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권 8화
108화
띠링-!
[벨리드의 사도, 데메이아를 처치 했습니다.]
[초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레벨이 가파르게 상승합니다!]
[필요 경험치를 충족함에 따라 레벨이 105로 상승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급 무공, 천마
제를 익혔습니다!]
[대단합니다! 역사에 남을 업적 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무제의 최고 경 지에 올랐습니다.]
[특성이 ‘선지자(先知者)’로 승급 합니다!]
[선지자]
기(氣)로 펼치는 무공(스킬)의 위 력이 2배로 강화됩니다.
모든 스테이터스(힘, 민, 체, 내) 가 100씩 상승합니다.
눈앞을 가득 메우는 초록빛 홀로 그램 창에서준의 입가에 환한 미 소가 흐른다.
“생각 이상이네.”
비록 빌려 온 힘을 사용한 것이 었지만, 그래도 데메이아는 제법 강력했던 상대였던 만큼 그 보상이 상당할 것이라고는 예상하고 있었다.
실제로도 레벨이 일곱 계단을 껑 충 뛰어올랐다.
이것만으로도 짭짤한 보상이라 말할 수 있었지만, 데메이아와의
전투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따 로 있었다.
‘ 선지자.’
1.5배에 달했던 무공의 위력 중 가가 2배가 된 것과 더불어 모든 스텟 100이라는 엄청난 상승까지.
덕분에 실로 놀라운 성장을 이루 어 냈다.
메시지 창의 확인을 끝마친 서준 이 입가에 피워 낸 미소를 거두고 고개를 돌리려던 찰나였다.
띵-!
[※주의! 광기와 분노의 마왕 벨 리드가 사도의 죽음을 인지, 원인 을 찾아냈습니다!]
[※경고! 벨리드와 그의 휘하에 있는 84개의 군단의 표적이 되셨습 니다!]
그것은 여태껏 봐 왔던 기쁜 메 시지들이 담긴 초록빛 홀로그램 창 이 아니었다.
72위의 마왕(魔王), 그중에서도 13좌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84 개의 군단을 거느린 광기와 분노의 왕, 수많은 차원을 파괴하고 정복
해 낸 벨리드가 위협을 가해 오고 있었다.
평범한 지구의 각성자들은 말할 것도 없었고, 이종족 중에서도 상 위종에 속한 이들이라 할지라도 심 장이 쿵- 내려앉는 듯한 공포를 느 낄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서준의 입가에는 피식 미 소가 흐른다.
‘마왕쯤이야.’
마선, 한서준은 선계의 팔선을 무릎 꿇리고, 그 드높다는 옥황 앞 에서도 빳빳이 고개를 들고 있던 존재였다.
고작 마왕 하나에 겁먹을 리가 만무했다.
‘우주의 어떠한 존재라 할지라도 내 행복이 담긴 공간을 파괴하려 한다면 부숴 버릴 테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혼자만 알 고 있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러니까 벨리드, 네 머리에도 똑똑히 새겨 줄게.”
분명, 글귀에는 벨리드가 데메이 아의 죽음을 인지했고, 이쪽을 주 시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지금 이 순간도 벨리드가 지켜보 고 있을 거라는 말이었다.
“나를 적대하면 어떻게 되는지 말이야.”
비릿한 미소를 홀린 서준은 메시 지에서 눈을 떼며 고개를 돌린다.
그곳에는 각성자들을 상대로 분 투하고 있는 악마 군단이 존재한다.
서준은 그 악마 군단을 향하여 오른팔을 활짝 뻗어 내며, 손바닥 을 넓게 펼친다.
화르륵-!
펼친 손바닥에서 천마를 상징하 는 묵염이 피어난다.
“천마제(天魔帝), 멸염붕효(滅格
脚#).”
하늘에서 극강기로 이루어진 묵 염, 불꽃이 쏟아지고 이윽고 악마 군단을 뒤덮는다.
키에엑-!
악마 군단이 비명에 찬 고통을 내지르며 재가 되어 사라지며, 결 국 세상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악마 군단을 물리쳤다!”
“우리가 이겼다!”
그 광경에 사활을 걸고 승리하겠 다는 집념으로 싸우던 각성자들이 거친 숨과 함께 함성을 터뜨린다.
이내, 각성자들은 고개를 돌려 하늘에 있는 서준을 바라본다.
수많은 각성자들이 이 자리에 모 일 수 있었던 구심점, 그리고 쓰러 뜨릴 수 없을 것 같았던 데메이아 를 결국 쓰러뜨린 서준이야말로 승 리의 주역이었으나 말이다.
당연히 그를 향한 찬사들이 쏟아 진다.
“한서준 만세! 만만세!”
“지구의 영웅, 지구의 왕!”
“한서준! 한서준!”
그가, 새로운 역사를 써 가기 시
작한 것이었다.
서준의 의도는 위협하는 벨리드 를 향해 경고하는 것이었지만, 펼 친 무공이 화려했던 탓에 본의 아 니게 승리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축 포가 되고 말았다.
