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권 2화
227화
큰 변화를 가져다줄 만큼의 증가 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단순히 얻은 힘치고는 상당히 요긴하게 쓸 수 있는 힘이 었다.
게다가 마지막에 적힌 추종자의 수에 따라 신성력이 증가 및 성장 한다는 문구는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단순히 증가에 그치지 않고 성
장도 가능하다면……
분명, 신성력의 양이 늘어날수록 효율도 뛰어나질 것이다.
신성력이 쌓이는 것으로 기존 내 공의 두 배에 달하는 효율을 발휘 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60갑자.’
자그마치 3,600년 치의 내력을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그를 이용해 펼칠 무공의 위력은 능히 대륙 하나를 소멸시킬 수 있 을 것이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데.’
온전히 자기 힘으로 거대한 대륙 하나를 소멸시키는 파괴는 대체 얼 마나 위대한 형태일까.
상상만으로도 등 뒤에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아마도 대신에 이른 존재들의 본신은 이런 힘을 가지고 있겠 지……
대신에 이른 존재들은 아주 오랜 시간부터 이 신성력이란 것을 쌓아 왔을 것이다.
서준이 지금 막 머리에 떠올렸던 것만큼의 위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이다.
실제로도 옥황의 능력이 기존에 알고 있던 것보다 뛰어나지 않았는 가?
앞으로 남은 싸움이 그리 순탄치 만은 않다는 것이다.
허나,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 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면 승산은 충분해.’
지금의 성장 속도라면 충분히 따 라잡을 수 있다.
아니, 추월할 수 있다.
메시지로 유추해봤을 때 지금의
성장 속도는 우주적 관점에서도 경 이적일 정도였다.
심지어 금기시된 혼돈의 힘을 다 뤄낼 수 있었다.
‘악마와 천사들, 설사 용족이라 할지라도 불리할 것은 없어.’
여태껏 혼돈의 힘은 항상 기대 이상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서준의 입장에서는 혼돈의 힘이 상당히 마음에 들 수밖에 없었다.
신성력에 관련된 것들을 생각하 다 보니 자연스레 시선이 다시 한 번 이명인 ‘용기’로 향했다.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던 천마
이자 마선인 내가 용기의 신이라 니……
서준은 무언가 기묘한 느낌을 받 았다.
이런 이명을 받게 된 이유는 충 분히 짐작되었다.
존재 자체를 몰랐던 만큼 이명을 얻기 위해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했 고 진심 어린 말을 내뱉었을 뿐이 다.
그리고 서준이 보인 이러한 작은 행동은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주었 을 수도 있었다.
‘상황들을 생각하면 꽤나 많은 용기를 주었겠지.’
때문에 용기라는 이명이 붙었을 것이다.
‘그래도 기왕이면 직접 무(武)에 관련된 이명이 붙었으면 좋았을 텐 데.’
불패(不敗), 파괴(破壞)와 같은 것들 말이다.
그간 보여준 행보들을 생각한다 면 충분히 취할 수 있는 이명이기 도 했다.
‘혹시 이명을 선점한 자가 있어 서 그런 건가?’
기존의 신명(神名)과 달리, 같은 이명을 가질 수 없을 수도 있었다.
머릿속에 의문이 피어났지만, 가 진 정보가 없는 만큼 답을 내릴 수 는 없었다.
서준은 가벼이 고개를 내젓는 것 으로 의문을 털어냈다.
“이건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봐도 되는 문제야.”
지금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시선을 파탈라 대륙의 북쪽, 성 지가 있는 곳으로 옮긴 서준은 곧 장 발을 놀렸다.
용기라는 단어가 주는 힘 때문인 지, 아니면 죽음의 고비를 넘긴, 기 적을 겪어서인지는 정확히 본인, 셀리우스조차도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매일같이 홀린 듯 서준 생각만 하게 되었다는 것뿐이 었다.
어쩌면 임무에 실패하게 된 경위
를 설명하기 위해 상관에게 계속 이야기를 한 탓일지도 모른다.
믿을 수 없는 일에, 상관이 계속 같은 질문을 던져 같은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반복을 해왔지만, 상기 하기 싫은 끔찍한 기억도 아니었을 뿐더러 몇 번을 이야기해도 질리지 않는 느낌이었으니 나쁠 것은 없었다.
