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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198화 (198/517)

— 9권 3화

203화

쩌적, 쨍그랑!

갈라지고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얼음의 창들이 흩어진다.

허공에 몸을 띄운 찬드라가 지팡 이를 높게 들어 올려 다시 마나를 응집해 새로운 마법을 시전하길 준 비했다.

에우레시아는 연이은 공격을 피 하기 위해 허공을 날았다.

실레스틴이 부리는 바람이 그녀

의 움직임에 발맞춰 허공에 길을 놓았다.

그러나 찬드라는 이를 기다렸다 는 듯 쥐고 있던 지팡이를 허공으로 높이 들어 보였다.

“어딜 도망치려는 것이냐, 설옥 궤 (©玉 W!”

일대의 공기가 매우 차가워진 것 은 그 직후였다.

뒤이어 폭발하듯이 터져 나온 눈 보라가 단숨에 에우레시아의 신형 을 뒤덮는다.

그러나, 뒤덮은 것은 에우레시아

의 신형이 아니었다.

화아악-!

대규모의 모래 폭풍이 별안간 몰 아치더니 구체의 형상을 취하고는 에우레시아를 감싸기 시작했다.

챙-! 챙-!

눈보라가 끊임없이 회전하면서 충격을 가했지만, 두꺼운 모래의 벽은 자그마한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가소롭군.”

땅의 성질은 물을 홉수하고 막아 서는 법이었다.

하물며 노에아넴, 땅의 최상급 정령이 일군 모래의 벽은 찬드라의 눈보라로도 쉽게 꿰뚫을 수가 없었다.

“정령이라……

찬드라의 입꼬리가 한쪽만 치우 쳐 올라간다.

“남에게 빌려온 힘에 의존해야 하는 꼴이라니, 이 얼마나 나약하 고 가엾은 존재란 말인가.”

노골적인 비웃음을 홀리는 찬드 라의 말에도 에우레시아의 표정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정령들이 비호하고 있는 이상,

찬드라도 함부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다.

내뱉은 말과 달리 찬드라는 분명 히 에우레시아를 경계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틈이 생기길 기다리는 거겠지.’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찬드라의 모습 어디에도 여태 빈틈 이 보이지 않았다.

찬드라는 실로 강적이었다.

그러니 지금 보이는 빈틈은, 따 지자면 함정일 확률이 높았다.

한편으로는 안도되기도 했다.

‘내가 상성의 우위에 있다.’

에우레시아는 엘프족의 왕으로, 누구보다도 정령 친화력이 높다고 말할 수 있었다.

거기에 더불어 서준이 하사한 내 공심법, 백결연화신공(百結運花神 功)까지 존재했다.

자연의 기운 자체를 내공으로 바 꾸는 힘을 가진 특수한 호흡법 덕 분인지 마나의 질이 매우 높아졌을 뿐더러 사 대 속성이라 불리는 불, 물, 바람, 땅의 최상급 정령들과 계 약을 마친 상태였다.

찬드라가 다루는 얼음 속성에 상

성인 정령들을 꺼내고, 상황에 맞 게 대처를 해낸다면 싸움에서 우위 를 점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말이다.

이미 계산을 끝내서일까?

‘승산은 넘친다.’

자신감과 함께 승리에 대한 확신 이 생긴다.

한참을 바라보니 탄탄해 보이던 방어막에도 빈틈이 보이기 시작했 다.

‘일부러 빈틈을 보인 건가?’

아니면 굳건한 마음, 정신이 찾 아낸 것일까?

허와 실을 구분해낼 수 없는 만 큼 함부로 움직임을 보일 수는 없 었다.

섣부른 움직임은 적에게 기회를 주는 법이었다.

하지만 에우레시아는 직접적인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없었다.

‘실레스틴!’

에우레시아가 의지가, 실레스틴 에게로 전해진다.

고개를 주억인 실레스틴이 앞으로 쏘아지는 순간, 거대한 폭풍이 찬드라를 감싼다.

무표정했던 찬드라의 입가에 호 선이 그려진다.

‘물었군.’

찬드라는 기다렸다는 듯 지팡이 를 들어올리며 자그마한 얼음 꽃 몇 개를 피워냈다.

후오오…….

이내, 거대한 눈보라가 치솟으며 실레스틴이 빚어낸 폭풍과 어우러 진다.

거대한 얼음의 폭풍으로 변화하 며 사방을 집어삼킨다.

다시 한번 노에아넴이 모래의 벽

을 세워 에우레시아를 비호할 차였 다.

“그런 모래 벽 따위, 허무하게 부숴 주도록 하겠다.”

