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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23화 (223/517)

- 10권 3화

228화

마음이 완전히 꺾인 후작에게 성 지에 대한 비밀을 듣는 것은 어렵 지 않은 일이었다.

후작의 말을 토대로 이동하니 이 전에 한강 물살에 가려져 있던 게 이트의 입구처럼 숲속에 있는 평범 한 나무 한 그루의 잎사귀에 초록 빛 기운이 회오리치고 있었다.

‘이것도 게이트인가?’

아니다.

수없이 게이트의 입구를 닫은 서준은 확신할 수 있었다.

실제로도 눈앞의 입구는 한강 바 닥에 숨겨져 있던 게이트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워프인가.’

입구를 유지하고 있는 다소 복잡 한 기운의 운용과 입구 너머에 보 이는 처음 보는 풍경.

지정해놓은 위치까지 단번에 이 동을 시켜주는 마법인 워프가 틀림 없었다.

‘이제야 전부 이해가 되네.’

어째서 기운이 갑자기 끊겼는지.

그리고 성지라 불리는 곳에서 왜 타키온과 그를 따르는 사도들의 흔 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는지 말이 다.

한숨을 푹 내쉰 서준이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애초에 북쪽에 존재하는 게 아 니었잖아.”

셀리우스가 의도적으로 거짓된 정보를 준 것은 아닐 것이다.

‘녀석도 모르고 있었겠지.’

숲은 그저 하나의 통로에 불과했

진정 성지라고 불릴 만한 곳은 이 게이트 너머의 세상이다.

‘이 너머가 어떤 세상인지는 정 확히 모르겠다만……

이제 적어도 정확한 성지의 위치 를 몰라 헤맬 일은 없었다.

너머로 내딛는 서준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그렇게 입구 안으로 들어서는 순 간, 서준의 시야에 들어오던 풍경 이 삽시간에 뒤바뀌었다.

“여긴?”

처음 보는 풍경이다.

허나, 모르는 곳은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었다.

대륙의 주변으로 끊임없이 거대 한 용오름이 일어나는 해수면, 척 보아도 매우 넓은 육지까지.

“셀리우스에게 들었던 그대로네.”

주점에서 이야기를 듣던 당시에 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라 흘려들었었지만,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하고 나니 기억이 새록새록 떠 올랐다.

자이로스 제국의 건국자, 최초의 마법사라 불리는 알드노아가 타키

온을 처음으로 마주했던 장소이자 알드노아가 성역(聖域)이라 칭했던 곳.

“중앙 대륙.”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 서준의 입가가 묘하게 비틀린다.

“틀림없이 이곳에 있어.”

타키온을 처음으로 만난 장소이 자 성역이라 칭할 만한 곳.

“중앙 대륙에 타키온이 있다.”

인과는 분명했다.

확신이 생긴 서준은 황급히 주변 의 풍경을 주목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대 지…… 그 중심에 우뚝 솟은 거대 한 화산……

말 그대로 하늘을 뚫고 있다 해 도 과언이 아니었다.

심지어 산을 가리고 있는 짙은 구름들로 인해 꼭대기를 확인할 수 도 없었다.

‘확실히, 주는 느낌만으로도 성역 이라 부를 만하네.’

당장 갖가지 경험을 한서준의 입장에서 보아도 위엄 있으면서도 신비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당장 저 안에 용의 둥지가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용의 둥지……

입가로 묘한 웃음을 그린 서준이 천천히 허공으로 떠올랐다.

이윽고, 허공에 떠오른 서준의 눈이 주변을 천천히 훑으려 할 때 였다.

먼 곳에서부터, 눈이 부실 정도 의 푸른빛 섬광이 쇄도해온다.

안광을 집중해 그 모습을 확인한서준의 고개가 갸웃거린다.

당연하지만, 푸른빛 섬광은 마른 하늘에 벼락이 내리친 것이 아니었다.

한 자루의 검이 서준을 향해 허 공을 날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강렬한 기운의 이기어검보다도 더 서준의 시선을 끄는 것은 그 검 위에 팔짱을 끼고 앉아 있는 백발의 사내였다.

“사람?”

입구를 알고, 중앙 대륙으로 들 어올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었다.

