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권 10화
135화
항상 성장의 기쁨을 느끼고 만끽 해왔지만, 오늘은 그 감회가 남달 랐다.
‘다시 한 번 이루어 냈어.’
중원 대륙을 넘어, 그 위세 높다 는 선계의 선인들조차 무릎 꿇게 만들었던 그 힘의 근간을 되찾아 낸 것이다.
본래의 힘의 근간을 되찾아냈다 는 것만으로도 짜릿하고 기쁜 일이
었는데, 시스템 또한 이 공로를 인 정하고 축하를 해주고 있었다.
띵-!
[새로운 길, 순환로가 개방됨에 따라 육체가 한 단계 진보했습니 다.]
[힘, 민, 체 스테이터스가 100씩 상숭 합니다!]
[내공이 추가로 200 상승 합니 다!]
자그마치 스테이터스 100개씩의
33개 정도의 레벨 업을 해야 얻 을 수 있는 상승량이었다.
게다가 그중에서도 내공은 200 상승으로 자그마치 66개의 레벨 업 을 이뤄내야 가능한 비약적인 상승 을 보였다.
이것만으로도 기뻐 마지않을 일 이었지만, 진짜 보상은 따로 있었다.
서준은 시선을 내린 채로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했다.
우웅…….
새로운 순환을 발견해냈다는 것
은 기존의 상식과 순리를 벗어나고, 부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내공, 기(氣)는 한 방 향으로만 순환하고 사용하는 것으로 일종의 일방통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치천마역천지공은 이러한 순리를 벗어난 힘이었다.
‘양방향 순환.’
정방향과 더불어 역방향의 순환 도 사용이 가능했다.
기존의 2배의 내공을, 힘을 다뤄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불과 방금 전 천
마신공을 다루던 시기보다 2배. 아 니, 내공의 활용방법과 마선 시절 의 무공을 펼칠 수 있는 선택 폭이 넓어져 그보다 더 강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이제 변수는 존재치 않을 것이 다.’
얼마나 강한 존재, 군단이 침공 해온다고 할지라도 상관이 없었다.
지금 육신에 가지고 있는 천년에 달하는 경험과 지식이 더해진다면 같은 경지의 적수는 말할 것도 없 는 압승이었다.
‘아니, 한 단계 더 높은 신화를
쌓아놓은 존재라 할지라도 지지 않 을 거야.’
최강의 마선이라 일컬어질 정도 로 압도적인 힘, 파괴로 침공해오 는 적들을 막아내고, 부숴낼 것이 다.
훌륭하게 대비를 해냈다고 할 수 있으나, 자고로 인간의 욕심은 끝 이 없는 법이었다.
‘너무 급하게 진행해서 그런가? 내공의 양이 조금 부족 하네.’
치천마역천지공 덕분에 두 개의 엔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를 가동시킬 연료가 부족한 상황
이었다.
방대하면서도 누구도 가지지 못 했을 경험과 지식을 통하여 새로운 길을 개척해냈지만, 애석하게도 육 신이 그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건 뭐, 어쩔 수 없지.’
지금 당장 어떻게 할 방도가 없 었지만, 괜히 조바심낼 필요는 없 었다.
어차피 포스 시스템의 도움을 받 아가며 성장을 해나가다 보면 자연 스레 내공의 양이 증가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될 문제라
“지금 당장 어디서 내공을 상승 시킬 아티팩트를 얻을 수 있다거나 경험치 덩어리들이 제 발로 굴러들 어온다면 모르겠다만……
프리실라에 있는 서준이 전자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었고, 후자 또 한 악마가 타이밍 좋게 넘어 와줄 리가 없었다.
‘둘 다말도 안 되는 일이지.’
서준의 입가로 연신 헛웃음을 홀 리며 고개를 내젓던 찰나였다.
“뭐야, 이거?”
말을 내뱉는 서준의 눈동자가 보
름달처럼 동그래진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바 깥, 세계수에서 상당히 익숙하면서 도거친 기운의 파동이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준은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어 나가서 확인했다.
세계수의 중심에 검은 게이트가 생성되고 있었다.
“저건?”
익숙한 기운과 더불어 게이트의 입구가 검은빛을 상징하는 차원은 하나뿐이었다.
