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권 1화
Wl 화
악마, 아스모네아 사태에 대한 중국의 공식 입장 발표는 세간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구 국의 영웅, 한서준 각성자를 키워 낸 한국에 대한 깊은 존경을 표함 과 동시에, 여태 보인 적이 없는 저자세의 태도로 무한한 감사를 전 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힘이 닿는 데까지 한국에 대한 영원한 지지를
약속하고 우방국으로서 전력을 다 하여 함께하겠다는 발언은 덤이었다.
항시 타국을 무시하고 깔보았던 중국의 태도와 발언이라고는 볼 수 없었기에 모두 자신의 귀와 눈을 의심하기에 이를 수준이었다.
너무나도 급진적인 태도 변화에 이질을 느낀 몇몇 이들이 서준과 중국의 유착에 대해 조사를 시도했 으나 그런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중국, 14년 만의 주석 교체
[크라운즈 나이트 제오관(五冠) 의 주인이자 중국의 새 주석으로 취임하게 된 구존(九尊)…… 당찬
포부 밝혜
위와 같은 기사처럼 한 나라의 수장과 정권이 교체되는 크나큰 이 슈가 터졌기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체제를 굳건히 해 오던 천위가 주석에서 물러난 것만으로 도 큰 충격이었는데 정치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구룡문주, 구존이 갑작스레 자리를 꿰찼다는 것은 상당한 이변이었다.
연이은 의문과 관심에 자연스레 서준에 대한 이야기들이 묻히고야 말았다.
덕분에,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기 사들을 바라보던 서준의 입가에 피 식 미소가 흐른다.
‘생각했던 대로 깔끔하게 처리됐 네.’
시선을 비껴 내는 데 성공함과 동시에 구존을 통해 중국의 실권을 완벽하게 쥐어 내는 데 성공해 냈 다.
의도대로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진 행됐다는 말이다.
‘이걸로 중국과의 마찰은 없겠 군.’
중국의 일을 깔끔하게 처리해 낸 서준은 마음 편히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서준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악마, 아스모네아의 침공.
타국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악 마의 침공이라는 역사적인 대사건 이었기에서울을 비롯해 한국 곳곳 에서는 계속해서 많은 이야기와 걱 정이 쏟아져 나왔다.
때문에, 서준의 가족 또한 그 걱 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서준이 당사자였기 에 더욱이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몸은 괜찮은 거지?”
“어디 다친 데는 없는 거 맞지?”
공항까지 마중 나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몸을 훑는 가족들의 모습 에서준이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로 목덜미를 문지른다.
“사람들 몰려서 피곤할 텐데, 집 에 계시지 왜 나오셨어요.”
서준은 영웅이라 칭송받으며 인 기가 많아진 만큼 공항에도 많은 기자, 사람들이 몰려들어 있었다.
그나마 이곳은 정부와 각성자 협 회에서 이용하는 특별 입국 게이트, 루트인 만큼 사람들이 존재치 않았 지만 공항, 입구를 벗어날 때 몰려 올 기자들로 인해 피곤한 상황이 생길 것은 불 보듯 뻔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이 렇게 공항까지 마중을 나온 것이었
다.
“아들이 악마랑 싸우는 걸 봤는 데, 어떻게 걱정을 안 할 수 있겠 니?”
평소라면 자신만만하게 괜찮다고 했겠지만 차마 이번에는 입이 쉽사 리 떨어지지 않았다.
워낙 큰 사건인 만큼 집에 있던 가족들도 충칭에서 악마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는 영상을 보았을 테 니 말이다.
그러나 괜한 걱정을 시킬 수는 없는 만큼 최대한 환한 미소를 지 어 보인다.
“평소보단 힘들긴 했는데, 딱히 다친 데는 없어요.”
서준은 팔을 들어 올리고는 자신 감 넘치게 대답을 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어느 정도 효과 가 있었는지 양정화가 안도의 한숨 을 내쉬었다.
“정말…… 정말 다행이다.”
