만큼 정확하게 어떤 움직임이었는지 보지도 못했을 뿐 이다.

확실한 것은 기이한 복장의 여자 에게서 내뿜어지던 검은 마나가 그 들을 가로지르고 베어냈다는 것뿐 이다.

그 순간을 다시금 떠올린 고든은 몸을 흠칫 떨 수밖에 없었다.

“그냥 내가 운전하는 게 편해, 지금은.”

“결국 그렇게 말할 거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 알 기는 하는데, 나도 사람인 만큼 억 울한 감정은 어쩔 수 없는……

고든과 셀리우스가 가벼운 농담 을 주고받고 있던 순간이었다.

“쉿.”

언제 나타났는지, 두 사람 뒤에 선 기이한 복장의 여자가 갑작스럽 게 짧은 말을 홀렸다.

본능적인 공포에 순간 흠칫 몸을 떨며 굳어진 고든을 대신하여 셀리 우스가 그녀를 바라보며 묻는다.

“왜 그러세요?”

의문을 표하며 고개를 갸웃거리 던 순간이었다.

“마차를 멈춰!”

서연의 외침에 고든은 군말 없이 곧장 고삐를 잡아당긴다.

직후, 달려 나가던 말이 느껴지 는 압박에 앞발을 들어 올리며 난 동을 피운다.

히히힝-

요란한 소리와 함께 찾아온 혼란 속에서 눈을 반짝 빛내고 있는 서 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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