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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41화 (41/517)

- 2권 21화

46화

한서준의 입가에 어린 미소는 백 승관이 의아함을 느끼게 하기에 충 분했다.

‘웃어?’

자신도 실수를 할 것이라고?

여태껏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몸 놀림이 날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빠르기만 할 뿐이었다.

여태껏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기 는커녕 피하기에만 급급했던 주제

에 여유를 보이고 있었다.

백승관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한서준을 경계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고개를 내저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나에게 이건 기회다.’

한서준의 여유가 중요한 게 아니 었다.

서로의 동의가 있었던 만큼 이것 은 한서준, 불새의 미래를 꺾어 낼 둘도 없는 기회였다.

그거면 충분하다.

파지직-!

스킬 라이트닝 제네시스로 인하여 일어난 스파크가 시험장의 천장 을 감싼다.

백승관의 눈빛이 변했다.

서준은 백승관을 주시하고 있었 던 만큼 그 변화를 눈치챘다.

‘온다.’

그 순간, 백승관이 시험장의 천 장을 향하여 손가락을 튕긴다.

빨랐다.

소란스러운 소리나 화려한 움직 임은 아니었지만 정말, 눈 한 번

깜빡할 사이에 백승관이 쏘아 낸 번개가 머리 위에 도달해 있었다.

파직-!

서준은 발걸음을 놀리며 피해 냈 지만, 다시 한번, 번개가 멈춰 서더 니 경로를 꺾어 낸다.

황급히 허리를 비틀어 공격을 피 해 내려 했지만, 따끔한 고통이 볼 에서 밀려왔다.

‘S급의 각성자들이 괜히 정점이 라고 불리는 게 아니네.’

앞에 있는 백승관은 A급 빌런이 었던 서강석과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 당시에 백승관과 맞붙었다면 제법 위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서준도 레벨 업, 정복왕 의 수투에 부가된 ‘정복자의 광폭’ 이라는 옵션으로 한층 더 성장을 한 상태였다.

엄지손가락으로 볼을 매만지자 붉은 선혈의 뜨뜻한 감각이 느껴진 다.

그 감각에서준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그래, 이게 싸움이지.’

볼에서 밀려오는 따끔한 고통과, 공격에 담긴 살기에 억눌러 두었던

본능들이 고개를 들이민다.

서준은 테스트니 뭐니 하면서 선 을 지키는 싸움에 익숙지가 않았다.

애초에서준은 처음 중원 대륙에 떨어졌을 때는 말할 것도 없었고 천마의 자리에 오른 이후, 선계에 등선을 했을 때도 삶, 생존을 위한 생사결만을 해 왔다.

지금처럼 테스트니 뭐니 하는 이 런 싸움에는 어떻게 싸워 줘야 할 지, 얼마만큼의 힘을 사용해야 하 는지 자세히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공격 대신 회피와 방어만

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런 목숨을 건, 생사결 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잘해 낼 자 신이 있었다.

쿵 쿵!

심장이 요동치며 전신의 혈도를 통하여 내공이 빠르게 회전한다.

체내에 힘이 용솟음치며, 죽어 있던 감각들이 곤두섰다.

언제 느껴도 기분 좋은 감각에서준이 미소를 흘리며 그것을 만끽 하고 있던 찰나였다.

백승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흘렀다.

“그렇게 멍하니 서 있을 때가 아 닐 텐데?”

콰과광!

백승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준의 머리 위로 번개가 내리쳤 다.

서준은 하늘을 바라보지도 않고, 발을 가볍게 뒤로 끌어 몸을 빼내 며 번개를 피해 낸다.

그 모습에 백승관이 고개를 절레 절레 내저었다.

“학습 능력이란 게 없나 보군.”

쏘아지던 번개의 경로가 꺾이며

다시 한번 서준을 향해 쇄도해 왔 다.

하지만 전처럼 서준의 몸에 닿지 는 못했다.

넓게 퍼져 나간 기감들이 쇄도해 오고 있는 번개들의 움직임을 정확 히 포착해 내고 있었다.

콰광!

경로를 꺾어서 날아오던 번개는 애꿎은 시험장 벽면을 손상시켰다.

서준의 입가에 피식- 미소가 흐 른다.

“이 정도 속도였구나. 확실히 제 법 빠르긴 한데 방금 보니까 두 번

다시 맞을 일은 없을 거야.”

여유가 넘실거리는 서준의 미소 에 백승관이 코웃음을 쳤다.

“고작 한 번 피해 낸 것으로 너 무 기고만장하는군.”

백승관이 손가락을 튕기며 번개 를 쏘아 낸다.

정점이라 불리는 S급 각성자, 그 중에서도 속도로만 보자면 둘째가 라면 서러울 정도로 무시무시한 속 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을 할 수 있었다.

