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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189화 (189/517)

- 8권 19화

194화

직후, 바알은 양손을 가슴팍에 앞에 모은다.

마치 기도라도 하듯 자세를 취한 그의 온몸에서 붉은 기운이 넘실거 렸고, 서준을 향해 쏘아진다.

“이 몸은 세상을 마(魔)로 집어 삼킬 지도자.”

쾅-!

굉음과 함께 정격의 구름이 요동 치고 있었지만, 서준은 여전히 피

식- 미소를 흘리며 여유를 보이고 있었다.

“모든 위대한 악마들의 왕이요, 지저(地底)의 지식을 모두 품은 대 현자(大賢者) 이니.”

이어서 구름, 정격이 본래의 색 을 잃어가며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주도권을 뺏긴 것이다.

바알의 힘, 마(魔)의 기운이 월등 히 강해진 탓이다.

서준이 빠르게 의념강기를 펼쳐 내며 방어막을 만들었다.

지잉- 쾅!

천지가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방 어막이 쩌적- 갈라졌고 서준의 입 가에 붉은 선혈이 뿜어져 나온다.

바알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어린 다.

“모든 마(磨)는 나의 것이고, 나 의 지배를 받으니.”

주문을 다시금 영창한다.

곧, 붉은 벼락 무리가 용처럼 내 려오며 서준의 주변을 휘감는다.

파직-!

휘감고 있던 벼락 한 줄기가 일 곱으로 갈라지고, 채찍처럼 휘어져

서준의 몸을 노리고 날아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재빠르게 손을 내저어 쳐내려 하는 순간, 벼락은 기다렸다는 듯 둘로 갈라져 피하는 것이다.

서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분주히 손을 놀리어 쳐내면 쳐낼 수록, 사방에는 붉은 벼락 무리가 가득 넘쳤다.

“지저의 대현자가 가진 힘에 절 망 속에서 죽음을 맞이해라.”

바알의 서슬 퍼런 선고가 내려진

다.

파직, 콰쾅-!

수백, 수천의 줄기가 된 벼락이 일제히 내려친다.

깊은 바다가 움푹 파이고 크레이 터와 같은 형태를 만들어 낸다.

쏟아진 벼락 한 줄기, 한 줄기가 강한 의지가 실려 있는 신뢰(神雷) 였다.

아무리 의념강기로 온몸을 둘러 싸고 있었다 할지라도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실제로도 방금까지 느껴지던 서준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서준이 죽었다는 것에 확신을 가 진 바알이 마력을 다시 거뒀다.

붉게 물들었던 세상이 본래의 색 상을 되찾아간다.

‘가능하다면 회유하여 사냥개로 쓰는 게 제일 좋았겠다만……

한서준이 대신에 이른 존재를 상 대할 정도로 강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서준이 약한 것이라고 하면 단호히 고개를 내저을 것이다.

‘어지간한 신격도 대천사도 그의 앞에선 하룻강아지에 불과했겠지.’

그 말은 천사, 엘리시움의 시선 정도는 끌 수 있다는 것이었다.

판데모니움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 전을 들키지 않게 하기에 최고로 적 합한 존재가 바로 서준이란 말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 다른 사냥개를……

허공, 서준이 사라진 자리를 응 시하고 있는 바알이 아쉬움에 입맛 을 다시고 있을 때였다.

쿠궁!

갑작스레 어깨를 짓누르는 압박 감이 밀려온다.

심장이 섬뜩해지는 감각을 느낀 바알은 재빨리 기운을 다시 일으키 며 몸을 틀어낸다.

하지만 이미 때늦은 판단이었다.

띠링-!

[훤일(暗日)의 낮 귀걸이를 착용 한 ‘분신’으로부터 능력치를 홉수합 니다.]

[정복자의 진가, 가이사의 광폭, 가이사의 지도 능력이 발동됩니다.]

검은 빛줄기 하나가 바알의 옆을

스쳐지나간다.

‘인지하지도 못했다……고?’

의문을 가지고 싶었지만 그런 여 유는 존재치 않았다.

이어 날갯죽지가 찢어졌고 끔찍 한 고통이 밀려왔기 때문이었다.

“끄아악니”

바알의 입에서 터져 나온 비명과 함께 사방으로 전격이 미친 듯 내 리친다.

쾅! 쾅! 쾅

말 그대로 천지가 뒤흔들리는 공 격이었지만, 서준은 너무나도 여유

로운 표정을 한 채로 그 벼락 사이 를 누비고 있었다.

