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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100화 (100/517)

- 5권 5화

105화

전투 중 돌연 모습을 드러낸 서준.

누구도 그 존재에 대해 입을 열 지 않았지만, 그를 모르는 각성자 는 없었다.

“ 영웅!”

“한국 제일의 각성자!”

한서준이 왔다.

대한민국 최강의 각성자이자 세 기(世紀) 제일의 영웅!

세계 제일이라는 카일, 칼리번을 쓰러뜨린 저 괴물 같은 데메이아가 맥없이 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것도 이해 가능했다.

서준의 압도적인 힘을 향한 감탄 과 감동, 그리고 새로운 희망이 나 타났다는 안도가 밀려온다.

자연스레 피어난 희망이라는 빛 이 절망이라는 그림자를 밀어낸다.

이윽고 절망의 구렁텅이를 빠져 나온 각성자들이 하나둘씩 승리의 주문을 외기 시작한다.

“할 수 있어!”

“이길 수 있다고!”

한국 각성자들의 희망은 곧 데메 이아의 절망과도 같았다.

줄곧 여유를 보이던 데메이아가 처음으로 잔뜩 경계심을 가진 채로 눈을 가늘게 뜬다.

‘반신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불과 며칠 전에 들었던 보고와 영상의 모습으로는 한서준은 분명 아직 인간의 영역에 있었던 것이 확실했다.

하지만 방금 전, 한서준의 움직 임과 힘은 도저히 인간의 것이라고 볼 수 없었다.

‘놈은 반신의 영역에 들어섰다.’

믿을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는 일 이었지만, 뺨에서 느껴지는 아린 고통마저 부정할 수는 없었다.

결과는 명확했고, 이 상황을 받 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는 것은 바 보 같은 행동이었다.

‘괴물 같은 놈……

한서준이라는 존재가 가진 경이 로운 재능은 절로 경외심마저 느껴 질 정도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패배를 염 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벨리드 님이 내어 주신 이 힘.’

사도(使徒)로 임명받을 때 건네 받았던 그 힘을 사용한다면 같은 경지 내에서는 패배할 리가 없을 것이었다.

그러나 쉽게 사용할 수 없는 힘 이기도 했다.

데메이아 또한 기본적으로 무 (武)를 익혀 본 만큼 가진 그릇, 정 도를 넘어선 힘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만한 힘을 발산해 내고 난다면 최소 수개월간은 회복을 위한 요양 을 해야 할 것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디아볼로스의

구원 작업이 늦춰지게 된다는 말이 었다.

‘이것은 최후의 수다.’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최소한의 피해로 승리를 거머쥐 기 위한 묘수를 찾아내기 위해 데 메이아가 머릿속을 분주히 굴려 가 던 찰나였다.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에서 있던 서준의 신형이 안개처럼 흩어지고 사라진다.

“두 번이나 당할 것 같으냐!”

자신만만한 말을 내뱉은 데메이 아가 황급히 몸을 옆으로 돌린다.

바로 옆, 서준의 신형이 다가오 고 있는 곳이었다.

데메이아의 주먹이 서준을 향해 빛살처럼 내뻗어진다.

분명 타격에 성공했다고 생각했 는데 주먹에 느껴지는 감각은 존재 치 않았다.

“무슨?!”

당황한 데메이아의 모습에서준 의 입가에 피식 미소가 흐른다.

“이 정도로 놀라긴.”

어느새 서준의 신형은 데메이아 의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 순간, 데메이아의 몸에서 붉 은 기운이 용솟음친다.

“고작 눈속임 따위로 기고만장하 다니! 이따위 같잖은 수가 이 몸에 게 통할 것 같으냐!”

극강기가 지척에 다다른 서준을 두 쪽으로 갈라 버리는 듯한 순간 이었다.

서준의 신형이 흔들리고 흩어진 다.

“팔경성보, 수유청정(頂與淸淨)

서준이 유일하게 인정했던 라이 벌 모용휘의 보법, 팔경성보의 여 섯 번째 걸음 수유청정이 펼쳐진다.

모용휘를 천하제일인으로 만들어 준 보법이자, 천마, 한서준이 라이 벌로 인정하게 된 그 발걸음이 펼 쳐진 것이었다.

이 걸음, 수유청정이 바라보는 것은 오직 하나 ‘속도’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펼치 지 못했던 것은 한 곳의 단전에서 부터 끌어 올린 내공으로는 수유청 정의 속도를 재현할 수 없었기 때 문이었다.

달리 말하자면 생사경, 반신의 영역에 도달한 지금이라면 그 속도 를 재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휘오오-!

서준의 발걸음이 땅에 닿는 순 간, 거센 바람, 폭풍이 몰아친다.

서준의 신형이 바람, 돌풍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며, 분신환영(分身 幻影)을 만들어 낸다.

“통했네?”

서슬 퍼런 목소리가 둥 뒤에서 들렸다.

