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157화 (157/517)

- 7권 12화

162화

운남성 중심, 혈교 본거지.

이제는 천마신교의 것이 된 황금 성의 최상층에 위치한 집무실에 앉 은 서준이 기지개를 켜더니 고통 섞인 신음을 흘렸다.

“흐읍……

간신히 버티고는 있었지만, 근육 이 비명을 내지르고 온몸이 쑤셨다.

무공을 익힌 뒤로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많이 무리하긴 했지.’

사실상 초음속의 영역은 아직 이 육체에 허락되지 않은 영역이었다.

한번 도달했던 덕에 억지로 그 경지를 끄집어낼 수 있었을 뿐이지, 육체는 아직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 대가로 인하여 아직도 근육들 이 비명을 내지르고 뼈마디가 쑤셔 오고 있었다.

당장 평소처럼은 움직이기 힘들 겠지만, 어차피 확인해봐야 할 것 들이 많았다.

‘에노스를 처치하고 얻은 보상

드 ,

무수히 많은 메시지 창이 떠오른 만큼, 우선순위를 정리해서 볼 필 요가 있었다.

“역시 시작은 간단하고 직관적인 게 좋지.”

서준의 시선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레벨이었다.

중격의 신위에 오른 악마, 에노 스가 준 극대량의 경험치와 더불어 투신 칭호의 효과가 더해지게 되자, 레벨은 단번에 25계단의 상승을 이 룰 수 있었다.

그로 인한 스텟의 상승은 자그마

치 모든 스테이터스 75.

그동안의 성장으로 높아진 스텟 의 기준점으로 보자면 다소 미미하 다고 볼 수도 있는 수치였다.

그러나 가이사의 능력 등의 버프 가 중첩된다면 상당한 차이를 보이 게 될 것이다.

“이 정도면 상당히 준수하네.”

물론, 고된 전투였던 만큼 보상 이 레벨뿐이라면 다소 실망스러웠 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레벨 업으로 인한 성장은 이번 보상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었다.

‘중격의 신위.’

서준은 고개를 돌리며 미리 띄워 놓은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한다.

[투신 (중격)]

무공의 위력 증가량과 스테이터 스의 상승량은 전과 동일합니다.

자신보다 강력한 적을 상대할 시 모든 스테이터스가 2.5배 증가합니 다.

적을 처치할 시 획득하는 경험치 의 양이 750% 상승합니다.

특이 사항.

신명을 중명할 수 있는 신화를 수집 및 성장시키거나 가진 능력을 증명하여 신격을 상승시킬 수 있습 니다.

중격에 올라 추가 권한이 부여된 상태입니다, (시스템을 통하여 자세 한 사항을 확인해보세요.)

눈앞에 떠오른 초록빛 홀로그램 의 창을 읽어가던 서준의 입가에 헛웃음이 흐른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 네.”

신위가 중격으로 상승함과 동시

에 승급된 투신 신명의 효과는 실 로 대단했다.

‘스테이터스 상승 폭이 2.5배라 니!’

구구절절 뭐라고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비록 조건부라고는 하나 스텟의 상승, 그것도 이렇게 배에 달하는 상승 폭은 어느 상황에서든 옳았으 니 말이다.

심지어 그 정도도 여태껏 보았던 것 중 가장 큰 상승 폭인 2.5배였 다.

‘이 정도 상승치라면……

직접 붙어 보지 않았기에 확신할 수는 없었다.

천 년의 경험, 무엇보다도 마선 으로서 창안해낸 무공들이 있는 만 큼 중격 너머의 상위신에게도 감히 승리를 논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 감이 있었다.

단기간에 정말 엄청난 성장을 이 뤄냈고, 이제는 신격으로서 수준 이상의 경지에 올라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기쁜 일이었는데, 추가로 얻은 경험치 상승 양 또한 앞으로의 성장을 생각하면 필시 큰

도움이 될 옵션이었다.

‘이 정도의 경험치 배수라면 정 말 날개 돋친 성장이 가능하겠네.’