오히려 셀리우스는 그런 서준과 있었던 이야기를 되풀이할 때마다 가슴 한편에서 끝없는 용기가 솟아 올랐다.
이런 나날이 며칠이나 흘렀을까?
셀리우스는 서준에 대한 이야기 를 하다가 문득, 간질거리는 감각 을 느꼈다.
‘뭐지?’
근래 들어 밤낮없이 서준에 대해 서 자주 생각을 했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결단코 아니었다.
애초부터 셀리우스가 서준에게 가진 감정은 동경, 경외였으니 말 이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서준의 이름 을 떠올릴 때마다 심장 한편이 간 지러워졌다.
‘대체 왜……?’
셀리우스는 순간의 변화라 생각 하며 떨쳐내려 했다.
하지만 또다시 며칠이 흐른 뒤, 셀리우스는 그 간질거리던 무언가 가 심장 언저리에 유형화된 형태로 자리 잡았음을 눈치챘다.
‘이게 대체……
셀리우스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심장 주변에 무언가가 있는 느낌 을 이토록 실감나게 체험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었다.
응어리져 있는 무언가는 마치 새 로운 기관이 형성된 것 같은 느낌
허나, 당황스러움은 잠시일 뿐이 었다.
본능적으로 정체 모를 무언가를 이끌고 다뤄낼 수 있다는 것이 인 지되 었다.
셀리우스는 마치 팔과 다리를 사 용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정체 모 를 무언가를 이끌어내는 순간이었다.
셀리우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마나‘?!”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손 끝에 하얀 빛무리가 응어리지고 있
신이라 불리는 존재의 축복, 선 택을 받았다는 이들만이 다뤄낼 수 있는 힘이 자신의 손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놀라는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띵-!
[파탈라 대륙의 생명체 중 최초 로 용기를 품은 투쟁의 신의 추종 자, 신도가 되었습니다.]
[용기를 품은 투쟁의 신이 당신 의 존재를 인지합니다.]
갑작스럽게 머릿속에 메시지가 들려온다.
다소 혼란스럽긴 했지만, 추종자, 신도와 같은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히 알고 있었다.
‘단순한 마나가 아니야.’
오직 용족만이 내려 줄 수 있는 축복이자 선택.
그런데 어째서인지 심장 언저리 에 느껴지는 기운은 분명, 축복을 받은 자의 힘이었다.
얼마 가지 않아서, 셀리우스는
고개를 내저으며 지금 내려진 축복 의 종주를 확실히 인지했다.
“이건 용족이 내린 게 아니야, 그분께서 내려주신 축복……
용기를 품은 투쟁의 신의 존재가 머릿속에 강렬하게 각인된다.
“이건 우리 레지스탕스가 용족, 자이로스 제국에 대항할 힘이자 용 기……
셀리우스는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알았다.
* *
띠링-!
[파탈라 대륙의 인간인 셀리우스 가 최초의 추종자, 신도가 되었습 니다.]
[타 차원, 절대적 신앙이 지배하 고 있는 차원 내에서 자신의 신도 를 탄생시켰습니다.]
[차원, 파탈라 내에 사용자 ‘한서준’의 신앙이 퍼져나가기 시작합니
다.]
[대단한 업적입니다.]
[특전으로 신성력이 크게 증가합 니다.]
[신성력 스텟이 10중가합니다.]
메시지 창에 떠오른 셀리우스의 이름을 알게 된 서준은 헛웃음을 흘렸다.
상황이 어찌 되었든 간에, 목숨 을 구해주었단 것은 틀림없었던 만 큼 무언가 심경의 변화가 있을 것 이라고는 생각했다.
“그런데 설마 신도까지 될 줄은 몰랐네.”
다소 놀랍긴 하였지만, 서준의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없었다.
신성력 스텟의 상승은 곧 내력, 힘으로 직결되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상당한 성과라 볼 수 있 지.’
예상치 못한 수확을 얻게 된 만 큼, 상당히 기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준은 미소를 환히 지을 수는 없었다.