‘방금 피해 낸 것은 단순한 행운 일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백승관의 생 각과 달리 현실은 너무나도 잔혹했 다.

타닥-

서준은 가볍게 한 발자국 움직이 는 것만으로 백승관이 쏘아 낸 번 개를 가볍게 피해 낸다.

경로를 한번 꺾어 내었지만 결과 는 전과 다를 바 없었다.

아니, 전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다.

고작 반보, 몸을 약간 비트는 것 만으로 가볍게 번개를 피해 냈다.

“어떻게?”

“말했잖아, 두 번 다시 맞을 일 없을 거라고.”

휘둥그레져 있는 백승관의 눈동 자를 확인한서준이 피식- 웃으며 뒷말을 이어 갔다.

“왜? 공격이 왜 안 맞는지 모르 겠어?”

“시끄럽다!”

백숭관이 가슴 앞에 거대한 구 체를 쥔 것처럼 양손을 넓게 펼친 다.

괜히 레일건이라는 이명으로 불

리는 게 아니었다.

한 발 한 발씩 번개를 쏘아 내었 다면 건(Gun)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을 것이다.

파지직-!

백승관이 펼친 손과 손 사이의 빈 공간에서 스파크가 파지직- 발 작하듯이 튀어 오르며 뇌전의 구체 를 만들어 낸다.

“라이트닝 제노사이드.”

구체에서 만들어진 번개들이 터 지듯이 퍼져 나가며 서준을 향해 쇄도한다.

파지직-!

앞, 뒤, 좌, 우는 말할 것도 없었 고 머리와 발밑에서까지 번개들이 덮쳐 온다.

심지어 쇄도해 오는 번개들은 전 보다 더 빨라지고 매서워져 있었다.

피할 공간 따위는 없어 보였다.

아니, 전과 같았더라면 서준도 피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백승관이 스킬을 준비하 는 사.이, 서준도 놀고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팔경성보, 유호(遊湖).”

팔경성보, 네 번째 발걸음이 완 성됐다.

세 번째 발자국, 추풍으로 만들 어진 요란한 태풍의 바람이 뚝- 하 고 끊긴다.

일대의 태풍이 가시며 가벼운 바 람만이 시험장을 맴돌 뿐이었다.

가을날의 산들바람과 같은 잔잔 함이었지만, 이것이 팔경성보의 네 번째 걸음의 저력이자 진정한 힘이 었다.

파지직-!

번개들이 눈앞에 다다른 순간 잔 잔했던 가을바람이 삽시간에 태풍

이 되어 몰아친다.

서준의 신형이 바람과 함께 흩어 진다.

콰과과광!

시험장을 뒤덮을 정도의 폭뢰가 쏟아졌지만 바람 속을 누비고 있는 서준은 옷깃조차도 스치는 것을 허 용해 주지 않았다.

멀쩡한 모습으로 서 있는 서준의 모습에 백승관은 입을 다물지 못했 다.

“이, 이게 무슨……

“빠른 것만이 능사가 아니야.”

괜히 보법에서 속(速)과 변(變)으로 부류를 나누는 것이 아니었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제어를 할 수 있기에 변화에 중심을 둔 보법, 그리고 오직 속도만을 중시하는 보법 이 존재했다.

그리고 백승관의 번개는 속도만 을 중시하는 보법과 같은 성질을 띠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보법들에 비해서도 한참이나 부족하지.’

속도가 빠르긴 했지만 제어가 전 혀 되지를 않았다.

물론, 속도와 변화를 모두 잡는

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 네 번째 걸음부터 가 진정한 팔경성보지.’

서준이 괜히 모용휘를 유일한 라 이벌로 인정해 주었던 게 아니었다.

속도와 변화를 모두 잡아 낸 무 공, 보법을 창안했고 사용하고 있 었기 때문이었다.

팔경성보의 네 번째 발걸음 유호 는 세 번째 발걸음의 추풍으로 만 들어진 태풍의 바람을 완벽하게 제 어하며 사용자가 자연, 천하를 누 비게 해 준다.

“너는 힘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그냥 쏘아 내는 거에 불과하잖아. 단순히 앞으로 사출하는 게 아니라 제어를 해서 생각한 대로 쏘아지도 록 해야지 변수가 생기고 공격을 맞힐 수 있는 거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 이는 거냐!”

눈이 휘둥그레진 백승관을 바라 보며 서준이 피식- 미소를 흘렸다.

“이게 어렵나? 아니다, 생각해 보니까 이걸 못하니까 그 좋은 능 력을 가지고도 고작 레일건이라고 불리고 있는 거겠지.”

“이제 갓 S급에 오른 놈 따위가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냐!”