하나같이 서준을 기쁘게 했으나 무엇보다 좋은 점은, 이게 보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추가적인 권한.”

시스템 창을 켜놓은 상태로 나지 막이 읊조리자, 귓전에 경쾌한 메 시지가 들려온다.

띠링-!

[접근 권한을 확인합니다!]

[사용자 ‘한서준’ 중격 투신임을 확인합니다!]

[추가적인 권한, 권능 개방 및 필 요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합니 다.]

[권능, 그것은 신의 진정한 힘이 자 세계의 법칙을 비틀 수 있는 괴 력(怪;b)을 일컫는 말입니다.]

[사용자 ‘한서준’의 신위 등급을 확인합니다.]

[1 개의 권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집니다.]

[errorOOl!]

[이미 한 가지의 ‘권능’을 보유하 고 있습니다!]

[포스 시스템이 사용자 ‘한서준’ 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결론, 재 판단에 들어갑니다!]

[기존 권능을 사용자 ‘한서준’의 자체적인 능력으로 판단, 추가 권 능을 만들 수 있도록 시스템이 보 조합니다!]

[※쌓아놓은 신화와 신명(神名) 에 따라 사용 및 만들어 낼 수 있 는 권능이 다르기에 원하는 능력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에게 걸맞은 신화를 쌓아야 합니다.]

눈앞을 가득 메우는 메시지 창에서준의 입가에 헛웃음이 흐른다.

“권능에 관련된 것이라고는 어느 정도 예상했어도 조금 놀랍네.”

설마 권능의 창조와 사용이라는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 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일단 결과적으로 보자면 좋긴 하다만……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시스템은 이미 보유한 권능이 있다 고 부여한 권한을 회수해가지 않았다.

괴력, 불가사의한 힘. 권능.

이 힘을 심지어 시스템의 도움으로 편하게 만들어내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편리함에 완벽히 기댈 생각은 없다.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아.’

처음에는 단순한 의문을 품고 있 었지만, 이번 일로 확신을 가지게 됐다.

분명, 서준은 지금처럼 권한이 주어진다는 메시지에 떠오르기 전 에 권능을 만들어내고 사용했었다.

그렇게 하급 신위부터 사용할 수 권능을 시스템은 중격부터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가르쳐주고 있었다.

‘단순한 실수, 아니면, 자신들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따라가길 바라 는 거겠지.’

사실 이유는 상관없었다.

‘적어도 이 시스템을 만든 존재 가 생각만큼 완벽하고 절대적인 규 칙들을 만들어내 그것을 다뤄내는 존재는 아니라는 거지.’

서준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달가 운 소식이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큰 도움

을 줄 리가 없지.’

무언가 바라는 게 있어 이런 시 스템을 만들고 보급했을 것이다.

확정 지을 수는 없었지만 어쩌면 그로 인해 충돌이 벌어질 수 있었다.

그런데 만약 그 존재가 완벽하고 절대적인 존재라면 서준의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서준의 입가에 피식-미소가 흐른다.

“이 정도면 한시름 덜 수 있겠 네.”

더 이상의 고민은 필요 없었다.

애초에 앞선 문제들조차 지금 당 장 머리를 싸매고 고민할 것이 아 니었다.

‘당장 처리해야 할 일도 산더미 같은데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고민 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

우선은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

투표에 반대하고 나를 견제하려 했던 대신들.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불행하다고 말할 상황도 아니었다.

언급했듯, 찬성도 그만큼 존재했 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생각 이상으로 적 극적이었다.

[염신(炎神)이 사용자 ‘한서준’의 숭리를 크게 축하하며 대화를 요청 하고 있습니다.]

[현인신(賢仁神)이 사용자 ‘한서준’에게 전령을 보내고 싶어 합니 다.]

[……이하 8위(位)에 달하는 다 수의 신이 사용자 ‘한서준’과의 대 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네.’

심지어 꽤나 간절해 보였다.

저들이 저토록 바라는 이유가 존재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그러나 선뜻 대화를 받아들일 수 는 없다.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은 만큼 표출되는 메시지 또한 모든 정보를 가르쳐주지는 않아.’

