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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55화 (55/517)

- 3권 10화

60 화

스칼렛은 근래 엘프의 왕이라 불 리는 아우레시아를 직접 목도했기 에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그야말로 격(格)이 다른 존재였다.

만약 정말로 한서준이 그 왕좌에 오를 존재라면 앞으로 세계라는 무 대에서의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다 못해 어쩌면 세계의 판도 자체가 바뀌게 될 수도 있었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이야기였던지라 스칼렛 의 입에서 피식- 헛웃음이 홀러나 왔다.

“이런 망상을 하고 있느니 현실 적인 생각을 하는 게 현명하지.”

한서준의 패배를 번복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식적으로 이 의를 제기하는 것이었다.

효과는 물론 있겠지만, 이의를 제기하게 될 경우 분명 일본의 미 움을 사게 될 것이었다.

당연하지만, 일본의 미움을 사게 되면 이후 시련의 산은 도전하지도

못할 것이었다.

S급 각성자로서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한서준의 정보를 수집하 지 못하고 물러나기에는 그가 보여 주었던 마나의 운용법이 너무나도 탐이 났다.

‘시련의 산의 보상과 한서준 각 성자의 마나 운용 능력…… 어느 쪽이 더 가치가 높을까.’

두 개 다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보물인 탓에 쉽게 결정을 내 릴 수 없는 만큼 스칼렛은 집중하 기 위해 TV 소리도 음소거해 가며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10분, 20분, 근 1시간에 달하는 제법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나자 조금씩 답을 내리는 것이 가 능했다.

‘생각해 보면 어차피 성장의 한 계는 정해져 있는 거고 그 한계점 에 도달하면 레벨 업이 상당히 더 뎌지잖아.’

굳이 지금 시련의 산에서 경험치 를 습득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게 이트를 공략하고 몬스터를 사냥하 다 보면 결국에는 엇비슷한 레벨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넓게 보자면 시련의 산 의 영약과 한서준의 정보 두 가지 의 싸움이었다.

이렇게 보니 기나긴 고민의 답이 확실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넓게 보면 당장의 스텟보다는 지금 가진, 그리고 앞으로 쌓아 갈 스텟과 능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 는 마나 운용 능력이 더 가치 있을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S등급 각성자 로서의 감이 한서준의 편을 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물론, 이것이 단순한 감은 아니

었다.

이 타고난 감각은 시스템도 인정 을 해 준 스킬, ‘포춘 디렉션’. 자그 마치 SS랭크 스킬이었다.

여태껏 숱한 난관과 역경을 버티 게 해 준 일등 공신이었다.

‘포춘 디렉션이 이렇게까지 직관 적으로 신호를 보내오는 것은 처음 이야.’

확실한 길잡이가 있는 만큼 더 이상의 고민은 시간 낭비였다.

결단을 내린 스칼렛이 감고 있던 두 눈을 뜨는 순간이었다.

[속보, 약 55분 만에 A급 게이트 의 수호자 앞에 당도, 세계기록이 경신될 것으로 추측]

TV의 화면 밑에 있을 수 없는 자막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스칼렛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 다.

“뭐라고?”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 자막도 동시 송출되고 있었기에 확실했다.

그러나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현 실이어서 믿기 힘들었다.

하지만 TV 화면 속에는 A급 게 이트의 수호자를 마주하고 있는 서준의 액션 캠이 실시간으로 송출되 고 있었기에 계속해서 부정할 수는 없었다.

스칼렛은 황급히 리모컨을 움켜 쥐며 음소거를 해제했다.

-한서준 각성자 A급 몬스터, 아 니 게이트 전체를 휩쓸고 질주한 덕에 벌써 수호자와의 대전을 준비 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대로라면 기존의 세계기 록에서 열 배가 넘는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겠는데요. 한서준 각성

자 정말 대단합니다!

중계진도 크게 흥분했는지 한껏 고양된 목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비정상적인 광경에 스칼렛의 입 이 떡 하고 벌어졌다.

“What the Fuxk.

한 시간 만에 A급 게이트의 수 호자 앞에 당도해 냈다.

말도 안 되는 신기록, 달리 무슨 말이 달리 필요할까?

“Holy Shit! Crazy man!”