물론, 전부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아빠랑 엄마는 서준이 네가 사 람들에게 칭찬을 받는 것도 좋지만, 건강하게 있는 게 최고다. 그러니 까 괜히 주변의 시선 신경 쓸 필요
없어. 기대에 부응하려고 막 위험 한 일을 무리해서 맡아서 할 필요 는 없단다.”
말을 내뱉은 한석훈의 눈동자에 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를 마주하고 있는 서준의 마음 에 한석훈의 진심과 부모로서의 정 이 전해진다.
‘걱정을 끼쳐 버렸네.’
온기가 가득 담긴 눈빛에 가슴 한편에서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감 정이 차올랐다.
“제 성격 아시잖아요, 하기 싫으 면 절대로 안 하는 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사람들의 시선, 기 대에 부응하려고 한 일이 아니라 제가 원해서 했던 일이에요……
서준은 가족들의 걱정이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이야기를 끝맺었다.
“그러니까, 다들 이렇게까지 걱 정하실 거 없어요.”
서준이 최대한 조심스럽고 설득 력 있는 말을 내뱉은 덕인지 한석 훈과 양정화의 눈동자에 담겨 있던 걱정들이 조금은 가시는 듯했다.
“아들의 선택이니 믿고 존중해 줄게. 대신 위험할 것 같으면 괜히
눈치 보지 말고 바로 도망쳐도 된 단다. 이 아빠랑 엄마는 항상 네 편이니까 말이야.”
“알겠어요, 위험할 것 같으면 바 로 도망칠게요.”
한석훈의 입가에 피식 미소가 흘 렀고, 서준의 입가에도 그와 똑 닮 은 미소가 피어난다.
이렇게 한차례 소란이 마무리되 나 싶었지만, 가족들 모두가 걱정 을 덜어 낸 것은 아니었다.
“걱정하지 말라니……. 입장 바 꿔서 오빠라면 걱정이 안 될 것 같 어?”
서연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서준 이 뒷머리를 긁적인다.
“ 으음......
사실, 뜸을 들이며 고민할 필요 도 없었다.
‘당연히 걱정되겠지.’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는 하나, 만약 가족 중 누군가가 악마 와 싸우는 모습을 봤다면 걱정을 하는 수준이 아니라, 직접 그 자리 로 뛰어갔을 것이 분명했다.
그저 앞서 내뱉었던 말들이 있었 던 만큼 대답을 미뤘을 뿐이었다.
“오빠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지? 어떻게 다른 누구도 아니고 가족 걱정을 안 하겠어?”
쏘아지는 눈총에서준이 황급히 말을 내뱉었다.
“근데 이제는 정말 그런 걱정 할 일 없을 거야, 약속할게.”
“ 진짜로?”
서준은 서연의 가늘어진 눈매를 당당히 마주하고 있었다.
“내가 이런 걸로 거짓말하는 거 봤어?”
“그런 적 없긴 한데……
말끝을 흘리는 서연의 모습에서준은 피식 미소를 흘리며, 검지로 귀에 차고 있는 귀걸이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제는 보여 주면 믿을 수 있 지?”
“이건...
서연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설마 신월(新月)이야?”
마치 초승달과 같이 생긴 짙푸른 보석이 박힌 귀걸이를 보고 단박에서연이 알아맞힌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신
월(新月), 즉, 신월의 밤 귀걸이는 중국의 국보급, 아니 세계에서 손 꼽히는 보구급의 아티팩트였던 것 이다.
“정답.”
서준의 대답에서연은 놀람과 흥 분을 숨기지 못한다.
“와, 대박! 중국이 신월을 내어 준 거야?”
“그게......
정확히 말하자면 순순히 내어 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구태여 뒷면에 있는 어두 운 진실들을 알려 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생각해 보면 중국이 내어 준 거는 맞았다.
“어쩌다 보니까, 얻을 수 있게 됐어.”
서준의 대답에서연의 눈이 보름 달처럼 동그래졌다.
