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권 1화
126화
하늘을 잠식했다 해도 과언이 아 닌 수많은 광검의 위용에 미카엘라 는 확신했다.
승자는 정해졌다고.
‘이것이 바로 위대한 천신님의 은총.’
천사들에게도 일명 한계점이라 불리는 개인의 역량이 존재했다.
넘어설 수 없는 벽에 가로막히면 성장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성흔의 힘을 하사받고, 개 방하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단계 너머의 힘을 다룰 수 있다.’
본래, 천사라는 종족의 종족값과 대천사라는 직위를 가질 정도의 출 중한 재능을 가진 미카엘라인 만큼 웬만해서는 사용할 일이 없는 힘이 었고, 실제로도 사용했던 적은 손 에 꼽았다.
‘그런데 고작 인간 따위에게 이 런 힘을 쓰게 될 줄이야……
아니, 눈앞의 존재가 정말 인간 이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기본적인 전투 감각은 말할 것도 없었고, 의념기를 활용해내는 방식 이 너무나도 능란했다.
심지어 전투가 지속될수록 계속 해서 성장해나가고 있었다.
마치, 과거의 기억과 경험들을 학습해가는 것 같은 속도로 말이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마치 천 년 이상의 세월 동안 의념기를 다뤄온 것처럼 능수능란, 자유자재의 모습 을 보이고 있었다.
‘그야말로 우주가 놀랄 만한 희 대의 천재.’
인간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
는 재능이었다.
흡사, 폴리모프를 한 용족을 상 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 때문에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 고 두려웠었다.
하지만, 성흔의 힘을 개방한 지 금에서는 그런 감정을 느낄 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힘 싸움에서는 네놈이 어떻게 할 도리 가 없을 거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반신 내의 벽을 넘어선 경지에 있었기에 확언할 수 있다.
‘놈의 능력으로는 지금 벽을 넘 어선 나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어.’
입꼬리를 비튼 미카엘라가 손을 내리그으며 선고했다.
“죽어라.”
의지를 받든 광검들이 쏟아지고, 내리치며 서준을 향하여 쇄도한다.
서준이 두 다리를 어깨너비만큼 벌리고, 주먹을 말아 쥐며 무언가 를 준비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 였지만 미카엘라는 코웃음을 친다.
‘쓸데없는 발악.’
빌려온 힘인 만큼 제대로 다뤄낼
수는 없다는 점을 미카엘라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신체 능력과 신성력의 규 모가 대폭 증폭되었고, 덕분에 기 존 반신의 경지에 비해서 2배 이상 의 힘, 파괴력을 가지게 되었다.
평범한 반신의 경지에 있는 눈앞 의 인간과 힘 싸움을 벌인다면 보지 않고도 필승(必勝)이라는 소리다.
차라락-!
“크하하-! 이게 바로 위대한 천 사, 천신님의 힘이다-!!”
서준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심검 무리를 보며 미카엘라가 광소를 터
뜨린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미카 엘라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이, 이게 무슨……?!”
쿠구구궁!
갑작스레 응축된 마(魔)의 기운 에 쏟아지던 광검들이 움츠러들고 세상이 뒤흔들린다.
이윽고, 들썩거리던 지면이 천천 히 주저앉는다.
그렇게 손에 응축된 천마신공을 향하여 집념에 가까운 의지를 불어 넣는다.
‘부술 수 있다, 부숴 낸다.’
기운들을 응집하고 있는 팔이 뻐 근해지는 순간, 서준이 미련 없이 하늘을 향하여 팔을 내뻗는다.
한 점에 집중된 힘, 의지의 위력 은 실로 대단했다.
콰앙-!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울 려 퍼지며, 일대를 뒤덮고 있던 미 카엘라의 검들이 부서진다.
그렇게 어둠에 집어삼켜진 광검 들이 하나둘씩 형태를 잃어갔다.
하지만 당황할 것 없었다.
말했듯, 힘 싸움의 국면으로 간 다면, 승자는 자신일 테니 말이다.
“죽어! 죽으란 말이다!”
미카엘라가 다시 한번 손을 내저 어 광검을 계속 만들어내고, 쏘아 낸다.
계속되는 힘의 충돌에 세상이 백 과 흑, 반으로 갈라진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두 세력 의 싸움이 계속해서 벌어졌다.
“고작 하찮은 인간 주제에! 죽으 란 말이다-!!”
미카엘라가 발작에 가까운 외침
을 토해내며 광검을 쏘아낸다.
