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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52화 (52/517)

— 3권 7화

57화

관료들의 그늘진 표정을 바라보 던 히로아키가 입을 열었다.

“미치오 각성자의 일은 아쉽게 되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써드 아이라는 특별한 스킬을 가 지고 있긴 했지만 대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련의 산이 내어 주는 보상은 쉬이 대체할 수 없는 것들

이었다.

“근처의 CCTV에 녹화된 상황을 확인해 본 결과 한서준이라는 각성 자는 단 한 번의 공격으로 B급의 트롤 무리를 사살해 내더군요.”

히로아키의 말에 관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트롤 무리를 한 번의 공격으로 처리했다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발로 땅을 한 번 내려찍는 것으로 정리를 했습니 다.”

S급 각성자는 상식을 넘어선 힘 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그런 S급 각성자들 중에서도 B급 몬스터 무리를 한 번의 공격으로 정리할 수 있는 이는 극 히 드물었다.

하물며 이번에 방치한 몬스터는 재생, 방어 능력이 뛰어난 늪지대 트롤이 었다.

히로아키는 입을 쩌억 벌리고는 아무런 말도 내뱉지 못하는 관료들 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 레- 내저었다.

‘탁상공론이나 벌이는 것들은 이 래서 안 돼.’

자그마한 변수가 생기는 것만으

로도 이리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그나마 외무대신이라 불리는 시 게미치는 이 바닥에서 오랫동안 굴 러와서인지 황급히 의견을 내놓았다.

“이런 흐름은 좋지 못합니다. 한 국의 s급 각성자, 한서준의 능력은 우리의 예상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세계 각성자 협회라는 존재 때문 에 어쩔 수 없이 한국에도 시련의 산 초청권을 발송했다.

하지만 대놓고 말하자면 일본과 한국은 그리 사이가 좋다고 말할 수 없었다. 아니, 견원지간(犬債之

間)의 사이라고 봐도 될 정도였다.

한국의 국력이 강해져서 일본의 입장에서는 득이 될 것이 전혀 없 었다.

이 자리에 모여 있는 관료들 모 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욱더 답답함 이 느껴졌다.

“이제 와서 한서준을 막을 방법 이 있을까요?”

본래 한서준의 능력을 예상하고, 시험에서 떨어뜨리기 위하여 정부 와 협회가 손을 잡고 갖가지 술수 들을 준비해 두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한서준 의 힘은 그 예상을 뛰어넘고 있었다.

준비해 놓은 함정들이 무의미해 졌다는 것이었다.

쉽사리 답을 도출해 낼 수 없는, 아니 현재로서는 답이 없어 보이는 문제인 만큼 방 안에는 무거운 침 묵이 내려앉았다.

그렇게 5분여의 시간이 흘러갈 때쯤 히로아키가 한차례 고개를 주 억이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번에 출전키로 한 나카다 대

신에 제가 선수로 나가겠습니다. 한서준 각성자와 스피드 런 경기를 잡아 주시지요.”

시게미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응시자로서 나가시겠다니 너무 위험합니다.”

“제 능력을 불신하는 겁니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스즈키 히로아키, 그는 일본 각 성자 협회장이기 전에 일본 최초의 S급 각성자였다.

30대 후반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 에 협회장이라는 높은 직위를 쥐고 있는 남자가 바로 히로아키다.

기성세대를 우대하는 사회적 특 성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히로아 키는 보란 듯이 해낸 것이다.

단순한 운, 든든한 뒷배 같은 것 이 아니었다.

S급 각성자, 한때는 크라운즈 나 이트라는 천외천의 존재에 속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진짜배기 능력 자였다.

비록 지금은 뇌황, 엔라이와의 대련에서 패배하여 크라운즈 나이 트의 자리를 빼앗긴 상황이었지만, 썩어도 준치란 말이 있듯이 히로아 키는 s급들 중에서는 상당한 강자

에 속해 있었다.

히로아키는 서준이 차현성과 같 은 조무래기를 이겨 냈다고 감히 대적할 수 있다고 말할 존재가 아 니란 말이다.

“저는 단지, 잡음들이 터져 나올 것을 말하는 겁니다.”

갑작스러운 선수의 교체만으로도 이의를 제기하기에 충분할 것이었다.

심지어 교체된 선수가 과거, 크 라운즈 나이트에 속했을 정도의 실 력자인 히로아키라면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한서준, 아니, 한국 각성자 협회 가 세계 각성자 협회에 공식적으로 항의를 할 것입니다.”

