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권 14화
89 화
구존 그리고 애쉬와 레건이 동시 에 찾아와 소란을 부렸지만, 말로 구슬려 경쟁심에 불을 붙여 주자 열의를 품고서 자리를 떠났다.
의도했던 대로 세 사람을 떠나보 낸 서준은 거치적거리게 달라붙는 이들 없이 호텔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쯤이면 되겠지.”
인적이 완전히 끊긴 아무것도 없
는 폐공장에 도착한서준은 품 안 에 있던 물건들을 조심스러운 손길 로 꺼내 들었다.
물론, 서준이 침대에서의 편안함 을 포기하면서까지 먼지가 날리고 있는 폐공장에 온 이유가 있었다.
‘정복왕의 파편과 퍼펙트 배리 어.’
무릇, 무인(武人)에게 가장 중요 한 것은 스스로의 능력을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
그렇기에 이번 애쉬가 가져온 정 복왕의 파편이 줄 성장과 SSS급 스 킬인 퍼펙트 배리어의 성능을 보다
확실하게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어떤 것부터 확인해 볼까.’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직접 스킬들을 확인하고 엄선한 것인 만큼 퍼펙트 배리어의 능력, 효용성이 상당히 뛰어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전 파편을 흡수했을 때 의 정복왕 수투의 성장세를 생각하 면 고작 스킬 하나에 비할 수는 없 었다.
‘기왕이면 성장세를 확실하게 볼 수 있는 게 좋지.’
자연스레 서준의 손이 파편 쪽으
로 먼저 향하였다.
서준이 손에 쥐고 있는 쪽빛의 파편을 착용하고 있는 정복왕의 수 투, 그중에서도 홈이 파여 있는 중 지의 손 관절 시작부에 가져다 대 는 순간이었다.
띵-!
[정복왕의 파편이 대상 ‘한서준’ 의 자격을 확인합니다!]
[자격 조건이 충족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파편이 본래의 힘, 모습을 되찾 습니다!]
[정복왕의 수투가 그 파편의 힘 을 인지합니다.]
[수투가 파편의 힘을 흡수합니 다.]
파편과 하나 된 수투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란한 빛에서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뭐야?’
전에도 한번 파편을 흡수했었지만 이런 빛을 쏘아 낸 적은 없었다.
당황스러웠지만, 딱히 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조용히 자리를 지 킨다.
눈이 멀 정도로 화려하고 강한 불빛이 일대를 한차례 휩쓸고 지나 간 후, 이윽고 빛이 거두어지고 정 복왕의 수투가 그 위용을 완연히 드러내었다.
[파편을 흡수함에 따라 정복왕 (征服王), 가이사의 힘을 일부 되찾 습니다.]
[봉인되었던 가이사의 힘이 일부 회복되어 정복왕의 수투의 옵션이 강화되고 옵션이 추가로 개방됩니
다.]
[능력이 개방되어 정복왕의 수투 의 등급이 SSS+등급으로 상승합니 다!]
[정복왕(征服王)의 수투(手«)]
등급 : SSS+(5차 해제)
분류 : 반영구 아이템
전과 동일
정복왕의 수투가 데몬의 심장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데몬의 심장을 흡수하는 것으로 봉인을 해제할 수 있을 듯합니다.
특수 효과
1부터 4까지의 옵션은 전과 동일
5. SS급, 가이사의 축복 : 모든 스테이터스가 80씩 상승합니다.
6. SSS급, 가이사의 광폭 : 사용 시 10분간 모든 스테이터스가 1.5 배 상승합니다.
눈앞에 펼쳐진 정복왕의 수투의 옵션을 확인해 나가던, 서준은 입 을 다물지 못했다.
“ 맙소사.”
어째서 이전에는 없던 화려한 빛
의 세례가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성장세의 수준이 말 그대로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모든 스테이터스를 1.5배나 중가 시켜 준다니……
비록 시간제한이 존재하긴 하였 지만, 여태 정복왕의 수투가 보여 주었던 단순한 스테이터스 상승들 과는 차원이 다른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이 정도의 수준이라면 당장의 효 용성은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을뿐 더러, 훗날에도 상당히 톡톡한 효 과를 누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
특히나 성장의 한계점이 존재치 않다고 봐도 될 정도인 서준의 입 장에서는 가이사의 광폭의 능력이 더더욱 빛이 났다.
“정복왕 가이사…… 뭐 하던 양 반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나 보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새로이 얻은 가이사의 광폭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수투의 성장으로 인 한 효과는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스텟의 상승 폭 또한 엄청나.’