계속되는 광검들의 공세에서준 이 일으킨 어둠이 뒤로 밀려나기 시작한다.
“나의 승리다-!!”
미카엘라의 입가에 승자의 미소 가 피식- 흐르는 순간, 서준이 반 대편 손을 들어 올리며 낮게 읊조 린다.
“절초, 역천(逆天)
거스르고 부숴 내는 힘.
세상을 뒤흔들던 천마신공이 내질 렀던 길을 거슬러 되돌아오며 서준 의 왼손으로 빨려 들어와 응집된다.
그 순간, 주먹을 꽈악- 말아 쥔 서준이 다시 한번 의지를 실어낸다.
‘부순다!’
부숴내겠다는 마음을 담아낸 파 괴, 강렬한 의지는 오직 파괴만을 바라는 일념(一念)이 되어 앞으로 내뻗어진다.
이윽고, 퍼져나간 어둠, 강력한 의지가 하늘을 집어삼키며 계속해 서 파괴를 이어간다.
단순히 부숴 내는 것이 아니라 깨뜨리고 산산조각을 내고는 하늘 을 집어삼킨다.
이것이 바로 역천(逆天).
하늘을 거스르고 파괴하는 힘.
천계마저 진동시킬 강력한 의지 가 미카엘라가 만들어낸 검, 하늘 을 서서히 조각낸다.
“이, 이럴 리가 없다!”
한낱 인간에게 ‘패배’를 떠안는다.
믿을 수 없었다.
“이럴 수는 없어! 이래서는 안 된다!”
미카엘라가 현실을 부정하기 위 하여 손을 마구잡이로 내저으며 광 검들을 쏘아냈지만 무의미한 저항 이었다.
패배를 떠올렸다는 것 자체가 이 미 마음, 의지가 꺾였다는 말이었다.
챙-!
어둠에 집어삼켜진 광검 무리가 으스러지고 부서진다.
이제 하늘을 뒤덮고 있는 것은 거대한 어둠, 흑운(黑雲)뿐이었다.
이윽고, 서준의 시선이 종착지인 미카엘라에게로 향한다.
“아, 안 돼!”
쿠웅-!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와 함께 역천을 내지른 서준이 암흑을
앞으로 내뻗는다.
“말도 안 돼-!!”
미카엘라가 발악과 같은 비명과 함께 결과를 부정한다.
허나, 이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중원 대륙의 서준은 천마(天魔) 로서 군림했던 만큼 선인(仙人)들 이 살고 있는 선계에서 등선의 문 을 열어 준 것이 아니었다.
역천을 펼쳐 선인들이 만들어 둔 결계를 강제로 찢고, 열어 재껴 강 제로 등선한 것이었다.
지금 펼친 무공, 역천은 그야말 로 패도(W道), 파괴만을 바라는 힘
이었다.
오직 파괴만을 바라는 일념이 담 긴 의념기가 이런 힘 싸움에서 패 배할 리가 없지 않은가?
콰광-!
내뻗어진 역천이 공중에 떠있던 미카엘라의 신형, 아니 하늘 전체 를 집어삼킨다.
그렇게 갈가리 찢기고, 부서지고 있는 하늘을 바라보던 서준의 입에서 마침내 최후 선고가 내려진다.
“죽어.”
띠링-!
[대천사, 미카엘라를 사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량의 경험치 획득합니다.]
[축하드립니다! 필요 경험치를 충족함에 따라 레벨이 138로 상숭 하였습니다.]]
[신화적 업적, Ex+급 무공을 익 혔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선지자의 최고 경지에 올랐습니다.]
[특성이 ‘지배자’로 승급합니다!]
[지배자에 도달함으로써 신위(神
位)를 노릴 수 있는 자격 조건이 충족됩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제부터는 신화 를 모아갈 수 있게 됩니다.]
[조건이 충족됨에 따라 포스 시 스템에 ‘신위’와 관련된 정보를 확 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배자]
기(氣)로 펼치는 무공(스킬)의 위 력이 2.5배로 강화됩니다.
모든 스테이터스(힘, 민, 체, 내) 가 200씩 상승합니다.
현재 모은 신화.
1. 반역의 신화.
여태껏 중 가장 긴 시스템 알람 이 연속으로 들려온다.
언제 보아도 기분 좋은 레벨 업 메시지와 신위(神位)라는 흥미가 동하는 정보까지.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고 싶지 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다.
“꼬읍......
