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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158화 (158/517)

- 7권 13화

163화

그러나 무명신의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망설임이 가득했다.

“……정말로 자신이 없습니다.”

“알고 있어.”

서준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무명신의는 천마신교의 교 주에 어울리는 인물이 아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추구하고 나 아가는 방향성이 기존의 천마와 어 울리지 않았다.

그는 과거 천마들에 비하자면 패 도적이지 않고 온화한 편에 속했다.

기존의 천마신교가 바라던 천마 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해도 지 나치지 않았다.

‘하지만 굳이 얽매일 필요는 없 잖아?’

과거의 고리타분한 전통일 뿐이 었다.

심지어 완전히 어긋나는 일도 아 니었다.

천마는 기본적으로 대륙의 패권 을 쥘 수 있는 강자, 반신에 오른 무명신의의 경지만을 생각하자면

서준을 제외한다면 중원 제일일 것 이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지금 중원 대륙은 천마 같은 패왕이 아니라 너 같은 유연한 인재가 필요해.”

천마신교가 무사히 중원 제패를 마치게 되면 지구와 교류를 하게 만들 것이었다.

새로운 문물을 접하게 될 거고, 생각지 못한 일들이 잔뜩 늘어나게 된다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일의 적임자는 너뿐이야.”

“정말, 제가 잘해낼 수 있을까

요‘?”

당연한 걱정이었지만, 서준은 이 에 따른 계책도 준비해두었다.

“내가 도와줄 사람들을 붙여줄 게.”

지구를 지키고, 이종족을 구원하 고, 마침내 연합의 창설까지.

서준은 지구에서 많은 것들을 이 뤄냈다.

중원 대륙과 지구가 연결되는 것 은, 지구의 입장에서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일이었다.

같은 인간이 발휘하는 무공이라 는 힘.

인외종(人外種) 때와는 전혀 다 른 인식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자연스레 그에 맞는 어떠한 조치 를 취하는 움직임이 있을 터다.

그리고 서준은 그 중심에서 중원 대륙과 지구의 통합을 이끌 수 있었다.

‘강석호 협회장 혹은 카일 크리 스토퍼나 칼리번을 붙여주면 충분 하겠지.’

정치나 운영에 관해서도 빠삭한 편일 확률이 높았고, 복잡하고 혼 란스러운 통합의 과정에서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다.

“제가 정말……

무명신의는 여전히 부담스러운지 난감한 표정으로 말을 흘린다.

“알고 있겠지만, 난 내뱉은 말을 무르지 않아.”

서준은 말 그대로 황소고집을 가 진 남자였다.

한번 정한 길을 무르는 자가 아 니었다.

그렇다면 무명신의에게 남은 선 택지는 하나뿐이었다.

무명신의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 이며 입을 열었다.

“따르겠습니다.”

향후 중원 대륙의 운명이 비로소 갈피가 잡힌 것이었다.

한 달 후, 서준은 처음 게이트를 넘어왔던 협곡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타 차원에 비해 지대한 시간이 소모됐지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덕분에서준은 그간 미뤄두었던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천사와 악마.’

지금 지구 혹은 서준을 노리는 강력한 적.

강대 그 자체인 두 종족이 호시 탐탐 우리 차원을 노리고 있었다.

결국, 그 두 종족을 정리하기 전 까지는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없 다는 것이었다.

‘확실하게 천사와 악마를 정리하 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강해져 야 해.’

에노스와 싸움을 벌이면서 더욱 확실하게 와 닿은 부분이었다.

그렇기에 수많은 방도를 갈구하 고 정리해 가장 최선의 방법을 정 했다.

‘천마의 보구(寶具)

오래전부터 내려왔던 천마들만이 가질 수 있는 무구.

본래라면 후대 천마에게 물려주 었어야 했지만, 만에 하나를 생각 하고 대비한서준은 그 천마의 무

구들을 챙겨 등선했었다.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으나, 실로 훌륭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빼어난 보구의 능력 덕에 목숨을 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 었으니 말이다.