나라연천이 잡혀 있을 곳이라 예 상되는 성지의 위치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대체 성지가 어디 있다는 거지?’
관문을 넘어서 북쪽 숲을 헤매고 다닌 지 벌써 사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쯤 되니 단순한 답답함을 벗어 나, 초조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나라연천이 무사해야 하는
데……
대체 성지의 정확한 위치는 어디 일까?
어떻게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일 까?
‘아니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들 어갈 수 없는 건가.’
고민에 빠진 서준이 제자리에 주 저앉아 생각에 잠겨갈 때였다.
슥-
은밀하게 다가온 인기척 몇몇이 서준의 주변을 둘러싼다.
“소속과 신분을 밝혀라.”
서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사흘 간 숲속을 헤매는 동안 단 한 번도 사람을 마주한 적이 없던
탓이었다.
궁금증이 동한서준이 고개를 돌 리는 순간이었다.
“제국의 후작으로서 명하겠다. 소속과 신분 그리고 성지, 아인그 라드에 들어선 이유를 밝히도록 해 라.”
후작이라는 말이 거짓이 아닌 듯, 그의 뒤에는 수십에 달하는 마 법사들이 따르고 있었다.
‘혹시?’
성지로 가는 길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허나 후작 정도가 되는 인물이라
면 이야기가 다를 것이다.
아니, 애초에 후작 정도의 자가 이런 숲속에 발걸음을 옮길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비싼 몸이라 공짜로 가르쳐 줄 수는 없는데……
서준의 눈동자에 이채가 어린다.
“그런데 길을 알려준다면 특별히 답해 줄 의향이 있어.”
“ 길?’’
후작의 고개가 갸웃 젖혀지려는 순간, 서준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타키온이 있는 성지로 향하는 길.”
“레지스탕스의 끄나풀이었나.”
비릿한 미소를 홀린 후작이 턱짓 했다.
등 뒤에서 있던 마법사들이 일 제히 지팡이를 치켜세운다.
“어차피 아니라고 말해도 레지스 탕스라고 우길 거잖아?”
이미 타그마타에서 겪어 본 적이 있는 만큼, 서준은 코웃음을 치고 가벼이 손가락을 튕긴다.
마법을 준비하던 후작의 부하들
은 갑작스레 내리치는 뇌전에 삼켜 진다.
시신, 한 줌의 재조차 남기지 못 한 채 사라진 동료들의 모습을 보 며 모두가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마법‘?”
“마나를 다뤄낸다고?”
“슬레이어……
미간을 찌푸린 후작이 황급히 지 팡이를 들어 올리며 불덩이를 빚어 낸다.
“내가 지금 좀 바빠서, 너희들 한 명, 한 명이랑 놀아주고 있을 시간이 없어.”
싸늘한 표정의 서준이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겨낸다.
매서운 기세로 쇄도해오던 불꽃 이 흩어진다.
이후 일대에 퍼진 무형의 기운들 이 전신을 억누르고, 숨통을 서서 히 조여 온다.
압도적인 무력.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들이 서준 을 향한다.
맞서 싸울 용기조차 잃은 자들의 허무한 눈빛.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다.
‘이래서 용기였나.’
신명에 붙여진 이명.
처음에는 다소 의아했었는데, 이 제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수식언을 얻은 것 이 아니었다.
‘작은 것은 거대한 것에 삼켜지 기 마련이지.’
서준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힘은 아군들에게는 용기를 북돋아 줄 수 도 있었다.
그러나 적의 용기를 꺾어내는 것
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용기를 조종하는 존재 가 된 것이었다.
‘내게 딱 어울리는 수식언이었 네.’
피식 웃은 서준은 그 상태로 퍼 뜨렸던 기운을 거둬들인다.
“큭..
서서히 숨통이 막혀가던 후작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
어느덧 후작 앞에 당도한서준의 입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온 다.
“마지막으로 묻도록 할 게, 타키 온이 있는 성지로 향하는 길이 어 디지?”
죽음의 공포, 압도적인 힘의 차 이를 느낀 후작의 몸이 사시나무처 럼 떨리고 있었다.
상실된 전의, 맞서 싸울 용기조 차 잃은 후작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