가이사의 축복의 랭크가 으드로 상 승함으로써, 모든 스테이터스의 상 승 폭이 자그마치 50씩이나 중가해 있었다.
레벨 업으로 치자면 자그마치 약 17단계 정도의 성장을 이루어 낸 것이었다.
덕분에 기존의 스테이터스도 상 당한 수준의 상승 폭을 보이고 있었다.
[스테이터스]
이름 : 한서준
특성 : 무인(武人)
레벨 : 90
보유 내공 : 1,086
힘 : 486, 민첩 : 485, 체력 : 486
‘정말 말도 안 되는 성장이 야……
온전히 아티팩트 하나를 성장시 켰다고 얻어 낸 상승은 아니었다.
게이트 공략을 통한 3번의 레벨 업, 자동으로 축적되는 내공, 로브 라이너에게서 강탈해 낸 30의 내공
까지 어우러졌기에 나올 수 있는 상승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지나온 조건, 과정들은 크게 중요치 않았다.
스테이터스 창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진짜 미쳤어!”
단순히 스텟이 올랐다고 해서 이 렇게 기뻐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정도의 성장이라면…… 벽을 무너뜨릴 수 있겠는데?’
모든 무공의 경지가 그러하듯, 현경이라고 하여 다 같은 현경이
아니었다.
특히 현경의 경우는 그 간극이 더 심했다.
현경 이후에 마주하는 벽들을 넘 어서는 것이 괜히 힘들다고 말했던 게 아니었다.
앞의 경지들과 달리 현경 내의 벽은 상당히 두터웠다.
대신하여, 그 벽을 넘어섰을 때 거머쥘 수 있는 쾌감과 성장이 엄 청나다고 말할 수 있었다.
주어지는 보상이 엄청난 만큼 다 음 경지에 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 으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간의 피나는 수련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러한 피나는 수련들도 현경의 초입에서 있는 벽들을 부 수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현경의 저 끝자락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성장뿐만이 아 닌, 기의 조율과 운용과 같은 부가 적인 능력들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기(氣)와 관련된 것들은 최소 수년, 길게는 평생을 바쳐도 얻어 낼 수 없을지도 모를 정도로 난해한 것이었다.
물론, 마선의 경지에 이르렀던 서준에게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
었다.
애초에서준은 체(體)의 부족함 으로 인하여 다음 경지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던 것뿐이었다.
쉽게 말해, 지금의 서준은 현경 의 저 끝자락으로 향할 모든 준비 를 갖춰 냈다는 말이었다.
이렇게 되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진수성찬이 앞에 차려져 있는데 이를 먹지 않는 것은 바보나 하는 행동이었다.
서준은 마음을 먹고 퍼펙트 배리 어를 시험하는 것을 잠시 미뤘다.
대신하여 주변의 기둥들에 술식 을 새겨 놓아 기척과 존재감을 흐 릿하게 만드는 결계를 펼쳤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안전은 괜 찮겠지.”
이미 한번 걸어왔던 길이라지만, 언제나 높은 산을 오를 때엔 집중 을 필요로 하는 법이었다.
그렇기에 괜한 방해를 받지 않도 록, 주변에 결계를 펼친다.
술사로서 대성(大成)하지 못했기 에 지금 펼친 것도 아주 기초적인 결계였지만, 이 폐공장은 본디 인 적이 전혀 존재치 않았던 버려진
땅이었다.
이처럼 생기(生氣)가 전혀 존재 치 않는 곳의 존재감을 지우는 것 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기척이 흐릿해지고, 존재감은 옅 어지며 종국에는 마치 존재하지 않 는 공간처럼 변한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것으로 마 지막까지 결계의 상태를 확인한 서준은 곧장 가부좌를 틀고서, 두 눈 을 지그.시 감으며 체내의 기를 조 심스럽게 응집한다.
모여든 기가 마침내 응축되고 광 선검처럼 두꺼우면서도 날카로움을
머금은 강기가 전신에 피어난다.
강철도 베어 낼 수 있는 기(氣) 이자 무인(武人)들의 꿈과 같은 경 지라고 일컬어지는 힘이었다.
그러나 이 강기가 무인들의 종착 점이냐고 물어본다면, 그것은 결단 코 아니었다.
이제부터가 비로소 기의 운용 방 법을 어느 정도 깨닫게 된 수준이 었다.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말할 수 없 는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애당초 강기의 사용은 시작점에 불과해.’