“생각보다 강하구나, 인간!!”

감탄 섞인 말뿐만이 아니었다.

바알의 음성에는 형용할 수 없는 경악이 섞여 있었다.

‘도대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급격한 성장이 가능하단 말인가?’

한서준이 상식 이상으로 강하다 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대신에 필적하는 힘을 가 졌다는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

아니, 예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당황하고 있는 바알의 모습에서준이 피식- 미소를 흘리며 입술이 달싹인다.

“악마왕, 바알.”

상위 종족이라 불리는 악마의 정 상 위에 군림한 존재, 대신에 오른 신격.

강자 중에서도 강자인 존재와의 싸움이었기에 두려울 법도 하건만 서준에겐 아무런 감정이 일지 않았다.

처음 바알의 강렬한 기운을 접했 올 때 느꼈던 고양감과 긴장감은,

눈 녹듯 싹 사라졌다.

“내가 너보다 강해.”

여유를 보이는 서준의 모습에 바 알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자네를 방치하지 않고 이곳을 찾 은 것은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군.”

바알의 몸 중심으로 모여들었던 붉은 벼락 무리가 다시 한번 바깥 으로 비산한다.

하지만 그것은 서준을 위협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를 대신하여 뭉쳐지기 시작하 더니 바알의 이마 위로 모여들었다.

이윽고, 모여든 이마 위에서 견 고한 뿔의 형태를 취한다.

“네놈은 반드시 여기서 죽여 둬 야 할 존재였다.”

동시에 바알의 기운이 폭발할 듯 강해진다.

서준은 온몸에 오싹 소름이 일어 났고 그를 증명하듯 팔뚝에 닭살이 일어난다.

‘ 이건?’

단순히 마력이 상승한 것뿐만이 아니다.

그보다 더 절대적인 어떠한 힘을

품은 것이었다.

‘대신의 힘.’

굳이 설명하자면 세계의 법칙을 새로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가 눈앞에 있는 것이다.

먹이를 노리는 뱀과 같은 위협적 인 포식자를 마주한 쥐새끼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바알의 시선이 서준을 뒤덮는 순간이었다.

세상의 법칙이 재구성되었다.

모두에게 공평했던 중력의 압박 은 서준에게만 향하고 있었다.

몸을 가눌 수 없었다.

신격에 오른 뒤로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 느껴진다.

무겁다 못해, 으스러지겠다고 여 긴 순간 내리치는 벼락과 내뻗은 손이 맞부딪힌다.

짝.

바다가 짓눌려 움푹 파인다.

어찌나 깊게 파였는지, 심해의 저 끝자락마저 언뜻 보이기 시작한다.

“개벽 (開開).”

콰쾅-!

수천 번의 뇌전이 쉴 새 없이 쏟

아져 내린다.

내리친 벼락이 칠흑색의 기운을 집어삼키고, 서준을 위협한다.

빠르고 강하다.

공격을 허용해서는 안 됐다.

지직-

서준은 황급히 손을 놀리며, 쏟 아지는 벼락들을 손으로 쳐내며 허 공으로 날려버린다.

쾅, 쾅!

벼락을 흘려보낸 곳의 땅이 갈라 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 가 들려온다.

재빨리 발을 놀리고 있는 서준의 시선은 힘을 과시하고 있는 바알을 응시 중이다.

그렇게 서서히 거리를 좁혀내며 제공을 확보해낸 순간, 서준은 망 설임 없이 바알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일격, 해주포.”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부숴버 리고, 녹여버리려 했으나 눈앞에 있던 바알의 신형이 신기루처럼 자 취를 감춰버린다.

바알이 재구성한 법칙에 따라 어 떤 전조나 움직임이 없는 이동이

펼쳐진 것이었다.

이후, 하늘에 매달린 듯이 서준 의 머리 위에서 나타난 바알이 오 른팔을 내뻗는다.

“개벽.”

콰직.

서준이 펼쳐놓은 의념강기가 부 서지고, 입에서 붉은 선혈이 터져 나온다.

“쯧, 얕았군.”

아쉽다는 듯, 혀를 찬 바알의 신 형이 다시 한번 흩어지려한다.

“그냥 가면 섭섭하지.”

내뻗고 있던 손을 휘둘러, 허공 에 매달려 있는 바알의 목울대를 움켜 잡아낸다.

이후, 의념강기를 손바닥 전체에 둘러내며 있는 힘껏 내려친다.