데메이아가 황급히 몸을 틀었지

만, 수유청정을 펼친 서준의 움직 임을 쫓을 수는 없었다.

“천마림(天摩臨), 절초, 천지억압 (天地抑壓)

천지(天地)를 눌러 낼 압도적인 내력이 담긴 서준의 손바닥이 데메 이아의 등허리를 강타한다.

콰과광-!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데메이아의 육신이 허공을 노 닐며 끝내는 근처의 산들마저 뚫고 지나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서준의 입가에 헛웃음이 흐른다.

“확실히 단단하긴 하네.”

S급 각성자들은 말할 것도 없었 고, 초월자에 도달한 강자라 할지 라도 절명했을 만한 공격이었지만 데메이아는 죽지 않았다.

고작 이 정도 공격에 죽음을 맞 이할 자였다면, 반신의 영역에 들 어서지도 못했을 것이다.

애초에서준도 데메이아를 쓰러 뜨리기 위하여 내지른 공격이 아니 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시간을 벌 수 있겠지.”

반신의 육체라 할지라도 큰 충격

을 받고 꽤나 먼 거리를 날아간 만 큼 몸을 회복하고, 이 자리로 돌아 오는 데까지 제법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말끝을 흘리는 서준의 시선은 아 직까지도 벌 떼처럼 몰려들고 있는 악마 군단 쪽으로 향한다.

‘숫자가 너무 많아.’

한국의 각성자들이 부단히 막아 서고 있었지만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상황이었다.

지평선 너머까지도 바글바글한 악마 군단의 위용에 각성자들의 얼굴에 진한 절망과 피로감이 피어나

고 있었다.

서준은 무수히 많은 전장을 헤쳐 온 만큼 알 수 있었다.

‘사기가 꺾이고 있어.’

아직은 주변 각성자 외엔 희망, 서준의 둥장을 눈치채지 못한 탓이 었다.

대다수의 각성자는 눈앞의 적을 상대하기에 급급한 만큼 전장의 상 황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상태로라면 얼마 못 버틸 거 야.’

사기가 바닥이 난 이들은 본인의 실력보다 훨씬 더 떨어지는 솜씨를

보이게 되고, 종국에는 패배하고 만다.

그렇기에 군략에 있어 가장 중요 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바로 사기 였다.

그 사기가 곧 소진될 것 같았다.

그렇게 된다면 얼마 가지 않아서 이 임진강 방어선이 무너질 것이며, 가족들이 있는 서울에까지 악마 군 단이 침투하고 말 것이다.

데메이아와의 격한 싸움에 눈이 팔려 가족들을 위한 마음을 잊어서 는 안 되었다.

“일단 저것들을 조금 정리해 둬

야겠네.”

일일이 잡아내기에는 숫자가 너 무나도 많았지만, 다행히도 서준에 게는 다수를 쓸어버릴 수 있는 무 공을 알고 있었다.

서준의 몸이 다시 한번 하늘 높 이 날아오른다.

이후, 합장하듯이 손바닥을 모으 고 그 내부에서 극강기를 응축하고 변환한다.

쏟아져 나온 내공들이 한자리에 모여들더니, 거대한 묵염(墨炎)의 불꽃을 피워 낸다.

서준은 모아 두었던 팔을 길게

벌리는 것으로 지옥의 업화처럼 맹 렬히 불타고 있는 묵염을 길게 늘 어뜨린다.

화륵-!

불꽃이 타오르는 소리와 함께 극 강기의 불꽃이 일자로 넓게 퍼져 나가 마치 불로 만들어진 만리장성 과 같은 긴 불꽃의 벽을 만들어 낸 다.

수 가지의 묘리를 다뤄 내야 하 는 만큼 헤아릴 수 없는 양의 내 공, 그리고 그에 대한 이해도와 운 용 능력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을 때만 가능한 일이었지만, 서준은 대수롭지 않게 해내고 있었다.

하지만 서준의 행동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고작 내공에 대한 이해도, 운용 능력이 뛰어난 것이었다면 고금제 일, 최강이자 최악의 마선이라고 일컬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서준의 내공 운용 능력은 각양각 색, 무궁무진.

같은 내공이라 할지라도 서준은 많은 변화를 담아내고,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안에 폭발과 파괴의 묘리를

담아낸다.’

콰과광-!

발작하듯이 일어난 불꽃들이 폭 음을 토해 내며 파괴적인 기세로 하늘로 치솟더니, 이내 잔잔한 불 길이 되어 조화를 이뤄 낸다.

완벽하게 묘리를 담아냈고, 제어 해 냈다는 것이었다.

피식 미소를 홀린 서준은 자신 있게 팔을 앞으로 내뻗는다.

“천마림(天魔臨) 필살초(必殺招) 천지이분(天地三分).”

