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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76화 (76/517)

- 4권 6화

81 화

미국 국적을 가진 ‘올라운더’ 각 성자 로브 라이너.

명실상부 세계 최강국의 명맥을 잇고 있는 미국 내에서 꽤나 이름 을 날리는 실력 있는 인물이었다.

라이너는 올라운더의 명칭이 무 색하지 않게 모든 계열의 스킬을 익히고 있는 S급 각성자였기 때문 이었다.

어떠한 적에도 대적 가능, 어떤

작전에도 투입 가능한 최고급 인력 이 바로 라이너였다.

실제로 라이너는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 각성자 협회,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AAO(America Awakened Organization) 에 소속된 인물이었다.

그리고 하인표, A급 각성자이자 길드 백두산의 길드장인 그가 인천 국제공항 출구 게이트에서서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 있는 이유였다.

“후우……

그 옆자리에서 있던 백두산의 부길드장인 최준성이 물었다.

“어차피 같은 사람을 상대하는 건데 너무 긴장하시는 것 아니십니 까?”

“아서라, 그건 네가 라이너 그놈 을 잘 몰라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거지.”

명성에는 명예든, 악명이든 포함 되는 것이었고 라이너가 명성이 높 은 이유는 단순히 올라운더라는 특 수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독할 정도로 나쁜 성격을 가지 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는 말이다.

“뭐…… 인종차별이야 어디에든 있는 거지만 그놈은 동양인이라면

사족을 못 쓸 만큼 지X맞는다고 하니까.”

모멸받는 것은 누구나 싫은 것이 었기에 하인표도 이번 의뢰를 받고 싶지 않았지만, 자금난에 허덕이는 백두산 길드를 살리기 위해 이번만 눈 딱 감고 받은 것이었다.

“확실히…… 대접해 주는 게 상 당히 곤욕이겠네요.”

최준성이 고개를 끄덕여 과연 긴 장할 만하다고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공항의 게이트를 통해 금발 머리 의 서양인, 로브 라이너가 걸어 나

오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인표는 길드원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장 발걸음을 옮긴다.

“긴 여행 고생하셨습니다. 언제 나오시나 두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라이너 님.”

정중히 인사를 건네었지만 미국 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대답은 과연 소문대로였다.

“전혀 안 그런 것 같은데?”

“ 네?”

“두 눈 빠지게 보고 있었으면 눈 가가 초롱초롱해야 하는데, 눈이

완전 졸린 눈이잖아.”

라이너가 집게손가락으로 두 눈 을 찢는 모습에, 하인표를 비롯해 백두산 길드의 길드원들이 미간을 찌푸리며 노골적인 불편함을 표했 다.

그러나 라이너의 얼굴에는 미안 함 따위는 존재치 않는다.

도리어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흘 리고 있었다.

“동양인 친구, 내가 하나 충고하 지. 내 앞에서는 그런 표정 짓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특히 지금처럼 내가 마늘 냄새에 잔뜩 짜증이 났

을 때는 더더욱 조심해야 할 거야.”

S급 각성자, 라이너의 몸에서 압 도적인 마나가 흘러나와 길드원들 의 몸을 옭아맨다.

이것만으로도 힘의 차이를 충분 히 알 수 있었다.

‘이 힘은 대체……. 내가 덤벼도, 아니, 백두산 길드 전체가 덤벼도 승산이 없다.’

아니, 의뢰받은 일이었기에 라이 너에게 덤비는 것조차 허락받을 수 없었다.

하인표가 어금니를 꽈악- 깨무는 것으로 분노를 억누르며 찌푸렸던

미간을 억지로 폈다.

“그래 최소한 그렇게 억누르는 모습이라도 보여야지, 아주 보기 좋아. 이 정도면 인사는 합격점으로 쳐주고 일 얘기를 시작해 보자 고. 내가 준비해 놓으라는 거를 보 여 주겠어?”

하인표가 뒤의 길드원 하나를 보 고 고개를 끄덕이자 최준성이 앞으로 걸어 나와 라이너에게 종이 뭉 치 하나를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어디 한번 봐 볼까.”

최준성이 건넨 종이 뭉치를 읽어

가던 라이너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이걸 조사라고 한 거야? 한서준 이라는 이름 빼고 아무것도 적힌 게 없잖아? 내가 이걸 몰라서 너희 들한테 일을 맡긴 것 같아?”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한서준 각 성자에 관한 정보는 강석호 협회장 이 직접 은폐했기에 한국 내에서도 극비 중의 극비입니다.”

