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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16화 (16/517)

- 1권 21화

21 화

서준의 움직임에 남자가 물개 박 수와 함께 감탄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서준의 목소리는 여전히 내려앉은 상태였다.

“내가 먼저 질문했을 텐데.”

서준이 내뿜는 기세에 정신을 차 린 사내가 자신의 재킷 안에서 명 함을 한 장 꺼내어 내밀었다.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따로 연락을 취할 방법을 찾을 수가 없

어서 이렇게 불쑥 찾아뵙게 되었습 니다. 저는 이런 사람이라고 합니 다.”

서준은 눈동자를 움직여 명함을 살폈다.

-길드 ‘불새’ 마스터, A급 각성 자우진혁

길드 마스터라는 직책은 조금 의 외였지만 찾아온 이유는 물어볼 것 도 없었다.

‘스카우트에 관한 이야기겠지.’

본래라면 명함을 받았을 때부터 기분이 좋았을 테지만 위치가 너무 불편했다.

근래 일부러 눈에 띄는 활동을 펼쳤지만 개인 정보에 관한 것은 하나도 홀리지 않았었다.

흘린 정보라고는 기껏해야 얼굴 이랑 이름 정도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을 우진혁이라 고 소개한 인물은 정확하게 집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이곳은 혼자 살고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소중한 보금자

리였다.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는, 만 에 하나의 확률조차 배제할 수 없 었다.

“이곳은 어떻게 알았죠?”

가늘어진 서준의 눈매를 보며 우 진혁은 흠칫 놀랐다.

‘내가 불새 길드 마스터라는 사 실을 알고도 이런 태도를 보인다 고?’

평범한 각성자였다면 이미 명함 을 받기도 전에 고개부터 숙였을 터.

말석이라곤 하나 불새 길드는 대

한민국을 대표하는 4대 길드.

수많은 각성자들이 가입하기를 선망하는 곳 중 하나였다.

강석호와 밀회를 할 정도로 미래 가 창창한 인물이 한서준이었으나, 아직은 D급에 불과했기에 으레 같 은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믿어 의 심치 않았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설마 한 길드를 대표한다는 길 드 마스터께서 제 뒷조사를 한 겁 니까?”

처음과 같이 차가운 눈빛과 싸늘 한 목소리를 이어 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우진혁은 더욱더 한서준을 길드에 합류시키고 싶었다.

‘그래, 자고로 신입이라면 쉬이 굴하지 않는 패기와 자신감은 가지 고 있어야지.’

한서준의 첫 인상은 말 그대로 기대 이상의 모습이었다.

직접 만나러 오기를 잘했다고 생 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우진혁은 입가에 영업용 미소를 만개한 채 서준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사 과를 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글쎄요, 처음부터 소상히 밝히 고 만났다면 모를까, 이렇게 저의 가 들통난 상황에서 내뱉는 말은 큰 의미가 없는 법이죠.”

“한서준 씨에게 피해가 갈 일을 하려고 했다면 이렇게 정체를 드러 내지도 않았겠죠. 진정하시고 일단 저의 이야기를 들어 주셨으면 합니 다.”

기분은 여전히 나빴지만, 확실히 우진혁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이었다.

가족들의 안전이 엮였다는 생각 에 홍분하고 말아 필요 이싱의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 이었다.

서준은 잠시 고민 끝에 입술을 떼었다.

“……말해 보세요. 단 제가 선약 이 있어서 시간을 많이 드리지는 못하겠네요.”

이에 우진혁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곧장 본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불새는 한서준 씨를 영입하고 싶습니다. 강석호 협회장이 제시한 조건, 아니, 당신이 스스로가 생각 하고 있는 본인의 가치의 두 배의

조건을 제시하겠습니다.”

우진혁의 목소리에서는 진한 자 신감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허세 같은 것이 아니었다.

넘치는 길드원의 수에서도 짐작 할 수 있듯, 불새는 4대 길드 중에서도 가장 자금력이 거대한 길드였 으니 말이다.

설령 서준이 터무니없는 금액을 불러도 그것을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 말이었다.

“정말로 제가 생각하는 제 가치 의 두 배를 줄 수 있단 말입니까?”

우진혁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대답했다.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습니다.”

빈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서준이 얼마를 제시하든 수락할 셈이었다.

