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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110화 (110/517)

- 5권 15화

115화

물론, 그 전에 우선적으로 선별 을 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혹시 이 중에서 나는 처음부터 요한 슈나이더, 협회장과 뜻이 달 랐다는 사람이 있어?”

적이라면 주저할 필요 없지만, 적이 아닌 자를 적으로 만들 이유 는 없었다.

피치 못할 사정, 상사의 명령 때 문에 억지로 함께하게 된 이들.

적어도 그들에게 직접 선택을 내 릴 권한을 내어 줄 정도의 기회는 내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여태 보았듯, 대다수가 이런 귀중한 기회를 주어도 제 발 로 걷어차는 것이 일쑤였다.

사실, 서준도 확실한 선별을 위 하여 형식상 던진 질문이었지만 델 루스는 부리나케 손을 들어 올리며 소리를 내지른다.

“저, 저요! 지금 당장 사과를 드 리고 싶습니다, 제가 계속 만류해 보았지만, 협회장, 요한 저놈이 워 낙 황소고집이라 말릴 수가 없었습

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서준의 가라앉은 눈동자가 델루 스의 전신을 훑는다.

‘이런 적은 또 처음이네.’

공포에 절어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었지만, 굳은 눈동자는 거짓을 고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고작 말 한마디에 적이었던 델루스를 완전히 믿어줄 수는 없었다.

“너의 말을 믿을 수 있는 증거 는?”

낮게 가라앉은 서준의 목소리에 담긴 무게에 억눌려 목소리가 떨리

고 있었지만, 델루스는 꿋꿋이 자 신의 할 말을 이어간다.

“지, 지금은 없습니다만 앞으로 의 행실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말뿐으로는 믿음을 주기가 힘든 데, 어떻게 할까나......

서준이 턱을 손에 괸 채로 고민 에 빠지는 모습에 델루스가 황급히 말을 내뱉는다.

“어떤 조건이든 수용하도록 하겠 습니다,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우스운 일이지만 세계 각성자 협회 부협회장의 직책을 수행해온 만큼 행정 관련된 업무 쪽에 제법

쓸모가 있을 겁니다, 부디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확실히 오랫동안 임원직을 맡아 온 만큼 업무 처리 능력은 준수할 것이었다.

그리고 세계 각성자 협회의 임 원, 그것도 부협회장이라는 직책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았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지구의 연합 탈퇴 이야기를 트리니 티, 천사들에게 통보하는 데 이용 할 수 있었다.

물론, 직접 이야기를 전할 수는 있지만, 굳이 번거롭고 귀찮은 일

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고민을 이어가던 서준의 고개가 마침내 끄덕여진다.

“좋아, 합격. 추가 조건을 붙이기 는 할 건데 일단은 합격시켜 줄 테 니 열외해.”

“감사, 감사합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잽싸게 발걸음 을 옮기는 델루스의 모습에 요한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델루스……! 자네는 자존심이라 는 것도 없나?!”

“이 등X아, 물어볼 걸 물어 봐 라, 자존심 같은 게 있었으면 네놈

의 밑에 붙어있지도 않았겠지.”

“이놈-!!”

불꽃이 튀는 델루스와 요한의 신 경전에 언제 싸움이 붙어도 이상하 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연하지만 서준은 남의 집안싸 움격인 임원 다툼에 괜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서준은 호통을 내지르는 요한을 무시하며 제 할 말을 이어간다.

“이 친구 말고는 더 없는 거지?”

임원들은 눈동자를 분주히 굴려 대며 서로의 눈치를 본다.

그러나 눈앞의 요한, 아니 천사 를 믿는 것인지 실질적으로 행동하 는 이는 없었다.

델루스 이후의 이탈이 없어서인 지 요한은 기세등등해져서 언성을 높인다.

“후회하게 될 거다! 사자들께서 지구에 강림하시면 네놈과 델루스 는 물론, 주변인들까지 신의 심판 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삼류 악당과 같은 대사를 내뱉으 며 위협을 가하고 있었지만, 솔직 히 말하자면 그리 두렵지 않았다.

