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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61화 (61/517)

- 3권 16화

66화

시련의 산은 높은 보상만큼이나 매우 높은 난도를 지닌 게이트였다.

까다로운 선별 조건을 거친 으급 각성자들도 큰 상처를 입고 나올 때가 많았다.

때문에, 각성자가 입장한 이후로 항시 인원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그것이 지금 스칼렛과 안채형이 회색빛 게이트, 시련의 산의 입구 를 지키고 있는 이유였다.

그렇게 조용히 시련의 산의 입구 를 서성이던 안채형이 스칼렛 쪽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작스러울 수 있었지만 당연한 감사의 인사였다.

본래라면 일본 각성자 협회의 일 원들이 입구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 어야 했다.

하지만 서준과 일본의 관계가 좋 지 않은 만큼 스칼렛은 만약의 상 황에 대비한다면서 직접 자리를 지 켜 주고 있었다.

“네가 신경 쓸 거는 없어, 그냥

내 친구를 도와주려는 것뿐이니까.”

“그 마음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 다.”

언제 어느 때에 갑자기 나올지 기약이 없는 기다림인 만큼 S급 각 성자나 되는 스칼렛이 자리를 지킨 다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인 일이 었고, 안채형이 큰 감사를 느끼기 에 충분했다.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감사의 인 사를 해 오는 안채형의 모습에 스 칼렛이 손사래를 친다.

“감사의 인사는 됐고, 내가 잘못 계산한 게 아니면 오늘이 들어간

지 3일째 맞지?”

안채형은 손목에 찬 시계를 확인 하더니 고개를 주억였다.

“네, 정확히는 74시간째입니다.”

“그럼 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됐는 데.”

“벌써 나오신다고요?”

안채형의 고개가 갸우뚱 젖혀진 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시 련의 산은 높은 난도를 지니고 있 었기에 그 진행 속도도 상당히 더 디었다.

실제로도 현 세계 제일, 카일 크 리스토퍼도 하루에 시련 하나를 클 리어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즉, 삼일이면 고작 삼 단계를 클 리어해 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것은 서준의 능력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말을 내뱉는 스칼렛의 어 조는 단호하기 그지없었다.

“이 정도도 과하게 잡아 준 거 야.”

과제에 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있다는 점은, 서준에게 상당한 어 드밴티지가 되어 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몸으로 직접 헤쳐 나가는 것은 차 원이 다른 법이었다.

사실, 삼 단계도 서준이기에 후 하게 평가를 한 것이었다.

보통 처음 시련의 산에 들어간 각성자들은 이 단계, 아니 일 단계 조차도 버거워했다.

그들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시련, 과제의 난도가 너무 높은 것이었다.

‘감각이 제한, 교란된 상태에서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들을 상대하 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지.’

스칼렛, 본인도 은신, 환영 스킬 들로 몬스터들을 지나치지 않았다 면 삼 단계에까지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내뱉은 스칼렛의 모습에 안채형의 고개가 젖혀졌다.

“그럼 스칼렛 님은 손해 보는 장 사를 하신 거 아닌가요?”

삼일 전, 저녁에서준이 스칼렛 과의 계약을 말해 줬기에 안채형도 두 사람관의 관계, 정보를 알고 있었다.

서준이 삼 단계까지밖에 공략하

지 못한다면 스칼렛 쪽에서 건질 수 있는 이득은 존재치 않는 것이 었다.

순간, 스칼렛의 입가에 피식 미 소가 홀렀다.

“내가 마냥 손해 보는 장사를 할 것 같아?”

“그럼, 여기서 이득을 찾을 수 있단 말씀이신가요?”

언뜻 보자면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초인이라 불리는 S급 각성자인 스칼렛은 안채형의 눈빛을 읽어 낸 다.

일자로 가늘어진 눈매, 희미한

의심과 역량을 가늠하기 위한 눈빛.

‘한서준이 시킨 것이겠지.’

안채형은 일본에 머물고 있는 동 안 서준의 비서로서 활동을 해 나 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스칼렛은 지금 안채형 이 던지는 질문들이 서준의 입에서 나온 명령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분명, 한서준이 다른 의도를 숨 기고 있는지 파악하고 읽어 내라고 안채형에게 명령을 내렸겠지.’

기분이 다소 나쁠 수 있는 부분 이었지만 스칼렛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나한테는 좋지.’

그날 서준에게 얘기했던 것이 정 말 바라는 것의 전부였다.

안채형의 질문들에 적절한 대답 을 하는 것으로 자신의 진심을 보 여 주고, 서준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스칼렛은 속으로 웃음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강석호 협회장이 계 속해서 한서준을 푸시해 주고 있다 는 걸 내가 모를 것 같아?”