“맙소사.”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두 눈으로 주어진 보상을 보자니 서준, 자 신의 친오빠가 중국, 세계의 인정 을 받고 있다는 것이 피부에 와닿 는다.
너무나도 기쁜 마음에 발이 절로
움직인다.
“완전 대박이네!”
제 일이라도 된 것처럼 제자리를 방방 뛰는 서연의 모습에서준의 입가에 피식 미소가 흘렀다.
“그래도 이 정도면 자신감 내비 칠 만하지?”
말해 뭐 하겠는가?
제자리를 방방 뛰던 서연이 잠시 움직임을 멈추더니, 엄지를 치켜세 운다.
“완전 인정.”
가득했던 서연의 걱정을 단박에 거둬 낼 수 있었던 만큼 신월의 밤 귀걸이의 능력은 훌륭하기 그지없 었다.
[신월(新月)의 밤 귀걸이]
등급 : SSS
분류 : 반영구 아이템
태음성군(太陰星君), 월궁항아(月 宮短賊)의 힘을 지닌 신험(神驗)의 아티팩트입니다. 훤일의 낮 귀걸이 의 도움을 받아 더욱 큰 힘을 낼 수 있습니다.
1. 으급, 신월야소담(新月夜笑談) : 모든 스테이터스(힘, 민, 체, 내) 가 40씩 상승합니다.
2. SSS급, 망극(望極) : 귀걸이의 반대쪽, 훤일(噴 H)의 낮 귀걸이를 차지한 이의 능력치를 빌려 올 수 있습니다.
초록빛 홀로그램, 신월의 밤 귀
걸이의 능력을 확인해 나가는 서준 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흐른다.
“아주 훌륭해.”
손에 넣을 때까지 자잘한 마찰들 이 몇 개 있긴 했지만, 신월의 능 력들은 그만한 노동을 할 가치가 충분한 아이템이었다.
‘특히 나한테는 더더욱 특별하면 서도 뛰어나지.’
그 성능으로 극찬을 받으면서도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을 정도로 사 용하는 이가 드물었던 이유는 사용 할 만한 적합한 각성자가 없어서였 다.
당연한 것이었다.
능력치를 빌려주고 나면 한쪽이 너무 무력화되었고, 일반적으로는 한 명보다는 둘이 동시에 싸우는 게 좋을 상황이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능력치를 빌 려준 쪽은 정신력의 극심한 소모로 인하여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는 흠 이 존재했다.
‘있을 때는 잘 몰라도, 없어지면 체감이 확 느껴지는 법이랬지.’
각성자로서 강력한 힘, 넘치는 활력의 신체를 지니다가 갑자기 능 력치가 떨어지고 약해졌을 때 무력
감과 박탈감이 너무 컸기에 한쪽에 게 힘을 빌려준다는 것 자체를 용 인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카구야의 거울을 가진 서준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언제든지 허용을 해 주는 든든 한 분신이 있지.’
심지어 카구야의 거울로 만들어 낸 분신은 본인, 한서준이 성장할 때마다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
덕분에 신월도 일정 수준을 달성 하면 아이템의 효용이 사라지는 것
이 아닌, 평생을 사용할 수 있었다.
아티팩트 신월만 해도 엄청난 수 확이었지만, 이번 중국행의 수확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게 메 인이 아니었다.
‘가장 큰 수확은 따로 있지.’
서준의 시선이 자연스레 두 팔, 정복왕의 수투로 향한다.
[정복왕(征服王)의 수투(手衰)]
등급 : EX(6차 해제)
분류 : 반영구 아이템
정복왕의 수투가 흡수를 통한 봉 인 해제로 어느 정도 힘을 되찾았 으나, 힘의 근원인 파편들이 다 모 이지 않아 아직 완전한 본체의 힘 을 찾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흩어진 정복왕의 파편들을 모아 본래의 능력을 완벽하게 되찾으면 봉인이 해제됩니다.
특수 효과.