“쯧, 역시 멍청한 원숭이들은 안 된다니까. 내가 사전에 조사해 놓 은 게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어.”

최준성이 꽈악- 쥔 주먹에서 붉 은빛 선혈이 흘러내린다.

라이너는 이런 반응을 즐기고 있 는 것인지, 그의 입가에 흐르는 비 릿한 미소가 더욱더 진해져 간다.

“원숭아 머리, 머리를 써야지. 한서준이 안 된다면 옆구리를 팠어야 지.”

강석호가 직접 관리하고 은폐하 고 있는 한서준의 정보를 캐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강석호가 직접 관리하지 않고 있는, 한서준의 가족들은 상 대적으로 정보를 캐내는 것이 쉬웠

다.

물론, 하인표도 이러한 방법을 몰랐던 것이 아니었다.

“그건 엄연한 범법 행위입니다.”

하인표가 목소리를 낮게 가라앉 히며 범법의 무거움을 표하고 있었지만, 라이너는 피식 미소를 홀릴 뿐이었다.

“그래서? 이 자그마한 땅덩어리 를 가진 나라가 나의 조국, 미국과 싸움을 벌일 수 있을 것 같아?”

절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만에 하나의 확률로 범법 행위로

인하여 처벌을 받더라도 미국 쪽으로 송환되어 그곳에서 재판을 받게 될 터.

그리고 자신, 라이너는 S급 각성 자 중에서도 올라운더라는 특색이 있는 고급 인력인 만큼 그리 무거 운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자 신할 수 있었다.

“쓸모없고 멍청한 놈들.”

라이너의 입가에 조소가 흐른다.

“더 이상 네놈들의 도움은 필요 없으니까, 차 키나 주고 꺼져.”

최준성의 동공이 흔들린다.

지금 여기서 라이너를 풀어놓게 된다면 무슨 사건이 벌어져도 이상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인표의 눈에도 진한 갈등이 스 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하인표가 무겁게 고개를 주억인다.

“막내야, 차 키 넘겨 드려라.”

하인표의 뒤편에서 있던 길드원 중 한 명에게 차 키를 넘겨받은 라 이너가 손을 흔들며 자리를 벗어난 다.

“두 번 다시 보지 말자고 마늘 냄새 나는 친구들.”

시야에서 라이너가 사라지는 것 을 확인한 최준성이 황급히 입을 연다.

“길드장님…… 아무리 우리가 돈 이 급했다지만 이건 아닌 것 같습 니다.”

반박할 수 없었다.

이번 라이너에 관련된 의뢰를 받 은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

‘아무리 자금이 없다고 하나, 라 이너와 엮일 일을 받는 게 아니었 는데.’

후회가 밀려왔다.

그러나 하인표는 그 후회에 휘말 리어 허우적대고 있을 생각은 추호 도 없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아직은 그 실수를 만회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당장 길드의 모든 게이트 공략을 취소하고, 그리고 길드 내 의 인력들 전부 풀어서 한서준 각 성자의 가족들을 호위하고, 협회 쪽에 긴급 연락부터 올려.”

명령을 내린 하인표는 황급히 라

이너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B급 몬스터, 리자드맨은 숱한 각 성자들의 ‘늪의 악마’라고도 불리는 존재였다.

명석한 두뇌와 무리 생활로 다져 진 포지션의 적절한 분배. 그리고 다양한 무장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B급 몬스터 중에서도 상당히 까다

로운 사냥 조건들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 리자드맨은 본인들 이 악마가 아니라는 것을 확연히 느끼게 되었다.

키긱, 키이익-!

눈앞의 인간이야말로 진정한 악 마였다.

발돋움 한 번에 전방에서 있던 워리어들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뒤에서 마법을 캐스팅하던 주술 사들도 그리 사정이 좋지 않았다.

인간의 신형이 갑자기 사라지더 니, 뒤편에서 있던 주술사들이 곤

죽이 되어서 쓰러졌다.

키엑-!

이것은 더 이상 사냥이라고 볼 수 없는 학살의 현장이었다.

수십에 달하던 리자드맨들이 삽 시간에 정리되었고 뒤이어 인간, 서준의 귓전에 경쾌한 알림 소리가 울려 퍼진다.

[축하드립니다! 필요 경험치를 충족함에 따라 레벨이 90으로 상승 하였습니다.]