서준은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해 서 시련의 산에 올 확률이 농후했

다.

계속해서 시련의 산에 도전하려 한다면 본래, 일본 쪽에서 불문율 이야기를 하며 거절하겠지만 서준 에게 입힌 피해가 있어서 쉽사리 거절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 머지않아서 최고 기록을 경신해 내겠지.’

시련의 산의 공략뿐만 아니라 앞 서 보여 주었던 황홀할 정도로 훌 륭한 마나 운용법과, 엄청난 성장 세까지, 서준은 분명 거물, 세계 제 일을 논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지금 당장 조금 손해 보더라도

미리 친해져 둘 가치가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는 말이지.”

스칼렛이 자신감에 차서 말을 내 뱉었지만, 안채형은 피식 웃음을 홀리고 있었다.

“미리미리 한서준 각성자님과의 친분을 쌓고 계시기에 저는 스칼렛 님의 눈썰미가 상당히 좋다고 생각 했었는데, 그건 아니었나 보군요.”

“ 뭐?”

다소 심기를 건드리는 말에 스칼 렛의 눈매가 날카로워졌지만, 안채 형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확신에 차서 말을 내뱉고

있었다.

“남들보다 오랜 기간 한서준 각 성자님의 능력을 지켜보고 기록하 는 것으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 온 제가 조심스레 말을 하자면, 한서준 각성자님은 이번 한 번으로 시련의 산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나올 것입니다.”

“내 친구가 대단한 건 나도 안다 만, 첫 도전에 기록 경신이라니 말 도 안 되는 일이라고.”

스칼렛이 고개를 내저으며 강한 부정을 보이고 있었지만, 안채형의 두 눈동자에는 굳건한 믿음이 배어 있었다.

“그렇게까지 자신이 있으시다면 저랑 내기 하나 하시겠습니까?”

“내기?”

“예, 저는 한서준 각성자님이 최 고 기록을 경신한다는 것에 걸 테 니 스칼렛 님은 삼 단계까지 클리 어하는 것에 거는 겁니다. 어떠신 가요?”

여태껏 서준 앞이라 억누르고 있 을 뿐이지 정점이라 불리는 S급 각 성자인 만큼 스칼렛도 자존심이 상 당히 센 편에 속했고, 이런 내기에서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그냥 하면 재미없지. 한 가지씩

조건을 걸자고.”

스칼렛의 제의에 안채형이 기다 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저는 일단 저의 능력으로 가능 한 선에서 원하시는 게 무엇이든지 들어 드리겠습니다.”

“내가 지면?”

“한국으로의 귀화를 고민해 주셨 으면 합니다.”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에는 스칼 렛은 짊어지고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았다.

무엇보다도 영국에서 S급 각성자 인 스칼렛을 쉽사리 놓아줄 리 없

었다.

그래서 안채형도 진지하게 고민 해 봐 달라고 선택지를 준 것이었다.

‘하지만 고민 정도는 충분히 해 볼 수 있지.’

아니, 만에 하나의 확률로 서준 이 시련의 산을 클리어하고 나온다 면 고민을 할 게 아니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장 한국으로 귀화를 해 야 했다.

‘시대의 흐름에 편승을 하지 않 는 것은 바보나 다름없지.’

애초에 스칼렛은 모국인 영국에

대한 애착은 존재치 않았다.

그저 괜한 말들이 나오는 것이 귀찮고 짜증 나는 일들이 생기는 것이 싫어서 영국에 남아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이번 내기는 전혀 리 스크가 없다고 봐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에 비해서 승리를 쟁취해 내면 상당한 메리트가 있었다.

‘안채형.’

한서준과 제법 친분을 가지고 있 으면서 옆에 항시 붙어 다닐 수 있 는 명분도 있는 만큼 마나 운용법

의 연구를 위한 자료들을 보내 줄 정보원으로는 최고의 포지션을 가 지고 있는 자였다.

여러모로 내기를 받아들이지 않 을 이유가 없다는 말이었다.

“분명 무엇이든 들어준다 했다? 나중에 딴말하지 마.”

“물론이죠. 대신 스칼렛 님도 말 뿐이 아니라 진지하게 고민을 해 주셔야 할 겁니다.”

스칼렛과 안채형, 두 사람이 서 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주억이고 있 을 때였다.

“한서준 각성자가 나오고 있습니

다!”

다급한 목소리에 스칼렛과 안채 형뿐만 아니라 주변의 시선이 일제 히 시련의 산의 입구, 게이트로 향 했다.

그곳에서는 서준의 신형이 회색 빛 게이트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내 고 있었다.

“내가 뭐라 했어?”