분노한 백승관이 눈앞의 서준의 신형을 향하여 연신 손가락을 튕기 었지만 어느새, 서준은 그 반대편 에 도달해 있었다.

“번개를 만들어 내는 좋은 능력 을 가지고 있어 봤자 뭐 해, 자기 힘도 제대로 갈무리하지 못해서 앞 으로 쏘아 내는 것밖에 못하는데. 진짜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가 따 로 없네.”

노골적인 서준의 비난에 백승관 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 입 닥쳐라!”

한서준은 아주 쉽다는 듯이 이야 기하고 있었지만 아까 전 말했듯이 저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백승관은 S급에 도달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사냥과 수련을 하며 스킬 을 연구, 개발해 왔다.

그리고 지금 한서준이 말하는 것 처럼 번개에 변화를 주기 위하여 몇 번씩 시도를 했던 적이 있었다.

결과는, 지금 일직선으로만 쏘아 냈듯이 성공한 적은 없었다.

S급인 자신이 연구하고 수련을 했음에도 실패한 만큼 그저 ‘불가 능’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한데 지금 한서준의 움직임은 무 엇이란 말인가?

“라이트닝 제노사이드!”

자유로우면서도 변화무쌍한 움직 임을 보이며 사방에서 쏟아지는 번 개들을 가볍게 피해 내고 있었다.

‘저런 게 가능했다니……

이제야 서준의 능력이 제대로 보 이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될 정도의 재능과 능력 을 가진 존재였다.

‘이런 괴물에게 싸움을 걸었다 니.’

힘의 차이가 확실한 만큼 패배는 이미 확정되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순순히 패배를 인정할 수 가 없었다.

‘한서준이 S급이 되면 블랙 길드 는 끝이다.’

그렇지 않아도 블랙 길드의 위치 가 위태위태했는데, 오늘 익스테스 트로 인하여 한서준 각성자와 확실 하게 척까지 지게 되었다.

블랙 길드의 몰락은 정해져 있다 고 봐도 됐다.

어차피 벼랑 끝에서 있는 만큼, 본래라면 죽기 살기로 계속해서 싸

움을 이어 가는 선택지를 골랐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 테스트를 하기에는 아까 전 한서준이 지었던 꺼림칙한 미소와 ‘실수’할 수도 있다는 말이 계속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계속해서 튕겨 대던 손 가락이 일순간 움직임을 멈추었다.

틈이 생긴 것이었다.

서준이 이를 놓칠 리가 만무했 다.

지척 거리에 도달한서준의 서슬

퍼런 시선이 백승관을 응시한다.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맹수를 마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형용할 수 없는 공포에 저도 모 르게 입에서 얼빠진 소리가 흘러나 왔다.

“어……

그 순간, 가슴팍에서 망치로 내 려찍힌 듯한 아찔한 고통이 밀려왔 다.

“끄윽!”

서준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실수인 거 알지?”

당연하지만 절대 실수 따위가 아 니었다.

가만히 있으면 저 맹수는 자신을 집어삼킬 것이 분명했다.

방금 전, 고민했던 문제가 깔끔 하게 해결되었다.

‘블랙 길드의 위상도 내가 남아 있어야 소중한 것이다.’

백승관이 재빨리 입을 열어 항복 을 선언하려고 했다.

“내가 졌……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닫았다.

아니, 서준의 주먹에 의해서 닫 혔다.

콰직-!

입안을 굴러다니는 치아들과, 쏟 아지는 피 때문에 말은커녕 호흡이 턱- 하고 막혀 왔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 말을 내뱉 을 수 없는 몸 상태까지, 빠르게 상황을 인지한 백승관의 몸이 사시 나무처럼 떨렸다.

“에발……. 자아알옷앳읍이아.”

백승관은 황급히 서준을 바라보 며 애원했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 를 고른 것이었지만 아쉽게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지 한참 이었다.

서준이 입가에 미소를 흘려 가며 저벅저벅- 앞으로 걸어왔다.

“실수 좀 한 것 가지고 너무 예 민하게 반응하지 마.”

조금이라도 눈치가 있다면 지금 서준의 언행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 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백승관의 얼굴에 절망이 드리웠 다.

“에, 에발……

지척 거리에 다다른 서준이 백승 관의 귓가에 나지막이 읊조렸다.

“상대를 죽이려 했다면 너도 그 만한 대가를 치를 생각을 했어야 지.”

서준은 비릿한 미소를 흘리며 회 색빛 기운이 감긴 손을 백승관의 아랫배, 단전을 향해 내뻗었다.

콰직-!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아 득한 고통이 밀려왔다.

“꾜아악!”

백승관의 입에서는 괴상한 비명

이 터져 나왔고, 몸은 경련을 일으 켰다.

이내, 눈이 새하얗게 뒤집어진 백승관은 의식을 완전히 잃어버렸 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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