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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10화 (210/517)

- 9권 15화

215화

“대군주시여!”

“우리를 구원해 주십시오……!”

지구에 남게 된 천사들이 경악하 며 닫힌 게이트를 향해 손을 내뻗 는다.

그러나, 사라진 게이트는 다시 열리지 않았다.

서준이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다.

“놓쳐버렸네.”

그래도 빙의되어 있던 영혼 자체 를 베어냈기에 요피엘의 본체 또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적의 주요 전력인 대신급의 강자 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둔 것은 어떠한 형태로든 유리한 상황이라 말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번 출전에 대한 수확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띠링-!

[포스 시스템이 사용자 ‘한서준’ 의 무위(武威)의 위대함을 인정합 니다.]

[아카식 레코드의 권한 레벨이 5 로 상숭합니다.]

[휘하 차원의 상세 정보를 열람 할 수 있습니다.]

[현 대신(大神)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또다시 시스템이 직접 개입해왔 다.

‘내게 무엇을 바라는 걸까……

각성자가 되었을 초기에는 계속 침묵을 유지해 왔지만, 어느 순간 부터 포스 시스템이 능동적으로 움

직여 관여해오고 있었다.

이유 없는 호의란 존재치 않는 다.

지금 포스 시스템, 혹은 이를 만 든 제작자가 명백히 성장을 도와주 려 하고 있다.

생기는 의문점이 한두 개가 아니 었지만, 애석하게도 당장 궁금증을 해결할 방도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상관이 없다는 표현이 옳았다.

‘그러면 나 또한…… 이 시스템 을 적극 이용하면 그만이지.’

어떤 의도인지는 대관절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을 이용하려 한다면 서준은 그 이상으로 시스템을 이용 해줄 것이었다.

동시에 시스템이 선을 넘어서려 한다면, 그에 따른 대가 또한 치르 게 할 것이었다.

깊게 생각할 것 없이 지금 시스 템이 보여주는 가호는 긍정적이라 고 볼 수 있었기에 큰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지금 당장 처리해야 할 문제도 있고 말이야.’

아직 눈앞에는 많은 적이 남아 있었다.

“어찌 저희를 버리시는 겁니까!”

“대군주시여……!”

천사 군단이 닫힌 벽을 바라보며 절망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

고위급의 천사들이 존재할뿐더러 그 수 또한 아직은 대군세였다.

예전이었다면 이들 중 절반만 있 었어도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서준은 높은 곳으로 몸을 띄워 무수히 많은 천사 군단을 시야에

모두 담았다.

그러고는 그들의 중심지를 바라 보며 천천히 주먹을 말아 쥔다.

이후, 가진 기운을 개방해낸다.

‘혼천마공, 독심소(毒深浴)

휘몰아치는 혼돈의 기운을 따라 독이 흐른다.

빠져나올 수 없는 무저갱(無底 坑)과 같은 늪이 그들을 빨아들이 고 녹여낸다.

회색빛 지옥에 갇힌 천사들의 얼굴이 일그러져간다.

이어, 천사들의 살점이 녹아내리

고 뼈만 겨우 보이게 됐다.

“끄어 억……

신음을 홀린 천사들이 자신들의 육신을 바라본다.

서서히 녹아가는 육신을 확인한 이후에는, 허공에 뜬 서준으로 시 선을 옮겼다.

“지, 지구의 왕이자 위대한 투신 이시여……

이후 두 손을 내뻗으며, 입을 열 었다.

“부디, 저희에게 자비를 내려 주 십시오.”

간절한 외침이 서준에게 닿는다.

하나, 서준이 그들의 외침을 들 어 줄 리가 만무했다.

“너희들이 쌓아온 업보(業報)를 기억해라.”

과거 천사라는 종족이 상위종으로서 군림하고 있을 때는 한 번이 라도 자비를 베푼 적이 있던가.

그간 보고 겪은 천사들의 행보로 미루어 감히 없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

물론, 설사 타 종족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할지라도 서준은 이들을 살려 둘 생각은 없었다.

“동시에 이는 선(善)을 가장한 악행(惡行)을 펼쳐왔던 너희에게 내리는 형벌이기도 하다.”

