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권 20화
20 화
경호와 카페에서 헤어진 서준은 내뱉었던 말처럼 단 하루 만에 특 수 공략 권한을 따내는 데 성공했 다.
-벌써 특수 공략 권한을 취득하 셨다는 게 정말입니까?
“웅, 취득했어.”
협회에 들러서 시험을 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취 득했다기보다는 받았다고 봐야 했
다.
서준이 속는 셈 치고 이전에 강 석호에게 받았던 명함으로 문의를 하자 곧 협회장의 권한으로 특수 공략 권한을 부여받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모든 게이트의 허가를 내 준 것은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D급만 허가를 따 낸 거니까, 너무 좋아하진 말고.”
강석호는 한서준이라는 인재를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렇기에 지금 서준의 실력을 냉 정하게 평가하고 있었다.
위험에 처하지 않을 수준, 서준 이 홀로 클리어할 수 있는 D급 게 이트에 한해서만 특수 공략 권한을 부여한 상태였다.
따라서 D급 이상의 게이트인 C 와 B급에서는 2인 공대로 공략하기 전에 그에 따른 추가적인 심사를 요청해 두었다.
완벽한 수락이 아닌, 훗날 해결 해야 할 과제가 생긴 셈이었지만 상관없었다.
‘애초에 지금 당장 C와 B를 공 략할 생각도 없었어.’
아무리 경험과 지식이 있다 할지
라도 육체가 받쳐 주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었다.
지금의 몸 상태로 c, B급 게이 트의 공략에 나선다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시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다.
‘그런 변수를 완벽히 방지하기 위해, 일단은 D급 게이트를 공략하 며 레벨을 올려서 심과 체를 단련 한다.’
하나의 D급 게이트로 20계단의 레벨을 올렸었다.
이번에는 2인 파티 플레이로 경 험치를 나눠야 하긴 했지만, 추후
에 짧은 대화를 나눠본 결과 경호 는 준비된 D급 게이트가 자그마치 10개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10개의 D급 게이트들을 공략하 기만 한다면 폭풍과도 같은 성장은 이미 당연한 귀결이었다.
D급 게이트를 공략하여, 성장을 마친 이후에는 강석호가 제시하는 심사를 가볍게 통과할 자신이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D급을 단둘 이서 공략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을 쥔 셈이었다.
경호도 목소리에서 홍분이 가라
앉질 않고 있었다.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겠습니 까! D급 한정이라지만 당장 내일부 터 공략이 가능해지지 않았습니까! 이건 성장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상황이 마련된 거라고요! 대체 얼 마나 강하시기에 이렇게 단박에 권 한을 따내실 수 있던 겁니까?
“그냥 말하니까 됐는데?”
-……말 한마디로 됐다고요? 형 님 혹시 강석호 협회장 직통 연락 처라도 가지고 있으신 겁니까?
“비밀이야.”
-혹시 진짜로 협회장을 연락처를
알고 계신 겁니까?!
“공략 승인 난 D급 게이트들의 위치나 잘 정리해서 보내 줘.”
경호가 당황을 금치 못하고 있는 사이 서준은 빠르게 제 할 말을 한 후 자연스럽게 액정의 빨간색 버튼 을 터치했다.
띠록.
전화를 끊은 서준은 주위를 둘러 보았다.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나무와 풀들밖에 없었다.
서준은 안전한 수련을 위해서 일
부러 등산로에서 벗어나서 산 깊은 곳, 사람이 없는 곳에 들어온 것이 었다.
‘시작해 볼까.’
주변 확인을 마친 서준은 나무 기둥에 몸을 기대며 땅에 엉덩이를 붙였다.
드디어, 원래 귀가 전에 하려던 일 중 한 가지였었던, 천마신공의 성장을 도모할 준비가 갖춰진 것이 었다.
천마신공은 흘륭한 신공이었지만 지금까지의 서준은 이를 제대로 활 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부족했던 심과 체.’
처음 지구로 귀환했을 때 서준의 몸은 평범, 그보다 조금 못한 육체 를 가지고 있었다.
그 나약한 그릇에 천마 시절의 힘을 담아내서는 안 되었다.
‘당시의 몸 상태였다면 나에게 아무리 방대한 지식과 개념들이 있 다 할지라도 육체가 붕괴됐겠지.’
이를 달리 말하자면 지금의 육체 는 조금이나마 천마로서 군림하던 시절의 힘을 담아낼 그릇이 되었다 는 것이었다.
