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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02화 (202/517)

— 9권 7화

207화

전신 (戰神).

그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은 대전 쟁에서 모든 능력치가 일시적으로 두 배 증가하고, 다수의 적을 상대 할 수 있는 스킬을 여러 개 보유하게 되는 것이었다.

지금과 같은 다대일의 전투에 최 적화된 신격이란 말이다.

그저 수가 많다는 이유로 저런 빈껍데기 망자들을 두려워할 이유

가 없었다.

“덤벼라. 전부 쓸어 줄 테니.”

자칼의 자신감에 응답하기라도 하듯 전신의 특권이 개방된다.

가슴 언저리에서부터 폭발한 힘 은 체내 곳곳으로 퍼져나간다.

화악-!

용솟음치는 힘을 만끽한 자칼은 손을 뻗어 날카로운 발톱을 위에서 아래로 길게 그었다.

단 한 번의 공격.

칼리드나가 자랑스럽게 여기던 망자의 절반 이상이 찢겨나가 형체

를 잃고, 쓰러져 나간다.

“설, 설마……. 네놈, 전신의 신 위를 얻은 것이냐?!”

놀란 칼리드나의 눈이 휘둥그레 진다.

사실상 망자의 군대를 다루는 칼 리드나와 전신은 천적 중 천적이라 고 할 수 있었다.

“전장을 지배하는 것은 나다. 네 놈 같은 허울뿐인 지휘관이 아니 라.”

가늘어진 눈매로 자칼은 망자의 군대 뒤에 몸을 숨기고 있는 칼리 드나를 노려보았다.

“용맹한 전사들의 육신과 혼을 능욕하는 시신(屍神), 죽은 자들의 왕이여, 전신으로서 네놈을 내가 벌하겠다.”

용의 형상을 한, 자칼의 입에서 맹렬한 불길이 내뿜어진다.

콰아아-!

쏘아진 불꽃은 일대를 뒤덮고는 앞길을 막아서는 망자들을 모조리 불태웠다.

끼에엑-!

망자의 군대가 괴성을 내지르며 재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한다.

“말, 말도 안 돼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칼리드나가 고개를 내젓는다.

자칼의 진정한 힘, 본신이 보이 기 시작한 탓이었다.

자칼이라는 수인, 눈앞의 신은 단순히 전신(戰神)이라고 칭할 것 이 아니었다.

‘용의 피를 이은 전신이라니

비록 피가 옅어져 있는, 반쪽짜 리이긴 하나 눈앞에서 있는 존재 는 최상위 종족인 용의 힘과 위엄 을 품고 있었다.

그를 증명하듯 칼리드나를 비롯 한 망자의 군대의 몸이 바싹 굳어 있었다.

“이제야 주제를 알겠느냐.”

자칼의 위협에 칼리드나가 고개 를 내젓는다.

‘도, 도망쳐야 한다.’

최상위의 종족이 내뿜어 내는 본 능적인 공포에 절로 몸이 움직인다.

황급히 등을 돌린 칼리드나가 자 리를 벗어나려던 순간이었다.

우웅-

뻗어진 손에서 거대한 마력이 흘

러나오며 칼리드나를 잡아당긴다.

“ 일어나라!”

놀란 칼리드나가 망자들을 일으 켜 벽을 만들었다.

끌려가던 그의 육체가 벽에 가로 막히는 순간, 자칼이 발을 크게 굴 렀다.

쿠웅……!

땅이 흔들리며, 세상이 뒤집히는 듯했다.

곧, 거대한 망자의 벽이 무너져 내린다.

자연스럽게 끌려온 칼리드나의 목덜미가 자칼의 손에 잡혔다.

칼리드나는 더 이상 발악하지 않 는다.

그저 체념한 듯한 눈을 빛내며 그를 노려볼 뿐이다.

“죽여라.”

자칼의 입가로 싸늘한 웃음이 흘 렀다.

“그리 원한다면……

발톱을 놀려 칼리드나의 사지를 찢어낸 자칼이 등을 돌리려는 순간 이었다.

넝마가 된 칼리드나의 육신에서 터질 듯한 기운이 솟구쳐 나오며 홀러간다.

폭발할 듯이 터져 나온 기운이 흘러가는 종착지는 다름 아닌 바닥, 정확히 말하자면 널브러져 있던 시 체였다.

끼긱, 끼기긱…….

기이한 소리를 내며 움직인 시체 의 얼굴에 생기(生氣)가 돌기 시작 한다.

