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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144화 (144/517)

- 6권 24화

149화

잠시 후.

광무혈마를 통해 중원 대륙에 관 련된 이야기를 듣던 서준의 눈동자 가 휘둥그레진다.

“내가 등선한 지 고작 10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그, 그렇습니다.”

믿기는 힘들었지만, 조금만 생각 해 보면 광무혈마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애초에 익숙한 광무혈마의 얼굴 을 본 순간부터 시간 축이 다를지 라도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음을 예측하고 있었다.

직접 입으로 듣는 것은 조금 놀 랍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고작 10년이라니……

생각했던 것보다 적게 흐른 시간 에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었다.

“정말 내가 세운 천마신교가 몰 락했다고?”

분명, 똑똑히 들었음에도 다시

한 번 반문이 흘러나왔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반문을 던지고 있는 이 상황에도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천마신교가 어떤 곳이란 말인가?

중원 대륙 전체를 손에 쥐었던, 고금제일이라 불린 자신이 일궈낸 곳이었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 말 이 존재하듯, 설령 자신이 자리를 비워도 100년은 더 갈 수 있게 대 비를 해 뒀고, 그렇기에 마음 편히 등선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고작 등선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아 그 융성했던 천마신 교가 몰락을 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위대한 혈교의 총대교주……. 아니, 간악한 혈교 놈들이 음지에서 철저히 준비하고 있던 것 같습 니다.”

조금 생각해 보면 가능성은 충분 하다 못해 차고 넘쳤다.

혈교는 워낙 음침한 놈들이었기 에서준이 집권하고 있을 당시에도 상당히 골머리를 썩였던 문파였다.

천하 제패 초기에는 열심히 혈교 놈들을 색출하는 데 성공했었지만, 지구로 돌아오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로는 오직 무공에만 전념했었다.

하나둘 퍼즐을 끼우자, 상황이 납득가기 시작했다.

‘내가 정신이 팔린 사이에 암중 에서 이미 작업을 끝내 뒀다 이거 지……. 그래서 등선 하자마자 움 직였을 테고.’

그렇지 않아도 혈교 놈들은 치졸 한 수와 간악한 계략에 능통한데 거기에 자그마치 수십 년에 달하는 세월의 준비까지 더해진 셈이었다.

확실히, 서준이 없는 천마신교가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혈견이 너는 살기 위해

천마신교가 아닌 혈교 쪽에 붙은

거고?”

“죄, 죄송합니다!!”

광무혈마가 황급히 고개를 조아 리며 용서를 구하고 있었지만, 서준은 그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뭐, 현명했네.”

차마 잘했다는 말을 내뱉지는 못 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광무혈마를 탓할 수는 없었다.

애초에 혈견은 천마신교의 일원 이 아니었다.

그의 별명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광무혈마는 본래, 혈교의 일원이었다.

그저 광무혈마가 가진 처세술, 언변술과 같은 능력을 높게 사서 서준이 강제로 종속시켰을 뿐이었다.

더군다나 광무혈마는 주변에 따 르는 수하들과 지인이 많았던 덕망 높은 인물이었다.

하물며 먼저 자리를 떠난 건 자 신이었다.

그런데 어찌 염치없이 죄를 물을 수 있단 말인가?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는 건 멍청한 짓이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라도 살아 있어 준 덕분에 이렇게 다시 만나지 않았는가?

동시에 다른 걱정이 들기도 한 다.

“무명신의나 창왕 같은 다른 이 들은 어떻게 됐지?”

광무혈마와 달리 진정한 천마신 교의 교인이자, 올곧은 충심(忠心) 을 보여 왔던 이들인 만큼 혈교에 항복을 했을 리가 없었다.

‘어쩌면 마지막까지 투항하다 가……

최악의 상황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다행히도 광무혈마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암울하지만 은 않았다.

“아직 죽었다는 소식을 듣지는 못했습니다만……. 대다수가 포박, 감금되어 있는 걸로 압니다.”

“ Q.»

M...

“죄송합니다.”

“그리 말할 거 없어, 네 책임이 아니니까.”

굳이 치자면 이건 자신, 서준의 책임이었다.

