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권 16화
191 화
띠링-!
[아카식 레코드, 허공록의 권한 레벨이 현재의 무위와 능력에 걸맞 게 레벨 3으로 상승합니다!]
[사용자 ‘한서준’이 요청한 ‘대신 (大神)’에 대한 정보 열람을 시작합 니다.]
[대신(大神), 그것은 신들 가운데 서도 매우 높은 존재를 의미하는
단어로, 자신만의 법칙을 만들 수 있는 위대한 존재입니다.]
[적대적인 상대를 만났을 시, 대 적하지 않고 도주할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괜히 서준이 대신을 경계하는 것 이 아니었다.
대신들은 일반적인 신격처럼 단 순히 세상의 법칙, 규율을 비트는 존재가 아니었다.
자신만의 법칙과 규율들을 만들 어낼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대 신이란 이름의 특권이었다.
쉽게 설명해 검을 뻗는 것 하나 도 기존의 물리법칙을 비틀어 회전 하고 꺾이는 것뿐만 아니라 검에 가해지는 법칙을 원하는 대로 조종 하며 다뤄낼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기존의 상식은 무의미해지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이런 법칙의 붕괴는 전투에서 크나큰 변수로 작용하는 법이었다.
‘보통의 신격으로는 대신을 상대 할 수 없어.’
그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정보 였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읽고 나자 확신이 들었다.
‘지금 정도라면 대신이 직접 온 다 해도 내가 꿀릴 것이 없겠어.’
패배를 생각할 필요는 없었으나, 혹시나 보지 못하고 넘어간 정보가 존재할 수도 있었기에서준은 눈동 자를 분주히 굴렸다.
그러던 도중, 서준의 시선이 멈 춰 섰다.
[대신의 자리는 단순히 신명을 증명할 수 있는 신화를 수집 및 성 장시키거나 가진 능력을 증명한다
고 도달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가령, 사용자의 경우, 같은 상격 의 투신(H神)에게 인정받아야지만 대신(大神)의 신위에 도전할 수 있 는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신의 자리는 100명으로 제 한되어 있으므로 공석이 없다면 신 격을 상승시킬 수 없습니다.]
대신으로 향하는 정확한 자격 요 건.
그.리고 대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점이 완전히 해소되었다.
‘이러니까 내가 대신에 오르지
못했었지.’
귀환하기 전, 옥황이라는 대신을 상회하는 무력을 지녔던 서준이었다.
허나, 대신의 자리에 오르지 못 했었다.
그 이유를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설마 그 인원이 정해져 있었을 줄이야.’
대신에 오르기 위해서는, 누군가 를 쓰러뜨리고 밟고 올라야만 한다 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서준은 대신 중, 대 다수를 적대 관계에 두고 있었다.
어차피 처리해야 할 적들이라는 말이다.
‘대신의 자리는 알아서 만들어질 테고.’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럽긴 하였 지만, 생각해 보니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오히려 덕분에 지금 해야 할 일 이 명확해졌다.
‘수련을 계속한다.’
대신과의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 을 정도에 그치지 않고 확실하게 승기를 잡아낼 수 있도록 새로이 얻어낸 혼돈의 힘을 확실하게 자신
의 것으로 만들어내야만 했다.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구,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혼돈의 힘을 다 뤄낼 수는 없었다.
서준은 곧장 근처의 게이트에 대 한 소유권을 모두 입찰해 수련에 나설 준비를 했다.
* *
리벨리온이 만들어지고 각국의 정상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반 시민의 자 유마저도 모두 억제할 수는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완전히 억압 할 수가 없었다.
미국의 메이어 가문, 유럽의 하 베스트 가문.
두 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재 벌 연합은 국가의 권력을 이용해도 어찌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으니 말 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서준
이 억지로 제한하고자 한다면 억압 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재력, 무력, 권력, 방향이 다를 뿐, 결국 힘이란 권리로 이어지는 탓이다.
