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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71화 (71/517)

— 4권 1화

76화

“저도 돕겠습니다.”

강석호가 자세를 다잡으며 결의 를 보였지만, 서준은 고개를 내저 으며 만류했다.

“무리하지 마세요. 연기였다지만 부상을 당하시긴 하셨잖아요.”

“그렇지만……

말끝을 흐리며 도와주고픈 마음 을 보이는 강석호를 향해 서준이 단호한 말투로 쐐기를 박아 넣었다.

“정말로 저를 돕고 싶다면…… 일단 한국 각성자를 전부 데리고 여기서 최대한 멀리 벗어나 주세 요.”

서준의 입가에서 피어나는 미소 에,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오랜만에 다뤄 보는 힘이라 마 음껏 날뛰어 보고 싶거든요.”

수없이 봐 왔기에 알 수 있었다.

저 미소를 머금은 서준은 패배하 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세상 그 무엇도 서준의 저 미소보다 든 든한 것은 없을 것이다.

강석호는 고개를 묵묵히 주억였 다.

“알겠습니다.”

강석호가 등을 돌리어 물러서고 있었지만 켄이치는 감히 그 앞을 막지 못했다.

아니, 막아서는 안 되었다.

‘이 괴물은 대체……

처음에는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그 수준을 가늠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훑어본 결과, 한서준과의 차 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의 한서준은 말 그대로 괴물 과 같은 존재였다.

“서, 설마 초월자(超越者)에 도달 한 거냐?”

서준은 대답 대신 피식 미소를 흘리고 있었지만, 애초에 답변이 필요 없는 질문이었다.

방금 허공을 노닐며 접근해 온 것만으로 증명을 끝마친 상황이었 으니 말이다.

‘한서준은 초월자에 도달했다.’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적이었다.

척 보아도 계획이 어그러지다 못 해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음에 켄이치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 빌어먹을.’

그러나 불행 중 다행히도 강석호 를 비롯한 한국의 각성자들이 모두 물러나고 있었고 요자쿠라 길드원 들과 하이 리치의 군세가 곧장 이 곳으로 결집하고 있었다.

“켄이치 님! 한국의 각성자들이 물러나고 있습니다!”

“빠르게 추격 명령을!”

사방에서 쏟아지는 성화에 켄이 치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닥쳐라!”

하늘이 준 기회를 제 발로 차 버 리려고 하는 우둔하기 그지없는 놈 들이었다.

지금은 한국의 각성자, 조무래기 들에게 신경을 쓸 여유는 없었다.

“살아남을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 이고 싶다면, 눈앞의 적에 집중해 라.”

켄이치는 농담을 모르는 이였다.

그런 켄이치의 진중한 경고에 전 투로 고양된 요자쿠라 길드원들의 홍분이 가라앉는다.

나름 정예로 구성된 인원들인 만 큼 재빠르게 정신을 바로잡았고, 시야가 트이기 시작해 이상함을 눈 치 채었다.

후타로와 지로의 두 눈이 휘둥그 레진다.

“한서준.”

“네놈이 어떻게......

분명 아까부터 계속 눈앞에서 있었는데, 그 존재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한서준이 품고 있는 기 운이 미약한가?

그것은 결단코 아니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후타로의 입에서 경악 섞인 말이 흘러나왔다.

“초, 초월자!”

압도적인 힘을 가진 존재, 두 눈 을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원초 적인 공포가 밀려오며 몸이 움츠러 들었다.

수백, 수천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군세가 한 명을 에워싸고 있었지만, 그 누 구도 함부로 서준의 앞에 나서지 못했다.

서준은 겁먹은 하룻강아지처럼 꼬리를 돌돌 말고 있는 모습의 요 자쿠라 길드원들을 바라보며 입꼬 리를 비틀었다.

“질문이 잘못됐잖아.”

어떻게 이곳에 와 있는지가 중요 한 것이 아니었다.

왜 자신이 이곳에 홀로 남았는지 가 중요한 것이었다.

본래라면 그 문제점을 지적해 주 려고 했으나, 한 가지 눈에 거슬리 는 것이 있었다.

“근데 누가 그렇게 고개를 빳빳 이 들고 말을 하라 했지?”

천마(天魔), 한서준은 모두가 경 외하고 고개를 조아리던 자였다.

지금처럼 건방지게 고개를 들고 질문을 하는 행동은 중원 대륙의 이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 었다.

“우선은 예절 교육부터 시켜 줘 야겠군.”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서준의 발 끝에서 검은 기운이 응집된다.

서준은 그 검은 기운이 맺힌 발 을 높게 들어 올리더니, 바닥을 향 하여 세차게 내려찍었다.

“일단 꿇어.”

쾅-!

그렇지 않아도 막대한 양의 내공 이 현경의 경지에 들어서며 그 효 율이 배에 달하게 됐다.

지금 서준의 발끝에서부터 퍼져 나온 검은 기운, 천마신공의 파괴 적인 힘은 일대를 휩쓸어 버리기에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욱, 커첩.”