서준은 곧장 가부좌 자세를 틀더 니, 천마신공을 운용하며 체내의 기들을 옹집시켰다.
모든 준비를 마친 서준은 내심 각오를 다졌다.
‘본래 천마신공의 능력과 힘을 끌어낸다.’
3성의 경지, 이제부터가 진정한 천마신공이다.
‘백능(百能), 천태(千態), 만상(萬 象), 하늘과 땅의 그 어떠한 존재도 나의 위에 설 수 없으니, 이 세상 에 내가 검게 물들이지 못할 것은 없다.’
입과 뇌리로 천마신공의 구결을 외었다.
그의 지배하에 놓여 있던 천마신 공의 기운이 순식간에 부풀며 단전 을 넘어 심장까지 빠르게 치솟았다.
폭발적인 힘이 심장에 응집되기 시작했다.
쿠 쿵!
누군가가 망치로 심장을 두드리 는 고통이 밀려왔다.
그 아찔한 감각 속에서 서준은 이를 악물어 가며 정신을 부여잡았다.
‘이제 시작이야.’
천마신공을 3성의 경지까지 끌어 올리게 되면 기를 아랫배부터 시작 하여 혈도를 타고 회전을 하면서 이동하는 것이 아닌, 육체의 중심 지이자 중단전이라 불리는 심장에서부터 곧장 운용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심장에서 뽑아내는 기는 단전에서 뽑아내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매우 빠르면서도 뛰어난 효율을 보일 수 있었다.
물론, 육체의 근간인 심장에 기 를 응집시킨다는 것은 어렵고 위험
한 일이었다.
아주 찰나의 방심만으로도, 주화 입마라는 지옥의 고통과 함께 비참 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었다.
‘으윽!’
때문에서준은 정신이 아찔해지 는 고통을 속으로 삼키며, 입 밖으로 신음이 새어 나가지 않게 집중 력을 높였다.
‘천마신공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 서는 안 돼.’
이 오만하고도 패도적인 천마신 공은, 한순간이라도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제 주인마저도 잡아먹고
발아래 두려는 위험한 내공심법이 된다.
길들일 수 없는 맹수처럼 호시탐 탐 잡아먹을 기회만 노리며 눈앞의 먹잇감을 물어뜯고 삼키려 하는 먹 이사슬의 최상위.
‘하지만 길들일 수만 있다면
3성의 천마신공, 중단전의 내공 은 주인이 진정한 포식자로서 군림 할 수 있을 패도적인 힘을 쥐여 주 었다.
그러니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되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배나 거칠 고 부풀어진 이놈을 어떻게든 통제 하에 두고 마음대로 이끌 수 있어 야 했다.
심장에 도달한 기운들이 빠르게 회전하며 소용돌이를 그렸다.
이제는 아프다 못해, 심장이 찢 어지는 듯한 감각이 느껴지며 아득 한 고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서준은 이러한 사실을 모 르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중원 대륙 첫 천마의 자리에 즉 위하여, 진정한 천마의 힘인 3성의 천마신공을 숙련할 때도 감내했던
고통이다.
뭐든지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운 법.
그렇기에 자신이 있었다.
‘견딜 수 있어, 아니 견뎌 낸다!’
서준의 마음속에서 최강이자 최 악의 마선, 천마라 불리며 선계의 옥황까지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강 함에 대한 집념과 의지가 타올랐다.
이런 서준의 집념을 시험하기라 도 하듯이 고통이 갈수록 강해졌다.
서준은 그럴수록 더 많은 기운들을 위로 더욱더 빠르고 강하게 솟 구쳐 올려 보냈다.
“크읍.”
목소리는 홀러나오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지옥과 같은 고통이 이어지는 시 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쾅-!
귓전을 강타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위를 향해 솟구치던 기운이 심장을 넘어, 목 뒤편의 두꺼운 무 언가를 강타하며 뚫고 지나갔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쾌함과 코 끝에서부터 시작하여 심장까지 전 해지는 시원한 흐름을 느낀 서준은 스스로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감각은?!’
천마신공을 3성에 올려놓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그 이상의 것을 얻었다.
‘단번에 백회혈을 뚫어 내며 5성 의 경지에 도달하다니.’
지구로 귀환한 지 불과 일주일.
모든 무인의 꿈이자 중원에서도 손꼽히는 강자의 반열에 드는 고수, 초절정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반드 시 필요한 대주천에 성공해 냈다.
“미......친.”
