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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135화 (135/517)

- 6권 15화

140화

쩌적……. 쩌저적.

공간이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는 결계의 모습에 고 르고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결계가 부서졌다고?’

일정 수준 이하의 공격을 완전히 무효화하는 신급의 방어를 자랑하 는 결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이가 프리실라에 존재할 리 없었다.

‘대체 누가……. 치천사? 아니면

다른 사령관?’

답을 도출해내기 위해 머리를 분 주히 굴려야만 했다.

하지만, 도저히 답을 도출할 수 가 없었다.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난제에 고 르고의 미간이 찌푸려져 가던 찰나, 그에 대한 답이 진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휘오오…….

들이닥친 바람 소리와 함께 드러 난 것은 인간.

인왕(人王), 한서준이었다.

“드디어 다시 만났네.”

가늘어진 눈매, 잔뜩 경계한 자 세와 표정으로 서준을 살피던 고르 고의 얼굴에 식은땀이 흘렀다.

이제 와 보니 결계 따위가 문제 가 아니었다.

[인간……. 네놈 지금 그 힘은?]

고르고는 악마 군단들을 통솔하 는 사령관이자 신위(神位)에 도달 한 악마였다.

당연하지만, 마몬의 군단 내에서 도 없어서는 안 될 전력 중 하나였 다.

단순히 차원 하나를 파괴하기 위 하여 출전시킬 존재가 아니란 말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실라에 직접 행차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정복왕 가이사의 유산.’

과거, 전 우주를 제패하고 돌연 자취를 감춘 전설적인 존재.

그가 남겨놓은 수많은 정복왕의 유산 중 한 가지인, 세계수의 기운 을 취해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어째서 한낱 인간에 게…….]

정복왕의 유산인 세계수의 기운 이 인간,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팔 에 찬 수투로 향하고 있었다.

갑자기 틀어져 버린 계획에 고르 고는 당황을 숨길 수 없었고 수투 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자연스레 고르고를 응시하고 있 던 서준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정복왕에 대해 아는 게 있나 보 네?”

[...]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지만, 그 표정과 시선은 확신하기에 충분했 다.

“굳이 말 안 해도 돼, 어차피 알 아서 알려주게 될 거니까.”

눈앞의 적, 고르고는 에우레시아 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 드시 쓰러뜨려야 하는 상대였다.

그리고 어차피 놈을 제압하고, 처치해낸다면 므네모시아의 염 반 지로 기억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 다.

그렇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하 나뿐이었다.

치천마역천지공이 전신을 휘감는 순간, 서준은 곧장 고르고를 향해 뛰어든다.

쌔액-!

거친 돌풍이 일어나고 서준의 신 형이 흐릿해진다.

[네놈……!]

그를 바라보고 있던 고르고의 눈 이 휘둥그레진다.

방금까지만 해도 인간은 약하지 는 않았으나 결국 대악마와 다를 바 없는 반신의 경지에 그친 존재.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도 충분한 경험과 지식이 없다면 제대 로 다루지 못하는 게 정상이었다.

‘그런데 이만한 힘을 벌써 자유

자재로 다루는 것도 모자라 음속의 영역에 도달했단 말인가?’

음속의 영역이라는 것은 신위에 오른 자신도, 아니, 다른 상위족도 힘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에서 수백 년까 지 걸리기도 하는 경지였다.

그런데 최하위권의 종족값을 가 진 한낱 인간이 힘을 얻자마자 불 과 몇 분 만에 그 영역에 발을 들 였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믿을 수 없었지만, 부정하는 시 간조차 사치였다.

바람 소리와 동시에서준의 신형

이 눈앞에 도달한다.

고르고는 황급히 자세를 다잡으 며 서준의 공격에 대비해야 했다.

파바박-!

날아온 서준의 주먹이 고르고의 신형을 꿰뚫으려는 순간이었다.

고르고의 몸이 원래 없었던 것처 럼 사라진다.

어느새 서준의 등 뒤에 선 고르 고가 서준의 등허리를 향하여 거대 한 창대를 내지른다.

그러나 조금의 움찔거림도 없었다.

고르고의 속도가 빠르긴 했으나, 서준은 그 움직임을 놓친 적이 없 었다.

