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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154화 (154/517)

— 7권 9화

159화

한껏 여유를 부리고 있는 서준의 모습에, 에노스의 눈매가 가늘어진 다.

‘생각했던 것 이상이군.’

마몬군의 사령관 고르고를 처치 한 최초의 인간으로서 한서준은 지 금 악마들 사이에서 한창 구설에 오르고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에노스는 그 소문을 온전 히 받아들인 적이 결단코 한 번도

없었다.

‘고르고는 하급 신 중 수준급의 강자.’

최하위 종족인 인간의 몸으로 신 위에 오른 것마저도 놀라운 일이었 는데, 신격에 오른 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고르고와 그의 군단을 격파하기까지 했다는 말이다.

당연히, 처음 이야기를 접했을 때는 실력보단 운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단순히 운 덕은 아니었 나 보군.’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상당히 민첩한 움직임과 전투 센스, 순식간에 향상된 능력에 곧바로 적 응하는 발군의 감각과 활용 능력, 마지막으로 온전히 다뤄내는 의념 강기의 힘까지.

신의 영역에 도달한 이들 중에서 도 손에 꼽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 이었다.

‘이 정도가 막 신위에 오른 자의 힘이라니, 실로 놀라울 정도의 재 능이군.’

인간, 한서준은, 틀림없는 강자면 서 억년에 한 번 나올 천재라고 말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달리 말해 에노스에겐 딱 놀라운 수준에 불과했다.

‘같은 신이라 할지라도 급이 다 른 법이다.’

가진 재능이 실로 대단하긴 하였 지만, 결국 고작 ‘하급’에밖에 이르 지 못한 존재에 불과했다.

‘패배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

오만이나 허세 따위가 아니었다.

하급밖에 도달하지 못한 신이 중 격에 오른 자신, 신의 힘, 기운의 양을 쫓아올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계산을 끝마쳤다면 망설임은 없

어야만 했다.

그 재능의 힘이 어디까지인지 가 늠할 수 없는 탓에, 전투 도중에도 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기회를 주지 않고 끊임없이 몰아쳐 야만 했다.

곧바로, 가진 힘을 모두 퍼부어 낸다.

순간, 에노스의 몸에서 거친 기 세가 폭발하듯 흘러나와 주변을 공 격한다.

콰과광-!

이어, 에노스가 휘두른 검에서 대궐을 베어낼 만한 거대한 의념강

기가 흘러나온다.

예리하면서도, 두터운 에노스의 검기에서준이 식은땀을 흘린다.

‘막아낼 수 없어.’

지금 에노스의 검격에 담긴 것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응축 된 기운이었다.

‘근 10갑자.’

심지어 이런 내력을 한 번에 쏟 아내고도 지친 기색을 하나도 보이 지 않는다.

두 눈으로도 보고도 놀라울 정도 의 괴물이었다.

눈앞으로 쇄도해오는 검격이 다 시 한 번 에노스가 귀환 이후 만난 최고의 적수라는 사실을 실감 나게 했다.

‘여유를 부려 가면서 상대할 만 한 적은 아니네.’

전성기 시절의 육신과 내력이라 면 우습게 느껴지겠지만, 지금 당 장은 상당히 위험했다.

패를 아껴두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이었다.

[정복자의 진가 발동으로 모든 스테이터스가 1.5배 상숭합니다.]

[힘, 민, 체 1,068, 내공 1,607이 상승합니다.]

[가이사의 광폭 발동으로 스테이 터스가 2배 상승합니다.]

[힘, 민, 체 2,136, 내공 3,215가 상승합니다.]

[신월의 귀걸이, 망극으로 능력치 를 흡수합니다.]

[힘, 민, 체 1,602, 내공 2,411이 상승합니다.]

이미 적용된 하급 투신의 능력과 가진 능력들을 모두 사용하자 스테

이터스가 급격히 증폭되며 기본 스 텟은 이미 9천을 돌파한다.

내공의 경우 1만 3천, 거기에 가 이사의 보조로 인한 3,215의 추가 가 더해진다면 자그마치 1만 6천.

무려 16갑자에 달하는 내공을 사 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10갑자밖에 되지 않는 검격 따 위에 겁먹을 이유는 이제 없다.’

피식 미소를 홀린 서준의 손바닥 이 날아오는 검격을 마주한다.

콰과광-!

막대한 내공끼리의 충돌.

일대로 퍼져나간 기파만으로도 딛고 있던 지면이 가루가 되고 대 궐이 무너져 내린다.

쾅, 콰쾅-!