“우웨엑……

충격파로 인하여 극심한 내상을 입은 요자쿠라 길드원들의 입에서 검은색 죽은피가 열린 수도꼭지처 럼 콸콸 쏟아져 나온다.

하이 리치가 거느리고 있던 언데 드 군단들도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충격파에 실린 힘에 본래의 형체 를 잃고, 실 풀린 인형처럼 쓰러지 고 있었다.

단 한 번의 발 구름에 수천에 달 하는 군세가 스러지고, 본의 아니 게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형국이 됐다.

하지만 서준의 찌푸려진 미간은 펴지지 않았다.

“아직도 고개를 들고 있는 놈들 이 있네?”

S급 각성자로 분류된 켄이치, 지 로, 후타로를 비롯한 하이 리치는 고통에 미간을 찌푸리고 있긴 했지 만, 고개를 숙이고 있지는 않았다.

비단 S급 각성자와 하이 리치뿐 만이 아니었다.

괜히 하이 리치가 거느리고 있는 군세가 불사의 군대라고 불리는 것 이 아니었다.

스러졌던 언데드들이 하이 리치 의 손짓 한 번에 자리를 박차고 일 어나고 있었다.

순식간에 본래의 군세, 위용을 되찾아 낸다.

서준의 눈매가 가늘어진다.

“이건 좀 기분이 나쁜데.”

달리 말하자면, 딱 기분이 나쁜 수준이었다.

문제 될 것은 없다는 말이었다.

“뭐, 저 뼈다귀를 처리하면 그만 이지.”

가늘어진 서준의 시선이 하이 리 치에게로 향하자 켄이치가 황급히 소리를 내질렀다.

“막아라! 놈을 막아라!”

한서준과의 힘의 차는 압도적이 었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존재하는 법이었다.

하이 리치는 단순히 언데드 군단 을 거느릴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앙급 몬스터로 분류된 게 아니었다.

애초에 리치(Lich)의 근본은 마 법사였다.

고위 스킬, 마법을 사용할 수 있 는 존재란 말이다.

실제로도 하이 리치는 ‘헬 버스 터’라는 마법 한 방으로 미국 서부 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었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 강력한 한 방올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렇게 위력적인 스킬, 헬 버스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하이 리치의 토벌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마법사의 특성상 캐스팅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이 리치, 켄이치에게는 그를 커버해 줄 수 있는 이들이 있었다.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언데드 군 단, s급 각성자 지로와 후타로.

한서준에 비한다면 턱없이 나약 한 존재들이었지만, 그래도 시간 정도는 끌 수 있을 것이었다.

끼에엑-

“조금 귀찮긴 하네.”

끈질길 정도의 생명력을 가진 언 데드들은 계속해서 일어나며, 서준 을 괴롭힌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한 의미의 불사(不死)는 아니었다.

언데드들이라 할지라도 형체를 잃고 스러진다면 다시 살아날 수 없었다.

그리고 서준에게는 그를 실천할 힘이 있었다.

후웅-

가장 먼저 일직선으로 내뻗은 팔

에, 묵염(墨炎)이 쏘아진다.

앞길을 막아서려던 언데드들이 불꽃에 잡아먹히고는 재 가루 하나 조차 남기지 못하고 타오른다.

뒤이어 덮쳐 오는 이들도 다르지 않다.

팔경성보의 다섯 걸음, 음풍농월 의 묘리로 빚어낸 바람에 사지가 갈기갈기 찢어지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멸한다.

군단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었 던 하이 리치의 권속들이 빠른 속 도로 멸절해 간다.

압도적인 힘, 파괴에 지로와 후

타로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경외 섞인 탄성이 흘러나왔다.

“괴물 같은 놈……

두 사람이 감탄을 홀리고 있는 사이, 어느덧 하이 리치에게로 향 하는 길이 열렸다.

서준은 망설임 없이 그곳을 향하여 발을 내뻗는다.

황급히 정신을 차린 지로와 후타 로가 황급히 몸을 놀렸다.

“거기까지다!”

“여긴 못 지나간다!”

둘은 각기 펼칠 수 있는 최고의

절기, 스킬들을 펼치며 서준의 앞 을 가로막았지만 부질없는 행동이 었다.

과거, 서준이 조화경의 경지에 있을 때만 해도 그의 일격을 제대 로 받아 낸 S급 각성자는 손에 꼽 을 정도로 적었었다.

하물며, 현경에 올라 한층 더 강 력해진 서준의 공격을 막아 낼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비켜.”

주먹, 일점에 힘이 응집되며 ‘흑 성(黑星)’의 묘리가 담긴 주먹이 내 뻗어진다.

그 공격에 지로와 후타로가 자랑 스럽게 여기던 스킬들이 종잇장처 럼 찢겨 나간다.

“이게 무슨……

절망을 홀리던 지로와 후타로는 서준이 펼친 흑성의 여파에 휩쓸려 결국, 신형이 허공을 노닐었다.