짧게 대화를 주고받은 것이 전부 였지만, 진혁은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한서준이라는 인간의 가 치는 어느 보옥과도 비견할 수 없 는 것이었다.

넘치는 패기와 그를 뒷받침할 실 력 모두를 갖추고 있는 사내.

D급 각성자가 멀리서 감시하고 있던 자신의 기척을 느낀 것도 놀 라운데, 위치까지 정확하게 파악했 다.

‘이 상태로 무난히 성장만 해도 머지않아서 S등급에 도달할 거야.’

그렇게 되면 불새 길드는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었다.

불새 길드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 을 수 있다면 어떤 대가든 치를 생 각이었다.

“이 지구를, 아니지, 천지(天地), 삼라만상 이 모든 것.”

우진혁이 서준의 말에 폭소를 터

뜨렸다.

“하하하,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 패기가 넘치시는군요.”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는다고 하셨으면서 이 정도는 불가능한가 요?”

순간, 우진혁의 눈매가 날카로워 졌다.

“저는 비즈니스에 관련된 얘기를 나눌 때 말장난을 하는 걸 그리 좋 아하지 않습니다.”

“저의 진심이 장난으로 보였나 보네요.”

“현실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

시는 겁니까?”

“잘 모르시나 본데, 이것도 낮게 잡아 드린 겁니다.”

미소를 홀리고 있는 서준의 모습 에 우진혁의 눈매가 사납게 치솟았다.

“패기가 넘치는 것은 좋지만, 너 무 과하네요. 우선은 각성자 세계 의 선배로서 냉혹한 현실을 조금 자각시켜 줄 필요가 있겠네요.”

우진혁이 발을 놀리자, 두 사람 의 간극이 빠르게 좁혀졌다.

“살짝 따끔하실 겁니다.”

어느새 서준의 지척에 다다른 우

진혁이 가운뎃손가락을 튕겨 이마 에 가볍게 딱밤을 먹여 주려 했다.

그러나 서준은 여유롭게 매화난 만보를 밟아 그 공격을 피해 냈다.

그리고 그 뒤를 우진혁의 신형이 매서운 속도로 쫓아왔다.

‘과연 A등급의 각성자, 확실히 빠르네.’

단순히 등급만 높은 것도 아니었다.

과연, 등급을 받치는 상당한 경 력 덕분인지 움직임이 상당히 매끄 러웠다.

“대단하십니다! 생각했던 것 이

상으로 뛰어난 실력이네요. 하지만 그래 봤자 아직은 D급에 불과합니 다.”

서준이 이어지는 공격들을 피해 내고 있었지만 진혁은 보란 듯이 아주 여유로운 미소를 보였다.

일부러 도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서준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나를 가르치려 들어?’

최강이자 최악의 마선, 천마라고 불렸던 서준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등선은커녕 중원 재패도 못해

본 놈이.’

마선 시절, 아니 천마로 즉위하 고 있던 시절만 하더라도 우진혁 수준의 무인 수백, 수천이 달려들 어도 서준의 옷깃 하나 스치기 힘 들었었다.

그런 잔챙이가 눈앞에서 여유를 넘어서 오만을 보이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현실을 자각 하셨을 테니 오늘 교육은 이만 여 기서 끝내죠.”

표정을 굳힌 진혁이 서준의 정면 으로 달려들었다.

진혁의 팔이 웬만한 c급 각성자

들도 반응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서준의 이마를 향해 날아왔 다.

허나 진혁의 주먹이 가격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었다.

터엉-!

분명 눈앞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서준의 모습은 진혁의 시야에 존재 치 않았다.

당황한 진혁의 시선이 빠르게 주 변을 훑었다.

‘어디냐?!’

오른쪽에서 서준의 신형이 보였 지만, 이내 떨어지는 꽃잎처럼 흩

어졌다.

황급히 고개를 돌린 곳에도 서준 의 신형이 잠깐 비쳤지만, 그마저 도 금세 자취를 감추었다.

우진혁의 눈동자가 분주히 주변 을 살피던 순간, 눈앞에서 서준의 모습이 나타났다.

주먹을 움켜쥐고 있는 그 모습에 우진혁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놀라운 움직임이네요.”