그리고 서준이 가지고 있는 절대 적인 힘은 그 정도로 막무가내식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당장 그들이 막대한 재력으로 국 가의 는치를 보지 않고 마구잡이로 행동할 수 있던 것도 결국 힘의 원 리였으니 서준이 나설 경우, 불만 이 생기긴 했어도 어쩔 수는 없었 을 것이다.
하지만 강석호는 서준의 힘을 빌 려 통제하려 하지 않았다.
‘이미 의장님은 너무 많은 짐을 떠안고 있다.’
서준은 리벨리온을 창설하고 많 은 차원을 관리하며 천사와 악마들을 상대하고 지구를 수호하고 있었다.
고작 인간관계의 티끌만 한 일로 서준을 바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강석호가 직접 손을 쓰 고 있었던 것이었다.
때문에, 근래 강석호는 말 그대 로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수
‘그래도, 혼자서 모든 업무를 처 리하지 않아도 되어 한숨 돌리게 되었으니.’
한 손으로 하늘올 가릴 수 있는 위대한 존재라면 모르겠지만, 강석 호는 평범한 인간이었기에 역시 혼 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 는 법이었다.
서준이 그것을 눈치채고 과거 천마 시절 겪었던 경험으로 강석호를 위해 유능한 수하들을 많이 붙여준 것이다.
그중 특히 광무혈마가 특별히 유
능했다.
다소 다혈질적인 성격이었으나, 처세와 언변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무위 또한 상당한 실력자에 속했다.
다방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지닌 광무혈마는 실제로도 여러 가지 일 들에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당장 지금만 해도 강석호가 한시 름 덜 수 있게 말이다.
‘유럽의 하베스트 가문과의 협상 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어.’
덕분에 강석호는 미국의 메이어
가문과의 이야기를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말씀하신 지원 정말 감사히 받 겠습니다.”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이 짧았 군요. 이런 대의를 사욕에 쓰려 했 다니, 제 과거가 부끄럽습니다.”
진심 어린 엘튼 메이어의 목소리 에 강석호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흐른다.
“리벨리온이 모든 일을 끝내고 나면 반드시 그에 따른 보상이 있 을 겁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 영광입니다.”
서준, 리벨리온을 향해 보이는 강한 신뢰.
이제 강석호에게는 익숙해진 일 이었다.
앞서 거쳐 갔던 재벌 또한 비슷 한 말을 했었고, 강석호 또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금은 얼마든지 융통할 수 있 습니다. 도움이 더 필요하면 언제 든 연락 주십시오.”
강석호는 단호히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
다.”
“그렇습니까? 음, 혹시 모르는 일이니 여기 제 직통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입니다. 이거라도 받아 주십시오.”
“아, 아뇨, 정말 괜찮습니다 만……
“그럼, 오늘 많은 사람을 상대하 느라 피곤하셨을 텐데 이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연신 거부했지만, 엘튼은 탁자 위에 명함을 놓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을 나섰다.
“허허. 이것 참……
전해지지 않는 목소리였지만, 강 석호 또한 엘튼의 마음이 백번 이 해가 되었다.
한서준에 관한 이야기들 보고, 듣고 있다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 이 벅차오르니 말이다.
잠시나마 상념에 빠지고 싶지만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다.
‘광무혈마 님 쪽도 슬슬 회의가 끝났을 때가 됐을 텐데……
서준이 편히 수하로 부리라고 하 였지만, 광무혈마의 성정과 무위를 알았기에 강석호의 입장에서는 그 를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지금처럼 중요한 일은 바로바로 보고를 해주셨으면 좋겠 는데.’
입맛을 다신 강석호가 스마트 폰 을 터치하여 통화 버튼을 누르려다 말고 내려놓는다.
‘아니, 아직 회의가 끝나지 않았 을 수 있으니……
일단 강석호는 그렇게 믿기로 하 며, 쥐고 있던 스마트 폰을 내려놓 고는 미루어져 있는 다른 업무를 하기 시작했다.
*
하베스트 가문.