서준은 몸을 팽이처럼 회전시켜 꽈악- 쥐고 있던 왼손을 펼쳐낸다.

펼친 손바닥에서 내공이 터져 거 대한 구체로 변한다.

쾅-!

쏘아진 의념구에 뒤로 밀려난 고 르고의 입가에 헛웃음이 흐른다.

[대단하군. 도저히 인간이라는 것 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야.]

과연 고르고의 말대로였다.

아마 눈앞의 인간, 한서준에게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위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결국 신위에 오르 지 못한 반푼이에 불과했다.

[그러나 고작, 그 정도의 힘으로 는 신의 영역에 도달한 나를 죽일 수 없다.]

“인정해, 이런 공격으로는 널 죽 이지 못하겠네.”

서준의 시선이 고르고를 향했다.

고르고의 몸에 둘러진 의지가 실 려 있는 기운은 반신들이 다루는 일반적인 의념기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의념강기……

반신, 대악마가 다루는 기운은 단순히 의지가 실려 있는 기운이었다.

위력적이긴 했으나 마음대로 조 율을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허나, 신의 영역에 있는 고르고 의 의념강기는 분명히 달랐다.

단순히 다뤄내는 게 아닌 완벽히 조율하고 다뤄내는 것으로 기운들을 응집을 시켜내고 있었다.

따지자면 의념기를 강기와 같은 형태로 다루고 있기에서준은 저

힘에 ‘의념강기’라는 호칭을 붙여주 었었다.

그리고 강기는 오롯이 강기로만 막아낼 수 있듯이 의념강기를 상대 하기 위해서는 의념강기를 다뤄낼 줄 알아야만 했다.

앞선 서준의 공격들이 고르고의 몸에 상처를 내지 못한 것은 당연 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반신과의 명확한 차이, 벽이 존재하는 만큼 이러한 영역을 진정한 신의 영역으로 착각하는 일 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의 고르고와 같은 진

정한 신위의 진가를 누려보지 못한 하급 신들이 흔히 하는 착각에 불 과했다.

‘의념강기는 일종의 덤 같은 거 지.’

신위의 진정한 힘은 따로 있었다.

물론,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자 질구레한 것들이 아니다.

고르고가 기고만장하여 다루고 있는 의념강기는 신위에 도달할 때 급격히 늘어나는 내공의 양과 오랜 경험으로 하여 다룰 수 있게 되는 거지 무언가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즉, 세계수의 기운을 흡수해 내 공이 급격하게 늘어난 서준이 의념 강기를 다뤄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는 말이었다.

‘결계를 부술 때 소모한 내공이 다 회복되지 않아서 탐색전을 끝낸 후에 사용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런 여유를 부리고 때가 아니었다.

서준은 곧장 전신의 단전에 잠들 어 있는 내력을 모두 끌어낸다.

‘5 갑자.’

결계를 부술 때에 비한다면 반으

로 줄어든 수치였지만, 300년에 달 하는 내공으로 보통의 인간은 물론, 반신에 이른 존재들도 감히 꿈꿀 수조차 없는 내공의 양이었다.

신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강대한 내력이 전신을 내달린다.

서준은 이 엄청난 기운을 밖으로 방출한다.

형태는 고르고가 몸에 두르고 있 는 것들과 같은 방식이다.

뿜어진 기운을 응집시키고, 응축 시켜 강기의 형태로 만들어 낸다.

[어떻게!?]

서준의 손에 둘린 의념강기에 고

르고의 눈이 휘둥그렇게 변했다.

[네놈 정체가 뭐냐?]

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고르 고의 모습에서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른다.

“그게 중요한가?”

중요한 것은, 서준이 고르고를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는 것이었다.

[실로 무서운 재능이군.]

본능이 외친다.

눈앞의 인간은 머지않아서 악마 전체에 위협을 가할 존재로 성장해

낼 것이라고.

‘절대로 살려둬서는 안 되는 존재다.’

천만다행인 것은, 인왕은 결계를 파괴하느라 많은 체력을 소진하였 는지 호흡이 거칠고 안색에도 피곤 함이 역력한 상태로 컨디션이 매우 나쁜 상태라는 것이었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 었다.