덕분에 그 찬란한 순간은 삽시간 에 세계로 퍼져 나갔다.
[한국의 위기를 구한 한서준 각 성자]
[세계, 지구를 위협하던 디아볼로 스와 악마 군단을 일망타진한 한서준 각성자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하 다]
[한서준 중국과 미국뿐만이 아닌 세계의 영웅으로 등극!]
[한서준, 세계 제일의 각성자가 되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한서준!]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즐기는 와 중, 한 손으로 실시간으로 쏟아지 는 인터넷 기사들을 확인하던 서준 의 입에서는 탄식 아닌 탄식이 흘 러나온다.
“맙소사……
마지막에 펼친 멸염붕효는 승리 를 확정 짓는 결정적인 순간이었기 에 수많은 기사의 사진으로 쓰여 세계에 퍼지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서준이 탄식을 흘린 것이 바로 그 사진 때문이었다.
허공에 떠오른 자세, 비릿한 미
소와 오른팔로 쏘아 낸 묵염, 불꽃 까지.
어쩌다 보니, 흔히들 말하는 중2 병, 그 완벽한 모습을 재현해 내 버린 것이었다.
서준은 당장 침대로 뛰어가서 이 불을 마구잡이로 걷어차고 싶은 심 정이었지만 식탁에 앉아 있는 가족, 서연은 한껏 들뜬 목소리가 되어 있었다.
“오빠가 혼자서 그 많던 악마 군 단을 처리했다며?”
휴대폰 기사를 읽어 가던 서연은 놀란 표정으로 서준을 바라본다.
가족들에게 벨리드에 관한 이야 기를 내뱉어 괜한 불안을 만들고 싶지는 않은 만큼 서준은 조심스레 입을 연다.
“그냥,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 어.”
그래도 혹여나 다시 또 걱정이 커지지는 않을까 우려하여 눈치를 살피었지만, 다행히도 기우에 불과 했다.
“데메이아도 오빠 혼자서 제압했 던 거였어?! 우리 오빠 완전 대 박!”
처음 귀가했을 때는 평소와 같이
걱정을 쏟아 내었지만, 상처가 없 는 것과 환한 미소를 보여 준 뒤로 부터는 지금처럼 평범한 모습으로 대해 주고 있었다.
‘덕분에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었 다만……
분명, 이런 식사 자리에서 가족 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 는 것은 소소한 행복이고 좋은 일 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과 같이 이런 저런 화두를 공유할 때 발생했다.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큰 화두는 누가 뭐라 해도 서준이었다.
지금처럼 자연스레 서준의 이야 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어디, 한번 엄마랑 아빠도 보여 주려무나.”
기사를 읽어 가던 한석훈, 양정 화의 얼굴에 미소가 만개하기 시작 한다.
사실, 가족의 입장에서는 각성자 라는 직업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닌 척했지만, 계속 속으로 걱 정을 끊을 수가 없었을 터다.
가족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엄청난 성과를 보 여 주는 서준을 자랑스러워하지 않 을 수 없었다.
“대단한데, 저 빌런 우두머리를 혼자서 잡아내다니.”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대단하구 나.”
이어지는 한석훈, 양정화의 칭찬 에서준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연다.
“그리 어렵지는 않았어요.”
실제로 데메이아는 육체만 무식 할 뿐이지 형편없었다.
“제가 좀 강하잖아요.”
서준이 한석훈과 양정화를 보고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던 찰나 였다.
한참 기사를 읽고 있던 서연이 서준의 눈앞으로 휴대폰을 들이밀 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
“진짜 미쳤어, 오빠 이거 봐 봐, 댓글 봤어?!”
인터넷 기사를 보고 한껏 흥분한 대중들이 남긴 댓글들인 만큼 그 내용이 민망하여 서준은 애써 신경 끄고 확인하지 않았다.
그런데 서연이 이렇게 호들갑을
떠니 궁금증이 돌 수밖에 없었다.
“어떤 거‘?”
서연이 건네 온 휴대폰을 받아 들며 액정에 띄워진 기사 댓글을 살펴보았다.
L국뽕 차서 세계 제일, 희대의 영웅이니 뭐니 이런 말들 하기 전 에, 우리의 일상과 터전을 지켜 준 한서준 님과 한국 각성자님들, 그리고 타국 분들께도 먼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많
은 조회 수를 기록한 기사, 그 안 에서도 추천을 제일 많이 받은 첫 베스트 댓글은 훈훈한 내용이었다.
뒤를 이어서 작성된 댓글들에도 감사하다는 표현이 가장 많았다.
서준의 입가에 피어나는 푸근한 미소를 본 서연의 입가도 씨익 호 선을 그린다.
“완전 대박이지?”
“그러네.”
사실, 대부분의 국민은 어제와 같이 평범한 일상을 사는 것처럼 느껴질 텐데도 모두 사태의 위중함 을 알고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
비단 서준이 아니더라도, 이런 말은 사회 구성원 하나하나에 큰 도움, 힘이 되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이런 푸근함도 잠시뿐이 었다.