1. SS급, 정복자의 패기 : 모든 스테이터스(힘, 민, 체, 내)가 75씩 상승합니다.
2. SS급, 정복자의 지배 : 모든 스테이터스의 합이 700 이하인 적
을 상대 시 사용자의 스테이터스가 55씩 증가합니다.
3. SS급, 정복자의 광폭 : 모든 스테이터스의 합이 700 이상인 적 을 상대 시 사용자의 스테이터스가 55씩 증가합니다.
4. SS급, 정복자의 위풍 : 수투의 사용자의 모든 스테이터스의 합이 2,000 이상일 경우 스테이터스가 55씩 증가합니다.
5. EX급, 정복자의 진가 : 착용 시 모든 스테이터스가 1.5배 상승 합니다.
6~7번, 가이샤의 능력들은 전과
동일합니다.
정복왕의 수투가 보여 주는 상승 세에서준은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미쳤어.”
이것 말고는 표현할 단어가 존재 치 않았다.
일단 기본적으로 추가된 스텟 상 승만 60으로 레벨 업으로 치자면 20계단의 성장을 이뤄 낸 것과 같 은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 과했다.
‘정복왕의 진가(眞價)
아무런 조건, 제약 없이 모든 스 테이터스가 1.5배나 상승이 되는 스킬이 었다.
너무나도 대견한 수투의 능력에 이제는 의문마저 들 지경이었다.
‘대체 정복왕, 가이샤는 뭐 하던 자였었을까?’
정복왕의 수투가 가진 능력을 생 각하면 분명 세계를 호령할 만큼 대단한 자일 것이다.
일순간 호기심이 동했지만, 밝혀 진 정보가 없어 아무것도 알 수가 없는 만큼 의문을 접어 낸다.
‘아서라, 뜬구름을 잡는 것보다는 일단 지금에 집중해야지.’
서준은 가슴 한편에 피어나는 호 기심을 겨우 접고는 스테이터스 창 을 불러온다.
[스테이터스]
이름 : 한서준
특성 : 무제(武帝)
레벨 : 96
보유 내공 : 1,922
힘 : 958, 민첩 : 957, 체력 : 958
디아볼로스의 부의장들에게서 뺏 어 온 내공 그리고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받아 낸 국보급 아티팩트와 아스모네아를 처치함으로써 상승한 여섯 개의 레벨.
마지막으로 정복왕의 수투의 능 력들로 인한 엄청난 성장까지, 이 모든 것들이 더해짐으로써 스테이 터스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 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미소 가 피어났지만, 이번에 이뤄 낸 성 장의 의미는 단순히 스테이터스 창
에 표기된 스텟의 상승 같은 것이 아니었다.
‘이 정도라면 다음 경지로 나아 갈 수 있을 거야.’
모든 벽을 넘어서긴 했지만, 다 음 경지, 생사경(生死境)에 도달해 낸 것은 아니었다.
현경과 생사경의 과도기 사이에 껴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었다.
물론, 강제로 막힌 게 아닌 스스 로의 힘으로 일부러 멈춰 선 것이 었다.
‘그때 벽을 넘어섰다면 육신이 버티지 못했겠지.’
생사경(生死境), 흔히들 생각하는 반신(싀스神)의 영역에 들어서는 것 과 같았다.
어찌 보자면, 신의 영역에 도달 하는 것이었다.
당연하지만, 인간의 육신으로 그 를 버텨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 었다.
초월자(超越者), 현경에 도달한 고수라 할지라도 그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육체가 쇠락할 수도 있었다.
이미 한번 걸어 봤던 길인 만큼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잠시 멈춰 선 것이었다.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만큼 제 법 오랜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 했는데.’
하지만 이번 수투의 성장세가 그 시간을 매우 단축시켜 주었다.
‘지금 몸 상태면 생사경, 반신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아니, 디아볼로스의 의회장의 힘 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만큼 반드시 나아가야 했다.
결단을 내린 서준은 곧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생사경으로 나아가 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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