그저 겁을 집어먹고 크게 짖는

개의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지구에 귀환한 이후, 이런 족속 을 너무 많이 상대해온 만큼 굳이 반박해주는 것도 귀찮았다.

애초에 이런 이들은 대화보다는 폭력이 빠른 이들이었다.

“기회는 충분히 줬고 그것을 걷 어찬 것은 네놈들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대가를 치를 때였다.

서준의 신형이 그림자처럼 흩어 지더니, 삽시간에 요한의 앞에 도 달한다.

요한이 재빠르게 등을 돌렸을 때

에는 이미 그의 목덜미가 붙들린 채였다.

“으으윽-!”

손쓸 틈도 없이 제압당했지만, 뒷배가 든든한지 요한의 기세는 조 금도 움츠러드는 기색이 없었다.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걸세……. 세계 각성자 협회장인 나와 이곳의 임원들이 갑자기 사라지게 된다면 어떤 혼란이 찾아올지 말이야.”

지금 세계 각성자 협회는 지구, 세상을 수호하는 수호자 역할을 자 처해 게이트와 몬스터 처리뿐만 아 니라, 국가 간의 분쟁을 억제하고

의견을 조정하는 조율자의 역할까 지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었다.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억 제력을 가진 세력이라는 것이다.

이런 거대한 수호자, 세력이 갑 자기 모습을 감춘다면 지구의 불안 감은 가중될 것이었다.

이후에는 대격변의 시대 초기처 럼 혼돈의 상황이 찾아올 수 있었다.

아니, 국가 간의 분쟁을 억제하 고 조율할 집단이 사라지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3차 세계대전이라

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었다.

포털이 열리고, 게이트와 몬스터 로부터 위협을 받는 와중에 무슨 헛짓인가 싶을 정도의 말도 안 되 는 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본래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었고, 많 은 것을 망치기 마련이다.

“네놈이 힘겹게 쥐고 있던 그 명 예와 권력 그리고 지키려 했던 소 중한 사람들까지 모두 한 번에 무 너질 수 있다는 거다.”

처음부터 요한은 단순히 천사의 사절단 역할뿐만 아니라, 이런 국 제적 위기들을 맡고 있었기에 목소

리를 높일 수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도 이러한 부분을 생 각하지 않고 이곳, 세계 각성자 협 회에 온 것이 아니었다.

“누가 세계 각성자 협회를 없앤 대‘?”

“저 배신자, 델루스 혼자서 모든 업무를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 는 것은 아니겠지?”

당연히 아니었다.

설사 델루스의 능력으로 가능하 다 할지라도 아직 신뢰의 단계가 아니었기에 맡길 생각조차 없었다.

이미 마음을 줄 수 있는 집단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고 있는데, 굳 이 남의 손을 빌릴 필요가 없지 않 은가?

“이제부터 내가 창설하는 길드, 그리고 한국이 세계 각성자 협회의 자리를 대신할 거야.”

요한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이 세계, 대격변의 시대를 바꾸 겠다는 말이냐?”

“못 할 것 같아?”

서준의 대답에 요한이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비웃음을 보인다.

세계 각성자 협회도 연합 트리니 티, 천사가 기틀을 잡아 주지 않았

다면 이루어 낼 수 없었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었다.

“오만이다.”

요한이 확신에 찬 말을 내뱉고 있었지만, 서준의 입장에서는 그리 어려울 거 없는 일이었다.

과거 서준은 아무런 기반도 가지 지 못했던 중원 대륙에서도 이와 같은 일을 해낸 적이 있었다.

지금처럼 수많은 세력, 든든한 아군을 등에 업고 있는 상황에서 실패할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물론, 눈앞의 요한은 이런 말을 해준다고 믿을 놈도 아니었다.

어차피 앞으로 결과를 보면 자연 스레 알게 될 것이다.

“그것보다는 아까부터 계속 말이 짧네.”

“네놈도 반말하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

“그건 나니까 하는 거지.”

이 상황까지 와서도 서로 같은 수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 각을 하고 있었던 것에서준은 진 절머리가 났다.

예절 교육이 다소 필요할 것 같 았다.