히로아키도 이 점은 부정할 수 없는지 고개를 주억이고 있었다.

“맞는 말씀입니다만, 외무대신님 과 관료님들은 이보다 더 확실한 방법을 가지고 계십니까?”

침묵을 지키고 있는 시게미치의 모습에 히로아키의 목소리에 자신 감이 깃들었다.

“그리고 아시지 않습니까, 세계 각성자 협회 놈들도 그리 깨끗한

이들이 아니라는 것을.”

출혈이 조금 생기긴 하겠지만, 뇌물을 먹인다면 입을 다물게 만들 명확한 방법이 존재했다.

때문인지 히로아키는 확신에 가 득 찬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갔다.

“세계 각성자 협회의 의원들이 속한 나라, 자국이 아니라면 충분 히 묻어 버릴 수 있습니다.”

작년, 세계 각성자 협회의 의원 을 선발할 때 한국 내에서 유일하게 자격을 갖춘 강석호는 제안을 거절하고 한국에 남는 것을 선택하 는 미련한 짓을 벌였다.

지금 현재 세계 각성자 협회의 의원들 중에 한국 국적을 가진 이 는 없었다.

계획이 실패할 리가 없다는 말이 었다.

“저의 손을 잡고 지금 당장 약간 의 비난과 지출을 감당하시고 앞으로 한국과의 외교에서 우위를 잡고 남은 나날을 편히 지내겠습니까? 아니면 한국에 시련의 산의 보상을 내어 주어 외교로도 패배하고 국방 에서도 패배해 손해의 고배를 마시 겠습니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크게 고민할 문제가 아니었다.

시게미치가 곧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지금 바로 총리님께 안건을 상 정하겠습니다.”

도쿄에 위치한 5성급 호텔, 스위 트룸.

그 호텔방 내부에서 휴식을 취하 고 있는 서준의 고개가 갸우뚱 젖

혀지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네?’

A급 각성자, 그것도 일본 각성자 협회 소속의 사람을 건드린 만큼 무언가 압박을 해 올 것이라 예상 을 하며 그에 맞춰 대응책들을 준 비해 두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무런 이야 기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그냥 이야기가 나오지 않 는 것도 아니었다.

[한국의 영웅이라 불리는 각성자 “한서준” 일본에서도 그 능력과 신

념을 증명하다!]

[일본 시민, 한국 각성자에게 ‘구 원’받다!]

[‘그’에게 난관이란 없는 것인가? 국경을 뛰어넘은 정의, 한서준을 알아보다]

위와 같은 인터넷 기사들뿐만 아 니라, 실시간 뉴스에서도 칭찬들을 쏟아 내고 있었다.

물론, 서준은 이를 순수한 호의 이자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 았다.

‘이렇게 가만히 두고만 보고 있

을 리가 없어.’

시련의 산의 마지막 시험에 떨어 뜨리기 위하여 뒤에 숨어서 정보를 모으고 능력을 염탐하려던 이들이 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손을 써 올 것이 분명했다.

‘가장 확률이 높은 건 시련의 산 의 마지막 시험 때겠지.’

이번에 보여 준 능력에 맞춰서, 아니 그 이상의 준비를 하여 시험 을 통과할 수 없도록 부당하고 불 합리한 조건을 만들어 냈을 확률이 농후했다.

당연하지만 서준은 아무리 용을 써서준비해 놓는다 할지라도 그를 파훼해 내며 시험에 보란 듯이 합 격할 자신이 있었다.

아니, 무슨 일이 있어도 합격을 해내야만 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 부모님의 건강이 달린 문제였다.

서준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 았다.

‘한 치의 실수, 만에 하나의 확률 도 존재해서는 안 돼.’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것 은 압도적인 무력, 힘.

일본 정부와 협회가 준비해 놓은 것 이상의 능력을 갖춰 내야만 했 다.

‘가장 좋은 것은 나, 개인의 성 장.’

생각을 정리하고 나자 몇 가지의 방법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중 가장 뛰어난 방법은 정해져 있었다.

‘천마신공의 성장.’

과거, 부족했던 심과 체로 인하여 미루어 두었던 천마신공의 성장 을 미뤄 둔 상태였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튼튼한 그릇 이 완성이 되었다. 진정한 천마신 공의 힘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말 이었다.