쾅!

바알의 신형이 일순간 바닥, 바 다를 향해 처박히는 듯하였지만, 그 법칙은 모조리 무시되고 바알이 구성한 법칙만이 적용된다.

떨어지던 신형이 갑작스레 낙하 를 멈췄다.

평온하게 자세를 다잡은 바알이 비릿한 미소를 홀린다.

“이런 평범한 공격으로는 나에게 자그마한 상처조차 낼 수 없을 것 이다.”

자신 있게 내뱉는 말과 달리 바 알도 쉽게 움직일 수 없었다.

본신이 아닌 분신체의 육신으로 는 법칙을 새로이 만들어내는 것에 한계가 존재하는 탓이다.

남발해서는 안 되는 힘이라는 것 이었다.

바알이 어떠한 형태, 형식으로 공격을 해올지 예상할 수 없는 상 황에서준 또한 함부로 움직임을 보일 수는 없었다.

자연스레 잠깐의 소강상태가 찾 아온다.

둘은 서로의 빈틈을 찾기 위해 눈을 움직이고, 기감을 퍼뜨린다.

‘강하다.’

틈이 존재치 않는다.

아니, 설사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서준은 스스로의 강함이 날로 깊 어져 대신도 상대할 수 있을 것이 라 생각했다.

그러나 바알은 상상했던 것 이상 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본신과의 싸움을 대비한답시고 힘을 숨길 적수가 아니었다.

‘조각의 능력을 개방한다.’

결단을 내리는 순간, 몸을 뒤덮 고 있던 칠흑빛 기운에 백색의 빛 이 섞이기 시작한다.

이윽고, 하나로 묶이고 만들어진 혼돈의 힘은 초음속의 영역에서준 을 데려다줬다.

쌔액-!

바람을 가르며 이동한서준의 주 먹이 바알의 복부를 가격했다.

생각지 못한 공격이기 때문일까?

법칙을 재구성해내지 못한 바알 은 붉은 선혈을 토해내며 바다 아 래로 내리박힌다.

바닷물에 처박힌 바알의 눈동자 에 지진이라도 난 듯, 요란하게 혼 들렸다.

“네, 네놈……

단순히 공격을 허용한 것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이 위협적인 기운의 성질을 누구 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이렇게까지 놀라는 것이었다.

자연스레 바알의 음성에는 숨길 수 없는 경악이 담긴다.

“그 힘을 어찌 다뤄 낼 수 있는 것이냐?!”

전 차원을 제패했다는 전설 중의 전설들만이 다루었던 혼돈의 힘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사실, 혼돈의 힘은 영겁의 세월을 살아온 바알마저도 알지 못하는 너 무나도 오래된 미지의 이야기였다.

다만, 곳곳에 남겨져 있던 흔적 들 덕분에 허구의 신화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혼돈의 힘은 우주를 흔들 수 있 는 압도적인 파괴, 무력을 가졌지

만, 그에 따른 리스크도 엄청났다.

대신에 오른 마왕들과 천사의 대 군주 또한 혼돈의 힘에 대한 강력 함을 알고 취하기 위해 욕심을 부 리려다가 여럿 희생되었었으니 말 이다.

많고 큰 희생이 있었던 탓에 곧 아무도 손대지 않게 되었지만, 혼 돈의 힘의 존재에 대해서는 한시라 도 잊어본 적이 없었다.

아니, 지금도 연구를 계속하는 대신들도 몇몇 존재했다.

지저의 대현자라고 불리는 바알 또한 그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얼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고작 한낱 인간 따위가?’

빛과 어둠.

섞일 수 없는 두 개의 속성을 다 뤄내야 하는 복잡하면서도 어려운 일인 만큼 실마리조차 잡지 못하여 반쯤은 포기하고 있던 미지의 영역.

평생을 바쳐 연구해온 혼돈의 힘 을 기껏해야 수십 년 살아온 작고작은 한낱 인간이 다뤄내고 있었다.

있을 수 없는 일,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광경마저 부정을 할 수는 없 었다.

바알의 입가에 헛웃음이 흐르기 시작한다.

‘나는 대체 그동안 무엇을……

시작은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과 허탈감이었지만, 지금은 이런 감정 에 지배당할 시간이 없었다.

평생을 바쳐온 과업에 실마리를 지금 해결해내야만 한다.

“말해! 말해라! 대체 어떻게 혼 돈의 힘을 다루고 있는 것이냐-!!”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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