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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5화 (5/517)

- 1권 10화

10화

안채형이 협회장실 내부로 들어 서자 석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질문 을 이어 갔다.

“정말로 레잉가의 시험을 정식으로 통과한 각성자가 나왔단 말인 가?”

“정식으로 합격한 수준이 아니라 퍼포먼스까지 선보였습니다. ”

놀란 표정의 강석호가 되물었다.

“수인족의 시험을 치르며 퍼포먼 스를 보였다고?”

채형은 고개를 주억이더니, 옆구 리에 끼고 있던 노트북의 전원을 켜 한서준의 시험 영상을 재생시켰 다.

“보시다시피 시험 몬스터로 소환 한 펜릴을 장난감 다루듯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안채형의 말에 강석호의 침묵이 짧게 이어진다.

어째서 안채형이 이리도 다급히 찾아왔는지 어느 정도 유추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협회의 힘을 키우기 위하여 일전 에도 뛰어난 인재를 스카우트하려 고 했지만 예산이 없어서 기업과 길드들에게 뺏겼던 적이 더러 있었다.

“미안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협회는 정부 기관인지라 기업 이나 길드들처럼 예산이 그리 넉넉 지가 않네.”

미안한 마음에 석호가 입가에 쓴 웃음을 지은 채로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안채형은 고개를 내젓고

있었다.

“아뇨, 스카우트에 관한 이야기 가 아닙니다. 한서준, 이 사내가 불 과 4일 전에 나타난 실종자로서 서 대문구 게이트에서 발견되었던 사 람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석호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졌다.

실종자들이 다시 돌아오는 일은 혼치가 않았다.

하물며 각성자가 되어서 돌아온 일은 여태껏 들어 본 적도 없었다.

이것만으로도 믿기 힘들었는데,

각성자가 된 지 고작 4일 만에 레 잉가 시험에 합격할 정도의 실력까 지 갖추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미등록 각성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지만 확신을 할 수는 없었다.

미등록 각성자들은 굉장히 악의 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괜히 세간에서 이런 미등록 각성 자들을 ‘빌런’이라고 칭하는 것이

아니었다.

‘청부 살인, 밀매, 밀수, 각종 혐 오 범죄까지.’

때로는 목적성 없이 학살을 취미 로 가진 살인마도 있었다.

설령 사건을 벌여 범죄자로 분류 된다고 할지라도 등록돼 있지 않다 면 용의 선상에 리스트가 오르지도 않았으니 다소 크게 유리한 포지션 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런 생활을 유지하기 위 해선 세상과 단절되어야 했기 때문 에 미등록 각성자들은 웬만해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보통이 었다.

그러나 지금 한서준이라는 응시 생은 그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 며 보란 듯이 능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제야 어째서 안채형이 그리 부 리나케 찾아왔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확실히 판단을 쉽사리 내릴 문 제가 아니군.”

영상 속 한서준의 실력, 움직임 은 도저히 4일 전 각성한 사람이라

고 볼 수 없었다.

본래라면 ‘안전’이란 명목하에 협 회의 팀을 출동시켜 포획 후 구속 수사를 진행했을 것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한서준이 란 사내가 정말로 4일 전 각성을 한 신인이라면.

‘S등급에 도달할 수 있겠지.’

각성자들 모두 몬스터를 사냥흐} 고 레벨 업을 할 수 있다고는 하나 개개인마다 그 한계치가 존재했다.

30레벨에서 더 이상 성장을 이루

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이는 70레벨을 넘어서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 한계치는 초기 부여 받은 스 텟, 레벨 업 시 획득하는 스텟과 마지막으로 전투 센스 등으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방금 전, 두 눈으로 본 서준의 경우에는 틀림없는 S등급의 재능을 가진 남자였다.

강석호의 얼굴에 희비가 교차하 고 있었다.

‘S 둥급의 재능을 가진 각성자

라……

각성자들의 정점에서 있는 존재 들.

그것은 일국의 대통령들조차 공 경해 마지않는 자들이었다.

S등급의 각성자들은 ‘초인, 괴물’ 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현재 국가의 전투력 을 가늠할 때 군대의 전력이 아닌 S등급 각성자의 숫자가 몇인지로 매기고 있을 정도였다.

만약 이 한서준이라는 이가 정말 로 4일 전 각성을 한 신입 각성자 라면 한국의 국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기에 강석호의 표정이 마냥 밝을 수는 없었다.

‘자칫하면 S둥급의 각성자와 관 계가 틀어질 수도 있을 텐데.’