*

화광충전이 빚어낸 묵염은 시야 를 가리던 나무, 기회를 엿보던 이 매망량과 같은 장애물들을 모두 먹 어 치웠다.

덕분에서준은 56분 57초, A급 게이트와 관련된 세계기록을 말 그 대로 압도적으로 무너뜨릴 수 있을 기록을 가진 채로 수호자의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까지 당도할 수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수호자의 모습을

확인한서준은 혀를 차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부상 정도는 입었을 줄 알았는데.”

숲이 묵염에 잡아먹혀 타오르고 있었지만, 수호자의 몸에는 자그마 한 상처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었다.

이번 A급 게이트의 수호자는 운 잔(雲山)이라 불리는 거대한 비행 형 몬스터였다.

비행이 가능한 개체인 만큼 화마 가 덮쳐 오기 전 하늘로 날아올랐 올 것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지만 그리 당황할 것은 없었다.

한 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수호 자 앞에 당도한 만큼 사실 이미 세 계기록 경신은 떼 놓은 당상이라고 봐도 되었다.

하지만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서준은 단순 한 세계기록 경신에서 만족할 생각 이 없었다.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모두가 우러러봐야 하는 기록이자, 처음 서준이 목표로 했었던 시간이 존재 했다.

‘가능하면 1시간 이내에 A급 게 이트의 공략을 마치고 싶었는 데……

그러나 아쉽게도 운잔과의 거리 는 제법 멀었다.

운잔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는 있 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뛰어난 시 력 덕이었다.

지금 당장 거리를 이동하는 것만 도 제법 시간이 걸릴 것 같아 힘들 었다.

“쯧, 어쩔 수 없나.”

서준이 아쉬움에 혀를 차고 있던 순간, 다행히도 문제가 저절로 해

결됐다.

후오오…….

거대한 바람이 솟구치고, 숲을 뒤덮고 있는 불꽃을 밀어내는 것이 었다.

서준의 입가에 피식 미소가 흐른 다.

“알아서 찾아와 줬네.”

고개를 들어 올리자 대요괴 운잔 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거대한 날 개를 퍼덕이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서준이 자신의 보금자리이고 터 전인 숲을 불태웠다는 것을 아는지

운잔의 눈동자에는 숨길 수 없는 분노가 피어나고 있었다.

키에엑-!

커다란 소리를 토하는 것으로 분 노를 표출한 운잔은 예리한 발톱을 사정없이 세우며 날아오기 시작했 다.

A급 수호자로 분류된 운잔의 힘 을 파악해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 도 시간이 그리 충분치 않았다.

‘1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3분 남 짓.’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가 아니었다.

운잔을 빠르면서도, 확실한 일격 으로 보내야 했다.

다행히도 머릿속에는 몇 가지 방 법들이 떠올랐다.

서준은 목표 기록을 향해 머릿속 에 있는 정보를 곧장 활용하기 위 해 발을 움직였다.

한 걸음, 세 걸음, 이윽고 다섯 번째 걸음이 세상을 밟았다.

“팔경성보, 음풍농월(«今風#月).”

천하제일인이라 불렸던 모용휘의 보법, 팔경성보의 다섯 번째 걸음 인 음풍농월이 펼쳐졌지만 당장 눈 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운잔은 벼르고 있던 발톱 을 황급히 거둬들이며 다시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서준이 괜히 모용휘를 유일한 라 이벌로 인정해 주었던 것이 아니었다.

여태껏 모용휘보다 빠르면서도 위협적인 보법을 지닌 자를 본 적 이 없었다.

그런 모용휘가 사용하는 보법의 다섯 번째 발걸음이 아무런 변화가 없을 리 만무했다.

‘오히려 다섯 발걸음부터가 진정

한 팔경성보의 경지.’

네 번째 발걸음, 유호(遊湖)까지 는 공기 중 혹은 불어온 바람을 타 고 이동하는 것에 그치는 보법이었다.

그러나 다섯 번째 걸음부터는 바 람을 직접 빚어내고, 다뤄 내는 경 지에 이를 수 있었다.

그것이 가져오는 이점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위력을 보인다는 것.

지금처럼 피부를 찢어 버릴 수 있는 강기로 빚어진 칼바람을 몸 전체에 두를 수 있는 것처럼 말이 다.