“판데모니움.”
악마들이 프리실라 차원의 침공 을 시작한 것이었다.
방을 빠져나온 서준은 곧장 상공 을 가로질러 검은빛 게이트가 형성 되고 있는 세계수로 향했다.
곧 있으면 이 게이트 안에서 악 마들이 튀어나올 것이다.
경험치 덩어리들이 제 발로 찾아
온다는 것은 지금 당장으로써는 상 당히 고조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켜야 할 것들이 있는 서준의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이런 소모적인 싸움을 지속해서는 좋을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검은빛 게이트를 바라 보는 서준의 미간은 깊게 파여 간 다.
‘도대체 악마들의 진짜 목적이 뭐지?’
기본적인 상식으로 익히 알려진 것으로는 악마라는 종족 자체에 각 인된 정체성이 강한 폭력 욕구를
일으켜 파괴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악마들이 원하는 것은 지배, 혹은 복종 따위가 아니었다.
간혹 지배와 복종을 요구하기는 하였지만, 그마저도 어디까지나 파 괴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악 마들은 파괴하고 망가질 때 나오는 부정적인 감정의 에너지들이 큰 기 쁨, 일종의 오르가즘을 느끼는 종 족이었으니 말이다.
때문에, 악마들이 침공하고, 정복 해낸 세계는 멸망할 수밖에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건 트리니티, 천사들의 입에서 전해진 이야기일 뿐이었다.
‘이제는 딱 봐도 신뢰할 수 없는 정보라는 거지.’
실제로 여태껏 직접 두 눈으로 보고 겪은 악마들도 단순히 파괴만 을 갈망하는 존재는 아니었다.
단순한 파괴 오르가즘을 느끼기 위해서라면 일반적인 몬스터들을 사냥해도 그만이었다.
‘하지만 악마들은 몬스터를 사냥 하지 않아.’
심지어 프리실라 차원의 엘프들
은 소수 종족.
악마들이 원하는 정도의 폭력과 파괴를 휘두를 만큼 많은 인구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악마군단이 여태껏 프 리실라를 방치하고 있었던 것이라 고 생각했었다.
한데 이제 와서 갑작스럽게 프리 실라의 침공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 지.’
비단 악마들뿐만이 아니었다.
천사들 또한 남은 비밀이 많은 종족이며, 단순한 이득뿐만이 아닌
특별한 무언가를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답은 쉽게 나오는 문 제였다.
만약 트리니티, 천사가 프리실라 를 버릴 것이었다면 진작 내팽개쳤 을 것이었다.
그러나 계속 연합 트리니티로 함께 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게 분명해.’
의문이 꼬리의 꼬리를 물어가고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답을 도출해 낼 수가 없었다.
‘알고 있는 게 너무 없어.’
고민이 짧거나, 생각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그저 악마라는 존재들에 대한 자 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간 트리니티, 천사들을 믿고 그들이 주는 정보만을 믿고 신뢰했 기에 벌어진 불상사였다.
물론, 서준은 같은 실수를 반복 할 생각은 없었다.
‘놈들의 목적, 이유를 찾아낸다.’
다행이라면 에우레시아가 이야기 하길 이번에 넘어올 악마가 상당히 강하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악마들에게 힘은 곧 권력이었다.
그리고 의념기를 다룰 수 있는 에우레시아가 강자라고 했을 정도 면 악마 내에서도 상당한 권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엄청나게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거지.’
기억을 읽어내면 쓸 만한 정보를 건질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생각한 만큼 많은 정보가 있으 면 좋겠다만……
과욕을 부리지는 않는다.
턱을 쓰다듬고 있는 서준의 시선 이 검은 게이트를 향한다.
끈적끈적하고도 불쾌한 기운들이 홀러나오며 주변을 잠식해나가고 있었다.
‘이 싸움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 야.’
현재 최우선 과제는 정보 수집이 아닌, 프리실라 지키는 것이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은 서준이 눈을 가늘게 뜨고 포털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옵니다!!”
이세디아의 외침이 끝나기 무섭 게 검은빛 게이트가 일렁거린다.
키이이’으]’…….