서준은 망설임 없이 요한의 신형 을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꾜읍-! 허리! 내 허리!”

“엄살 떨기는.”

서준이 마음먹고 던졌다면, 요한 정도는 온몸의 근육뿐만이 아니라, 내장들까지 단숨에 망가져 즉시 사 망까지 이르게 할 수도 있었다.

물론, 이빨을 보인 요한에게 용 서나 자비를 베풀려고 약하게 던진 것은 아니었다.

“지금부터는 진짜로 아플 거니 까, 잘 견뎌야 할 거야.”

서준의 손이 움직이며 요한의 혈 도 곳곳을 두드린다.

“으어아악-!”

분근착골에 당한 요한이 온몸을 양팔로 감싸고는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을 구른다.

끔찍한 모습에 자리에 있는 주변 에 있던 임원들의 얼굴이 창백해졌 다.

“살, 살려주십시오!”

“저도 한서준 각성자님께 용서를 구하려고 했었는데, 계속 요한 이 놈이 말을 끊어서 타이밍을 놓쳐버 렸습니다!”

이 상황을 모면해내기 위하여 갖 가지 발악을 해보려 하고 있었지만, 주어졌던 기회를 차버린 것은 이들 이었다.

때문에, 모두가 분골착근이라는 광란의 고문 속에 다 함께 몸을 담 가야만 했다.

분근착골의 시간이 지나가고, 회

의실에 모여 있던 요한을 비롯한 세계 각성자 협회의 임원들이 서준 의 앞에 일렬로 줄을 섰다.

공손히 무릎을 꿇은 채로 앉아있 는 임원들을 느긋이 바라보는 서준 은 팔짱을 낀 채 고민에 빠졌다.

“이렇게 적당히 손을 봐주면 분 명 뒤끝이 남아서 날 위협하려 할 게 분명할 테니……. 역시 제일 깔 끔한 건 모두 죽이는 거겠지?”

살이 떨릴 정도로 무서운 말을 대수롭지 않게 내뱉으며 턱을 쓰다 듬고 있는 서준의 모습에 협회장 요한, 그리고 임원들의 안색이 새 하얗게 변한다.

“충분히 저희의 잘못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다시는 반기를 들지 않을 테니 부디 한 번만 용서해주 십시오.”

“제, 제발 살려주십시오.”

분근착골의 뛰어난 효과 덕분에 임원들은 말할 것도 없었고, 고개 를 빳빳이 세우며 소리를 내지르던 요한도 손이 발이 되도록 비벼가며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이런 요한과 임원들의 노 력이 무색하게도 서준의 굳어진 표 정은 좀처럼 펴지지 않고 있었다.

“내가 너희를 뭘 믿고? 이래 놓

고 뒤돌아서 천사들한테 도움을 요 청하면, 그때는 어떡하게. 역시 아 무리 생각해 봐도 여기서 전부 처 리하는 게 편하겠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서준의 행동에 요한이 경기를 일으키다시 피 화들짝- 놀란다.

“절,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원 하신다면 공증이라도 작성하겠습니 다.”

간절함이 담긴 요한의 대답에서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른다.

“그것보다 더 확실한 걸로 하자 고.”

“어떤 거 말씀이신지?”

“계약을 하나 하자.”

사실, 여태까지 그래 왔듯이 흡 성대법을 사용해 깔끔하게 일단락 지을 수 있었다.

‘그러기에는 너무 아깝지.’

여기 모여 있는 요한과 임원들은 기껏해야 A급, 낮은 애들은 B급의 각성자.

낮은 등급은 아니었지만, 현재 서준의 수준을 생각한다면 흡성대 법으로 흡수한다고 해도 눈에 띄는 상승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허무하게 소모되기 에는 너무나도 아까웠다.

그래서 더 효율 좋은 방안을 생 각해내었다.

‘연합 기지 건설의 인력으로 사 용한다.’

북한이 위험한 지역이라고는 하 나, A에서 B급 각성자라면 얼마든 지 자재를 옮길 수 있었다.

공사의 규모에 비해서 임원들의 인원이 적긴 하였지만 나름 고등급 의 각성자들이었으니 인당 수십, 수백 배의 효율을 낼 수 있었다.