얼음 폭풍에 싸인 찬드라가 여유 롭게 웃으며 지팡이를 앞으로 내뻗 는다.

“청람빙섬추(靑 M 氷問維).”

몰아치던 얼음의 폭풍들이 약속 이라도 한 듯, 지팡이 끝에 모여들 며 뻗어진다.

쌔액-!

단숨에 뻗어진 그 힘은 노에아넴 이 쌓은 모래의 벽을 부수고 그 뒤

에 몸을 숨기고 있던 에우레시아마 저 꿰뚫어 버린다.

“끝났군.”

그러나 곧 에우레시아의 육체가 바람에 흩날리더니, 신기루처럼 흩 어진다.

‘ 언제?’

눈을 휘둥그레 뜬 찬드라가 재빠 르게 지팡이를 높게 들어 올려 마 나를 주입한다.

지잉-

찬드라의 주변으로 방어막이 겹 겹이 펼쳐지려는 순간이었다.

아주 찰나의 틈새.

전신에 불꽃을 휘감은 에우레시 아가 뛰어드는 모습이 보였다.

“이딴 잔재주 따위! 빙창(氷槍)!”

지팡이 끝에서부터 일어난 얼음 의 창이 허공을 찢으며 에우레시아 에게로 쇄도한다.

“실레스틴!”

에우레시아의 외침에 일어난 폭 풍이 쇄도해오는 얼음의 창의 앞길 을 가로막았다.

담긴 마나의 힘이 엄청난 것인지 쏟아지는 바람을 꿰뚫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미 에우레시아에게는 지나간 상황이었다.

단숨에 찬드라의 품으로 파고든 에우레시아가 소리를 내지른다.

“샐레아나!”

불의 최상급 정령이 빚어낸 불꽃 의 검이 에우레시아의 손에 쥐어진 다.

찬드라가 일대에 눈보라를 일으 키며 에우레시아를 밀어내려 한다.

‘침착하게 대처하고 우위를 가져 온다.’

다시 한번 실레스틴이 빚어낸 바 람을 이용하여 눈보라의 경로를 비

틀었다.

쌕-!

매섭게 몰아친 찬드라의 눈보라 가 에우레시아의 볼에 일자의 상처 를 남긴다.

그러나 에우레시아의 입가에는 미소가 흐른다.

상처를 입긴 했지만, 방어를 완 전히 뚫었다.

찬드라와의 거리를 좁혀내는 데 성공했다는 말이다.

에우레시아의 검은 어느덧 찬드 라의 어깨를 뚫고 있었다.

‘됐어!’

하지만, 기쁨을 만끽할 시간은 없었다.

찬드라의 전신이 빠르게 냉각되 어 갔다.

쩌적…….

그 냉기에 샐레아나로 빚어낸 검 신이 얼어가기 시작한다.

‘ 얼어붙는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극이라 볼 수 있는 두 속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물론 불이었다.

불은, 얼음을 녹여야 정상이다.

그러나 눈앞의 사내는 빙제(氷 帝)의 칭호를 지닌 반신급의 강자.

상식을 뒤집을 힘을 가져도 이상 할 것이 없었다.

에우레시아가 기겁하며 재빠르게 검을 뽑아내려 하였지만, 이미 뒤 늦은 판단이었다.

쩌저적…….

검신을 타고 오르던 냉기가 이제 는 에우레시아의 손을 타고 오르려 했다.

‘위험하다.’

본능적인 위험을 느낀 에우레시 아가 노에아넴에게 의지를 전한다.

휘오오…….

냉기가 사방으로 몰아치고는 노 에아넴이 세운 방어벽을 제외하고 는 모든 것을 얼려버리기 시작한다.

“감히 빙제인 이 몸에게 불꽃을 주입해?”

목소리가 울리듯 사방에 퍼져나 간다.

일대를 휘감고 있는 눈보라에 에 우레시아는 신음을 흘린다.

“크윽......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전 장에는 찬드라가 흩뿌린 눈보라밖 에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눈보라들을 갑주처럼 두르고 있는 거대한 얼음 의 거인이 지팡이를 쥔 채로 에우 레시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퉁-! 퉁-!

지팡이를 내려찍는 얼음의 거인, 찬드라가 빚어낸 얼음의 창이 단숨 에 모래의 벽을 두드린다.

쩌적. 쾅!

마침내 방벽이 허물어지고 굉음 을 토해낸다.

‘좋지 않아.’

쏟아지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 발 을 놀리고 있는 에우레시아의 얼굴 에 그늘이 생긴다.

“벌레처럼 도망치는구나, 엘프 여.”

