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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26화 (26/517)

— 2권 6화

31화

다섯의 적들은 오랫동안 한 팀으로 행동해 왔는지 제법 훌륭한 움 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조심스러움은 말할 것도 없고, 서로 거리를 벌린 채로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뛰쳐나 가서 사지를 비틀어 협회에 넘기고 싶었지만 그래서는 안 되었다.

‘저들 모두를 포획할 수 있다고

는 장담하기 힘들어.’

서로 거리를 벌린 채로 넓게 퍼 져 있는 만큼 한두 명 정도는 놓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연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꼬리 의 잔챙이들보다 박준영과 연결된 대장 격, 몸통이 빠져나갈 확률이 높았다.

그래서는 이 덫을 판 이유가 없 어진다.

이번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박준영은 높은 확률로 몸을 웅크리 고 음지로 숨어들 것이었다.

여러모로 귀찮아질 수밖에 없었

다.

‘이번에 확실하게, 일망타진해야 해.’

쉽사리 도망치기 힘든 곳에서 작 전을 실행해야 했다.

다행히도 지금 그와 같은 지형을 가진 곳이 바로 앞에 있었다.

‘부디, 지금처럼, 불을 보고 뛰어 드는 부나방같이 따라와 줬으면 좋 겠는데.’

서준은 새어 나오려는 웃음을 억 지로 억눌러 가며 입을 열었다.

“오늘도 빠르게 진행할 거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따라와야 할 거

야.”

“알겠습니다.”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게이트 내부로 발을 내디뎠다.

잠시 후, 두 사람이 입장한 게이 트 입구의 근처로 다섯의 빌런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을 샅샅이 탐색했는데 아무 도 없습니다. 협회 쪽의 보호가 확 실히 해제된 것 같습니다.”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화염의 광 인, B급 빌런 데니아 리가 입을 열 었다.

“그럼 말했던 대로 놈들이 수호

자를 처치하고 난 후에 지쳐 있을 때 확실하게 처리한다.”

데니아 리를 비롯한 다섯의 빌런 은 고개를 주억이더니 비릿한 미소 를 홀리며 서준과 경호가 입장한 게이트 내부로 걸음을 옮기었다.

게이트 내부.

무리를 짓고 다니는 C급 몬스터,

오크 워리어가 육체만큼이나 거대 한 돌도끼를 손에 쥔 채로 서준과 경호를 보면서 거대한 어금니 사이 로 군침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서준과 경호를 바라보는 오크 워 리어들의 눈가에는 아주 탐스러운 먹잇감을 바라보는 것처럼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 욕망이 눈동자에 가득 차오른 순간, 한 오크 워리어가 우렁찬 포 효 소리를 내질렀다.

크아앙!

방금 전 포효가 신호탄이라도 되 는 듯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오크 워리어들이 용맹하게 앞으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이건 용맹이 아닌 만용에 불과했다.

“무리하지 말고, 아까 전처럼 뒤 에서 도망치는 애들만 처리해.”

“알겠습니다.”

고개를 주억이는 경호를 확인한서준은 땅을 박차고 질주를 시작했 다.

타닥-

오크 워리어들이 황급히 도끼를 휘둘렀지만 흩날리는 서준의 움직 임을 쫓지 못하고 애꿎은 허공만을

베어 내고 있었다.

하지만 서준이 내지른 주먹들은 오크 워리어의 머리를 두부 으깨듯 이 부숴 내고 있었다.

압도적인 전투의 양상에 전투가 시작된 지 몇 분 흐르지도 않았는 데 오크 워리어들의 숫자가 기하급 수적으로 줄어들었다.

띵-!

[축하드립니다! 필요 경험치를 충족함에 따라 레벨이 42로 상승하 였습니다.]

귓전을 파고드는 기계음에서준 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흘렀다.

‘난도 때문인지 D급에 비해서 확 실히 경험치를 많이 주네.’

게임과 마찬가지로 포스 시스템 도 게이트의 등급, 몬스터의 레벨 이 오를수록 얻을 수 있는 경험치 가 증가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D급 게이트는 한 곳 당 하나의 레벨을 올리는 수준이었 는데, C급 게이트는 수호자도 처치 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두 개의 레벨 상승을 경험할 수 있었다.

‘경험치가 대폭 늘어난 덕분에

성장 속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라졌어.’

D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성장 에서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 어났다.

경호도 이 공략 속도에 들뜬 것 인지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떠들어 대고 있었다.

“수호자를 처치하기 전인데 벌써 40레벨에 도달했습니다! 정말 경이 로울 정도의 레벨 업 속도입니다. 감사합니다, 형님!”

허리를 연신 기역 자로 꺾어 가 며 감사의 인사를 내뱉는 경호의 모

습에서준이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감사 인사는 무슨, 계약대로 일 하고 있는 건데 뭘.”

경호가 게이트라는 밥상을 차려 주지 않았다면 제아무리 서준이라 할지라도 이렇게까지 빠르게 성장 하지는 못했을 것이었다.