본래 재계 중위권에 머물러 있는 가문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S급 각성자, 루이드 하베스트를 배출해 내며 매우 급격히 부상한 가문이었다.
아직은 제대로 된 기반을 갖추지 못한, 미성숙한 가문인 만큼, 광무 혈마는 하베스트가를 손쉽게 구슬 려 설득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했다.
허나,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전 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하 베스트가의 일원이 광무혈마의 역 린이라 볼 수 있는 부분을 건드리 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교주님을 욕하다니! 지금 내뱉 은 말을 당장 철회해라!!”
높아진 언성으로 말을 내뱉는 광 무혈마의 눈에 진한 살기가 어려 있었다.
하지만 정갈한 정장 차림에, 고 급 시계를 착용한 하베스트가의 루 이드는 자그마치 광무혈마 정도의
고수가 살기를 뿜어내고 있음에도 전혀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지 않은 가, 그럴싸하게 포장되고 있을 뿐 이지 한서준 의장 또한 개인의 욕 심을 위해서 많은 이들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 맞지 않나?”
그저 딱딱한 표정으로 제 할 말 을 내뱉을 뿐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나의 은인이신 교주님을 욕하는 건 참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경고하마. 내뱉은 말을 철회해라,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단순한 말로는 끝나지 않을 거다.”
광무혈마의 말에 루이드의 입가 로 어이없는 웃음이 흘렀다.
“자네가 나를 어찌할 수 있을 거 라 생각하는 건가?”
고개를 들어 올린 루이드는 광무 혈마와 시선을 마주한다.
백옥 같은 피부색, 그리고 찰랑 거리는 은발과 다르게 눈은 특이하게도 짙은 검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자네는 아직도 내가 평범한 인 간으로 보이는가?”
방 안을 잠식해오는 어둡고도 위 협적인 기운에 광무혈마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혼들린다.
이어서는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 집을 향해 천천히 손을 뻗어간다.
“뽑지 마라. 뽑으면 몸 성히 돌 아가지 못할 테니.”
허세가 아니었다.
내뱉는 말 한마디에 분위기가 변 했다.
적어도 쉽사리 상대할 만한 상대 는 아니었다.
“네, 네놈 정체가 뭐냐?”
루이드는 피식 미소를 보인다.
“정체가 중요한 게 아니지, 일단
앉게나.”
“……무슨 목적으로 접근했는지 썩 말하지 못할까!”
“ 흐음......
루이드가 광무혈마를 바라본다.
이후, 두 눈이 묘하게 휘어진다.
“일단 자리에 앉게.”
“이곳은 리벨리온의 본거지다,
헛된 수작을……
“나약한 존재들이 아무리 뭉쳐 봤자지.”
광무혈마의 말을 자른 루이드는 여유롭기 그지없는 표정을 짓고 있
여유로운 표정으로 일관한 루이 드는 광무혈마를 향해 조소를 보이 고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무서워할 거 없네. 이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한서준에게 전해주기만 하면 되니.”
루이드의 말에, 광무혈마의 눈썹 이 무겁게 꿈틀거린다.
“교주님의 존함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그런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은 강자의 몫이다. 네놈 같은 나약한 자가 내뱉을 말이 아니지.”
“제법 강하긴 한 것 같으나, 감 히 이 광무혈마 님 앞에서 무위를 논하다니! 이 이상은 봐줄 수가 없 구나!”
스릉-
광무혈마가 검을 뽑아들고는 루 이드를 향해 겨눈다.
“귀찮게 일을 벌이는군. 뭐 상관 없지, 어떤 형태든 한서준에게 나 의 메시지를 전할 수만 있으면 그 만이니까.”
루이드가 손가락을 튕겨 붉은빛 의 기운으로 광무혈마를 휘감는 순 간, 항거할 수 없는 절대적 명령이
내려졌다.
“나의 이름은 바알, 모든 악마의 왕인 내 앞에 무릎을 꿇고 경배를 보이도록 하라.”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