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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28화 (228/517)

- 10권 8화

233화

전과는 사뭇 다른 나라연천의 언 행에서준이 순간 당황했다.

다행히도 의문은 오래 가지 않았다.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가 나라연 천의 변화에 대한 이유를 알려줬기 때문이었다.

띠링-!

[남도의 패황, 상격의 투신(포

神), 나라연천이 신도가 되었습니 다.]

[나라연천이 모은 신앙과 투쟁이 사용자 ‘한서준’에게 전승됩니다.]

[축하합니다! 레벨이 497로 상승 합니다.]

[신성력이 500 증가합니다.]

[수식언의 격이 상숭합니다.]

[더 많은 생명체가 사용자 ‘한서준’의 용기와 투쟁을 무의식중에 인지하게 됩니다.]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는 서준을

향해 나라연천이 조심스레 입을 연 다.

“신을 향한 경외와 믿음은 신앙, 신성력으로 변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나 라연천은 아직 이명을 얻지 못했음 에도 자신이 거느린 차원들에 신전 을 건설하고 신관을 임명시켰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강한 힘, 더 높은 격에 오를 날을 준비하고 있 었기에서준을 뛰어넘는 신성력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 주군의 것 입니다.”

서준은 잠시 망설인다.

나라연천은 분명, 언젠가 혹은 머지않은 미래에 이명을 얻고 진정 한 신격에 오를 가능성을 갖추고 있었다.

본인의 꿈과 미래를 모두 떠넘겨 준 것이다.

절대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이 아 니었다.

망설이는 서준을 향하여 나라연 천이 입술을 달싹인다.

“걱정하실 거 없습니다, 대신을

향하던 저의 미래와 꿈이 이제 모 두 주군을 향한 충으로 변했을 뿐 입니다.”

굳은 의지가 어린, 단호한 어조.

애초에 나라연천으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다.

계속 거절해 나라연천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고마워, 너의 충성을 잊지 않도 록 하겠다.”

허울뿐인 동맹이 아니다.

이것은 진정한 유대였다.

이제 서준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남도 차원과 나라연천을 등지지 않 을 것이다.

그리고 나라연천 또한 어떠한 일 이 있더라도 서준을 향한 충성을 보일 것이다.

“망극합니다. 신, 나라연천, 한 목숨 바치겠나이다.”

서준의 진의를 읽은 나라연천이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파탈라 대륙의 숲.

높은 나무가 가득한 수풀 사이에 있는 게이트가 일렁이고는 사람의 신형을 뱉었다.

붉은빛 게이트 너머, 다소 느긋 한 걸음으로 지면에 발을 디딘 첫 번째 인물은 뒤로 묶은 머리와 흰 티에 청바지를 입은 여성이었다.

그는 게이트 너머의 세상, 파탈 라 대륙에 도착하자마자 눈매를 가 늘게 뜬 채로 주변을 둘러본다.

이후 넓게 기감을 펼쳐낸다.

“오빠의 기운이...

잠시, 몇 번을 기감을 퍼뜨리던 여인의 고개가 갸웃거린다.

계속해서 기감에 집중하고 있는 여인의 뒤편으로, 또 하나의 기척 이 모습을 드러낸다.

새하얀 도복, 허리춤에 검 한 자 루를 멘 사내가 마치 깃털처럼 가 벼운 발놀림으로 땅에 내려앉는다.

이후 기감을 느끼고 있던 여인을 향해 말한다.

“의심할 여지가 없군. 이건 틀림

없는 한서준의 기운이다.”

“근데 왜 이렇게 미약한 거 죠……?”

“……나도 정확한 것은 알 수 없 다.”

“일단은 직접 가보는 수밖에 없 겠네요.”

여인의 말에 뒤를 돌아보며 고개 를 주억인 사내가 답한다.

“이곳은 용족의 영토인 만큼 괜 한 의심을 사서 좋을 것이 없으니 나를 여동빈이 아닌 도겸이라고 불 러주게.”

“그렇게 강한데도 굳이 조심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 렇게 하도록 할게요.”

여인의 대답을 들은 여동빈은 곧 장 허공으로 날아오르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인한다.

그 뒤를 쫓아온 여인이 입을 연 다.

“근데 저도 한서연 말고 다른 이 름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이어진 그녀의 말에, 함께 허공 으로 떠오른 여동빈이 고개를 주억 인다.

“그럼, 이제부터 선화라고 하도 록 하지.”

