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권 9화
184화
휘오오…….
허공에 비산하는 서준의 존재감 에 천사들이 경악하고 있던 순간, 연합군의 입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의장님이다! 의장님께서 오셨 다!”
“왕께서 귀환하셨다!”
대천사와 전투를 펼치던 무명신 의와 이세디아, 에우레시아 그리고
자칼의 시선이 모두 서준에게로 향 한다.
어느덧, 그들의 입가에는 숨길 수 없는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드디어 오셨군.”
“반격의 시간이다.”
기세등등한 연합군의 모습에도 대천사들은 전혀 위축된 기세를 보 이지 않는다.
“과연, 대역죄인 한서준의 강함 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겠군. 하 지만 어차피 놈이 바라는 것은 지 구의 안전일 테지.”
아무리 서준이 강력한 힘을 가지
고 있다 할지라도 여기서 함부로 휘두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로도 서준은 근방을 신경 쓰 고 있어서인지 여태만큼의 화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머저리가 따로 없지, 저런 작은 도시에 사는 벌레들이 뭐가 중요하 다고.”
“우리야 좋지, 도시에 신경 쓰는 사이에 여기 있는 놈들을 빠르게 정리해버리면 되니까.”
살기를 피워내며 다가오는 대천 사의 모습에 무명신의를 비롯한 연 합 대표들의 미간이 깊게 파이는
순간이었다.
“멈추어라! 감히 누구의 동료에 게 손을 대려는 것이냐!”
갑작스레 들려온 소리에 일대의 시선이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향 한다.
단순한 목소리였다면 상황이 상 황인 만큼, 무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이 상당히 괴이했다.
바닥, 그중에서도 허리춤에 흘러 나온 소리였다.
이런 작은 체구를 가지면서도 뛰 어난 기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우
주 내에서도 흔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설마..?”
대천사가 느낀 불안은 곧 현실이 되었다.
“철의 포단이여 왕의 군대를 비 호해라!”
선두에 선 휘노소프의 모습에 수 인족과 엘프들의 입가에서 환호성 이 또 한 번 터져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철의 포단이 어 떤 존재란 말인가?
드워프 일족의 자랑스러운 병단. 우주에서 제일가는 공방, 아티팩트
를 무장하고 다뤄내는 이들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압도적인 화력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었다.
“쏴라-!!”
휘노소프의 외침에 포단이 착용 하고 있는 아티팩트에서 요란한 소 리가 터져 나온다.
키잉-
빗발치는 마력포의 향연에 천사 들이 마침내 뒤로 밀려나기 시작한 다.
하늘을 수놓고 있는 화려한 마력 포의 모습에 에우레시아의 눈이 휘 둥그레진다.
“드워프가 전장에 나서다니……
본래 강한 화력은 전쟁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누구나 탐이 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달리 말해, 적의 입장에서는 가 장 위협적이면서 제거 1순위 존재 라는 말과도 같았다.
그렇기에 드워프들은 우주 제일 공방으로서 아티팩트를 제작해주는 일은 있었어도 직접 전장에 나서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누구보다도 드 워프, 본인들이 인지하고 있었기에 함부로 전장에 나서는 것을 금기처
럼 여기고 있었다.
실제로 근래 가장 큰 전쟁이었던 천사 대 악마의 싸움인 지구대격변 당시에도 전투에 나서는 일 없이 아티팩트만을 지원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그 드워프가 본인들 의 금기를 깨고 모습을 드러낸 것 이었다.
믿을 수 없는 일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에우레시아를 향하여 우르누이가 밝게 웃어 보이며 말을 건넸다.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 드워프가 모시는 왕의 영토를 지키
기 위한 싸움인데 빠지는 것이 말 이 되지 않지요.”
“드워프족도 공식적으로 합류를 한 건지요.”
“한서준 님은 여태껏 봐왔던 어 중이떠중이나 위선자들이 아닌 진 정한 왕이 될 분입니다. 어찌 모시 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진정한 왕이라……
드워프가 내뱉은 말을 대표들이 곱씹고 있을 때였다.
“이런 대화를 하고 있을 때가 아 닙니다. 각 종족 대표분들께서 저 희를 도와줬으면 합니다.”
“무엇을……?”