고르고의 주변으로 검붉은 기운 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서준은 그에 반발하듯 기운을 일 으켜 고르고를 향해 쏘아 보낸다.

두두두두-!

허공에서 맞부딪친 두 개의 패악 (푸惡)에 대지는 몸서리치고 바위 는 가루가 되어 허공으로 비산하기 시작한다.

[반드시 죽여주마.]

고르고가 거대한 창을 서준을 향 해 겨눈다.

그런 고르고를 향하여 천천히 걸 음을 내딛던 서준의 입가에 피식-미소가 흐른다.

“안 될걸.”

말을 끝맺는 순간, 서준과 고르

고,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발 을 움직였다.

탁-!

고르고가 미친 듯이 창을 휘두르 며 의념강기의 폭풍을 일으켰지만, 서준은 피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뛰어나간다.

두려울 것은 없다.

천 년에 달하는 마선의 경험과 지식이 있다면 같은 의념강기의 싸 움에서 패배할 리가 없었다.

서준은 양손으로 쇄도해오는 의 념강기들을 찢어 강제로 길을 열어 낸다.

쾅-!

이어서 들려온 폭음과 함께 고르 고가 피를 토하며 바닥을 나뒹군다.

[커억!!]

땅에 누워 꿈틀거리기는 했으나, 그것도 아주 잠시였다.

악마족 특유의 재생 능력이 고르 고의 상처를 빠르게 치료해낸다.

“재생력은 정말 징글징글할 정도 네.”

경이로울 정도의 회복력에서준 이 혀를 내두른다.

만약 처음 마주했을 때 바로 싸

웠다면 승리를 거머쥐지 못했을 것 이다.

아니, 그때의 수준으로는 고르고 에게 저 정도 상처를 주는 것도 불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충분히 뚫어낼 수 있다.’

결계를 부수고 오느라 내공을 소 모한 탓에 본래의 반절에 달하는 기운밖에 운용하지 못하는 만큼 자 그마한 불안감이 존재했었다.

그러나 방금 전 격돌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패배할 일은 없어.’

서준의 눈에 차오르는 자신감에 고르고의 미간이 와락- 일그러진 다.

[웃기지 마라!]

“애써 부정하려 하지 마, 너도 느끼고 있잖아.”

서준이 비릿한 미소를 흘리며 다 시 한 번 입을 연다.

“힘의 차가 역력하다는 걸.”

[닥쳐라!]

발악하듯 소리를 내지르는 고르 고의 모습에 웃고 있던 서준의 표 정이 딱딱하게 굳어지더니, 가슴팍

앞에 손바닥을 합장하듯이 맞부딪 힌다.

모여 있는 손바닥을 중심으로 응 집된 내공, 의념강기가 공간을 장 악한다.

콰드드득-!

[……?!]

실시간으로 커져 나가는 서준의 기운에 고르고의 표정에 처음으로 조급함이 어린다.

‘도망쳐야 한다.’

강하게 부정하긴 했지만, 단 한 번의 공방으로 격차를 확실하게 느 낀 것이 사실이었다.

지금 가진 힘으로는 저 인간은 홀로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 었다.

자리를 벗어나 지원군을 부르거 나, 마몬 님에게 저 인간의 존재에 대해서 알리는 게 최선책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도망을 쳐야 한 단 말인가?’

눈앞의 공격은 세계마저 무너뜨 릴 파괴를 가진 힘이었다.

어디로 가든 피할 수 없다는 말 이었다.

‘그렇다면 저 공격을 끊어내는 것은......,

아니, 다가가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장악된 공간은 오롯이 저 인간의 것.

허락 없이 함부로 진입하려 했다 가는 형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음 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대체 어떻게 해야?’

고뇌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순간 이었다.

“오래 기다렸지?”

죽음의 사신과 같은 목소리가 귓 전을 파고들었다.

“이만 끝내자.”

칠흑빛으로 검게 물든 세상 속에 오직 서준만이 홀로 남게 된다.

“천존마선, 천붕지괴(天胡地壞)

이윽고, 무덤덤한 말과 함께 세 상이 무너져 내렸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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