아니, 나게 만들 것이며, 공사가

진행이 가능해진다는 것이었다.

“하기 싫어?”

평소처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싶었지만, 주술의 재능이 뛰어나지 않아 일방적인 계약을 이루어내는 고급의 기술들을 익히지 못한 상황 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피계약자가 전적 으로 동의를 할 경우 행할 수 있는 초급 술법과 주술들은 몇 가지 알 고 있었다.

“비록 내 말에 충실히 복종하는 종이 되고, 평생을 가혹한 노동을 해가며 살아가야 하겠지만, 그래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하 잖아?”

암울한 미래를 말하는 서준의 목 소리에 임원들의 낯빛이 어두워진 다.

“그, 그건 너무 심한 불평등 계 약 아닙니까?!”

누군가가 내뱉은 말에 임원들 몇 몇이 웅성거림을 만들어 내며 볼멘 소리를 토해낸다.

같은 불만을 품고 있었지만 차마 입을 뗄 용기를 내지 못하던 이들 이다.

누군가가 선봉 역할을 자처했기

에 소심한 반기를 든 것이지만 오 래가지는 못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이들의 몸과 마음이 그 고통을 명확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 이다.

“한 번 더‘?”

서준이 손가락을 들어 올리자, 웅성거리던 목소리가 순식간에 잦 아들었다.

불만을 품은 듯 미간을 찌푸리던 임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미소를 짓기 시작한다.

“당연히 받아들여야죠.”

하지만 세상 어디에나 예외는 존재하는 법이었다.

“이렇게 신변의 위협을 가한 계 약들은 모두 효력이 없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겠지……

방금 전, 언성을 높였던 임원 하 나가 계속해서 불만을 표해낸다.

이런 조무래기는 직접 상대를 할 필요도 없었다.

“참고로 이번 계약은 연대로 이 루어질 거고 책임도 연대로 질 거 야.”

연대책임이라는 말에 힘을 줘서 말하자, 또다시 소란이 퍼져나간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하게 분근착 골을 당한 요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곧장 그 임원의 멱살 을 잡아 들어 올리더니 바닥에 내 팽개쳤다.

“커억—!”

갑작스러운 습격에 바닥을 구르 는 임원을 바라보는 요한의 눈빛에 진한 살기가 어려 있었다.

“이 개 같은 새X야! 분근착골당 한다잖아! 죽을 거면 혼자 죽지 왜 살고 싶은 우리까지 끌고 가려고 해?!”

넘어져 있는 임원을 향하여 연신

발길질을 이어가던 요한은 서준이 앉아있는 쪽을 바라보며 고개를 조 아렸다.

“부하의 죄는 상사가 책임지는 법 아니겠습니까? 협회장인 제가 알아서 잘 알아듣게 처리하겠습니 다!”

요한이 미소를 동반해가며 최대 한 분위기를 환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서준의 눈동 자는 싸늘하게 변해 있었다.

“고작 이런 게 위협이고 불평등 이라고? 난 그간 너희들이 세계 각 성자 협회의 이름을 팔아가며 저질 러왔던 수많은 잘못, 악행들에 대

해서 알고 있어, 한 번만 더 이런 쓰레기 같은 발언을 내뱉었다가는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질 거라는 걸 명심해.”

서준이 내뱉는 말에 힘과 살의가 진하게 묻어났다.

그것만으로도 임원들의 안색이 창백해져 간다.

꿀꺽-!

이어서, 하얗게 질린 임원들이 고개를 끄덕인 후 입을 꾹 다물며 소란이 사라진다.

그제야 홉족한서준이 팔짱을 낀 채로 입을 연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물을 게, 조용히 계약할래? 아니면, 마지 막으로 주어진 기회마저 스스로의 손으로 걷어찰래?”

당연하지만 후자를 고르는 이는 없었다.

모두들 고개를 주억이며, 서준과 계약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다.

본래 목표로 했던 세계 각성자 협회를 완벽히 굴복시킴과 동시에 고민거리였던 연합 기지 건설에 대 한 인력 확보까지 성공해낸 것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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