곧장 가부좌를 틀고서,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준비를 마친 서준은 체내의 기를 조심스럽게 응집시킨다.

‘진정한 천마신공, 천마의 힘을 깨운다.’

칠성(七星), 중원 대륙에 있을 당 시 진정한 천마(天魔)로서 인정을 받고 천마신교의 모든 실권을 쥘 수 있었던 경지를 일컬었다.

‘하늘과 땅을 물들이고 나서야 비로소 새 경지(境地)가 보였다. 하 늘과 땅은 만물이 아니었으되 오직 나 하나로 만물일 수 있었음을 알 아채자 만족할 수 없었다. 나는 스 스로 검지 못했다.’

입과 뇌리로 외우던 천마신공의 구결을 계속해서 되뇐다.

여태껏 안정적으로 흐르고 있던 천마신공의 기운이 순식간에 부풀 었다.

서서히 그 덩치가 커져 가자, 천마신공은 마치 이 순간을 기다렸다 는 듯이 혈도를 타고 흐르며 앞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것을 집어삼킨 다.

누군가가 망치로 전신을 두들기 는 느낌.

하지만 여기서 신음을 내거나 나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었다.

‘천마신공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 는 패왕의 힘이다.’

거듭 말하지만, 그 대상은 내공 의 사용자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천마신공에게 나약한 모습 을 보인다면?

제 주인마저 집어삼킬 녀석이었다.

때문에 제대로 된 그릇, 육체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면, 칠성의 경지에 오른다는 것은 엄청나게 위 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서준의 육체라면 이 를 능히 감당해 낼 수 있었다.

‘내가 너의 주인, 천마이다. 복종 하고 조아려라.’

강력한 의지를 담아서 천마신공 의 구결을 계속해서 외워 가자, 미 친 듯이 날뛰던 천마신공의 기운들 이 서서히 누그러진다.

그렇다고 해서 가진 힘이 완전히 온순해진 것은 아니었다.

여태 품고 있던 힘은 그 힘 그대 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저 반동이 줄었을 뿐이지 여전 히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집 어삼키고 있었다는 말이다.

때문에 지금도 쓰라린 상처, 아 니 혈관 내부에 소독약을 들이부은 것 같은 고통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 아찔한 고통 속에서 서준은 입술을 질끈- 깨물어 가며 정신을 부여잡았다.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칠성의 경지에 오른 천마신공을 무사히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가 흐

를 수 있는 통로를 열어 둬야만 했 다.

혈도를 가로막고 있는 노폐물들을 제거해 둬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런 불순물 없이 순수한 기 (氣)를 뽑아내야 그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당연하지만 그 경지는 불순물이 섞여 있는 기들과는 차원을 달리하 는 성능을 보였다.

매우 강력한 힘을 거머쥘 수 있 다는 것이었다.

‘으윽!’

때문에서준은 정신이 아찔해지

는 고통을 억눌러 가면서 천마신공 이 혈도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천마신공의 기운들이 활짝 열린 길을 종횡무진하며 추진력을 높인 다.

이제는 아프다 못해, 전신이 갈 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감각이 느껴 지며 정신을 놓쳐 버릴 것 같은 고 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서준은 이러한 사실을 모 르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과거, 천마신공을 칠성의 경지로 성장시킬 때도 전부 감내했던 과정

이었다.

그렇기에 알 수 있었다.

‘끝이 보인다.’

영겁과도 같았던 고통의 시간이 이제는 끝을 향해 다다르고 있었다.

목표 지점이 눈에 들어오게 되 자, 집념과 의지가 더욱더 불타올 랐다.

이런 서준의 집념과 의지는 확실 한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쾅-!

귓전을 강타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회전을 시작했던 천마신공이

마침내, 원래의 위치인 단전으로 되돌아왔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쾌함과 활 력을 느낀 서준은 감고 있던 눈꺼 풀을 들어 올렸다.

[SS급 스킬, 천마신공의 경지가 7성으로 상승합니다!]

[SS급 무공 천마신공이 진화합니 다.]

[축하합니다! 천마신공이 SSS급 무공으로 둥급 향상되었습니다!]

[내공 스텟이 30만큼 상승합니

[체내의 노폐물이 모두 제거되어,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육체가 완성 되었습니다! 위대한 성장입니다!]

[모든 스텟이 15씩 상승합니다!]

메시지 창을 바라보는 서준의 입 가에 진한 미소가 흘렀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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