서준의 선고가 내려진다.

“커억......

“제발, 자비를……

마지막 희망이 사라진 절망적인 현실에, 천사들의 입에서는 괴로움 에 가득 찬 비명이 터져 나온다.

잠기고, 녹아내리는 육신이 서서 히 늪 속에 파묻히고, 간절한 외침 조차 서준에게 닿지 못하게 된다.

“부디......!”

이윽고, 천사들의 소리가 완전히 사라진다.

고작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수 십만에 달하던 천사가 형체조차 남 기지 못하고 녹아내렸다.

그 모습을 지상에서 바라보고 있 던 리벨리온의 연합원은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신......

천사들이 서준을 향해 외쳤던 말 이 마음을 깊게 울린다.

“정말……. 신이 되신 겁니까?”

처음 하누엘에게 공격을 가했던

사내가 서준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드높인다.

“한서준 의장님은 우리의 신이 되신 겁니까!?”

물음이라기보다는 염원이 담긴 외침.

사내의 말에서준이 천천히 고개 를 돌리며 입을 연다.

“그렇다, 나는 신위에 도달해있 다.”

작금의 세상, 지구는 천사와 악 마, 그리고 몬스터까지 마주한 상 태였다.

그렇기에 무교 혹은 종교를 가진

자라고 할지라도 서준의 말을 단순 한 거짓으로 치부하는 이는 존재치 않았다.

오히려 서준의 대답에 사방에서 감탄이 흘러나온다.

“ 오오......

“오오오……

여태 상상, 혹은 구설로만 생각 했던 위엄 어린 존재의 현신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자신들의 편이었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른다.

질문을 던졌던 사내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러면 의장님, 아니 신님을 믿 고 따른다면……. 나는, 아니 우리 연합은 구원받을 수 있는 겁니까?!”

구원, 죽음을 비롯한 갖가지 고 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축복.

전지전능한 신만이 내려 줄 수 있다는 축복을 언급하고 있는 사내 를 보며 서준은 코웃음을 친다.

“구원은 없다, 아니, 나는 구원을 줄 수 없다. 너희들의 앞에 있는 신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절 대적이지 않으며, 인자하지도 않다,

그러니 오직 나만을 믿고 따라와서 는 안 될 것이다.”

돌아온 대답이 너무나 냉혹하다.

신이란 존재가 정말 존재하긴 했 지만, 생각했던 이상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었다.

자연스레 소란이 일어난다.

희망을 바라보던 사내의 얼굴도 서서히 일그러져 간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는 누구 를 믿어야 한단 말입니까?!”

코웃음을 치던 서준의 입가에 환 한 미소가 어린다.

“자신, 치천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던 스스로의 용기를 믿고 나아 가라.”

말을 내뱉은 서준은 등을 돌리어 자리를 벗어난다.

모두가 서준을 찾으려 하였지만, 어디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도 서준을 쫓거나 찾 으려 하지 않는다.

이미 나아가야 할 길, 운명에 대 한 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준의 말을 들었던 연합의 일원 들은 주먹을 꽈악- 움켜쥐었다.

“용기...

원했던 대답은 아니었다.

허나, 실망과 분노가 생기지 않 는다.

애초에 과거의 자신은 너무나도 비겁한 사람이었다.

책임을 전가하고 남에게 운명을 맡기려 하는 겁쟁이였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보였던 용기를 믿고 나아가겠습니다.”

사내의 말은 나직했다.

그러나, 전장에 있던 모두의 귓 가에 이상할 정도로 선명히 파고들

었다.

모두가 두려움에 움츠러들고 있 던 그때를 떠올린 탓일까?

맴도는 말 중, 유달리 가슴에 박 히는 단어가 있었다.

“ 용기......

사내가 그 단어를 조용히 읊는 다.

마치 그것은 주문과도 같았다.

“용기.”

“그래, 용기였어.”

어느새 전장에서 있던 연합의 일원들은 같은 단어를 내뱉고 있었

띠링-!

[당신은 수많은 이들에게 용기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새로운 신화가 발아합니다!]

[보유 중인 신화에 용기의 신화 가 추가됩니다!]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 창에서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런 것도 신화가 된다고?’