자연스레 스칼렛의 입가에 여유 로운 미소가 흐른다.

“네가 해야 할 일들을 이따 밤에 자료로 정리해서 보내 줄게.”

“무슨 소리 하시는 겁니까?”

고개를 갸우뚱 젖히는 안채형의 모습에, 스칼렛의 눈매가 날카로워 졌다.

“내기한 지 얼마나 됐다고, 오리 발을 내밀려 해?”

그러나 안채형의 얼굴은 시치미 를 떼고 있는 표정이 아닌, 여유가 넘치는 승자의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저기 영약의 숫자가 안 보이십 니까?”

안채형의 말에 스칼렛의 시선이 서준의 손으로 향한다.

시련의 산은 삼 단계 이후의 과

제를 클리어할 때마다 영약을 하나 씩 지급해 주었다.

즉, 들고 나오는 영약의 숫자로 시련의 산을 몇 단계까지 클리어했 는지 유추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기에서준의 손을 확인한 스 칼렛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말도 안 돼……

서준의 손에 자그마치 네 개의 영약, 공청석유가 들려 있었다.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인지 스칼 렛이 서준에게 황급히 다가가서 질 문을 던졌다.

“공청석유가 네 개라니, 대체 몇

단계까지 깬 거야?!”

“ 그게......

뒷머리를 긁적인 서준이 입을 열 었다. 그러나 옆에서 터져 나온 우 렁찬 말소리에 끝맺지는 못했다.

“저, 저기…… 시련의 산이!”

당황하는 목소리에 주변 사람들 의 시선이 일제히 게이트로 향했다.

게이트의 균열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스칼렛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Holy Crap.”

놀란 것은 비단 스칼렛뿐만이 아

니었다.

“맙소사……

서준의 능력에 대한 빅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안채형도 입을 다 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순간 가장 당황하고 있는 것은 일본 각성자 협회의 직 원들이 었다.

“시, 시련의 산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입을 다물 지 못하고 있었지만, 서준은 묵묵 히 고개를 주억이고 있었다.

시련의 산, 게이트의 핵이 정복 왕의 파편이었고, 그것을 들고 나 왔으니 게이트가 닫히는 것은 당연 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내부에서 벌어진 일 들을 모르는 입장에서는 기이하기 짝이 없게 느껴질 것이었다.

“대체 안에서 뭔 짓을 하고 온 거야?!”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스칼렛을 바라 보며 서준이 피식 미소를 홀렸다.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냥 시련 을 다 깨고 나온 것뿐이야.”

“시련을 다 깼다고?”

« Q 아

“o’.

세계를 뒤집을 만한 일을 벌여 놓고 평온한 표정으로, 고개를 주 억이고 있는 서준의 모습에 스칼렛 의 입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Oh My God……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 온 시련의 산, 게이트가 공략됨으로써 사라지 게 된 것은 충분히 세간을 들썩이 게 만들 일이었다.

게다가 그 기상천외한 사건의 주 인공이 연일 뜨거운 감자로 회자되 고 있는 한서준이었으니 세계가 발 칵 뒤집힐 수밖에 없었다.

[수년 동안 클리어되지 않았던 시련의 산이 마침내 한국인 각성자 에게 무너지다!]

[세계기록을 연달아 갈아 치우는 각성자 한서준 그는 대체 누구인

가‘?]

기사들은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사람들의 반응도 폭발 그 자체였다.

L인간 아닌 거 아냐? 그 뭐, 다 른 차원에서 한 천 년 정도 살고 왔다든가, 그런 거 아냐?

L같은 한 씨로서 자랑스럽다! 수백 년간 갈아 치워지지 않을 위 인의 탄생이네.

L히로아키도 이겨, 시련의 산도 클리어해, 이 정도면 크라운즈 나 이트가 제발 들어와 달라고 애원해

야 하는 거 아냐?

L그 정도까지는 모르겠는데, 천 외천의 존재가 나왔다는 거는 확실 하네.

L인류사에 이보다 더 기쁜 사실 이 어디 있겠냐.

당연한 반응이었다.

지금 당장의 세상은 평온해 보이 지만 게이트, 몬스터가 출몰하고 있는 작금의 지구는 매일같이 살얼 음판 위를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니었다.

그런 격동의 세계 속에서 강력한

각성자가 등장했다는 것은 당연히 기뻐해 마지않을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모두가 그 사실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었다.

자국 s급 각성자를 시련의 산으로 수련시키려 했던 국가와 한국이 라는 나라 그 자체를 경계하고 있 던 주변 국가에는 비보였다.

이를 비롯해 몇몇 이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지만, 가장 속이 쓰린 곳을 꼽자면 역시나 일본이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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