거기에 더불어 의뢰비, 즉 돈이 라는 고급 후식까지 떠먹여 주고 있었다.

오히려 감사의 인사는 이쪽에서 해야 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경호는 여전히 진심 어린 감사와 동경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

로 말했다.

“그래도 속도가 다르지 않습니 까, 정말 말도 안 되는 속도라구 요!”

평범한 각성자들, 아니 속칭 버 스라 불리는 업체도 10레벨 미만의 각성자를 40레벨에 도달시켜 주는 데 최소 삼 개월이라는 시간을 필 요로 했다.

서로의 스케줄에 맞추고, 다인의 파티 사냥으로 경험치를 나눠 먹는 다는 점도 있었지만, 속도에서 압 도적이었다.

업체에 소속된 전문 버스 기사들

도 지금 서준처럼 빠르게 게이트를 클리어해 주지는 못했다.

‘C급 게이트를 이렇게 빠르게 공 략해 나가다니.’

B급 각성자들로 구성된 파티로 온다고 할지라도 하루에서 이틀은 걸릴 일을 서준은 두 시간도 되지 않아서 진행한 탓에 몬스터의 숫자 가 현저히 줄어든 상태였다.

벌써 공략의 끝이 보이고 있었다 는 말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감사하지 않 을 수가 있습니까. 이 속도, 이 성 장세! 정말 전무후무한 속도라고

요!”

한껏 높아진 경호의 목소리 톤을 봐서는 어떤 말도 통하지 않을 것 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서준은 설득 대신 피식-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그럼 편한 대로 생각해라.”

경호는 가파른 성장세에 기분이 한껏 들떠 있는 것 같았지만 아직 서준은 만족할 수 없었다.

‘아니, 이제부터가 시작이지.’

지금까지 해치운 오크 워리어들 은 애피타이저에 불과한 것들이었다.

허기를 채울, 메인 메뉴들은 이 제부터 였다.

서준의 눈동자에 탐욕이 가득 차 올랐다.

‘오크 워리어가 나오는 C급 게이 트의 경우에는 수호자로 오크 대족 장이 주둔하고 있지.’

그 말은 정복왕의 수투에 걸린 봉인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정복왕의 수투의 옵션을 생 각하면 봉인 해제 후의 성능은 구 태여 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거한 수확 일 텐데, 바깥에서 감지했던 다섯

빌런들의 기척도 꾸준히 느껴지고 있었다.

‘아주 잘 따라붙고 있군.’

가능하다면 수호자와 마주하기 전에 처리하고 싶었지만, 상당히 신중한 놈들이었다.

만에 하나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 는 것인지 아직까지도 바깥에서처 럼 서로 거리를 벌린 채로 간만 보 고 있었으니 말이다.

서준은 중원 대륙에서 저런 암살 자들을 수없이 상대해 온 만큼 그 들의 습성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본인들이 확신을 가질 때까지는

계속 거리를 재면서 덤빌 생각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겠지.’

모습을 드러낸다면 아마 수호자 와의 전투를 끝마치고 한껏 지쳐 있는 순간일 것이었다.

달리 말하자면 수호자를 처리하게 되면 알아서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때가 놈들의 마지막이 겠지.’

서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 르는 순간이었다.

“형…… 형님.”

경호가 몸을 벌벌 떨면서 손가락

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고개를 돌리자 그렇지 않아도 거 대한 오크 워리어들보다 다섯 배는 큰 오크 한 마리가 서 있었다.

서로 통성명을 하지 않았지만, 덩치와 위압만으로 저 오크가 누구 인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수호자 몬스터인 오크 대족장입 니다.”

족히 8m는 되는 거대한 크기.

전신에 발육한 당장이라도 터질 듯한 근육.

양손에 쥔, 바위를 든 것처럼 보 일 정도로 거대한 돌도끼.

아까 전부터 기감을 감지하고 있 었기에 예상은 했지만 직접 마주하 니 그 위압감이 더 강했다.

경호가 떨리는 목소리를 억지로 가다듬으며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혹시 모르니까, 여기서 너무 멀 리 떨어지지는 말고 저 돌바위 뒤 에 있어.”

“알겠습니다.”

경호는 마치 뒤로 떨어지라는 말 을 기다렸다는 듯이 잽싸게 움직이 며 돌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

근처에 방해가 될 요소가 완벽하게 정리된 상태.

서준은 웃는 얼굴로 오크 대족장 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오크 대족장도 서준의 존재감을 느꼈는지 섣불리 덤벼들지 않았다.

대신에 몬스터 특유의 본능적 촉 각을 곤두세우면서 서준을 향해 천 천히 발을 앞으로 내디뎠다.

거리가 좁혀지는 동안, 서준의 눈동자가 오크 대족장의 몸을 훑는 다.

‘고블린 나이트보다 훨씬 더 강 해.’

같은 등급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 은 수준은 아니었다.

거기에는 명확한 격차가 존재했 다.