강한 힘으로 성격이 변한 것인지 원래 그런 인간인지는 알 수 없지 만, 대부분의 s등급 혹은 그만한 재능을 가진 각성자들은 오만하고 괴팍한 성정을 가지고 있었다.

한서준도 그런 성정을 가지고 있 을 확률이 농후했다.

이런 수사 자체를 불쾌해하고 짜 증을 부리고는 어쩌면 협회와 척을 지려고 할 수도 있었다.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하면 협회 의 수사에 불쾌감을 느낀 한서준이 이민을 가 버릴 수도 있었다.

어떤 대책을 내놓아야 하나 머리 를 최대한 굴려 보았지만 답을 내 리지 못했다.

‘우선은 판단을 보류해야겠군.’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조바심 냈다가 일을 그르치는 것 을 수없이 봐 왔다.

“한서준이란 사내의 처우가 확실 해질 때까지 오늘의 일은 절대로 바깥에 새어 나가선 안 되겠네.”

강석호의 의중을 읽은 안채형이 고개를 주억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응시생들과 레잉가의 입은 내가 막지. 자네는 직접 한서준의 뒤에

붙어 감시를 맡아 주게나. 혹여나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즉시 체포하도록 하고.”

“만약…… 정말로 한서준이 신입 각성자라면 어떻게 조치를 취할까 요?”

“내가 곧장 찾아갈 테니, 즉시 나에게 보고를 올려 주게.”

일순간, 강석호의 눈동자에 희망 이 깃든 미래가 비쳤다.

*

버스 정류장.

하차를 하는 서준의 팔목에는 당 당히 합격의 상징인 각성자들의 라 이선스 팔찌가 차여 있었지만 그리 표정이 밝지는 않았다.

협회에서 집이 있는 서대문구까 지 이동하는 동안 길드의 스카우터 들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기 때 문이었다.

서준의 미간이 깊게 파였다.

‘퍼포먼스가 조금 약했나?’

그렇다고 보기에는 응시생들뿐만 아니라 감독관마저 탄성을 터뜨렸 었다.

무엇보다도 배치받은 등급도 제 법 높은 축에 속했다.

‘시작부터 E등급을 받을 줄이야.’

대부분의 각성자들은 F등급으로 시작하여 어느 정도 실적을 쌓은 후에 E둥급으로 승격을 하는 수순 을 밟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알아봤을 때 E등급으로 시작한 이들은 S등급의 각성 자들뿐이 었다.

그리고 정점이라 불리는 S등급과 같은 스타트 라인에 선 인재라면 이곳저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해 오는 것이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이 었다.

‘근데 왜 아무도 안 붙잡은 거 지?’

생각을 이어 갈수록, 서준의 미 간은 더 깊게 파였다.

협회 입구부터 집 근처의 정류장

까지 계속해서 생각을 이어 왔지만, 머리만 아파 올 뿐이지 도저히 답 이 도출되지 않았다.

‘우선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 자.’

스카우터들에게 특별한 일이 있 었거나 알지 못하는 특별한 규율 같은 것이 존재할 수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각성자 시험, 라이선스 발급 대 기 절차에다 퇴근길 정체까지 겹치 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가지기로 했던 7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는 것.

별것 아니게 보일 수도 있지만, 서준에게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자 리였다.

밥 한 끼를 함께하는 건 그냥 평 범한 일상으로 치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사실 생각해 보면 굉장히 소중한 자리였다.

가족과의 유대감을 느끼기에 이

보다 더 좋은 자리가 없었기 때문 이다.

더군다나 지원비라는 명목으로 100만 원이라는 돈이 라이선스와 연동된 각성자용 통장, 계좌에 입 금이 되었다.

아주 풍족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가족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 에는 차고 넘치는 금액이었다.

‘끝내주는 소고기를 사 가서 깜 짝 놀라게 해 줘야지.’

설레는 마음을 안고 발걸음을 서 두르려던 순간이었다.

서준의 귓가에 짧은 이명이 들려 왔다.

‘뭐지?’

무공을 익힌 이후로는 음공에 당 하거나, 술법에 홀렸을 때를 마지 막으로 머리 인근에 큰 충격을 받 았을 때를 제외한다면 이명을 듣는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서준의 몸은 외부의 충격, 접촉 없이는 이명이 들릴 수가 없 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귓전에서 이명이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삐이이이—!

뿐만 아니라, 주변 기의 유동이 달라지고 있었다.

서준의 시선이 방금 전 하차했 던, 섬 형태의 버스 정류장으로 향 했다.