B급 수준의 몬스터의 사냥은 일 방적인 학살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쉬웠지만, 성장에 필요한 경험의 한계는 그리 높지 않은 탓인지 성 장 속도는 준수한 편이었다.

‘B급 게이트 8개에 3레벨 업.’

남아 있는 A급 2개와 B급 1개를 마저 공략한다면 93레벨 정도는 달 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이 되었다.

정산과 계산을 마친 서준이 성장 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기 위하여, 게이트 공략에 박차를 가하려던 순 간이었다.

[위험! 카구야의 거울로 만들어 낸 ‘분신’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이런 기능도 있었어?’

아니,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디아볼로스와 적대 관계가 된 만 큼, 결단코 좋다 할 수 없는 상황 이었다.

지금 분신에게 내려놓은 명령은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 때만 움직이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가족 중 한 명이 그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었다.

‘이 새X들이……

피가 거꾸로 솟으며 분노가 치솟 았지만, 지금 당장 화를 낸다고 해 결될 일이 아니었다.

머리를 차갑게 식혀 가며 생각을 정리해 나가야 했다.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해 보자.’

다행히도 분신이 어디, 누구와 있는지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한석훈과 양정화, 두 분은 펜트 하우스, 집 안에 있었다.

그리고 대격변 시대의 펜트하우 스인 만큼 각종 결계 및 각성자로 구성된 경비업체가 있을뿐더러, 강 석호 쪽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 주 고 있었다.

안전장치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 었기에 지금은 분신을 서연에게 붙 여 준 상태였다.

‘너희들 큰 실수한 거야.’

오늘 공략을 시작할 때부터 경호 와 서연에게 A급 게이트의 경험을 쌓아 주고 지도를 내려 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경호와 서연에게 가까운

위치에서 게이트 공략을 진행하라 고 말을 해 두었고, 실제로도 그렇 게 진행을 하고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지금 이곳에서 서연이 있는 쪽까지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이었다.

서준은 솟구치려는 분노를 억눌 러 가며, 발을 놀렸다.

서준이 경고 창을 보기 이전.

연회색의 빙글빙글 돌아가는 포 털 같은 B급 게이트 입구에서 서연 과 경호가 뛰쳐나왔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에이 뭘, 내가 한 게 뭐가 있다 고. 서연이 너, 몰라보게 강해졌더 라. 네가 다 했지 뭐. 고생 많았어.”

“오빠, 힘 하나도 안 쓴 거 내가 알고 있는데.”

“오올, 눈치가 빨라졌는데.”

두 사람이 평소와 같은 대화, 농 담들을 주고받고 있던 찰나였다.

검은색 정장을 갖춰 입은 금발 머리의 외국인이 다가온다.

“안녕, 그쪽이 한서연 맞지?”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외국인의 모습에 경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 앉는다.

“누구시죠?”

경호의 물음에 외국인이 품 안에 손을 집어넣더니 명함을 한 장 던 지듯 건넸다.

“일단은 이런 사람.”

휙—

그를 받아 든 경호가 명함을 확

인한다.

[미국 각성자 협회 AAO 소속 요원, 로브 라이네

정체를 알았지만, 긴장을 풀 수 는 없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라 이너가 내뿜는 힘이 엄청나게 강력 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근처는 오늘 한서준, 한서연과의 약속이 있는 만큼 경호가 직접 한성 그룹 산하의 길 드원들에게 경비를 서 달라고 부탁

한 참이었다.

‘소중한 시간을 방해받기 싫어서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너는 이 곳에 들어와 있었다.

그렇다면, 경비를 서고 있던 이 들의 눈을 완전히 속였거나, 그들 모두를 쓰러뜨렸다는 말이 된다.

두 개 다 좋은 의도로 접근해 왔 을 확률은 없는 일인 만큼, 당연히 경계를 풀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냥 네 오빠인 한서준이랑 대 화를 좀 나누고 싶은데 소재지나, 휴대폰 번호 같은 정보를 통 알 수

가 없더라고. 그래서 네 도움을 좀 받으려고.”

서연이 허리를 숙이며 정중히 거 절한다.

“죄송합니다. 오빠가 정보를 공 개 안 하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 까요? 그래도 정 궁금하고 급한 일 이시라면 오빠한테 의사 정도는 물 어봐 드릴 수 있어요.”

“흐음……. 원숭이들이라 하나같 이 전부 멍청하군.”

“뭐라고요?”

라이너의 노골적인 모멸에서연 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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