그 순간, 뻗어 나간 불꽃이 세상 을 둘로 갈라내는 경계선이 된다.

하늘과 땅을 반으로 갈라내며 나 아가는 검은 불꽃, 그 한가운데에 는 악마 군단이 걸려 있었다.

나아간 불꽃이 군단에 맞닿는 순 간, 서준이 나지막이 선고를 내린 다.

“죽어.”

투쾅-!

불꽃이 폭발하고 치솟아 악마 군 단을 뒤덮고 불태운다.

극강기로 빚어낸 불꽃, 심지어 천마림의 필살초를 펼쳐 내며 위력 을 상승시킨 이 천지이분을 하찮은 마물, 악마들이 견딜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키에에엑-!

천지이분, 천마의 묵염(墨炎)은 꺼지지 않는 불.

솟구친 불꽃이 이리저리 옮겨 다 니면서 다시 한번 군단을 뒤덮는다.

콰과과과-!

끊임없이 타오르는 묵염은 계속 해서 악마 군단을 집어삼키고 휩쓸 어 낸다.

이것이 바로 수많은 문파, 무인, 종국에는 중원 대륙을 무릎 꿇게 만든 진정한 천마의 힘, 무공이었다.

천마, 서준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묵염, 그리고 천지이분이 보여 주는 위용에 각성자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쏟아져 나온다.

“우와아아-!”

“한서준! 한서준 각성자가 왔다!”

“영응을 따르자!”

서준이 피워 낸 희망들이 전장을 마침내 뒤덮고 각성자들이 모두 고 함을 내질렀다.

꺼져 가고 있던 희망이라는 불씨 를 머금고 다시 한번 뜨겁게 타오 른다.

그만큼이나 방금 전 서준이 펼친 일은 경이로운 일이었다.

이제는 누구도 패배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서준의 입가에도 피식 미소가 흐른다.

‘예상은 했다만……

한국 각성자들의 환호성이 생각 이상으로 우렁찼다.

이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흐를 만한 일이었는데 추가적인 보상까 지 존재했다.

띠링-!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축하드립니다! 필요 경험치를 충족함에 따라 레벨이 98로 상승하 였습니다.]

함성과 더불어 언제 들어도 기쁜 메시지가 머릿속에 들려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것들을 만끽 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

‘아직 끝난 게 아니야.’

말했듯, 아직 데메이아는 살아 있다.

‘지금쯤이면 회복을 마치고 되돌 아올 시간인데.’

시선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쌔액-!

귀를 찢는 듯한 바람 소리에서준이 황급히 허리를 비튼다.

그 순간, 빛살처럼 쏘아진 데메 이아의 주먹이 서준의 뺌을 아슬아 슬하게 스쳐 지나간다.

“제법인데.”

작게나마 서준의 입에서 감탄이 홀러나온다.

비꼬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방금 지나쳐 간 데메이아의 공격 을 대신 받아 내게 된 산이 모래성 무너지듯 바스라지고 있었으니 말 이다.

콰과광-!

위력을 봐서는 미리 기척을 느끼 고 피하지 않았다면 머리가 통째로 터져 나갔을 것이었다.

데메이아가 선보인 압도적인 파 괴에 디아볼로스의 빌런들과 악마 군단도 환호성을 토해 낸다.

크아아-!

“저 우민들에게 디아볼로스! 위 대한 벨리드 님의 힘을 보여 줘

라!”

人}기가 한껏 오른 빌런들과 악마 군단들은 각성자들을 향해 미친 듯 이 돌진하기 시작했다.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은 것이 다.

아니, 서준이 등장하기 전에는 인간에겐 그저 발악에 불과했다.

진정한 의미의 ‘전쟁’은 지금부터 인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각성자들은 약 속이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주억인 다.

서준이 피워 낸 희망, 치솟은 사

기가 그들의 전의를 일깨운다.

“싸우자!”

“뒤편에 있는 시민들, 우리의 가 족들을 지켜 내자!”

“평화를 쟁취해 내자!!”

우렁찬 함성 소리를 토해 내는 용맹한 한국 각성자들의 모습에서준의 입가에도 안도의 미소가 흐른 다.

‘다행히도 급한 불은 끈 것 같 네.’

처음부터 일격에 저 수많은 악마 군단을 전부 쓸어 낼 수 있을 거라 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데메이아를 쓰러뜨 릴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겠지.’

자연스레 서준의 시선이 어느덧 코앞으로 날아온 데메이아에게로 향한다.

당연하지만, 데메이아도 서준을 응시하고 있었다.

서준과 데메이아 서로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친다.

“지금부터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 를 것이다!”

“다들 맞기 전에는 너처럼 그럴 싸한 말을 하더라고.”

시선을 마주하고 있던 서준과 데 메이아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 이 발을 놀린다.

쾅-!

뒤이어, 막대한 양의 극강기들이 허공에서 충돌을 일으키기 시작했 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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