그러나 당해 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어나이얼레이션 스톰(Annihilation

Storm).’

우진혁이 만들어 낸 거센 바람이 사방에서 시야를 희롱하던 허상들을 찢어발겼다.

애초에 S급 스킬, 어나이얼레이 션 스톰이 없었다면 진혁은 A등급 각성자가 될 수 없었을 것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빚어낸 폭풍이 허 공에서 나타난 서준의 주먹에 의하여 흩어지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운뢰.’

아무리 매서운 폭풍이라 한들 결 국 바람에 불과했다.

재빠른 공격으로 주변 공기의 흐

름을 바꿔 버리면 일시적이지만 그 바람들을 흩어 놓을 수 있었다.

서준의 발 빠른 대처에 놀란 우 진혁이 황급히 바람을 타고서 뒤로 몸을 빼내었다.

바람을 딛고, 자유자재로 허공을 노니는 모습.

기상천외한 움직임을 선보이는 스킬이었지만, 서준은 조금도 동요 를 보이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오히려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있 는 측은 우진혁이었다.

‘분명 각성자가 된 지 일주일밖

에 안 된 풋내기일 텐데.’

등급도 고작 D급에 불과했다.

자신은 A급 각성자이자 숱한 전 투 경험을 쌓아 온 ‘불새’의 리더였 다.

본래라면 압도적인 격차가 존재 해야 했다.

‘그런데 내가 밀리고 있다고?’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우진혁 은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신음을 흘렸다.

“허……

그사이 서준은 두 다리를 지면에

박아 넣으며, 우진혁이 서 있는 방 향 쪽으로 손바닥을 펼쳤다.

뻗은 손을 어깨 뒤로 당겨 내며 힘, 근육을 응축시킨다.

천마신공을 5성에 도달시킴으로 써 열어 낸 상단전, 중단전을 비롯 해 기존에도 운용하고 있던 하단전 의 내력을 동시에 운용했다.

서준은 그중 상단전의 기운을 이 용해 손바닥 주변에 검은 빛을 유 형화시켰다.

직후 손을 길게 내뻗으며, 중단 전과 하단전의 기운을 담아내며 손 가락을 튕겼다.

‘파천수라장, 탄(彈).’

띵-!

[SS급 무공, 파천수라장을 익혔 습니다!]

서준이 귓전에 울리는 알림음을 들으며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던 순간이었다.

타앙-!

공기를 울리는 파공성과 함께 칠 혹의 구체가 허공을 가로질러 당황 하고 있는 우진혁에게 쇄도했다.

그것을 보던 진혁이 황급히 양팔 을 십자로 교차시켜 폭풍을 일으켰 다.

그러나 서준이 쏘아 낸 극흑(極 黑)의 빛을 막아 내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폭풍을 찢어 낸 검은 기운은 뒤 이어 우진혁의 이마에 작렬했다.

파앙-!

망치로 머리를 가격당한 듯한 충 격과 함께 신형이 뒤로 밀려나고 시야가 핑- 돌았다.

“ o 으 ”

-—“I .

신음을 내지른 우진혁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려던 순간이었다.

어느새 지척에 다다른 서준의 주 먹이 우진혁의 눈앞에 있었다.

툭.

그것은 어떠한 힘도 가미되지 않 은 느리고 평범한 주먹. 그러나 이 공격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 의 바보는 아니었다.

“제가 마음먹고 공격했으면 죽었 을 겁니다.”

분명 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였 지만, 섬뜩함은 잘 벼린 검날과 같 았다.

서준의 몸에서 폭발하듯 쏟아져 나오는 지배자의 기세가 우진혁의 몸을 옭아맸다.

그것은 결코 착각이나 정신 공격 따위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서준이 오만이나 허세 를 부리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주 오랫동안 군림해 왔을 자만 가질 수 있는 위엄(威嚴).

서준의 영혼에 새겨진 거대한 중 원 대륙, 드높은 선계에서 제일이 라 불렸던 천마의 위광(威光)이 여 과 없이 드러난 것이었다.

저항할 수 없는 지배자의 위엄이

우진혁의 몸을 짓눌렀다.

“모든 것을 줘야 할 것이라는 말 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겠 죠?”

“ 하하......

우진혁은 고개를 주억이며 헛웃 음을 홀렸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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