쉬 이 익 . . .. . .

서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 른다.

“동물형이라 그런지 감각이 좋긴 한데 반응이 너무 늦었어.”

천마신공이 단전에 응집해 있는 내공을 전신으로 퍼뜨린 상태였다.

위기감을 느낀 운잔이 날개를 퍼 덕거리며 도망을 치려 했지만 어느 새 준비를 마친 서준은 땅을 박차 며 도약하고 있었다.

시야에서 검은 빛이 일순 반짝였 다.

동시에 가슴팍에서는 극심한 고 통이 느껴졌고, 운잔이 고통의 근 원을 확인하기 위해서 천천히 고개 를 내렸다.

운잔의 시선이 마침내 멈춘 곳에 는 모용휘의 음풍농월에 천마신공 의 패도적인 힘, 천마신공이 더해 져 만들어진 칠혹의 폭풍, 서준의 신형이 운잔의 심장을 꿰뚫고 있었다.

“끝이야.”

서준의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운잔의 입에서 단말마와 같은 비명 이 터져 나왔다.

키에에에엑-!

[A급 게이트 수호자 ‘운잔’의 사 냥에 성공했습니다.]

[초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축하드립니다! 필요 경험치를 충족함에 따라 레벨이 76으로 상승 하였습니다.]

단숨에 레벨이 세 계단이 상승하 며 메시지 창이 연이어 떠오르고 있었다.

괄목한 성장에서준의 입가가 호

선을 그린다.

‘과연 A급 게이트야.’

레벨 업을 이뤄 낸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단숨에 세 계단 상승하 며 B급 게이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험치를 획득했음을 알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운잔의 몸에서 최 소 수십억대를 호가하는 주먹만 한 A급 마정석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나같이 기분을 좋게 만드는 보 상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서준을 기 쁘게 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59분 52초.’

타이머에 기록된, 이번 서준이 공략을 위해 사용한 시간, 목표로 했었던 1시간 내 공략을 성공해 낸 것이다.

자연스레 서준의 입가에 환한 미 소가 흘렀다.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 입을 모

았던 경기였다.

그러나 한서준은 그를 보란 듯이 뒤집고 승리했다.

아니, 그 누구도 상상조차 못 했 던, 듣는 것만으로 경외심이 생길 정도의 신기록을 세웠다.

반응은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한서준, 시대의 대풍운아의 탄 생. 그를 주목하라!]

[핫 키워드, “크라운즈 나이트” 한서준 가입할까 모두가 주목…….]

[한국에서 태어난 국보급 인재. 세계가 주목하는 한서준, 그의 한 계는 어디까지인가]

기사는 말하면 입 아플 정도였고 여론도 어느 하나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 반응이 뜨겁다 못해 금세라도 터질 것 같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렇게 세간의 반응이 격 해질수록, 공기가 차가워지는 곳이 있었다.

“확실한 방법이라 하지 않으셨습 니까? 이건 협회장님의 목뿐만이

아니라 제 목도 걸려 있는 문제였 습니다.”

시게미치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노려보고 있었지만, 히로아키 는 차마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냥 패배한 것도 아닌 말 그대 로 처참한 패배를 겪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이것은 단순히 히로아키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서준이 믿을 수 없는, 기적과 도 같은 일을 벌인 만큼 이번 A급 게이트 스피드 런에는 경기 전보다

현재가 더욱더 많은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번에 일본 이 벌였던 갑작스러운 선수 교체, 종목 변경과 같은 조작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세계에서 비난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침묵으로 일관한다고 해결될 문 제가 아니라는 걸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이야 쏟아지는 기사들을 돈으로 어찌 막아 낼 수 있다지만 본격 적인 조사가 시작되면 우리의 조작 들이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 다. 최대한 빨리 해결책을 제시해 주셔야 합니다.”

시게미치의 독촉에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히로아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한 가지 방법이 남아 있긴 합니 다.”

활로가 있다는 말에 시게미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그 한 가지 방법이 무엇입 니까?!”

“모든 문제의 원인인 한서준 각 성자를 제거하는 겁니다.”

말을 내뱉고 있는 히로아키의 눈 이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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