감탄사를 흘리며 눈을 뜬 순간, 익숙해진 알림 소리가 귓전을 강타 했다.
띵-!
[S급 스킬, 천마신공의 경지가 5 성으로 상숭합니다!]
[S급 무공 천마신공이 진화합니 다.]
[축하합니다! 천마신공이 SS 급 무공으로 등급 향상되었습니다!]
[중단전, 상단전이 개방되었습니 다. 위대한 성장입니다!]
[체내의 내공량이 폭발적으로 중 가합니다!]
서준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흘렀 다.
“너무 좋아.”
귀갓길.
보도를 걷고 있는 서준의 입가에서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흐흐.”
모르는 이가 본다면 이상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웃음을 홀리고 있 었지만 서준은 그를 전혀 신경 쓰 지 않았다.
‘설마 백회혈을 뚫고 대주천에 성공할 줄이야!’
천마신공 해방의 목표였던 3성, 게다가 바로 위의 경지인 4성도 아 니고 그 너머인 5성의 경지에 도달 을 한 것이었다.
처음 중원 대륙에서 천마신공 5
성, 대주천에 이르기까지 서준에게 필요했던 시간은 자그마치 5년이었다.
근데 그를 고작 귀환한 지 일주 일도 안 되는 시간으로 단축했으니 어찌 기분이 좋지 않겠는가?
심장, 중단전이라 불리는 곳과 머리 상단전이라 불리는 곳에서 느 껴지는 이 쾌청(快B靑)한 감각이 너 무나 마음에 들었다.
이 맑디맑고 상쾌한 기운이 바로 무공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내공 이었으니 말이다.
마선 시절에 비하자면 한없이 미
약한 수준이었으나, 본래 모든 시 작이란 것이 다 그렇지 않던가?
실제로도 대주천을 이룸으로써 얻은 스테이터스의 성장은 상당했 다.
[스테이터스]
이름 : 한서준
레벨 : 26
보유 내공 : 120
힘 : 84, 민첩 : 83, 체력 : 84
중, 상단전이 개방됨으로써 레벨 업 시 상승하는 스테이터스를 제외 하고도 내공량이 자그마치 30만큼 상승했다.
부족했던 심(心), 내공이 상당히 보완이 된 것이었다.
‘게다가 눈에 보이는 스텟의 수 치가 끝이 아니야.’
시스템 창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 지만 하단전, 기본적인 내력을 사 용하는 것에 비해 중단전, 상단전 의 내공은 더 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최소 2배 이상.’
중단전의 기준으로는 2배, 상단 전으로 가면 3배, 그 이상의 효율 을 낼 수도 있었다.
물론, 당장은 중단전과 상단전의 내공이 적어 실전에 적극적으로 활 용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머지않아 자연 스레 해결될 문제였다.
‘천마신공이 괜히 신공절학(神功 絶學)이라 불리는 게 아니지;
체내에 내공의 양이 많을수록 기 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훨씬 더 강해져 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올 라갔다.
늘어난 내공 덕분에 이제는 운기 를 위하여 가부좌 자세를 취할 필 요도 없었다.
지금처럼 걸어 다니면서 숨만 쉬 고 있어도 내공이 알아서 쌓여 가 고 있었다.
‘숨만 쉬어도 강해질 수 있다는 거지.’
때마침,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이 경쾌한 알림 소리가 귓전에 울 려 퍼졌다.
띵-!
[최대 내공량이 +1 상승합니다.]
서준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피어 났다.
‘ 개꿀.’
실시간으로 강해지고 있다는 것 을 알고 있었지만 그 성장을 이렇 게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다는 것 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이걸로 드디어 천마로서 첫발을 떼었구나.’
급격한 성장 덕분에 집으로 향하 는 발걸음이 한결 더 가벼워진 느
낌이 었다.
덕분에 순식간에 아파트의 동 입 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즐기면 하루 가 기분 좋게 마무리가 되는 것이 었다.
하지만 서준은 발걸음을 우뚝-멈추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거 대한 기를 가진 존재가 모습을 숨 긴 채로 집과, 자신의 얼굴을 뚫어 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서준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다.
“누구냐?”
들려오는 대답이 없음을 확인한서준은 곧바로 땅을 박차고 치솟아 올랐다.
타닥-
허공을 노닐던 서준의 신형은 어 느새 벽 뒤에 숨어 있던 깔끔한 검 은 정장을 입은 남자의 앞에 섰다.
“허, 정말 D급 각성자가 맞으신 가요?”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