자연스레 서준이 자세를 다잡으 며, 극도로 높은 경계심을 보인다.

‘설마 사도? 설마 내 존재를 눈 치챈 건가?’

머릿속에 갖가지 의문이 떠오른 다.

하지만 그에 따른 해답이 내려지 기도 전, 근처로 접근한 백발의 사 내가 내뻗은 주먹에서 기파가 날아 온다.

쏘아진 공격은 서준의 옆을 스쳐 지나간다.

애초부터 위협용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새로운 종인가?”

사내의 날카로운 눈매가 서준을 쏘아본다.

“아니, 새로운 종이라고 보기에 는 너무나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 군, 대체 정체가 뭐지?”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사내를 마 주하니, 더더욱 경계심이 고조되어 간다.

‘강하다.’

비록 직접 맞붙어 본 것은 아니 었지만, 은연중에 흘러나오는 기운 부터가 격이 달랐다.

눈앞의 사내는 결코 우습게 생각 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자기소개도 하지 않고 남한테 소개를 바라다니, 조금은 예절을

주입받을 필요가 있겠는데.”

눈을 가늘게 뜬 서준이 차갑게 말했다.

상대를 우습게 볼 이유도 없지 만, 그렇다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 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서준의 눈이 사내의 빈틈을 찾아 빠르게 움직였다.

공격 반경이 그려지고 사내와의 거리를 선과 점으로 빠르게 메운다.

“그쪽도 그리 예의가 있어 보이 지는 않는군.”

사내가 눈을 가늘게 뜨자, 흘러 나오던 기운의 흐름에 변화가 생겼

동시에서준이 펼쳐놓은 기운이 얽히고설킨다.

‘흩뜨렸어?’

속으로 감탄을 삼킨 서준이 기운 을 다시 한번 펼쳐낸다.

그러나 그 뒤를 사내의 기운이 무섭게 쫓아왔다.

직접적인 타격은 없었지만, 계속 되는 신경전은 이미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서로를 향해 각자의 기운을 쏟아낸 것과 다름이 없었다.

‘역시 수준급의 강자야.’

기운을 능숙하게 다뤄내는 모습 을 보아서는 무인(武人)이라고 불 릴 만한 존재였다.

오랜만에 겪게 된 무인과의 싸움 에서준의 입가에 호선이 그려진다.

이내, 그 가상의 싸움이 서로의 목숨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상황 에 이르는 순간이었다.

“제법이군.”

피식- 미소를 흘린 사내가 기운 을 거두어들인다.

순식간에 싸움의 균형이 무너지 며, 서준의 신형이 움직여진다.

삭-

허나, 사내는 자그마한 타격조차 입지 않았다.

빠른 속도로 뻗어지던 서준의 주 먹이 멈추었기 때문이었다.

“왜 기운을 물린 거지?”

기운의 싸움에 빈틈이 보이자마 자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이며 숭리 를 쟁취하려 했다.

허나, 주먹을 내뻗을 수는 없었다.

애초에서준은 이런 허무한 승리 를 바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도 서준의 얼굴에는 진한 아쉬움이 어려 있었다.

“너야말로 어째서 공격을 멈춘 거지?”

입가에 호선을 그린 사내가 되물 어온다.

그 질문에, 서준은 당연하다는 어투로 말을 내뱉는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승부를 가르면 찝찝하 잖아.”

“나도 같은 이유다.”

미소를 거둬들인 사내의 표정에

도 진한 아쉬움이 묻어있었다.

“이런 싸움은 오랜만이군. 나도 가능하면 너와 제대로 놀아보고 싶 다만, 지금은 싸움에 집중할 상황 이 아니거든.”

“ 뭐?”

“다른 볼일이 있어서, 힘들게 중 앙 대륙까지 숨어서 왔는데 여기서 우리 둘이 작정하고 싸우게 되면 어떨 것 같아? 개나 소나 내가 이 곳에 온 것을 알게 되겠지, 이래 봬도 내가 조금 유명한 사람이라 말이야.”

“정체가 뭔데?”

“아차, 실례를 범했군, 파탈라 대 륙 내에서는 이름만으로는 나에 대 해서 정확히 설명을 해주기가 힘든 데……

턱에 손을 괸 채로 고민을 이어 가던 사내의 입이 다시 한번 열렸다.