“나쁘지 않은 어감이네요.”

“그러면 이제 출발해도 되겠나?”

“전 준비됐습니다.”

서연이 고개를 주억이기 무섭게, 여동빈의 신형이 순식간에 앞으로 쏘아진다.

“팔선 중 최강이라더니, 진짜 빠 르네.”

혀를 내두르던 서연이 다급히 그 뒤를 쫓아 나섰다.

레지스탕스는 셀리우스를 모든 임무에서 제외하려고 하였다.

그가 마나를 피워낸 것이 진실이 란 것도 확인했으며, 그 위력 또한 매우 놀라웠기 때문이었다.

그건 정말로 기쁜 일이었지만, 애석하게도 임무에 투입된 셀리우 스가 보인 힘을 제국의 신관들 또 한 목도하고 도망쳐버렸다.

슬레이어의 가능성을 가지게 된 만큼 최대한 안전하게 그를 보호하 려고 내린 판단이었다.

“그런데 굳이 자처해서 임무에 나서려 하다니 당최 이해할 수 없 군.”

오랜 세월 동료로서 전장을 누벼 오던 고든이 고개를 내젓는다.

승룡제를 위해 물자를 조달하고 있는 제국의 수송대를 습격하기 위 해 몸을 숨기고 있던 셀리우스가 코웃음을 친다.

“제국 놈들에게 지레 겁을 먹고 서 숨어 있을 생각은 없거든.”

“좀 강해졌다고 오만했다간 위기 만 초래할 뿐이야.”

“용기는 기적을 만들어내지.”

“……하지만 뭐든 과하면 독이 되는 법이지.”

“맞는 말이지만, 과하다고는 생 각하지 않는걸.”

레지스탕스의 정보부를 통해 이 번 수송대의 전력을 파악해두었고,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에 임무에 합 류한 것이었다.

“흔한 일이지. 제국이 일부러 거 짓 정보를 흘린 것일 수도 있고.”

“그러니까, 더욱더 마나를 다룰 수 있는 내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 한 거지.”

지킬 힘이 있으면서 겁쟁이처럼

몸을 숨길 생각은 없었다.

신에게 하사받은 이 축복은 그런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머릿속에서준의 얼굴이 떠오르 는 순간, 셀리우스의 눈동자에 이 채가 어린다.

“애초에 내가 숨어 있다고 해서 안전할 거 같아?”

“그걸 말이라고……

“한 치의 거짓말도 없이 정말로 제국이 나를 못 찾을 거라고 생각 하는 거야?”

셀리우스의 단호한 말에, 고든의 말문이 막힌다.

분명 레지스탕스의 능력은 뛰어 나다.

대륙의 패자라고 불리는 자이로 스 제국을 상대로 오랜 세월 전투 를 벌여온 최고의 무력 집단.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레지스탕 스가 자이로스 제국을 뛰어넘는 능 력을 지녔다는 것은 아니었다.

용족을 등에 업고 있는 자이로스 제국은 파탈라 대륙 전체의 패권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 이다.

그런 그들이 작정하고 셀리우스 를 찾아 나선다면?

답은 너무나도 쉽게 도출됐다.

‘숨을 수 없어.’

레지스탕스가 아무리 뛰어나도, 가진 정보가 아무리 많다 할지라도, 귀족이라 일컬어지는 마법사 혹은 왕족인 사도가 나선다면 위치가 순 식간에 발각될 것이다.

지금 셀리우스가 품은 기이한 마 나가 가진 위험도 때문에 그런 무 시무시한 존재들이 개입한다 해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오히려 이렇게 적진 한복판에 있는 게 더 안전할 거야.”

설마 슬레이어의 후보로 올라 있

는 셀리우스가 이런 곳에 있을 거 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발상 자체는 좋다만 이곳에서 포위당하면 정말 끝이야.”

“그분이 내려준 이 힘이 있다면 맞서 싸울 수 있어.”

물론, 살얼음판과 같은 적진에 있는 것은 셀리우스도 두려운 일이 었다.

그러나 서준과의 만남을 생각하 면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본능적 인 두려움마저 사라졌다.

흔들림 없는 셀리우스의 진홍빛

는동자를 홀린 듯 바라보던 고든이 헛웃음을 홀린다.

“정말 단단히 미쳤……

저도 모르게 홀러나온 말에 고든 이 다급히 자신의 입을 막는다.