검은빛 게이트 내부에서 기이한 형태를 한 몬스터, 작은 악마들이 튀어나오더니 불쾌한 소리를 내뱉 으며 달려드는 악마들이 단숨에 엘 프들을 덮치려 한다.
그러나 그를 맞이하는 엘프들의 눈동자에는 한 치의 두려움도 존재 치 않았다.
달려오는 악마들을 바라보고 있 는 이세디아의 눈에서 홍흉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프리실라의 엘프들이여! 저 부 정한 것들에게 자연의 힘을 보여주 자!”
“와아아-!”
이세디아의 격려에 엘프들이 환 호성을 내지르며 각자의 병장기를 뽑아 들고 전면으로 뛰어들었다.
그렇게 엘프들이 검은빛 게이트 에서 쏟아져 나오는 악마 군단을 밀어붙이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포털의 중앙으로부터 자신의 머 리를 손에 든 불결 한 기사, 듀라 한들이 나타났다.
캬악—!
불길한 기세를 내뿜고 있는 듀라 한들을 막아서는 것은 칼끝을 내뻗 고 있는 이세디아였다.
“나를 도와다오, 실레스틴!”
쌔애액-!
갑작스레 몰아친 돌풍이 듀라한 무리를 할퀴고 찢어발긴다.
그 중심을 자유자재로 이동해가 며 검을 휘두르는 이세디아의 검무 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나만 놀고 있을 수는 없지.”
아무런 사명감 없이, 허투루 내
뱉은 말이 아니었다.
‘저 악마들을 제거하고 세계수, 차원 프리실라를 지켜낸다.’
이렇게 전장에 직접 서 있자 엘 프들의 마음이 절실히 와닿았다.
모든 엘프가, 전력으로 적과 맞 서 싸우며, 자신의 세계를 지키고 자 확고한 의지를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나도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서준이 마음을 다잡는 순간, 때 마침 검은 빛 게이트가 다시 한 번 크게 요동친다.
‘하이리치, 고블린, 오크 로드들.’
지구 내에서 재앙 급으로 분류된 몬스터들이 포털에서 걸어 나오더 니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다.
몬스터들을 응시하고 있던 서준 이 음흉한 미소와 함께 발을 높게 치켜 올린다.
“마선낙일보(魔仙落 B 步).”
비록 탑 내부처럼 좁고 한정적인 공간은 아니었지만, 위력이 부족할 일은 없었다.
이것은 치천마역천지공을 활용한 출력 2배의 마선낙일보.
하급 마물, 몬스터들 따위가 견 뎌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팡-!
실제로 서준의 발이 땅에 닿는 순간 게이트를 넘어온 재앙 급 몬 스터들의 머리와 심장들이 폭죽처 럼 터져나간다.
압도적인 파괴, 위용에 엘프들이 눈을 휘둥그레 뜨며 서준을 바라본 다.
“누구?”
“ 인왕!?”
의문은 잠시였다.
서준이 다시 한 번 발을 내리찍 어 악마 군단을 소멸시키는 순간,
엘프들의 입가에는 환희가 흐르기 시작했다.
“위대한 인왕이 우리를 돕는다!”
“우리의 땅, 프리실라를 지켜내 자!”
압도적이라 볼 수 있는 첫 대치 의 승리에, 엘프들의 사기가 하늘 로 치솟는다.
그러나 고작 이 정도 승리에 젖 어 일을 그르칠 수는 없었다.
실제로 서준은 눈매를 가늘 게 뜬 채로 검은빛 게이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껏 해봐야 악마군단의 졸개들
일 뿐이다.’
세계수에 편린을 심어놓은 악마 들과 더불어, 진짜 전력이라 볼 수 있는 존재들은 아직 한 마리도 모 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기에서준은 계속해서 검은 빛 게이트를 응시하고, 기다린다.
그 순간이었다.
쿠구궁-!
졸개 때와 전과는 다르게 크게 요동치는 검은 빛 게이트에서 알 수 있었다.
‘온다……
앞서 온 조무래기들과 차원이 다 른 거대한 기운을 가진 악마들이 프리실라로 넘어오고 있었다.
전쟁이, 비로소 시작되려 하는 것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