폭음과 먼지구름 속, 거리를 좁 혀오는 에노스의 신형을 확인한 서준의 눈이 반짝인다.

‘온다!’

소리가 닿기도 전에 에노스의 신 형이 눈앞에 나타났다.

과연, 빠른 속도였지만, 지금 서준의 수준에서는 귀여운 수준에 불 과한 속도였다.

에노스의 움직임을 읽어내고 예 측해 호흡 사이에 존재하는 간격, 빈틈을 파고든다.

“느려.”

서준의 목소리가 일대에 울려 퍼 지는 순간, 에노스의 입이 쩌억 벌 어진다.

“ 끄으읍……

강대한 내력의 힘에 내장이 뒤틀 린 듯한 고통과 함께 입에서는 피 분수가 터져 나온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이런 육체의 아픔 따위가 아니었다.

‘내가 힘 싸움에서, 기운의 양에서 밀렸다고?’

물론, 그의 재능은 진짜였기에, 기술 면에서 자신이 밀릴 가능성이 일말 정도 있다고는 생각했던 에노 스였다.

그러나 내력, 기운에서 밀릴 것 이라고는 상상이라도 해본 적이 없 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 력, 기운은 아주 특별한 기연들을 얻은 것이 아닌 이상, 살아온 세월, 혹은 처치한 적들로부터 홉수해낸 만큼 쌓이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100년도 채 살아오지 못한 저기 하찮은 인간이 수백 년을 살아온 자신을 뛰어넘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얼마나 많은 기연을 얻고 적을 쓰러뜨렸단 말인가?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에노스의 두 눈동자가 지진이라 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하지만 당황스러운 것은 에노스 뿐만이 아니었다.

서준의 두 눈동자도 동그래졌다.

“이걸 버텼어?”

특별한 무공을 펼친 것은 아니지 만 16갑자에 달하는 내력이 실린 만큼 심장을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고작 피를 토하는 것에 그쳤다.

심지어 에노스를 가격한 주먹은 잠시 동안은 움직이는 게 버거울 정도로 저려오고 있었다.

“중격의 신위에 오를 만하네.’’

물론,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아 니었다.

‘맷집이 어느 정도인지 이제 확 실하게 파악했어.’

첫 공격이라 다소 실수하긴 하였 지만, 두 번의 실수는 없을 것이라 자부했다.

아니, 오히려 오랜만에 마음을 놓고 전력으로 공격을 펼쳐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준의 입가에는 저 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서준의 그 표정에 에노스는 몸을 흠칫- 떤다.

‘이 상황에서 웃는다고?’

단순한 웃음이 아니었다.

한때 지옥을 지배했다는 야차(夜 X)의 미소를 마주하고 있는 것 같 았다.

등골이 서늘해지고는 자신을 중 격 이상의 신까지 도달하게 해준 생존 본능이 끊임없이 경고를 보내 왔다.

‘이 상태로는 내가 패배하게 된 다.’

기술에서도, 재능에서도 밀렸다.

거기에 힘, 내력의 싸움을 이길 수 없다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이 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거대한 벽을 마주하는 것 같았지 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은 존재하는 법.

애초에 에노스가 승리를 확신했

던 것은 단순한 힘, 기운의 차이 따위에 기반을 두지 않았었다.

‘놈은 신의 특권이자 진정한 힘 인 권능을 부리지 못한다.’

중격 이상의 신에게만 주어지는 진정한 신의 힘.

하늘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갈라 내며, 세상을 멈추게 할 수 있는 힘.

물론, 그 능력은 기적을 부리는 것과도 같았기에, 극히 짧은 순간 만 부릴 수 있는 재간이었고 신명 과 쌓아놓은 신화에 걸맞아야 한다 는 조건이 붙었다.

그럼에도 권능은 언급했듯 세상 의 법칙을 뒤틀고 바꾸는 대단한 힘이었다.

실제로도 권능을 부릴 수 있는 신과 그렇지 못한 신의 차이는 하 늘과 땅 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 었다.

“조잡한 능력들 조금 앞섰다고 기고만장하지 마라-!!”

에노스의 거친 외침과 함께 골이 울린다.

동시에 그의 몸에서 흘러나온 붉 은 기운, 그 안에 배어있는 광기가 폭발하고 세상을 물들인다.

쿠웅-!

권능, 환시(幻視)의 밤.

기존의 법칙, 규율이 비틀리고 세상이 광기에 미쳐간다.

미쳐버린 세상이 서준을 적으로 인식하고 달려든다.

세상 전체를 적으로 돌리게 되었지만, 서준의 입가에는 여전히 여 유로운 미소가 흐른다.