대화를 요청하는 대신들이 정확 하게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알려줄 수

없는 거겠지.’

그렇기에 다소 조심스럽게 행동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대화를 요청해서 만나게 되면 갑자기 공격을 해오거나, 의 견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태도가 돌변할 수 있었다.

‘굳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대 화를 할 필요는 없지.’

고민을 끝마친 서준은 고개를 내 젓는다.

“모두 거절한다.”

자고로, 유리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면 상대를 안달 나게 만들어

야 하는 법이었다.

사정이 아주 급한 존재도 있을 수 있지만,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 다고 하지 않는가?

대화를 바라고 있는 것은 자신, 서준이 아닌 대신들이었다.

조급해할 이유가 없었다.

‘정말 조급히 대화를 바란다면 현인신처럼 전령을 보내오겠지.’

앞으로의 방향과 생각을 정리해 낸 서준은 고개를 돌리어 문 쪽으로 시선을 옮겨 입을 연다.

“무명신의.”

읊조림과 같은 작은 소리였지만, 신위, 그것도 중격에 오른 서준이 내뱉은 말인 만큼 무명신의의 귀에 분명히 전달된다.

실제로도 눈 한 번 깜짝할 시간 만에 무명신의의 목소리가 들려온 다.

“부르셨습니까?”

뒤이어, 열린 문 너머로 고개를 숙인 무명신의의 모습이 보인다.

“준비는 모두 끝났겠지?”

“예, 지시하신 대로 천마신교의 간부들을 모두 집결시켰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서준은 곧장 옥좌 에서 몸을 일으킨다.

“그러면 지금 바로 가도록 하 지.”

중원 대륙의 패권을 쥐고 있던 혈교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다.

처리해야 할 문제가 넘쳐날 수밖 에 없었다.

다른 차원이면 무시하거나 그럭 저럭 업무를 분산시켜내는 것으로 뒷일을 마무리 지었을 것이다.

그러나, 서준에게 중원 대륙은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었다.

‘동시에 정신 나간 무인이 많은 곳이지.’

지구와 연결되어 있지만, 앞선 이종족들처럼 협약을 맺은 상태는 아니었다.

이전처럼 얼렁뚱땅 일처리를 해 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그렇기에서준은 직접 적극적으로 개입할 생각이었다.

“우선 다시 한번 우리 천마신교 가 대륙의 패권을 잡아내도록 한 다.”

서준과 혈교, 그리고 에노스의 싸움 탓에 많은 무인이 역사의 뒤 편으로 사라졌지만, 중원 대륙 전 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큰 인력 손실이 있었을지라도 중 원 대륙에는 아직 수많은 잠룡(潛 龍)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방치한다면 중원 대륙은 또다시 큰 혼란이 찾아올 것이었다.

“그러니까, 무명신의 네가 주도

해서 확실히 휘어잡아.”

무명신의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빠르게 정리해내어 교주님 께 바치도록 하겠나이다.”

“아니, 바칠 필요는 없고. 지금부 터 천마신교, 중원 대륙의 주인은 너다.”

“말도 안 됩니다, 교주님께서 계 시는데 어찌 제가……

놀란 무명신의가 당황을 감추지 못한 표정이 되어서 말끝을 흐리고 있었지만, 서준은 완강했다.

“아니. 네가 홀로 통치하는 것이

이치에 옳아. 다만, 완벽히 정복하여 내가 창설한 연합의 밑으로 들 어오면 되는 일이지.”

“그, 그래도 외람됩니다. 교주님 께서 계시는데 제가 어찌 천마에 오를 수 있겠습니까. 과거처럼 가 끔이라도 들러 대륙을 다스리는 것 도 하나의 방도인 줄로 압니다.”

서준이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나는 이제부터 시간이 더 없어 질 거야. 의장으로서 바쁘게 움직 여야 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네가 적합자야.”

목숨이 걸린 위기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배신하지 않았고, 모진 고 문에도 정신이 꺾이지 않았던 사람 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명신의만 한 적합자가 없다는 말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