조소를 흘린 찬드라가 다시 한번 지팡이를 내려찍는다.

‘단순히 상성으로 우위를 따질 상대가 아니야.’

에우레시아의 얼굴에 드리운 그 늘이 짙어졌다.

사 대 원소, 불, 물, 바람, 대지의

정령들과 계약했기에 어떻게든 싸 워볼 수 있다고 생각했건만, 찬드 라와의 힘의 차가 너무나도 컸다.

심지어 일대에 몰아치는 눈보라 가 그의 힘을 몇 배나 불려주고 있 기도 했다.

기본적인 힘의 차이에 더불어 지 형적 이점까지, 무엇 하나 에우레 시아가 우위에 설 수 있는 것이 없 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물러날 수는 없었다.

‘항복한다고 해서 끝나는 싸움이 아니다.’

거인이 된 찬드라는 확실하게 에 우레시아를 향하여 진한 살기를 발 산해내고 있었다.

패배는 곧 죽음을 뜻하고 있었다.

‘너무 자만했어……

에우레시아가 아랫입술을 질끈-깨문다.

백결연화신공을 익히고 사 대 정 령과 계약을 맺어 강해졌다는 생각 에 취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고작 도망치는 게 전부라니.’

스스로의 무능함에 치가 떨린다.

전장, 그리고 상황 이 모든 것에 다른 변명은 필요 없었다.

‘전부 내가 약하기 때문이야.’

쩌적.

얼음의 거인이 된 찬드라가 쏟아 내는 마법이 일대의 공기를 더 차 갑게 만들고, 눈송이를 흩뿌려 공 간을 장악해 나갔다.

이제는 도망칠 곳마저 점점 사라 져 가고 있었다.

중간중간 계약을 맺은 정령들이 쏟아지는 공격을 막아내려 했지만,

허무하게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였 다.

이마저도 양호한 편이었다.

잘못된 판단으로 괜히 몰아치는 눈보라를 더 매섭게 만들 때도 있었다.

“크흡.”

싸움이 지속될수록 에우레시아의 신음이 더욱 진해진다.

‘이 상태로는 승산이 없다.’

지금과 같이 불리한 상황을 단 한 번에 뒤집을 수 있을 만한 방법 은 단 하나뿐이었다.

‘정령왕과 계약을 맺는다.’

그야말로 왕 중의 왕.

종의 정점, 상위 종족인 천사와 악마를 넘어서 최상위급의 용족과 도 대등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정 령왕이었다.

물론, 계약으로 현현하는 경우 계약자가 가진 재능의 여부에 따라 끌어다 쓸 수 있는 힘에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령왕은 웬 만한 신격들을 가볍게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존재였다.

문제는 정령왕은 가진 힘만큼이

나 굉장히 거만했고 폐쇄적인 성격 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었다.

계약을 맺을 수 있는 확률은 희 박하다고 볼 수 있었다.

‘어차피 다른 방법이 없어.’

실패하면 죽음 정도가 아니라 그 여파로 인하여 영혼이 찢어지는 끔 찍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에우레시아가 아랫입술을 질끈-깨문다.

‘그래 봤자, 죽음보다 더한 고통 은 없는 법일지니.’

결단을 내린 에우레시아가 목소 리를 드높이며 소리친다.

“정령들이여, 모두 나를 비호하 도록!”

명령을 내린 에우레시아는 곧장 손가락에 의념기를 빚어 자신의 손 목을 긋는 것으로 계약을 시작했다.

손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와 체 내의 기운이 공명한 이후 피어오른 힘이 에우레시아의 몸으로 빨려 들 어가기 시작했다.

계약에 대한 의사를 내비췄을 뿐 인데, 벌써부터 심장이 쑤시듯이 아파온다.

“크읍……

끔찍한 고통이 밀려오고 있었지

만, 이를 추스르고 있을 만한 여유 가 존재치 않았다.

“허튼수작 부리지 말고 얌전히 죽어라!”

바깥에서 얼음의 거인, 찬드라가 수십 개의 창을 빚어내고 쏘아낸다.

한 발, 한 발이 의념기의 응집체 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정령들도 얼마 버티지 못할 거 야.’

그 전에 정령왕과의 계약을 성사 시킨다.

각오를 다진 에우레시아가 기운

을 더욱 발산하기 시작했다.

화아악-!

피와 어우러진 기운이 소용돌이 치고 기이한 문자들이 새겨진 마법 진을 그려냈다.

에우레시아의 몸 주변에서 일어 나는 기운들에 찬드라가 코웃음을 친다.

“쓸데없는 발악! 압도적인 힘의 차가 있음을 아직도 모르겠는가!”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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