이어지는 기사에 아까 전, 보았 던 중2병이 넘치는 듯한 사진이 게 시되어 있었다.
서준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 을 받았지만, 함께 액정을 바라보 고 있던 서연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감탄사를 연발한다.
“와……. 우리 오빠 진짜 굉장하 네!”
“맞아, 누구 아들인지는 몰라도, 아주 늠름해.”
“크흠……. 원래 우리 한씨 집안 이 대단한 곳이지.”
가족들은 분명, 진심 어린 감탄 을 내뱉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사에 게시된 사진은 도 통 적응을 할 수가 없었다.
계속되는 가족들의 칭찬에 자연 스레 기사의 사진들이 떠오른다.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부끄러워 서 죽어 버릴 것 같았다.
한시라도 빨리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서준은 식사를 끝마치며 다급하게 젓가락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잘 먹었습니다.”
황급히 식사를 마친 서준이 자리 를 박차고 일어난 순간이었다.
띵동-!
갑작스러운 초인종 소리가 들려 왔다.
“누구야?”
이곳에 따로 초대할 사람도 없 고, 초대한 사람도 없기에 가족들 의 고개가 갸웃한다.
모두가 의문을 표하고 있던 때, 서준이 대표로 발걸음을 옮겨 인터 폰을 작동시켰다.
화면에 비치는 것은 검은 정장을 입은 외국 사내들의 모습.
처음 보는 이들의 얼굴에서준이 날 선 목소리를 흘린다.
“누구세요?”
-저는 EU 소속의 각성자, 글렌 스라고 합니다. 한서준 각성자님과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 셔서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 오게 되었습니다만, 잠시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스스로를 EU 소속 각성자, 글렌 스라 밝힌 자와 그 뒤에서 있는 검은 정장을 입은 사내들의 모습에, 서준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 소를 공개한 적도 없는 집에, 그것 도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밤중에 불쑥 찾아온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레 서준의 미간이 찌푸려 진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집 근처의 경비들은 이 각성자들을 막을 수 없었겠지만, 강석호가 내린 명령으로 집 근처와 가족들의
신변을 한국 각성자 협회에서 항시 지켜 주고 있는 만큼 이런 조무래 기들의 접근을 허용해 줄 리가 만 무했다.
머리를 잠시 굴리자 그 답은 쉽 게 나왔다.
근래 디아볼로스, 악마 군단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긴 했지만 피해가 없던 것은 아닌 탓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일을 처리하느라 인 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경계에 빈틈이 생긴 것이었다.
하이에나처럼 틈을 노려 찾아온
불청객에게 서준의 입에서 날 선 목소리가 홀러나온다.
“무슨 일로 오신 거죠?”
-자세한 것들은 제가 모시는 분 들께서 모두 설명해 주실 겁니다. 우선은 저희와 함께 가시는 게 어 떠신가요?
상당한 무례를 저질러 놓고도 글 렌스는 당당하다는 어투로 말을 내 뱉는다.
인터폰을 통하여 들리는 글렌스 의 말에 가족들의 눈매도 날카로워 진다.
“아니, 지가 뭔데 정체도 안 밝
히면서 오라 마라야?”
“그런 몰상식한 사람들 상대해 주지 말고, 끊어 버려.”
식탁에 앉아 있던 가족들이 거센 불만을 토해 낸다.
서준도 다른 곳이었다면 신경조 차 쓰지 않고 무시해 버렸을 것이 다.
하지만 이 집은 혼자 사는 것도 아닌 가족들 모두가 거주하는 곳이 었다.
문 앞의 사내들 그리고 그들의 배후, 윗선까지 확실하게 정리를 해 둘 필요가 있었다.
“아니에요, 마침 소화도 시킬 겸 밤 산책 겸 나갔다 오려 했던 참이 니 나갔다 올게요.”
최대한 대수롭지 않게 말을 해 보았지만, 역시나 가족들의 눈동자 가 흔들리고 있었다.
“같이 가 줄까?”
“괜찮겠니?”
서준은 그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 하여 입가에 최대한 밝은 미소를 피워 낸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누군지 잊으셨어요?”
빌런 집단인 디아볼로스와 악마 군단을 괴멸시키고, 세계 제일의 칭호를 거머쥔 각성자.
저런 조무래기들은 한 무더기가 덤빈다고 할지라도 손쉽게 정리를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가슴은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한다.
부모님은 자식을 볼 때 언제 보 아도 어린애 같다고 하지 않은가?
“대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 주렴.”
말을 내뱉는 양정화의 목소리가
미세하지만 떨리고 있었다.
“네, 약속할게요.”
다행히도 힘찬 대답을 내뱉는 서준의 모습에, 양정화의 고개가 주 억여진다.
“조심히 다녀오렴.”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가족들과의 인사를 마치고 등을 돌리어 바깥으로 향하는 서준의 입 가에는 비릿한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