더 꼼꼼히 확인하고 등선을 해야 했었다.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왔지만, 잠 시 그뿐이었다.

‘그르친 일은 다시 바로잡으면 그만.’

다행히도 아직 많은 시간이 흐르 지 않았고, 죽었다는 소식을 들고 온 이도 없었다.

실수를,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 다는 말이었다.

“그러면 우선은……

서준은 잠시 고민에 빠진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혈교 의 본거지로 날아가 총대교주라는 작자의 목을 쳐내고 혈교를 무너뜨 리고 싶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는 법이었다.

‘혈교는 언제든지 무너뜨릴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천마신교의 일원, 측근들의 목숨은 되돌릴 수 없었다.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것과 다시

되돌리지 못하는 것.

어떤 것이 우선순위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우선은 천마신교의 사람들을 먼 저 구해낸다.’

머릿속을 정리하자 가야 할 길, 이뤄야 할 일이 명확해졌다.

“여기는?”

게이트를 넘어서 중원 대륙으로 들어선 서준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망자의 협곡 끝자락입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가 자욱이 깔린 협곡에 자칫 발을 헛 디디면 끝이 없는 낭떠러지로 떨어 질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지형이 었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시피, 망자의 협곡은 중원 대륙의 사대 금지(禁地)라고 불리는 곳 중 하나 였다.

그렇지 않아도 인적이 드문 곳인

망자의 협곡 끝자락에 게이트가 생 성되어 있는 것이었다.

광무혈마와 제법 오랜 시간 대화 를 나누었음에도 어째서 다른 중원 대륙의 사람들이 지구에 모습을 나 타내지 않았는지 쉽게 이해했다.

“일단 이동하자.”

말을 내뱉은 서준은 단숨에 공중 으로 도약해 협곡의 위로 치솟는다.

그러자, 협곡에 내리 깔려 있던 자욱한 안개가 가시고 넓게 펼쳐진 숲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두리번거려가며 주변을 파악하던 서준은 뒤를 따라온 광무

혈마를 향해 질문을 내던진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도시가 어 디지?”

당연하지만, 서준이 지리를 몰라 서 묻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지금 서 있는 위치에서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곳도 있었다.

서준이 묻고 있는 도시는 천마신 교 일원들이 있는 잡혀 있는 곳을 묻는 것이었다.

광무혈마도 곧장 눈치채고 대답 을 한다.

“귀주에 무명신의가 있습니다.”

“오늘 밤 자정 전에 도착한다.”

서준의 발언에 광무혈마의 두 눈 동자가 휘둥그레진다.

“왜, 안 돼?”

귀주는 여기에서 일반인의 기준 으로는 일주일, 무공 좀 꽤나 익혔 다는 이들도 이동에만 2〜3일이란 시간이 소모되는 곳이었다.

아무리 광무혈마, 조화경에 올라 있는 강자라 할지라도 하루 만에 그곳에 도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차마 불가능하다고 대답 할 수 없었다.

서준이 죄를 묻지 않았으나, 완 전히 용서받은 것도 아니었다.

책잡혀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이 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뒤처지지 않게 잘 따라와.”

피식 웃은 서준이 발을 놀린다.

그렇게 두 사람이 아무런 말 없 이 묵묵히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여유로운 서준의 표정과 달리 광 무혈마는 땀을 비 오듯이 뻘뻘 흘 렸다.

정말 죽을 기세로 쫓아온 덕에

서준이 내뱉었던 말대로 자정이 지 나기 전, 목적지였던 귀주의 성벽 이 눈앞에 들어왔다.

“허어……. 허어……

광무혈마는 거친 숨을 몇 번이나 토하며 비틀거리고 있었지만, 서준 의 여정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들어가자.”

물론, 정문으로 들어가자는 이야 기는 아니었다.

애초에 좋은 일로 찾아온 것도 아니고, 번거로운 과정들을 굳이 겪을 필요는 없었다.

서준은 광무혈마를 바라보며 고 개를 주억인 후 단숨에 성벽을 넘 어 도시 내부로 들어섰다.

이후 가장 크고, 휘황찬란하며 많은 병사가 지키고 있는 건물을 향해 날았다.

쐐에에엑-!