고블린 나이트가 최하위라면 오 크 대족장은 중급 이상이었다.

그 때문인지 느껴지는 위압감부 터가 달랐다.

가까워져 갈수록, 산만한 덩치가 시야를 가득 메우고 위압감이 더욱 강해졌다.

어느덧 둘의 거리가 지척만큼 가 까워졌다.

그때 였다.

크오오-!

머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큰 울음소리를 내뱉은 오크 대족장이 거대한 도끼를 머리 위로 들어 올 리더니 아래로 내려찍었다.

눈을 번뜩 뜬 서준이 황급히 몸 을 비틀었다.

‘ 빠르다.’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게 아니었다.

대족장의 돌도끼가 한바탕 난리 를 피우고 간 자리에 있던 바닥엔

일(一)자의 거대한 상흔이 생겨나 고 있었다.

쿠웅-!

이어지는 연격도 물 흐르듯이 부 드러웠다.

두 자루의 돌도끼를 휘두르는 대 족장은 춤을 추는 것처럼 자연스레 움직이며 도망치고 있는 서준의 신 형을 쫓아갔다.

빠르면서도 치명적인, 하나하나 가 섬뜩한 공격이었다.

‘한 번이라도 공격을 내주면 끝 이야.’

이어지는 연격에 난자(亂刺)당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보법을 통한 현혹은 무 의미했다.

매화난만보는 이미 앞서 고블린 나이트도 간파했었다.

그보다 더 강력한 대족장이 간파 하지 못할 리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 이었다.

이윽고 서준의 눈빛이 날카로워 졌다.

‘반응할 수 없을 정도로 재빠르 게 몰아친다.’

천마군림보가 신공절학이라 불릴 정도로 훌륭하긴 하였지만 패도에 중점을 둔 만큼 지금과 같은 상황 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서준의 머릿속에는 수십, 수백 가지의 무공이 들어 있었다.

‘현재 펼칠 수 있으면서 가장 빠 른 보법.’

머릿속에 번뜩- 스치는 한 가지 의 무공이 존재했다.

생각을 마친 서준은 정신을 집중 하며 단전을 타고 흐르는 기운들을 허벅지와 발에 응집시켰다.

가공할 정도의 내력에 근육과 뼈

가 질겨지고, 탄탄해지는 것이 감 각적으로 느껴졌다.

그 긴박함이 극한에 다다른 순 간, 서준은 가벼이 땅을 박찼다.

처음 내디딘 한 발은 그리 빠르 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작은 산들 바람처럼 미약하고, 부드러운 것이 었다.

사락.

대족장이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 며, 서준이 서 있는 방향을 향해서 돌진했다.

그러나 그것은 명백한 오판이었다.

두 번째 발걸음이 진행되는 순 간, 바람이 강풍이 되어 휘몰아쳤 다.

공격이 빗나갔음을 확인한 대족 장이 황급히 무기를 회수하며 방어 에 나서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팔경성보(八境星步), 추풍(秋風).’

천마의 자리에 오른 이후 유일한 대적수라고 생각했던 전대의 천하 제일인(天下第一人), 모용휘의 무공 이 서준의 발끝에서 펼쳐졌다.

뺨을 간질이는 바람으로 시작한서준의 발걸음은 어느새 몰아치는

태풍이 되어 있었다.

이것이 팔경성보의 세 번째 걸음 의 저력이자 바람이 가진 힘이었다.

때문에, 세 번째 발걸음을 떼고 있는 서준의 속도는 대족장이 반응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서준의 신형은 눈 깜짝할 사이에 대족장의 지근거리에 도달했다.

거리가 좁혀졌다면 파괴력은 걱 정할 거 없었다.

‘파천수라권 제일식, 천굉지뢰.’

서준이 권기가 서린 주먹을 대족 장의 머리를 향해 내뻗었다.

콰과광!

머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대족 장의 신형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띵-!

[경험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축하드립니다! 필요 경험치를 충족함에 따라 레벨이 44로 상숭하 였습니다.]

[S급 무공, 팔경성보(八境星步)를 습득하셨습니다.]

[S급 무공 팔경성보의 성취도를 일정 수준 이상 달성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팔경성보가 SS 급 무공으로 등급이 향상되었습니다!]

메시지 창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수호자의 몸에서 나온 반짝이는 돌, 마정석까지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C급 마정석은 최소 1억을 호가 했지.’

게이트 하나에 네 계단이나 레벨 을 올린 동시에 1억에 달하는 수입 을 올린 것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서준의 입가에 절 로 호선이 그려지고 있었지만 아직

귓전에 울려 퍼지는 알람 소리가 남아 있었다.

띵-!

[정복왕의 수투가 오크 대족장의 피를 섭취했습니다.]

[수투에 걸린 봉인의 일부가 해 제됩니다.]

[봉인이 해제됨에 따라 정복왕의 수투의 옵션이 강화 및 추가로 개 방됩니다!]

[능력이 상승함에 따라 정복왕의 수투의 등급이 A둥급으로 상승합니 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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