괜히 시신, 시체들의 신이라 불 리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시신, 죽은 자들의 왕이며,

죽은 자에 깃들 수 있는 존재, 이 런 물리적인 공격 따위 나에게 해 를 입힐 수 없다.”

신격, 시신에 오르며 얻게 된 능 력.

칼리드나는 죽은 자, 시체로 언 제든지 가진 영혼, 격을 옮겨 갈 수 있었다.

“설마 영혼체로 존재하는 것이었 나?”

미간을 찌푸린 채로 고개를 갸웃 거리는 자칼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 던, 칼리드나가 여유로운 미소를 홀리며 가장 뛰어난 최정예의 시체

무리를 일으켜 세운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망자들이 손에 쥐고 있던 병장기들을 휘두르 며 휘청거리고 있는 자칼의 사지를 단숨에 찢어버리는 듯했다.

쌔액-

분명, 눈앞에 있던 자칼의 신형 이 신기루처럼 홑어지며 공격을 피 했다.

그러나 당황할 것은 없었다.

어차피 약점을 노출한 것도 아니 었으니 말이다.

“쫓아라.”

칼리드나의 명령에 망자들이 의 념강기로 빚어낸 갖가지 공격들을 쉴 새 없이 쏘아낸다.

쾅! 쾅!

망자들의 공격을 피하기 급급한 자칼의 모습에 칼리드나의 눈에 광 채가 어렸다.

‘생각보다 강하지 않잖아?’

처음에는 용의 위엄에 짓눌려 지 레 겁을 먹어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된 전투를 벌이지 못했었다.

하지만 막상 싸워 보니, 상성이 나빠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능력 자체는 내가 쥐약이지만, 아직 힘을 다루는 것이 미숙하군.’

오랜 시간, 많은 신격과 싸워 온 칼리드나의 입장에서는 지금 자칼 의 공격들은 조잡하기 그지없는 수 준에 속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데……?’

반쪽짜리, 하프이긴 하나 용의 시체라면 그 값어치가 아주 높았다.

분명 망자의 군대 중 최고라 불 러도 손색이 없는 전력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혀끝으로 입술을 핥은 칼리드나

는 시야 너머, 망자의 군대와 맞서 싸우고 있는 자칼의 모습을 응시한 다.

계속되는 공방 속, 자칼의 가슴 팍이 환하게 열린다.

‘ 빈틈!’

겨우 찾아낸 자칼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하여 칼리드나가 황급 히 몸을 날리려는 순간이었다.

“어리석군.”

비릿한 미소를 흘린 자칼이 고개 를- 내젓는다.

동시에 자칼의 가슴팍에 의념강 기의 방어막이 펼쳐진다.

‘ 설마?’

함정에 빠진 것이다.

그에 따른 대가는 너무나도 뼈아 팠다.

촤악-!

바로 앞, 시선을 가득 메운 날카 로운 발톱이 칼리드나의 가슴을 꿰 뚫는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발톱에서부터 체내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자칼의 기운들이 절대 풀리 지 않을 족쇄가 되어 칼리드나의 육신을 구속하려 한다.

당했다.

그를 깨달은 칼리드나가 황급히 탈출을 시도했다.

‘육신은 다시 옮기면 그만이다.’

어차피 이 전장에 널려 있는 것 은 시체였다.

결단을 내린 칼리드나의 몸에서 검은 기운으로 뭉쳐 있는 영혼이 튀어나오려 한다.

본래였다면 자연스럽게, 근방의 다른 육체로 깃들 수 있었을 것이 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체내에 퍼져 있는 자칼의 기운들 은, 단순히 육신을 속박한 것이 아 니었다.

‘설마?!’

자칼의 의도를 비로소 눈치챘으 나, 너무 늦어버린 뒤였다.

“끄어아아악—!”

칼리드나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역시나 영혼체로 존재하는 것이 맞았군.”

“크읍……. 빌어먹을 놈!”

거친 욕설을 내뱉는 칼리드나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사이 서준은 자칼이 다루고 있 는 기의 운용법에 주목을 하고 있었다.

‘그냥 내가중수법이라고만 생각 했는데.’

명백히 달랐다.

언뜻 보면 상대의 체내에 기운을 홀려 넣기만 한 것 같았지만, 정작 내부를 헤집어 놓거나 파괴하는 것 은 아니었다.

‘설마 영혼 자체를 옭아맬 줄이 야.’

지금처럼 영혼이 구속된다면, 육

신을 옮길 수 있는 능력 따위는 아 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그리고 방금 전, 자칼의 공격은 그런 영혼 자체를 옭아매기 위함이 었다.