“파탈라 대륙에 맞게 소개를 하 자면……. 마스터 정도가 되겠군.”

“레지스탕스?”

서준의 반응에 쑥스럽다는 듯 검 지로 코끝을 쓱쓱 쓰다듬은 사내가 말을 이어간다.

“그러니까, 지금 싸우면 내 손해

가 너무 커서 싸울 수 없다는 거 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대로 끝 도 못 보고 어설프게 맛만 보 면…… 끓어오르는 충동을 제어하 기가 힘들거든.”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흘린 사내가 등을 돌린다.

서준의 입장에서도 굳이 사내를 잡을 필요가 없었다.

‘나도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소 문내서 좋을 건 없지.’

첫 목표는 나라연천의 구출이다.

백발의 사내와 같이 강한 존재와 싸울 이유는 조금도 없었다.

‘이자가 용족의 편이라면 모를 까……’

수준급의 강자였기에 눈앞의 사 내가 용족의 수하, 적이라면 이 자 리에서 제거해두는 편이 현명한 판 단이었다.

그러나 백발의 사내는 적대관계 도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 당장은 든든한 우 군이라 볼 수 있지.’

마스터, 사내는 용족을 숭배하고 있는 자이로스 제국에 반하는 집단 레지스탕스에 소속된 인물이었다.

“부디, 나중에 제대로 겨뤄 볼

일이 생겼으면 좋겠군.”

인사를 건넨 백발의 사내는 타고 왔던 검과 함께 단숨에 멀어져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서준 은 묘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봐도 방향이 같은데?”

지금 백발의 사내가 향하고 있는 곳은 대륙의 중심지에 위치한 화산 이다.

당연하지만, 본래 서준의 목적지 도 그 화산이었다.

애초에 화산이 대륙의 삼십 퍼센 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거대한 탓에 목적지가 겹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했다.

‘어쩔 수 없지.’

조금 무안하긴 하겠지만, 다시 만나는 수밖에 없었다.

서준은 단숨에 땅을 박차며 사내 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사내가 눈을 휘둥그레 뜬 채로, 서준을 바라본다.

“난 용무가 급해서. 먼저 가보 지.”

고개를 살짝 돌리어 뒤를 돌아

본, 서준은 백발의 사내에게 손을 흔들며 정면을 향해 쏘아졌다.

다시 한번 작별의 인사를 주고받 았지만, 어쩐지 다시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렇기에서준은 백발의 사내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해뒀다.

중앙 대륙에 도착했던 서준이 우

뚝 솟은 화산을 본 순간, 떠올렸던 것은 드래곤 레어가 있어도 이상하 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실제로 화산에는 드래곤 레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거대한 동공의 입구가 존재했다.

시야에 들어오는 동공의 내부에 는 용의 형상이 새겨진 동상들과 각종 벽화가 새겨진 동굴 벽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추적하고 있던 숭배 자, 그리고 나라연천의 기운을 감 지한서준의 눈이 밝게 빛났다.

‘드디어 찾았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곳에 드디어 도착한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꼭꼭 숨어있으니 알 수가 없던 거지.’

단순히 아인그라드 숲에 있던 워 프뿐만이 아니다.

동공 주변에는 추적을 방지하고, 기운을 흐트러뜨리는 기이한 마법 진이 펼쳐져 있었다.

중앙 대륙에 도착했을 때도 곧장 용족 숭배자들의 기운을 느끼지 못 했던 이유도 알 것만 같았다.

‘상당히 귀찮은 결계야.’

기운을 펼쳐 추적하는 것을 방해 하고 있었다.

오직 두 눈, 육안으로 확인을 해 야 했기에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서 는 상당히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했 다.

기감을 펼쳐 상대의 위치를 파악 하는 것이 익숙한 일정 수준 이상 의 강자들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능 력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런 장난질도 여기까지다.”

어쨌든 결국 서준은 한참을 헤맨 끝에 정답에 도달해냈다.

위치를 파악했다면, 더 이상 어

려울 것은 없었다.

내부로 잠입하여 세이프티 쉘터 를 공격한 용족 숭배자들을 처치하 고, 나라연천을 구출한다.

서준은 망설임 없이 동공 내부로 발을 내디뎠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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