“왕께서 마음 편히 싸울 수 있도 록 호마의 가호를 사용해 일대에 대결계를 펼치려고 하는데 구동시 키는 데 필요한 마나가 부족한 상 황입니다. 부디 대표님들께서 힘을 보태주셨으면 합니다.”
호마(護魔)의 가호.
위대한 존재의 유산 중 하나로 일대에 간이 차원이라 불려도 손색 없을 대결계, 방어막을 펼치는 아 티 팩트였다.
높은 등급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펼쳐지는 결계의 방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결계막을 펼쳐내기만 한다면, 주 변에 피해가 갈까 몸을 사려 싸울 필요가 없어진다는 말이었다.
“마나만 주입해드리면 되는 겁니 까‘?”
에우레시아의 물음에 우르누이가 곧장 고개를 주억인다.
“예, 시동은 우리 드워프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대표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는 것으로 의견을 나누었지만 처음부 터 선택권은 존재치 않았다.
아니, 이렇게 낭비하고 있을 시
이렇게 생각에 빠져있는 시간에 도, 재장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인 지 요란했던 마력포가 일시적으로 움직임을 멈추어간다.
반격의 기회를 잡은 대천사들은 검날에 새하얀 백색의 기운을 스멀 스멀 피워내고 있었다.
“돕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고개를 주억인 대표들이 우르누 이의 뒤를 따라 쫓아가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아티팩트의 정확한 위
치를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휘노소프, 포단 뒤에 솟아있는 마나가 응집되고 있는 자그마한 돌 기둥과 그 주변에 그려진 마법진.
설명을 듣지는 않았지만, 다들 일정 수준에 오른 강자인 만큼 그 용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기에 약속이라도 한 듯 각기 다른 마법 진 위에 올라섰다.
덕분에 생각보다 빠르게 아티팩 트를 발동할 수 있는 마나가 모여 든다.
“됐어!”
힘찬 목소리를 내뱉은 휘노소프
가 돌기둥 위에 손바닥을 얹는다.
지잉-
요란한 소리와 함께, 돌기둥에서 기이한 기운이 무지갯빛 아지랑이 가 되어 퍼져나간다.
돌기둥에 손을 얹고 있는 휘노소 프의 눈 역시 다채로운 기운으로 물들었다.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주문을 외 듯 빨랐다.
그 순간, 돌기둥에서 뿜어져 나 온 무지갯빛 기운이 높게 허공으로 치솟아 올라 일대의 전쟁터를 휘감 는다.
호마의 가호, 고유 등급 아티팩 트의 결계 마법이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위치는 지구, 서울의 상공과 천 사 게이트 일대.’
그 안을 확실하게 가둬 낸다.
아니, 다른 차원으로 분리해낸다.
“가동하겠습니다.”
돌기둥의 앞, 중심에서 있는 휘 노소프의 입에서 다시금 괴상한 주 문이 흘러나온다.
이후, 무지갯빛 기운이 폭발하듯 이 비산한다.
윙, 윙-
퍼져나갔던 기운이 공명음을 일 으키며 떨리기 시작했다.
“크읍……
이후 무명신의와 자칼의 몸에서 붉은 기운이 솟아난다.
“ 으음......
이세디아, 에우레시아의 몸에서 는 녹색 빛 기운이 넘쳐흐른다.
이윽고, 휘노소프의 입이 열린다.
“전개 (全開).”
그렇게 아티팩트의 가동어가 흘 러나오는 순간이었다.
우웅-
일대를 휘감고 있던 무지갯빛 기 운이 공명음을 토해낸다.
이윽고, 세상이 빛이 흘려낸 기 운으로 가득 찬 느낌이 드는 순간 이었다.
쌔액-!
거대한 무지갯빛 기운이 소용돌 이치듯이, 일대를 휘감아낸다.
겉으로 보이는 풍경은 변화가 없 었다.
전과 다를 바 없이 발밑에서울 도시가 훤히 두 눈에 들어오고 있
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무명신의의 물음에 휘노소프가 입가로 환한 미소를 피어낸다.
“성공입니다……! 이제 마음껏 힘을 발산하셔도 도시에 영향이 미 칠 일은 없을 겁니다.”
서울을 지켜낼 대규모 방어막.
고유 등급 아티팩트, 호마(護魔) 의 가호가 무사히 펼쳐진 것이었다.
일대에 거대한 기운이 퍼지는 순 간, 서준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흐 른다.
‘드디어 펼쳐졌네.’