“그래, 이게 진짜 신의 힘이지.”

애초에서준은 진정한 신의 힘, 권능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

다.

서준은 재빨리 내력을 일으키고 응집시켜 발작하며 달려드는 세상 을 막아낸다.

그러나 막대한 양의 내공으로 전 신을 휘감았지만, 세상, 법칙을 막 아내기는 역부족인 듯했다.

육신이 베이고 잘려나가며 몸 곳 곳에 크고작은 상처들이 늘어난다.

서걱-!

“끄으읍-!”

전신이 베어지고, 찢어지는 고통 에서준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이것이 진정한 신의 힘이자 위 대하신 벨리드 님이 만들어낸 권능 이다! 어딜 감히 겁 없이 오만한 하급 신 따위가!”

광기에 물들고 미쳐버린 눈동자 가 된 에노스가 붉은 기운을 뿜어 낸 채로, 서준을 내려다보며 외친 다.

비록 광기에 미쳐버렸지만, 결단 코 패배를 겪어본 적이 없는 신 (神)으로서의 자신감.

그 강력한 자신감은 의지가 되어 서 뿜어지고 있는 광기, 붉은 기운 을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무명신의의 말을 따르길 잘했 네.’

이런 식의 싸움이라면, 최고의 컨디션으로 싸워야 하는 것이 응당 옳았다.

실제로도 온 힘을 다해서 막아내 고 있었지만, 에노스의 광기로 인 해 미쳐버린 세상이 가해오는 공격 은 점점 더 거세져 가고 있었다.

이 상태로는 머지않아서 호신강 기, 가이사의 활력마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서준은 이 순간에도 두려 움을 느끼지 않았다.

애초에서준의 성정상, 승산이 없는 싸움이라면 시작조차 하지 않 았을 것이다.

지금의 서준은 에노스의 권능을 받아낼 수 있는 방도를 가지고 있었다.

“난 절대 안 져.”

투쟁 (H 爭).

검게 피어나는 기운과 함께 극복 하기 위한 싸움, 굴복하지 않는 강 력한 의지가 신의 힘을 발현해낸다.

미쳐버린 세상이 살을 찢고, 베 어내고 뼈를 갈라내고 있는 와중에 도 패배를,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다.

애초에 경지와 격의 차이가 존재 하는 만큼 힘 싸움이 벌어지게 된 다면 승산이 없었다.

그러나 굳이 부딪히지 않고 받아 낼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권능은 세상 자체를 뒤바꾸는 힘.’

고작 중격의 신위밖에 오르지 못 한 에노스가 이런 기적과도 같은 힘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 었다.

단 한 번, 한 번만 에노스의 권 능올 받아낸다면 승기를 잡아낼 수

있다는 말이었고, 서준은 그 방법 을 알고 매순간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쌓아놓은 신화, 가진 힘을 통하여 권능을 창조해냅니다!]

[고유둥급, 투쟁성취 (H 爭成就) 스킬이 발현됩니다.]

[굴복하지 않는 투지가 법칙을 부숴내고 시간을 되돌려 다시 싸울 수 있도록 최고의 컨디션으로 조정 합니다.]

눈앞에 초록빛 홀로그램의 메시

지가 떠오르는 순간, 머리끝이 아 릿한 느낌과 함께 정수리 끝에서부 터 기운이 몰아치듯 쏟아져 내려와 세계와 하나로 완전히 연결된 감각 이 느껴진다.

이전까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힘이 전신을 가득 채우고, 온몸의 혈맥과 단전이 세상과 하나가 된다.

이윽고, 서준의 육신은 세상의 법칙이 뒤틀어내고, 시간을 거슬렀 다.

찢어지고 엉망진창이 된 육신이 되돌아온다.

마침내 서준의 육신은 처음 전투

를 시작할 때와 다를 바 없는 최고 의 컨디션으로 회복됐다.

어느덧 에노스의 앞에는 처음 마 주했을 때와 같은 강한 투지가 어 린 눈동자를 한서준이 서 있었다.

“……

콰왕-!

놀란 눈을 한 에노스의 신형이 지하에서부터 지상, 그를 넘어 하 늘까지 치솟는 것이 보였다.

뒤이어 뛰어오른 서준의 주먹에서 검은 기운들이 하늘, 세상을 검 게 물들인다.

칠흑 (漆黑).

세상을 집어삼킨 어둠을 아무렇 지도 않게 만들어낸 서준의 기운이 한 줄기의 섬광을 토해내며 에노스 의 몸을 집어삼킨다.

쿠구궁…….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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