벤치가 놓인 정류장의 공간이 일 그러진다.

‘ 설마?’

서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대로라면 저 건, 게이트가 나타나기 전과 비슷

한 징조였다.

보았던 것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무런 통제나 경고가 없었다는 것 이다.

원래라면 인근 각성자 협회 분점 에서 마도구로 게이트가 나타나는 것을 사전에 감지하고 주민들의 이 동을 통제하거나 대피령을 내린다.

그리고 빠르게 협회의 각성자들 이 정찰을 나서고, 연결된 게이트 의 내부에 지성체가 아닌, 몬스터 들만 있는 곳이라면 각성자들이 투 입되어 차원을 파괴하는 것이 기본

매뉴얼이었다.

어찌 되었든 지금 중요한 점은, 이렇게 급작스럽게 게이트가 생성 되는 상황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이었다.

아무런 경고 없이 세상의 일부가 소용돌이처럼 휘말리듯 되감기더니 붉은빛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게이트가 나타났다.

다른 세계와 오갈 수 있는 문이 형성된 것이다.

“게이트! 게이트가 나타났어!”

“사람들이 말려들었어!”

“꺄아아!!”

비명을 동반한 소란이 순식간에 주변을 잠식했다.

웨에에엥-!

뒤늦게 커다란 사이렌 소리가 울 려 퍼졌다.

[가좌역 인근, E등급으로 추정되 는 게이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인근 의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침착하고 안전하게 가좌역 지하에 위치한 방 공호로 이동하여 주십시오. 다시

한번 알려 드립니다. 가좌역…….]

혼란이 시작되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정부 기관은 이러한 경험을 많이 했는지 대처가 상당히 빨랐다.

1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경찰들 이 투입되며 상황을 정리해 나가고 있었다.

“침착하세요! 협회의 각성자분들 이 곧 도착할 겁니다.”

“어린이와 노약자, 임산부 우선 입니다!”

경찰들은 혼비백산하는 시민들을 빠르게 진정시키며 대피를 도왔고, 저 멀리서는 협회 소속으로 추정되 는 각성자들 세 명이 뛰어오고 있었다.

상황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기 에서준도 더 이상 개의치 않고 제 갈 길을 가기 위해 발을 내뻗으려 했다.

“흐끅......

버스 정류장 한편에서 울고 있는 아이가 서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준이 악인은 아니었지만, 필요

이상의 선행을 베풀 정도로 선인도 아니었다.

‘선행이 꼭 호의로 돌아오는 것 은 아니지.’

중원에서 겪었던 경험을 통해 알 게 된 사실이었다.

그렇기에서준은 시선을 거두며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어디 가써어 오빠아.....

그런데 오빠를 찾으며 울고 있는 아이에게서 시선이 쉽사리 떨어지 지가 않았다.

어째서인지 아이의 모습이 서연 의 모습과 겹쳐 보이며, 계속해서 눈에 밟히고 있었다.

인상을 찌푸린 서준은 자신의 뒷 머리를 긁적였다.

‘하…… 진짜.’

이내, 서준은 어색한 미소를 띤 채 아이에게로 발걸음을 옮기었다.

“꼬마야, 너희 오빠한테 무슨 일 이 있어?”

“우웅, 흐끅, 저 포털이 나오면서 갑자기 사라졌어……. 오빠아……

게이트의 생성과 동시에 빨려 들 어가게 되는 것.

인터넷 기사에서도 흔히 볼 수 있을 만큼 이따금 있는 사고였다.

서준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오늘 저녁밥은 가족들이랑 같이 못 먹겠네.’

선행을 베풀고 다니는 선인은 아 니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가 악인 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눈앞에 해결할 수 있는 어린아이 의 불행을 두고 지나칠 정도로 악

하고 독하지는 않았다.

서준은 뒷주머니에 넣어 뒀던 스 마트폰으로 가족들이 모두 있는 단 체 대화방에 늦을 것이라는 메시지 를 빠르게 전송했다.

“아저씨가 오빠 데려올 테니까 우리 친구는 울음 뚝 그치자. 알았 지‘?”

“ 진짜?”

“약속할게.”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을 마치자, 아이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강제로

울음을 억눌러 갔다.

아직 미약한 울음소리가 새어 나 오고 있었지만 서준은 웃으며 아이 의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옳지, 아저씨가 저 안에서 금세 오빠 구해 올 테니까 계속 이렇게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빨리 와야 해.”

서준은 대답 대신 환한 미소를 보인 후 게이트의 입구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기었다.

귀환한 천마는 만렙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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