때문에, 이번 천사와 악마의 싸 움에서 변수를 완전히 차단해내기 위해서는 천마의 보구가 필요하다 고 생각을 한 것이었다.

‘문제는 선계로 가야 한다는 건 데……

과거 옥황과의 대화 이후 지구로 귀환할 때, 보구는 모두 잃어버린

상황이었다.

지금으로써는 정확한 위치를 알 수는 없었지만 우선 보구들을 되찾 기 위해서 다시 선계로 가는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서준은 곧장 문을 열고 등선했었던 위치로 가서 무공을 사 용해 보았지만, 그 생각이 무색하게도 선계로 향하는 문이 열리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예 무언가를 부순다거나 열어젖힌다는 감각 자 체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내가 강제로 침략한 이후 로 결계를 보완했겠지. 위치 자체 를 바꿔버렸을 수도 있고.’

옥황이 작정하고 보완한 후에 숨 겼다면 지금의 경지로는 찾아낼 방 도가 없을 것이다.

‘차라리 옥황이 중원 대륙의 소 식을 듣고 나에게 복수한다고 공격 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만……

혀를 찬 서준은 고개를 내저었다.

앞서 보고 겪은 것들로 미루어

옥황이 그런 일을 벌일 확률은 극 히 희박하다고 봐야 했다.

지금 당장은, 애석하게도 별다른 방도가 없다는 것이었다.

‘여기까지도 충분히 빠르게 왔어. 침착하자.’

성장에는 박차를 가해야 했지만, 그렇다고 조바심을 내지는 않았다.

조바심은 스스로를 갉아먹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 문이었다.

‘지금처럼 나아가면서 선계에 연 이 닿거든 조사하고 회수하자.’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는 사

이 일행들은 어느덧 협곡의 끝자락 에 설치된 게이트의 입구의 앞에 선 상황이었다.

“정말 저를 데려가셔도 괜찮겠습 니까?”

광무혈마가 조심스레 입을 열어 의견을 제시했지만, 서준은 굳건했 다.

“내가 말을 물리는 걸 봤어?”

기이한 복장, 약자멸(弱者滅), 강 자존(强者存)으로 이루어진 사고와 무공이라는 다소 상식 밖의 힘까지.

다소 위험하고 불안하긴 하였지 만 결국, 언젠가는 겪어야 하는 일

이었다.

아니, 애초에 광무혈마는 시작점 에 불과할 뿐이었다.

“너를 필두로 중원과 지구의 관 계를 개선해나갈 것이니까, 처신 잘하라고.”

“…… 따르겠습니다.”

완고한서준의 말투에 광무혈마 가 고개를 주억인다.

다소 의문점이 들어 질문을 던지 긴 하였지만, 오히려 광무혈마의 입장에서는 좋은 상황이었다.

지금 중원 대륙의 패권을 다시 바로잡은 것은 천마신교.

그리고 광무혈마는 배경이 있다 고는 하나, 이전에 천마신교를 한 번 배신했던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단의 다른 이들 에게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 황이었다.

실제로도 광무혈마는 교단 내에서 꽤나 혹평을 받고 있었고, 서준 또한 이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능력만 보자면 상당히 출중한데 말이지.’

무공 실력도 누구한테 꿀릴 정도 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상황을 포

착하는 감각과 언변이 상당한 자였 다.

그리고 이렇게 뛰어난 점이 많은 광무혈마는 지구와의 교류의 물꼬 를 트는 출발점으로 가장 훌륭하다 고 볼 수 있었다.

‘오히려 내 입장에서는 좋지.’

게으른 성정을 가진 광무혈마는 곁에 두고 가르치고 키워야지만 성 장할 수 있는 인재였다.

뛰어난 능력과 출중한 재능들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광무혈마를 데 려가는 것은 서준의 입장에서 좋은 선택인 것이다.

조심스레 서준의 눈치를 살피던 광무혈마가 고개를 조아리며 입을 연다.

“죽을 때까지, 아니 죽은 후에도 교주님을 따르겠습니다.”

“좋은 자세야.”

피식- 미소를 흘린 서준이 고개 를 돌려 게이트로 시선을 옮긴다.