바람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몇 몇 시선을 보내는 경비들이 있긴 하였지만, 육안으로 움직임을 잡아 내는 이는 없었다.

건물 외부를 철통처럼 지키고 있 는 경비들이 남아 있긴 했지만, 아 무도 서준과 광무혈마의 움직임을

좇지는 못했다.

어느새 건물의 최상층.

그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의자, 높은 직책을 가진 것 같은 인물의 등 뒤로 접근한서준은 단숨에 혈 도를 짚어 제압해 낸다.

“미리 말하는데 소리 질러서 일 을 크게 만들지 마. 여차하면 이런 작은 도시 하나 따위 통째로 박살 내 버리는 거, 일도 아니니까.”

비릿한 미소를 홀린 서준은 검지 끝에 기운을 응집시켜 불꽃을 일으 킨다.

기본적으로 의념기가 더 상위의

무공이나, 그를 알아볼 수 있는 사 람들은 드물었다.

하지만 극강기, 특히 지금 서준 처럼 속성을 변환시키는 것은 현경, 그것도 끝자락에 도달한 것이 아닌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연스레 서준을 바라보고 있는 사내의 얼굴빛이 사색이 된다.

“이해했으면 고개를 끄덕여.”

놀란 토끼 눈을 한 채로 고개를 주억이는 사내의 모습을 확인한 서준은 아혈을 해제했다.

혈도가 풀렸음에도 계속해서 눈 치를 보고 있는 모습이 썩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하기는 편하겠네.’

실제로 서준은 애꿎은 시민들이 살고 있는 이 도시를 무작정 때려 부술 생각 따위는 조금도 하지 않 았다.

중원 대륙답게 순하고 좋은 말로 는 잘 알아듣지 못하는 이들이 많 아, 다소 거친 말들을 내뱉은 것이 었을 뿐, 죄 없는 사람들을 마구잡 이로 죽일 이유가 없다.

서준은 그저 필요한 정보들을 얻 어내려는 것뿐이었다.

“네놈이 이 성의 성주냐?”

“그, 그렇습니다.”

“이 성에 무명신의가 있다 들었 는데 위치를 알고 있냐?”

“고인(高人)께서는 대체 누구시 기에……

“천마, 한서준.”

“ 예?”

성주의 눈이 보름달처럼 휘둥그 레진다.

“누구냐며? 천마, 한서준이라고.”

“고금제일의 천마……?”

서준은 대답 대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역시 아직 자신의 이름은 중원 대륙에 꽤나 잘 새겨져 있다.

“마, 말도 안 돼. 그분은 분명 등 선을 하셨다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내가 묻는 말에나 대답을 잘하는 게 어 때? 무명신의는 어디 있지?”

“저, 저도 자세한 것은 모릅니 다. 귀주성을 관리 중인 혈풍대의 일원들을 제외하고는 무명신의에 대한 정보들이 엄격히 통제되는지 라……

목소리가 떨리고 있긴 하였지만, 무언가를 숨기는 낌새가 아니었다.

“혈풍대가 이 성을 관리하고 있 다고?”

“그, 그렇습니다.”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는 성주의 모습에서준의 입에서 헛웃음이 터 져 나온다.

“허.”

본래, 무림의 일에 관이 개입하 지 않듯이 관 또한 무림의 일에 개 입하지 않는다.

이것은 중원 대륙의 불문율이었 으며 서준도 이러한 선을 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그 경계가 무너진 것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개판인가 보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서준이 성주 에게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졌다.

“혈풍대는 어디 있지?”

이어진 질문에 성주의 얼굴에 난 감함이 어렸다.

서준은 이번에는 손가락 끝에 강 기를 날카롭게 빚어내고는 성주의 목에 겨누었다.

“허, 허억!”

소스라치게 놀란 성주가 몸을 부 르르 떤다.

“더 이상의 자비는 없을 거야, 혈풍대 어디 있어?”

새어 나오려는 신음을 억누른 성 주가 재빠르게 말했다.

“귀, 귀주성 외곽 접근 금지 구 역에 있습니다!”

“안내해.”

서준은 허공섭물로 성주의 몸을 들어 올려 창문 밖으로 신형을 날 렸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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