뒤편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자칼에게로 걸음을 옮긴 서준은,
혈도들을 집어가며 육도혈환술을 펼친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몸에 자칼 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게 대체……
“가진 재주 중 하나일 뿐이야, 일단 말하지 말고 지금은 회복에 집중해.”
“감사, 감사합니다.”
몸을 회복하기 무섭게 자칼이 자 리에서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여 온다.
“저희 수인족을 멸족의 위기에서 구해주신 것만으로도 평생을 갚아
도 모자랄 것인데, 제 목숨까지 살 려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대체 어찌 감사를 표해야 할 지……
연거푸 허리를 꺾어가며 감사를 표하는 자칼의 모습에서준이 고개 를 내젓는다.
“약속했던 거를 지켰을 뿐이야.”
어떠한 종족의 침공에도 수인족 을 비호해준다 했었고, 그 약속을 지켰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는 수인족이 약속을 지킬 차례였다.
서준이 가진 위엄, 격(格)을 여과
없이 내뿜으며 입을 연다.
“우리 인간, 지구와의 동맹을 받 아들이는 것으로 알아도 되겠지?”
“죄송합니다.”
“약조를 지키지 않겠다는 거야?”
예상외의 대답에서준의 미간이 찌푸려지려던 순간, 자칼이 고개를 내젓는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저 제 권한으로 결정지을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확답을 드리지 못할 뿐입 니다.”
하늘을 부숴 낸 무위(武威)를 가 진 괴물이자, 왕(王)의 자리에 도달
한 존재.
이런 위대한 존재와 어찌 동등한 관계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모든 일은 저희 수인족들의 새 로운 왕, 한서준 님께서 결정하실 문제입니다.”
“왕?”
자칼은 서준의 반문에 대답 대 신, 한 차례 고개를 숙이며 예(禮) 를 표하더니 등을 돌리어 걸음을 옮긴다.
척-!
걸음을 옮기는 자칼이 향하는 곳 은, 천사들에게 밀고한 레사스펠트
의 앞이었다.
“히이익-!”
레사스펠트는 종족 간의 전쟁 속 에도 천사와 싸우지도 않았는지 상 처 난 곳이 단 하나도 존재치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 상황에서 재빨리 자리를 벗어나려 하였지만, 자칼도 육도혈환술을 통하여 회복을 마친 상태였기에 도망갈 수 없었다.
퍼억-!
복부에 꽂힌 주먹에 레사스펠트 가 바닥을 나뒹굴며 고통을 호소한 다.
“꾜읍-!!”
그렇게, 바닥에 널브러진 레사스 펠트의 머리 위로 자칼이 높게 치 켜든 다리를 내려찍는다.
콰직-
수박이 으깨지는 소리와 함께 레 사스펠트의 머리가 조각조각 터져 나간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시선이 집중 되고 무거운 침묵이 내리 앉으려는 순간, 자칼이 입을 열었다.
“우리 수인족은 한서준 님을 새 로운 왕(王)으로 모시고, 지구를 따 를 것이다.”
그 시선을 하나하나 맞추던 자칼 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그 전에, 이 무식한 놈처럼 천 사에 붙을 놈이 있다면, 지금 나오 도록 하라!”
레사스펠트의 죽음을 목도하고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애초에 압도적인 서준의 무력을 모두가 두 눈으로 생생히 보았다.
강한 무(武)를 숭상하는 수인족 중에서 이 상황을 거부할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따르겠습니다!!”
“새로운 왕께 경배를!”
수인족들의 우렁찬 목소리에 지 면이 들썩인다.
“신(臣) 자칼과 수인족이 새로운 왕께 인사드립니다.”
마지막 자칼의 인사로 인하여 만 장일치 찬성이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띵-!
[수인족의 인정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자격의 중명이 완료되었습니다.]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 창에서준 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거 원격으로도 되는 거였어?’
서준이 의문을 표하는 사이, 패 황의 탑의 꼭대기에서부터 칠흑의 점이 날아오더니 수투에 박힌다.
[파편의 흡수 완료했습니다.]
[정복왕의 수투에 특수 능력이 추가됩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다소 당황스럽
긴 하였지만, 이내 서준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나기 시작한다.
‘ 개꿀이잖아?’
동맹에 대한 확답만 받아내려 했 던 건데 더 견고한 유대를 가질 수 있는 수인족의 왕으로 추대되었고, 패황의 탑으로 다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파편을 흡수해냈다.
말 그대로 일석이조, 삼조의 이 득을 취하게 된 서준의 입가에는 꺼지지 않을 미소가 만연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