“그럼 들어가자.”

말을 끝맺은 서준은 게이트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오랜만의 지구로의 귀환이었다.

지구로 도착한서준이 가장 먼저 한 것은 광무혈마에게 서울에 위치 한 고급 호텔의 방을 제공하고 협 회 내에서 인력을 차출하여 지구에 대한 교육을 해줄 인물을 붙여주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교육이 끝나기 전까지 는 호텔 주변을 벗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시했다.

광무혈마 또한 사파의 성질을 가 진 만큼 다소 불안하기는 했지만, 으름장을 놓으며 강력한 경고를 해 둔 만큼 큰 걱정은 덜어도 될 듯했 다.

이후 서준은 곧장 가족들이 있는 아파트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서준 이 느끼는 감정은 단 하나뿐이었다.

‘보고 싶네.’

귀환 후 처음으로 한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던 탓에 가슴이 설렐 수밖에 없었다.

들뜬 마음으로 집에 도착한서준

이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른 후 문을 몸 쪽으로 당기려던 순간이었다.

덜컥-

문이 저절로 열리고는 환한 미소 로 서준을 맞이하는 서연의 얼굴이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어떻게 알았어?”

“나도 이제 제법 감각이 날카로 워졌거든?”

당당한 서연의 말에서준의 입가 에 피식- 미소가 흐른다.

“그런 것 같네.”

빈말이 아니었다.

자리를 비운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서연은 엄청난 성장을 보이고 있었다.

“벌써 현경의 경지에 올랐어?”

심지어 그저 현경에 그친 것도 아니었다.

‘반신의 초입에 걸친 경지……

계기, 작은 깨달음만 있다면 언 제든지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실로 놀라운 성장 속도라고 말할 수 있었다.

“자력으로는 아니고……. 오빠랑

관계를 말하니 자신이 아니마 왕위 대리라고, 자칼이라는 수인족이 엄 청나게 열심히 지도, 지원을 해줬 어.”

반신의 경지에 이르렀으면서 수 인족, 아니마의 모든 권한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자칼의 도 움이 있었다면 다소 편하게 성장할 수 있었을 터다.

물론, 중원 대륙 내에서도 강자 라고 할 수 있는 현경의 경지인 만 큼 길잡이가 있다고 해서 마냥 쉬 운 것은 아니었다.

“고생 좀 했겠네.”

서준이 건넨 격려에서연이 손가 락으로 브이 자를 그리며 미소를 짓는다.

“오빠랑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서 고생 좀 하고 있지.”

“그래, 원래 고생 끝에 낙이 있 는 법이니까 노력해야지. 그것보다 부모님은?”

서준이 고개를 젖히며 의문을 표 하기 무섭게, 안쪽에서 말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느껴진다.

“아들 왔어?”

“어디 다친 데는 없지?”

에노스와 싸움을 끝마쳤을 당시 에는 다소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한 달 전 과거의 일이었다.

지금은 건강 그 자체라는 말이 다.

“보시는 그대로예요.”

서준이 피식 웃으며, 팔뚝을 들 어 올려 보인다.

과거였다면, 여전히 걱정을 거두 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들 모두 각성자, 무 인이 된 탓에 괜한 걱정을 하지는 않는다.

“그래, 우리 아들이 어디서 맞고 다치고 다닐 만한 애는 아니지.”

“피곤할 텐데, 현관에서 이러고 있을 게 아니고 어서 들어와.”

기분 좋은 미소를 흘린 서준은 신발을 벗고 마침내 거실로 들어섰 다.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서연이 밝은 말로 함께 맞이해주 고, 뒤이어 두 부모님 또한 환한 미소로 반겨준다.

언제든 마음 편히 돌아올 수 있

는 집, 따뜻한 미소로 반겨주는 가 족까지.

서준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확실 한 행복이었다.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홀린 서준 은 곧장 거실에 놓여 있는 푹신한 소파에 몸을 기대며 휴식했다.

계속되는 전투와 씨름을 하느라 쌓인 피로감이 전부 날아가는 듯한 행복한 느낌이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취하는 제대로 된 휴식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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