기운에서부터 느껴지는 강력함에서준은 흐뭇한 표정이 되었다.
‘생각 이상의 결계네.’
드워프들과 함께 지구로 이동한 것은 실로 훌륭한 선택이었다.
휘노소프 그리고 철의 포단과 함께 걸음을 맞추어 이동하느라 시간
이 조금 지체되긴 했지만, 결계는 그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뛰어났다.
‘이 정도면 조금은 편히 움직일 수 있겠네.’
더 이상 발산한 힘이 도심까지 영향을 미칠까 조절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말이었다.
자연스레 서준의 시선이 눈앞에 달려들고 있는 수백에 달하는 천사.
그중에서도 서연을 공격했었던 대천사, 카마엘에게로 향한다.
전투에 집중하느라, 퍼져나간 기 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카마엘은 허장성세를 부리고 있었
“크하하! 뭘 하고 있는 거지?! 네놈의 그 잘난 힘으로 어디 한번 마음껏 공격해 보란 말이다!”
가장 소중한 존재인 가족을 위협 한 천사였다.
이렇게 간절히 요청하지 않아도 아주 험하면서도 고통스럽게 죽여 줄 생각이었다.
우웅-
차가운 눈빛을 한, 서준의 손바 닥 위에 모여드는 구체를 확인한 카마엘의 동공이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우, 우리 등 뒤에는 네가 지켜 야 할 도시가 있는 걸 있지는 않았 겠지?”
카마엘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내뱉는 사이 어느덧, 서준의 신형 은 그의 정면에 당도해있었다.
불요한 대화를 주고받을 필요는 없었다.
입을 다문, 서준은 손바닥 위에 올려져 있던 의념강기를 밀어낸다.
“ 천존마선.”
서준이 손바닥을 높게 들어올린
하늘 높게 치솟은 기운에 극신독 의 기운을 폭발시키며 거대한 구름 을 만들어 낸다.
“개해 (開海).”
쿠구구궁…….
솟구친 해일이 결계 내부, 천사 의 머리 위에 폭우가 되어 쏟아져 내리더니, 눈앞에서 있던 천사들을 흔적도 없이 녹여버렸다.
그 결과는 서준에겐 상당히 달콤 했다.
띠링-!
[하, 중, 상급 천사들 3,465명 처 치 성공,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합 니다.]
[카마엘을 비롯한 다섯 명의 대 천사를 처치했습니다.]
[중급, 투신 효과 발동으로 750%의 추가 경험치를 획득합니
다.]
[축하합니다! 레벨이 258로 상승
합니다.]
눈앞에 떠오르는 알람 창이 서준
을 미소 짓게 만든다.
‘경험치 덩어리들이었잖아.’
과연, 상위의 종족값을 가진 개 체들.
그리 많은 존재를 처치한 것도 아닌데 자그마치 레벨이 8계단이나 상승을 보인다.
심지어 눈앞에는 아직도 엄청나 게 많은 천사가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면 잔당들도 정리할까.”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천사들로 시선을 옮기려는 순간, 서준의 머 리 위 게이트가 다시 한번 밝은 빛
을 토해낸다.
“그래, 말이 안 됐지.”
선발대로 보내었던 치천사도 허 무하게 죽었다는 것을 알면서 이렇 게 오합지졸인 자로만 침공해올 리 가 없었다.
시선을 올려 게이트 안에서 쏟아 져 내리는 기운을 감지한다.
여태 느낀 적 없는, 강대한 기운 이었다.
한 명이 내뿜는 기운은 아니다.
그 숫자가 어마어마했다.
“ 뭐야?”
게이트 내부의 세계를 바라보던 서준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게 이트의 내부에는 수천만에 달하는 천사들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허허.”
숫자를 헤아리는 것이 불가능한 무량대군(無量大軍)에서준의 입에서는 헛웃음이 흘러나온다.
“빌어먹을……. 더럽게도 많네.”
이어, 저도 모르게 욕설이 흘러 나오고 있었지만, 곧 일대에 펼쳐 져 있는 결계를 확인한서준의 입
가에는 미소가 피어난다.
“가만, 이거 그냥 경험치 이벤트 잖아?”
문득, 천사들을 사냥하는 것으로 그토록 바라던 상급의 신위를 노려 볼 수 있는 육신을 만들어낼 수 있 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 갔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