그 증거로 강기로 빚어진 기운들 은 마치 광선처럼 뿜어져 나오며 기운을 홑날리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애초에 강기는 기운을 실처럼 여 러 가닥으로 뽑아내어, 그것을 하 나의 형태로 옭아매는 방식으로 만 들어진다.
그리고 이것이, 기(氣)를 완벽하게 다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중거 였다.
진정으로 기의 운용을 완벽히 이 해하고 의지대로 다뤄 낼 수 있다 면, 구태여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거칠 필요가 없었다.
‘다량의 기를 한 번에 뽑아내서 뭉쳐 내면 그만이지.’
이로 인한 이점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가장 먼저, 일련의 과정이 사라 진 만큼 강기의 발현 속도가 전과 비교한다면 훨씬 더 빨라지게 된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절삭력, 파 괴력이 궤를 달리했다.
실처럼 얇은 가닥들을 뭉쳐서 만 들어 낸 강기와 다량의 기를 한 번 에 방출, 강철처럼 두꺼운 기로 만 들어진 강기의 위력의 차이는 구태
여 말할 필요가 없었다.
애초에 실 뭉텅이는 강철은 잘라 내지 못하지만, 강철은 실을 잘라 낼 수 있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이외로도 기의 효 율이 좋아지는 것을 비롯한 많은 이점들이 존재하였다.
물론,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기(氣) 를 다뤄 내기 위해서는 체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것을 완벽하게 이 해하고 다뤄야 했다.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한 가닥 한 가닥 상대하고 운용 해 내는 기존의 강기와 달리 다량
으로 뿜어져 나온 기의 덩어리를 완벽하게 다뤄 내야만 했다.
난도 자체가 너무나도 어렵기에 많은 무인, 강자들이 넘쳐 나는 중 원 대륙에서도 이렇게 다량의 기를 한 번에 뭉쳐서 만들어 낸 강기를 일컬어 강기의 끝, ‘극강기’라고 칭 하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서준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 한번 걸어 봤던 길이야.’
육체의 성쇠(盛衰)만 달라졌을 뿐, 기억과 경험 그리고 영혼과 격 (格)은 걸어왔던 길을 명확하게 기
기반이 될 체(體)가 만들어진 상 태에서 다루고자 마음을 먹는다면, 언제든지 행할 수 있다.
체내에서 뿜어져 나온 다량의 기 들이 순식간에서준에게 제압되고 순종한다.
광선과 같이 요란하게 솟구치던 기운이 곧 급격히 안정되며 한 치 의 흩날림 없이 몸 주변을 맴돈다.
자연스레 서준의 입가에 피식 미 소가 흐른다.
‘됐어!’
속으로 쾌재를 내지르는 그 순
간, 귓전에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 진다.
콰광-!
성장을 가로막고 있던 벽이 무너 지고 있는 것이었다.
현경의 끝자락, 새로운 경지에 들어선 서준의 눈이 번뜩 뜨인다.
띠링-!
[축하합니다! 기(氣)를 완벽히 이 해하고, 다뤄 내는 무인(武人)의 정 점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도달한 경지에 맞추어 특성이
‘무제(武帝)’로 변화합니다!]
[특성에 따른 추가 효과가 적용 됩니다!]
[특성, 무제(武帝) - 기(氣)로 펼 치는 무공(스킬)의 위력이 1.5배씩 증가합니다.]
초록빛 홀로그램의 창을 읽어 가 던 서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게 뭐야?”
현경의 끝자락에 도달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극강기의 사 용 여부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스템이 추가적인 보상 을 건네 왔다.
‘특성, 무제?’
귀환한 첫날, 각성자가 되었을 때 특성이 무인이라고 표기되어 있 던 것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딱히 큰 변 화나 특별한 효과가 없었기에 신경 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예상치도 못한 호 재가 찾아온 것이었다.
‘자그마치 무공의 위력이 1.5배나 증가라니!’
생각했던 것 이상의 강함을 얻게 되었다는 말이었다.
자연스레 서준의 입가에 미소가 활짝 피어난다.
“개꿀이잖아!!”
무인으로서 강해진다는 것은 실 로 즐겁고, 행복한 일인 만큼 기쁘 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공의 위력이 1.5배 상승한다 니!”
수백, 수천 가지의 무공을 알고 있는 서준의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날개가 돋친 상황이었다.
당장 지금 얻은 것들만 해도 대 단한 수확이었고, 이것만으로도 날 아갈 듯 기뻤지만 행복은 아직 끝 난 것이 아니었다.
서준의 시선이 구석 편에 놓아둔 퍼펙트 배리어의 습득 및 사용법으로 향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