‘제법이잖아.’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허상, 오 직 기운과 감각으로만 감지해낼 수 있는 영혼체를 속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불과 몇 분 전에 신격에 오른 자 칼이었기에 사실상 지금 자칼이 보 이는 기술은 고된 수련이나 노력이 아닌, 본능에 가까운 영역의 기의

운용이 었다.

실로 대단한 일이었다.

본래라면 의념강기를 다뤄내는 것만으로도 벅찼을 때인 만큼, 더 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게 용족의 피라는 건가……?”

서준이 감탄사를 흘리고 있는 사 이, 완전히 사로잡힌 칼리드나의 앞으로 날아든 자칼이 그의 머리를 부여잡는다.

“살, 살려 주게.”

시체를 연구해왔고, 좋아했으나 직접 시체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애초에 어떠한 생명체도 죽음을 바라지는 않았다.

여유롭던 칼리드나의 동공이 크 게 흔들렸고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칼은 비릿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내저었다.

“자고로 은혜와 원수는 두 배로 갚아야 하는 법. 나를 죽이려 한다 면 본인도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았어야지.”

“제, 제발!”

애원하는 칼리드나를 차가운 눈 으로 바라보고 있던 자칼의 손에서

황금빛 기운이 홀러나온다.

지잉, 쾅!

“끄아아악-!”

폭음과 함께 터져나간 칼리드나 의 영혼이 주변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완전한 소멸.

껍데기가 아닌, 내용물인 영혼 그 자체를 파괴한 완벽한 승리를 거머쥔 것이었다.

하지만 자칼은 승리의 기쁨을 만 끽하며 자만하지 않았다.

다음 상대인 나라연천을 향하여

강한 투지를 발산할 뿐이었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나라연천 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설마 용병으로 데려온 칼리드나 까지 패배할 줄이야, 완전히 계산 밖의 상황이 되어버렸군.”

사실 나라연천은 이 전쟁이 자신 에게 굉장히 유리하다고 느꼈다.

리벨리온에는 한서준이라는 상당 한 강자가 존재하긴 하였지만, 그 외의 인물들은 아직 한참이나 미홉 했던 탓이다.

그렇기에 남도 차원이 더 강한

전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상황이 었다.

하지만 기구하게도 전장에서 연 이어 패배했다.

대표라고 나온 자들이 예상치 못 하게 큰 성장을 이뤄낸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결투는 공정했고, 결과는 명백했 기에 불만을 토로할 수도 없었다.

심지어 이런 방식의 전투를 제안 한 것은 남도, 나라연천 쪽이었다.

나라연천의 입가에 쓴웃음이 흐 른다.

‘인간이라는 종족……. 그리고 한

서준이 가진 능력을 너무 얕봤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획 자체 가 어그러진 것은 아니었다.

결국, 원했던 대결의 구도는 만 들어질 것이었다.

“무리하지 마, 자칼. 네가 상대할 만한 상대가 아니야.”

나지막하게 입을 연 서준이 자칼 의 투지를 잠재운다.

용족의 본능과 전신의 능력, 두 가지 힘이 더해져 자칼이 상당히 강해지긴 했으나, 아직 상격의 신 인 나라연천을 상대하기에는 역부 족이었다.

말했듯, 패배가 확정된 상황에 신하를 출전시킬 수는 없었다.

“하오나, 조금이라도 편히 전투 하시려면 제가 적의 전력을 조금이 라도 알아내는 것이……

서준은 단호한 어투로 자칼의 말 을 단칼에 잘라낸다.

“나는 소중한 신하를 잃고 싶지 않아. 그리고 정말 나를 위한다면 부상자들을 부탁해.”

서준의 단호한 뜻에 자칼은 아랫 입술을 깨물고는 조용히 고개를 끄 덕이며 지면으로 내려섰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거대해졌던 육신은 본래의 크기로 돌아오고, 넘실거리 던 황금빛 기운이 잠잠해진다.

이어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서연 과 에우레시아의 앞에서 자리를 우뚝 지켰다.

“뒤를 부탁할게.”

자신의 기운을 이용하여 방어막 을 펼친 자칼이 믿음직한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맡겨 주십시오.”

서준은 더 이상 뒤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 나서, 전장으로 발 걸음을 내디딜 뿐이었다.

이에 맞춰 맞은편 왕좌 위에 앉 아 미소를 흘리고 있던 나라연천 역시 전장으로 나섰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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