다소 당황스럽긴 하였지만, 어찌 되었든 신화를 모으는 서준의 입장 에서는 상당한 성과였다.

뿐만 아니라, 메시지가 떠오른 점으로 유추해봤을 때 본래의 목적 도 또한 달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스스로 답을 찾아냈나 보네.’

서준은 리벨리온이 현재의 평화 에 취하고, 안주하기를 바라지 않고 계속 성장하고 나아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기대기만 해 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마주한 문제를 바라보고, 극복해 내고 부숴야지만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를 마주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지만, 다행히도 리벨 리온의 연합원은 생각하던 것 이상 으로 강인한 존재들이었다.

‘알을 깨고 나왔다면 성장은 시 간문제겠네.’

비단 그 자리에 있던 연합원뿐만 이 아니었다.

퍼져나간 용기는 마치 마법과도 같았다.

머지않아 모든 연합원을 매료시 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한 훌륭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그때를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지 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둬야 지.’

여건은 갖춰졌다고는 하나, 아직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서준은 곧장 세계 곳곳을 누비며 숨겨져 있는 게이트를 모두 닫았다.

모두가 엘리시움, 판데모니움과 연결된 길목은 아니겠지만, 굳이 가능성을 남겨둘 이유가 없었다.

‘생각보다 훨씬 많네.’

일반적으로 알려졌던 것보다 더 많은 게이트가 세계 곳곳에 숨어 있었다.

심지어 대다수는 신성력을 기반 으로 빚어진, 특별한 권능으로 정 체가 가려져 있었다.

신격에 오른 존재가 일부러 가려 놓은 것이 분명한 입구들.

아카식 레코드의 권한 레벨 5의 도움을 받고 있는 서준은 그조차도 모두 찾아내 닫아버렸다.

‘악마들도 역시 숨겨 놓은 게이 트들이 있었네.’

예상은 했지만, 마기를 기반으로 펼쳐진 결계로 가려진 게이트들이 곳곳에 숨겨진 채 남아 있었다.

혹시나 다음 목적지인 판데모니 움으로 향하는 게이트가 있나 싶어 서 모조리 다 확인을 할 생각이었지만, 아쉽게도 그럴 틈이 없었다.

‘눈치가 상당히 빠르네.’

하나둘, 숨겨둔 게이트의 위치가

발각된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 순간 부터 악마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게 이트의 연결을 끊기 시작한 것이다.

아쉽긴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다 행이기도 했다.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악마들이 이렇게 무수히 많은 게이트를 통하여 작정하고 침공을 벌여온다면 적 지 않은 피해를 입었을 테니 말이 다.

그렇게 천사, 그리고 악마들이 지구에 연결해놓은 통로를 모두 닫 아낸 서준은 아니마, 프리실라, 중 원 대륙, 그리고 불카누스 차원으로 향했다.

역시나 곳곳에 천사와 악마들의 혼적들이 존재했다.

‘전부 제거한다.’

리벨리온 연합에 속한 차원들의 단편적인 위협을 처리한 것이었다.

하지만, 결단코 모든 문제가 해 결된 것은 아니었다.

‘놈들은 언제든 침공을 해올 수 있다.’

과거에는 추측에 그쳤지만, 이제 는 확신할 수 있다.

천사와 악마, 그 외 상위 일족 일부는 원하는 차원으로 향하는 게

이트들을 열 수 있었다.

‘다행인 건 게이트를 만드는 게 쉬운 일 같지는 않다는 것 정도겠 네.’

만약 천사와 악마 측에서 포털을 만드는 게 간단했다면, 서준이 나 타날 수 없는 위치에 계속해서 게 이트를 열어가며 게릴라 전투를 펼 쳤을 확률이 높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상황을 계속 유지할 생각은 없었다.

‘우리도 놈들의 영역, 차원을 침 범할 수 있어야 해.’

현재 게이트는 서준의 적들에게

만 유리한 물건이었다.

공간을 멋대로 뛰어넘을 수 있다 는 점에서부터, 기동적인 측면에 큰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등한 싸움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게이트에 대한 모든 기술을 확보해두는 게 좋겠 네.’

생각을 정리한서준은 세이프티 쉘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나라 연천에게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 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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