앞서 용족, 타키온을 통해 보았 듯이 신이라 불리는 존재들은 인간 에게 마냥 자애롭지 않았다.

당연하지만, 그들의 총애가 매 순간 미칠 것이란 생각은 헛될 뿐 이다.

그러나 반짝이고 있는 셀리우스 의 눈을 보고 있자면, 감히 그 생 각에 부정을 덧댈 수가 없었다.

오히려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는 마음 한구석에서 터무니 없는 용기가 샘솟기 시작한다.

“하아..

결국 고든은 한숨을 푹 내쉬는 것으로 셀리우스의 고집을 꺾는 것 을 포기한다.

그렇게 침묵이 흐르고 있던 찰나 였다.

먼 거리에서 요란한 말발굽 소리 와 함께, 마차를 대동한 행렬이 시 야에 들어온다.

거리가 먼 만큼 하나하나 세세하게 확인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선두에는 제국을 상징하 는 용의 형상의 깃발이 그려져 있 다.

숨어 있던 레지스탕스의 일원들 이 자세를 낮추고, 숨을 죽인다.

이윽고, 제국의 수송대는 위풍당 당한 모습으로 셀리우스가 숨어 있 는 숲속으로 향했다.

곧 육안으로 상대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거리가 좁혀지는 순간, 레지스탕스의 일원들은 일제히 몸 을 날린다.

“마차를 불태워라!”

본래라면 제국의 수송대가 제대 로 손을 쓰기도 전에 적들을 포박 하고, 물자들이 들어 있는 마차들을 불태워 내는 압도적인 승리의 상황이 펼쳐졌어야 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 른 그림이 펼쳐졌다.

“어리석은 이단들이 드디어 모습 을 드러냈구나!”

순식간에 허공에서 불꽃이 응집 되며 폭발을 일으킨다.

쾅—!

폭음과 함께 불길이 타오른다.

“끄아악—!”

화마에 휩싸인 레지스탕스의 일 원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마법?!”

“귀, 귀족이 있다!”

갑작스러운 소란 속, 셀리우스는 곧장 쥐고 있던 단검을 꺼내 들어 적진의 중심지, 마법사가 모여 있 는 곳으로 향한다.

신속한 몸놀림.

허나, 말 위에 앉아있던 마법사 는 그보다 더 빠르게 방어막을 펼

쳐내며 셀리우스의 공격을 튕겨낸 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마나와 비 슷한 것을 다뤄내는군……. 설마 네놈 새로운 슬레이어 후보냐?”

입으로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지만 이미 귀족은 확신하고 있었다.

“크하하! 조무래기 몇 마리나 잡 을 생각이었는데, 설마 슬레이어 후보가 올 줄이야!”

셀리우스를 바라보는 귀족의 눈 동자가 호선을 그린다.

“승룡제날 슬레이어 후보를 처단 하게 된다면, 데헤르트 공작님의

이름이 더욱 높아지겠군요.”

“어쩌면 타키온 님께서도 축복을 내려주실지 모릅니다.”

동행하던 귀족들의 말에 데헤르 트의 눈동자에 숨길 수 없는 탐욕 이 차올랐다.

그사이, 상황이 불리해짐을 느낀 고든은 다급하게 소리를 내지른다.

“모두 도망쳐!”

그러나 이런 고든의 훌륭한 판단 이 허망할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 차였다.

쾅! 쾅!

허공에 생성된 수십 개의 구체가 일제히 쏟아지고 일대에 비명이 가 득 울려 퍼진다.

“커어억-!”

그 화마 속에 삼켜진 고든은 신 음을 내지르며, 바닥을 나뒹군다.

“빌어먹을……

마음이 급해진 셀리우스가 다시 한번 땅을 박차며 날아오르려는 순 간이었다.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느꼈을 텐데, 괜한 힘을 빼지 말고 그냥 투항하는 것이 어떤가?”

방금 전, 공작이라 불렸던 백발 의 노인이 허공에 불꽃의 화살을 만든 채로 말했다.

셀리우스는 직감했다.

‘함정에 빠졌어.’

고든의 말대로, 자이로스 제국이 고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흘린 것 이었다.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고 있는 셀 리우스의 모습을 바라보던 데헤르 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른다.

“만약 네가 순순히 투항하고 우 리를 따라온다면, 내 특별히 다른 조무래기들에게는 손을 대지 않도

록 하마.”

이어진 제안에, 셀리우스의 동공 이 혼들리기 시작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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