마침내 하이 리치를 비호해 주던 모든 벽이 사라진 것이었다.

하지만 켄이치의 얼굴에는 당황 스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늦었다.”

시간은 충분히 벌었고, 하이 리 치의 마법 완성의 신호를 알리는 소리가 시작됐다.

화르륵…….

압도적인 마력의 응축체, 헬 버 스터가 하이 리치의 손 위에서 그 위용을 내뿜는다.

미국 서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 던 그 마법이었다.

실제로도 지금 당장 뿜어져 나오 는 마력만 해도 엄청나게 방대했다.

켄이치의 입가에 씨익- 미소가

피어났다.

“네놈이 설사 초월자에 오른 괴 물이라 할지라도 쉬이 받아 낼 수 없을 것이다.”

초월자인 한서준에게 당당하게 소리를 쳤지만, 등골에서는 왠지 모를 서늘한 감각이 피어 흐른다.

감각이 느껴지는 데로 시선을 돌 리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두 눈으로 헬 버스터를 마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서준의 입가 에는 피식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드디어 완성됐나 보네.”

사실, 하이 리치를 처치하고자

마음을 먹었다면 진작 처리할 수 있었다.

그저 현재의 상태, 힘을 보다 확 실하게 알아보기 위해서 기다려 준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보람이 전혀 느껴지 지 않았다.

“절실하게 준비하고 있기에 내심 기대했는데, 수준 이하네.”

서준이 인상을 찡그린 채로 고개 를 내젓는다.

“그거 그렇게 쓰는 거 아닌 데……

하이 리치가 손에 든 저 붉은빛

불꽃, 헬 버스터는 따지자면 단순 한 내공의 응집체, 앞서 펼쳤던 ‘흑 성’과도 같은 묘리로 펼쳐지는 것 이었다.

힘을 한 점에 응집시키고 가두어 낸 웅집체라는 것이다.

운용 능력만 보자면 훌륭한 수 준, 조화경에서 상당한 고수에 이 른 무인이 펼치는 절기라고 볼 수 있었다.

당연하지만, 현경의 경지에 이른 서준이 보기에는 우스운 수준에 불 과했다.

“이렇게 써야지.”

서준이 손을 활짝- 펼치자, 그 위에 하이 리치가 만들어 낸 것과 똑 닮은 검은 불길이 피어난다.

그 불길을 마주한 켄이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무슨……!”

단순히 불꽃의 색만 다른 것이 아니었다, 내부에는 확연한 차이점 이 존재했다.

일으킨 불꽃의 내부에서 내공이 회전하고 있었다.

물론, 단순한 회전이라면 켄이치 가 이토록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내부에서 회전하는 내공은 서로 마찰을 일으켜 폭발을 만들어 내어 파괴력을 키워 나가고 있었다.

외부에 내공을 응집했을 뿐만이 아니라, 내부에서 폭발을 일으키며 중폭의 묘리를 더해 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현경의 경지에 오 른 자만이 보일 수 있는 자유로운 내공 운용이었다.

“어때 참 쉽지? 너도 따라 해 봐.”

서준이 비릿한 미소를 흘리며 불 길이 일어나고 있는 손을 앞으로

내뻗는다.

쇄도해 오는 검은 불길의 모습에 켄이치가 황급히 소리를 내질렀다.

“쏴라!”

켄이치의 다급한 외침을 들은 하 이 리치가 헬 버스터를 쏘아 내었지만, 현경에 이른 서준이 피워 낸 검은 불길을 감당해 내기에는 역부 족이었다.

팡-!

서준이 쏘아 낸 검은 구체는 하 이 리치가 펼친 헬 버스터의 불꽃 을 집어삼키고, 일방적으로 소멸시 키며 켄이치를 향해 빠르게 나아간

다.

삽시간에 거리를 좁혀 오고 있는 검은 구체의 모습에, 켄이치의 입 에서 체념한 듯한 말이 흘러나온다.

“말도 안 돼……

한서준은 불과 수개월 만에 초월 자에 영역에 다른 것도 대단한데 그 힘을 완벽하게 다뤄 내고 있었다.

디아볼로스의 의회장, 그분께서 도 이런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그분을 뛰어넘는 재능이라니.’

한서준이라는 각성자를 겪어 봄 으로써 시야가 트이고, 이제야 제

대로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빌런, 디아볼로스는 세계의 흐름 이 아니었다.

지금 세계의 흐름은 의회장이 아 니라 한서준이라는 한국 각성자였 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 놓은 상황이었다.

운명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어 버 렸다.

켄이치의 입에서 허탈한 웃음이 흐른다.

어하하...J

눈앞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한서준 의 검은 구체가 폭발한다.

귀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터져 나왔고, 그리고 사지가 분열되는 극렬한 고통, 그것이 켄이치가 맨 정신으로 마주한 마지막 세상의 모 습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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